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탄생 - 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 있는 번역 강의
이희재 지음 / 교양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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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에 내가 허접 리뷰 보탤 이유가 없다, 무슨 글이든 쓰시는 분에겐 무조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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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10-11-1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추운 겨울에 지글지글 석쇠에 고기 굽는 냄새처럼
회가 동하는 책이군요.보관함으로...
연체로 요번 주 목요일까지 도서관 대출 정지되니 배고픈 것처럼 속이 허해요 ㅠ.ㅠ

치니 2010-11-18 18:15   좋아요 0 | URL
캬아 - 이런 풍부한 어휘력을 지닌 하니케어님은 이 책을 읽고 '뭐 다 아는 소리네' 라고 하실 지도. :)
그까짓 대출한 책 갖다주는 게 뭐 일이라고, 거참 엉덩이 안 떨어지고 잘 까먹죠. 흐, 목요일이 바로 오늘이니 낼부터는 맛난 책들 많이 드셔요.
 
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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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포즈 잡기와 지나친 반복 세뇌만 제거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도 별 4개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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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1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권후반부터 좀 짜증이 나서 2권에는 별 셋을 (마음속으로)줬는데(치니님과 마찬가지로) 3권을 읽고서는 다시 별 넷과 다섯 사이를 주기로 했어요. 하루키아저씨가 따뜻해져 버렸거든요.

치니 2010-11-12 14:02   좋아요 0 | URL
으아 그래요? 그럼 나 결국 3권 사야 하는 거? 아아 고민된당.

turnleft 2010-11-13 03:03   좋아요 0 | URL
음, 저는 3권이 오히려 별로였어요. 모든게 너무 쉽게 쉽게 해결되어 버린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마루는 거의 Deus Ex Machina 였다능;;

치니 2010-11-13 11:12   좋아요 0 | URL
으으, 무식한 저에게 숙제를;; Deus Ex Machina가 뭐에용. ㅠ
암튼 다마루가 막 해결사 된다는 뜻?
다락방님과 턴님이 서로 다른 의견을 주시니 은근 더 궁금해지고 있음! ㅋ

다락방 2010-11-17 11:49   좋아요 0 | URL
치니님께.

Deus Ex Machina: "라틴어로 '기계에서 내려온 신(神)' 이라는 뜻으로 문학작품에서 궁지에 빠진 상황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초월적인 존재나 장치를 가리킨다."


일전에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책에서 이거 봐서 제가 적어두었었거든요. 그때 제가 좋아했던 남자가 이 말 하는데 저도 못알아먹어서;;

치니 2010-11-17 16:32   좋아요 0 | URL
오오, 다락방님 고마워요!
근데, 발음은 어케 해요? 나도 어디가서 써먹을라면 발음을 해야 하는데. ㅋㅋ 데우스 엑스 마시나?

다락방 2010-11-17 17:41   좋아요 0 | URL
아마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일걸요. ㅎㅎ

강수철 B 2010-11-1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은 지 오래여서 이렇게 자신있게 말해도 될까 약간 저어되긴 하지만
일퍽큐팔사 3권은 꼭 읽는 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연애로 말씀드리자면,
1, 2권이 연애의 시작과 그 끝을 보여주고 있다면
3권은 그 연애의 시작과 끝에서 벗어나 연애의 시작과 끝을 다시금 반추해 보는 한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많은 기억들을 오해의 수렁에서 건져내 이해라는 재활 과정에 동참하는 동안 어떤 낯익은 새로움 혹은 익숙한 낯설음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게 아니라고 해도 응, 영웅본색 1, 2를 일단 봤으면 3도 봐야 예의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요. ㅋ

치니 2010-11-13 16:02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제 연애사에서 시작과 끝은 있을 망정 반추 과정은 늘 생략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뼈아픈 것은 되도록 피하려는 본능과, 그걸 피하기 위해 또 다른 연애를 선택하는 과오를 저질러, 관계에 대한 이해라는 재활 과정을 견뎌내지 못한 저는, 아마 그래서 여지껏 이 모냥;;; 자괴감이 드는군욤. ㅎㅎ

영웅본색도, 1,2를 분명 봤는데 3은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저는 뭐든 끝장을 보지 못하는 성격인 거였어요. 하아.
그리하여 일퍽큐팔사 3권을 읽어야 사람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아, 1,2권이 없는데 3권이 책장에 새 책으로 꽂혀 있는 모습이 얼핏 상상이 안 되기는 하지만서도. ㅋ(1,2권은 도서관에서 긴 예약 끝에 빌려볼 수 있었으나 3권은 예약 인원 초과! ㅠ)

