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헌이 생일이 9월 9일이니 24개월이 되려면 3개월 정도 남았다.
태어난지 21개월.
대충 말을 알아듣기도 하는 것 같은데,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지, 고집이 황소고집
이다.
어제도 8차선 대로에 손을 잡고 가자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차들이 쌩쌩달리는 차로를 내려가보고 싶다는 것이다.
일단 내 손가락 하나를 붙잡고, 끌고 나서면 웬만하면 따라가 주었던 그동안의 내 잘못이 한몫하고 있다는 얘기를 남편은 꼭 덧붙인다. 엄마 책임도 있다며...
며칠전부터 '되는 것 과 안되는 것'을 구별해 주어야 한다는 다짐을 남편과 하고서는
안된다고 엄마가 입장을 분명히 하니,
규헌이는 필사적으로, 죽기살기로, 악을 쓰며 덤볐다.
머리를 바닥에 내꽃기도 하고,
토를 하려고 웩웩거리고(내가 항상 놀래주었으니...)
바닥에 업드려 통곡을 해 보기도 하고,
발을 동동 굴러보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반항을 했음에도, 엄마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태도를 바꿔서 매달려보고...
엄마가 살짝 안아주는 듯 하면,
다시 손가락을 찾아쥐고는 가자고 나선다.
안된다고 단호히 말하면,
다시 악쓰기를 반복.
다시 매달려보고, 엄마가 살짝 반응하는 듯 하면
다시 시도,
안 먹히면 다시 반항...
억지로 굴복 시키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긴 하다.
이것이 과연 현명한 방법인지,
꼭 이래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고민된다.
퉁퉁부은 규헌이 눈을 보는 마음이 너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