
어젯밤 캐치온에서 보았다. 개봉할 때, 젊은 남자 선생을 사이에 두고 천방지축 노처녀 교사와 되바라진 초등학생이 대결을 벌이는 측면만을 집중 부각해 광고했기 때문에, 정말 그 내용이 주가 되는 줄 알았다. 막상 보니 그게 아니다. 미남이(이세영)는 담임인 여미옥 선생(염정아)과 소통하고 싶은데, 교사로 첫발 내디뎠을 때의 열정을 잃어버린 여 선생은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갈등은 거기서 생긴다. 보면서, 생각했다. 저런 선생님은, 실제로는 없겠지? 학생이 말을 거는데,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어, 바쁘니까 나중에 하자~!” 하고 휙 가버리는 선생님은, 실제로는 없겠지?
그러니까 이 영화는 같은 영화사에서 만든 <선생 김봉두>와 짝을 이룬다고 하겠다. 일상에 찌든 직장인이 되어버린 교사가 다시금 열정을 되찾는 이야기다. 김봉두 선생은 촌지를 밝히고, 여미옥 선생은 아이들을 때리고 벌주며 적당히 자리를 지키다 더 나은 곳으로 옮기려고 한다. 결말은 약간 억지스런 해피엔드지만, 그래도 그렇게 되어야겠지. <선생 김봉두>를 봤을 때 정도로 울어주었다.
염정아는 참 잘했다. 지난주에 본 <범죄의 재구성>에서도 그렇고, 요즘(영화도 별로 안 보지만 -.-) 나오는 여배우 중에서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여 선생이 “새천년 건강 체조”를 지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시원시원하게 찔러대는 몸짓이 진짜 예뻤다. ^^
참, 배경이 되는 여수 바다도 예뻤다. 배경이 여수인데 어째 등장인물들은 하나도 사투리를 안 쓴다.
제목 : 여선생 VS 여제자 | 감 독 : 장규성 | 주 연 : 염정아 이세영 이지훈 | 개 봉 : 2004년 11월 17일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시 간 : 109 분 | 제작/배급 : ㈜좋은영화/CJ엔터테인먼트 | 제작년도 :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