다락방 2010-11-17 11:49   좋아요 0 | URL
일퍽큐팔사. 대박 ㅎㅎ
 
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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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충분히 매혹적이었으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지 걱정 반 기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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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0-11-13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까지 읽으시고, 3권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라고 봐요 ㅎㅎ

치니 2010-11-13 11:13   좋아요 0 | URL
이건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그거랑 비슷한 말? ㅎㅎ 아무튼 사는 건 좀 고려해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 다시 백수가 된 지 어언 한 달이 넘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 늘 꿈 꾸던 백수생활의 백미는 첫째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기, 둘째는 아무 때나 자고 싶을 때 자기, 셋째는 무한정 자고 또 자기, 그야말로 죽도록 쳐 자기! 

그런 꿈을 꾸었지만, 빵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장미도 필요하지, 잠은 잘 만큼 잤다 싶으니 무언가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싶은 욕구가 솟았다. 그것도 역시, 직장 다닐 때는 엄두도 못 내던 평일 낮 시간에 하는 걸로. 

그리하여 선택한 서울아트시네마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 , 이야 ~ 언젠가 꼭 보리라 다짐했던 <행복>도 목록에 있고, 집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위치한 극장 하며, 딱이다 싶었던 것. 욕심 같아서야 전작을 보고 싶지마는, 나야 뭐 원래 전작주의자도 아니고 영화 공부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니, 보고 싶은 것만 얼추 추려서 봤다. 결과는요? (제 점수는요 톤으로 읽어주삼) 대만족.  

1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수십 년을 관통하는 두 여자의 우정 일대기. 삽입되는 노래 가삿말이 다분히 여성주의적이고 두 여자 모두 여성 운동에 관여하고 있지만(노래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 페미니스트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좋은 영화는 이렇게 이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찍어도 그 외의 볼 거리, 생각할 거리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는 생각을 했음. 아, 물론 내 오랜 여성 친구들도 떠올렸고. :)

2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말 그대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를 쫓아다니는 나름 로드무비이자 파파라치 영화. 클레오가 병원에서 암일 지 모른다는 암시를 받고 갈팡질팡하는 걸 보며 나라면 어떨까 상상을 조금 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몰입이 잘 안 되었다. 역시 나는 누구 쫓아다니는 건 흥미가 없는가보아. 

3 낭트의 자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 유명한 <쉘부르의 우산>의 감독인 자크 드미와 아녜스 바르다가 부부 사이인 줄은 몰랐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를 본 직후에 알았다. 따라서 영화 속 시네마 키드인 자코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 너무나도 따뜻한 배경을 몰랐다는, 알고 나니 바르다 감독이 더욱 귀엽다. 그런데 유럽 애들은 왜 어려서는 넘흐나도 깨물어주게 귀엽다가 13세 즈음이 지나면 대체로 노안이 되거나 징그러워질까. 

4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안타깝게도 이 영화의 사진만 올려지지 않는구나, 그래서 아쉬운대로 제인 버킨의 사진을 올린다) 

제인 버킨. 1988년에 본 <쥬 뗌므 므와 농 플뤼>(사랑해, 나도 아니야)라는 영화의 충격 때문에 잊혀지지 않는 배우다. 알고보니 그토록 더티하고 선정적인 영화 속 정사들을 하게 만든 감독 세르쥬 갱스부르의 아내이고! 알고보니 딸은 샤를로트 갱스부르. 아무튼 이 가족은 셋 다 내 맘에 쏙 든다. (세르쥬야 죽었지만. 안 죽었다면 더 한 기행을 많이 보여줬을텐데, 약간 아쉽다) 바르다 감독이 그린 제인 버킨은 영화에서만큼 도발적이고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줍은 소녀처럼 소심해보이기도 하고, 내내 자유롭다. 늙어서도 이렇게 자연스럽게(성형수술 없이) 멋진 여배우가 우리에게도 많았으면 참 좋겠는데. 

그리고 모님이 비밀댓글로 올려주신 영상 펌: 아흑, 고맙습니다. 아름다와요.

