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람은 언행이 방정하고 성적이 우수하여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 상장을 수여함.”
학교 다닐 적에 표창장이나 우등상에 있던 글귀다. 요즘에는 좀더 쉬운 말을 쓰겠지? 성적이 좋다고 다 언행이 “방정”하여 “타의 모범”이 되지는 않을 텐데, 왜 꼭 저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모범”이란 말은 원래 “무엇을 똑같이 만들어내는 틀”을 가리킨단다.
나무로 만든 틀을 ‘모(模)’라 하고 대나무로 만든 틀은 ‘범(範)’이라 한다. 반면에 흙으로 만든 것은 ‘형(型)’, 쇠로 만든 것은 ‘용(鎔)’이라 한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오호라, 그러고 보니 모(模) 자에는 나무 목(木), 범(範) 자에는 대나무 죽(竹), 형(型) 자에는 흙 토(土), 용(鎔) 자에는 쇠 금(金)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말의 본래 뜻이 붕어빵틀처럼 똑같은 물건을 찍어내는 틀이라는 데 이르러서는 사람의 언행에 붙여 쓰기에는 그리 적당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어쩐지, 평소 “모범”이란 말이 맘에 안 들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