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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죽도록 아프다고 그래 ?
우리집 엄마아빠, 각시집 엄마아빠한테 말했는데, 꼭 해야 하느냐는 말도, 괜찮겠느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말린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아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디서 그런 말이 퍼져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수술이 죽도록 아프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첫 마디는 늘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아는 사람이 수술을 해 본적이 있는데.......
(그리고는, 무지하게 죽을 것처럼 아프다...어쩌고 저쩌고 말을 이어나간다)
이제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말 할 수 있다.
내가 해봤는데, 한마디로 말해 그거 다 뻥이다(물론, 전혀 아프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주사도 맞아야 되고, 몇일 동안은 격한 몸놀림을 하지 못하는 아픔은 분명 있다. 그렇지만, 죽을 만큼 그래서 해서는 안될 만큼은 절대 아니다)
누군가가 경험을 좀 부풀려서 그렇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지만, 환자나 그 가족들이 겪는 엄청난 비용 부담에 따른 경제적인 고통과, 기약없이 기증자를 기다려야 하는 심적인 고통 등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혈연간 기증자이던 비혈연간 기증자이던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난 단언한다.
혈연간 기증은 비혈간 기증보다 비율이 많지만, 정확히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비혈연 기증은 협회에서 별도로 관리하는데, 통계를 보면 작년에야 겨우 500번이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포스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첫마디에 등장하는 "내가 아는 수술해본 사람"은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을까 ?
그런 말들은 쉽게 과장되고, 또 빨리 그리고 널리 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다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몇몇 몰지각한 종이 신문들이 후유증이 심각하다거나 심지어 죽었다거나 하면서 한껏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결국 헛소문에 불과하다.
성덕바우만에게 공개적으로 기증을 한 서한국씨가 아주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그리고, 이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는가 ?
그러니, 진짜 경험한 사람의 말을 믿고, 다음과 같이 말하시라.
내가 아는 사람이 수술을 해 본적이 있는데, 별로 안아프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