5 행복 

 

대체로 따스하다고 여겨진 전작들과 달리 이 영화는 무시무시하다. (잠깐 오해는 마세요, 장면 중에서 무서운 장면은 하나도 없습니다. ) 인간이 행복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가, 우리에게 행복이란 대부분 여지없는 착각에서 나오는 감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한 부부의 결혼생활로 보여주는데, 완전 서늘하고 씁쓸하다. 난 그냥 착각 속에서 살련다. 그런데, 60년대 프랑스 사람들은 일요일마다 피크닉을 안 가면 어디 가서 혼나는 법이라도 있었나부다. 아우 - 그리고 내 앞에 앉았던 아주머니 세 분! 그렇게 불륜 막장 드라마 원하시고 수다 떨 거면 왜 이런 영화를 고르셨쎄요, 단 1분도 쉬지 않고 느긋하게 잡담하시던 세 분이 진정한 용자! (극장에서는 제에발 예의를 지킵시다, 흑) 

* 이미지 출처: http://www.cinematheque.seoul.kr/ (4번 제인버킨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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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0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줄거리 만으로는 [행복]이 제일 보고싶어요! 올리신 사진이 참 좋은데요. 색깔도 좋고. 그런데 제목은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가 가장 좋아요! 올리신 줄거리를 읽어보니 [그녀를 보기만해도 알 수 있는 것]이 생각나요. 거기서 여자가 불륜남의 아이를 임신하는데 혼자 가서 낙태수술을 하거든요. 낙태수술을 하고 병원을 나와서는 길에서 갑자기 무너져버리고 울죠. 그 장면이 내내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이 치니님이 올리신 클레오의 줄거리를 읽다가 퍼뜩 생각나 버리고 말았어요.

치니 2010-11-09 14:17   좋아요 0 | URL
[행복]은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보시라고, 좀 씁쓸하더라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히 말하지만, 수작입니다요.

사진 올리느라 꽤 고생했는데 좋다고 하시니 왕 뿌듯. ㅎㅎ 저도 제목으로 보면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가 젤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본 셈이죠. 바르다의 특징이기도 한데, 어떤 영화에서도 극적인 장면은 그닥 없어요. 클레오 역시 변덕스러운 마음을 줄곧 표현하기는 하지만 갑작스럽거나 드라마틱한 행동을 하진 않아요. 낙태수술 관련해서는 오히려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에서 할 얘기가 더 많구요. :)

2010-11-09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수철 B 2010-11-09 15:2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이 비밀댓글(15:12) 치니 님이세요?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ㅋㅋㅋ

Forgettable. 2010-11-09 15:30   좋아요 0 | URL
저 지금보니까 비밀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비밀로 바꿨기 -ㅁ-
치니님이랑 나랑 둘다 모른게 너무 웃겨요 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로 올린다고 해놓고 체크하는걸 깜빡했네요 -0-


강수철 B 2010-11-09 15:3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 나는 뽀로롱 님이 치니 님을 낚았구나 생각했더랬죠 뭐.^^

치니 2010-11-09 15:36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 어떡해! 강수철B 님이 아니었으면 전 영원히 몰랐을 거에요.
하지만 비밀글을 풀지 않을테야요. 궁금해도 참으시라! ㅋㅋㅋ

다락방 2010-11-09 15:48   좋아요 0 | URL
뭐죠, 뭐죠? 대체 뭐죠? 네? 무슨일이 일어난거죠?

치니 2010-11-09 16:3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 예상하시는 대로 일걸요? 저 위 비밀글 누가 누가 썼는지 추측하시면 답이 나오죠? ㅋㅋㅋㅋㅋㅋ 아 우껴. 하필이면 우리 예리한 강수철B 님이 그 때 보실 줄이야. (하긴 보고 지적하지 않았으면 우린 영영 몰랐을 거에요)

다락방 2010-11-09 17:01   좋아요 0 | URL
몰라요 몰라요 모르겠어요 ㅠㅠ
뭐지뭐지뭐지뭐지!

비로그인 2010-11-0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가 너무 좋았는데요! 사실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사실 사람은 늘 그 경계에 살죠.

치니 2010-11-09 15:12   좋아요 0 | URL
Jude님 말씀 듣고보니 그렇네요!
역시 영화를 보고나서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공유해보는 게 참 재미납니다. :)

hnine 2010-11-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는 그 음악 <물위의 암스테르담> 때문에 익숙한 제목이었는데 영화는 본적이 없네요. 제목을 보고 대강 그런 내용이 아닐까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글도 잘 읽었고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던 노래도 찾아서 들었습니다.

치니 2010-11-09 15:19   좋아요 0 | URL
아, 혹시...했는데 그 노래가 이 영화에서 쓰인 거 유명하군요! 익숙한 노래여서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영화에선 이 노래를 낙태 수술하러 가는 여자들이 암스테르담에서 뱃놀이 할 때 불러요. 절망적일 법한 여성들이 모였는데도 묘한 명랑함이 인상적이었어요.

토니 2010-11-12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이 영화를 다운받으려고 어제부터 무진장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하늘이 내린 컴맹인 제가 또 뭔가를 잘못 눌렀겠지만. 언니, 혹시 프랑스 작가 알랭 르보그리예가 뭔가 하는 분의 "질투"라는 책 읽어 보셨나요? 줄거리나 사건 중심의 스토리는 아닌데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아직 전이라면 추천하고 싶어요. 전 요즘도 병원 들락거리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ㅋㅋㅋ 수고하세요.

치니 2010-11-12 13:18   좋아요 0 | URL
하늘이 내린 컴맹, ㅋㅋㅋ 저는 웬간해선 다운 받는 걸 싫어해서리;;; 도와드릴 방법이 없네요.
<질투>는 읽어보지 않은 책이에요. 넵 한번 읽어볼게요 ~

2010-11-12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2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는 역사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영화는 역사다 - 한국 영화로 탐험하는 근현대사
강성률 지음 / 살림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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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씨의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제목에 비해 <영화는 역사다>라는 제목은 한결 단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또한 영화의 무한 네트워크 기능을 배제한, 즉 어디에나 연결 가능한 고리를 오로지 역사라는 고리에만 국한시킨 의지를 보여주는 제목이다. 그리하여 언제나 약간은 몽상적인 이유로 영화를 좋아해 온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솔직히 전자의 책이 더 호감을 유발하는 제목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만의 영화에 대한 해석 방법이 어떻든간에, '영화가 역사'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므로 단정적인 제목, 거기에 부제로 '한국 영화로 탐험하는 근현대사'로 더욱 구체적이고 협소한 자리로 들어가는 이 책의 소박한 접근방법 자체만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런 접근방법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어떤 영화가 한국사에서의 특정 시기만을 놓고 집중적으로 그리는데 그 기본 목적이 있지만 그것을 보여주는 양식이나 콘텐츠를 보다 흥미롭게 구성하는 것이 일반대중의 몰입도를 높이고 예술적 성과도 높이 평가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의 구성이나 기술 양식은 지나치게 평이하고 담담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행간을 잘 살펴보면 강성률씨가 어떤 지점에서 유독 영화 현실을 안타까워 하고 어떤 영화에 특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보다 역동적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영화 같은 재미난 글을 써주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비단 이 책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본인의 지속적인 공부와 연구를 통하여 많은 자료를 섭렵하고 그 자료의 당위성을 확인하며 변해가는 사회 속 영화산업의 추이까지 염두에 두고 찬찬하게 영화 속 역사를 짚어내는 꼼꼼함은 인정하지만, 영화를 '공부로' 여기지는 않으면서 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진 다수의 독자들(그러니까 나 같은 평인)에게 어필할 만큼의 재미가 더해주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은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이 유의미한 것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책장을 열었더라도 몰랐던, 그러나 꽤 중요한 영화사를 알게 되면서 그것이 오래 전 처음 영화가 시작되었던 1900년대 초 이래 어느 한 순간도 시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적이 없었음을, 3S로 이용되던 군사정권 때 뿐 아니라지금 2010년 가을에도 분명히 영화는 그 역할을 하고 있고 해야 하며, 그것을 보는 우리는 이런 한국영화사를 알고 있음으로 해서 적어도 영화를 시대가 주는 아픔을 외면하는 오락 수단으로만 대하지는 않게 되리라는 것이다. 원래도 그걸 알았던 사람은 각성, 몰랐던 사람은 깨달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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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11-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우 - 눈도 개운해지고, 소화도 잘 되는 리뷰에요!

두 책의 제목이 참 다른 것 같지만 어딘지 또 통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세상이 영화가 되는 순간이 오면 정말 영화는 역사가 되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저 제목만으로 연결지은 생각이지만요.



치니 2010-11-09 13:24   좋아요 0 | URL
아유, 민망하옵니다. 다시 읽어봐도 뭔 소린지 모르겠어서 한숨 쉬는 중이에요.

잘 보셨어요. 두 책의 내용은 제목처럼 어딘지 통해요. 정성일씨의 사유가 훨씬 주관적인(거의 오타쿠로 보일 때도 있어요,^-^;;)같지만요. 그런 면에서 이런 객관적 톤을 유지하는 입문서 식의 책과 같이 읽어보는 것도(제게는 완전 혹 할 대상이 못 되었지만) 어떤 독자들에게는 유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