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녀의 이야기라고 해서 작가가 굳이 소녀 감성을 들이댈 필요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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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1-02-14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괜찮게 봤는데요~ 그냥 절망적으로 끝나는게 굉장히 쿨했어여,,그래서 전 작년 나온 소설책중에 좋았어여,,그리고 지인한테도 추천도 했구여 그리고 오늘 최진영의 인터뷰를 보다가 이분 완전히 도서관에서 틀어박힌채 친구도 없이 스승도 없이 소통없이 글만 쓰신분이더라구여,,은든형 외톨이는 아니구여,,삼수끝에 한겨례의 당선되었다고 하는 대목이 참 인상적이었어여,,처음에는 윤고은한테 밀려서 2등을 했다고 하네여,,여성작가가 나와서 그러는데,,전 편혜영, 김사과 광팬이예여^^

치니 2011-02-14 15:08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어줍잖은 해피엔딩에 가까운 결말보다는 절망적으로 끝나는 결말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
음, 제가 좀 지루했던 부분은 작가가 주인공과의 객관적 거리를 두지 못하고 있다, 감정 과잉이 아닌가, 뭐 그런 부분이었고요, 이건 아마 감상을 자꾸 배제하려는 제 성향 때문인 듯합니다.
개연성의 부분에서는, 주인공이 자꾸만 '진짜 엄마'를 반복적으로 어떤 희망의 상징이나 절망의 도피처로 삼는 것이 그다지 일반적인 독자들의 감정 이입에 성공적으로 그려지질 못한 거 같아서 아쉬웠어요. 진짜 엄마라는 단 하나의 지푸라기 말고 다른 매개도 좀 넣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결말에서 어느 정도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반까지는 계속, 왜 이렇게까지 환상의 진짜 엄마에만 집착하는지가 이해되지 않는달까. 어쩌면 제가 소설을 읽기에 너무 굳어버린 사람이 된 지도. ^-^;
편혜영, 김사과는 아직 못 읽어봤어요. 네오 님이 광팬이라고 하시니 읽어봐야겠습니다. :)

굿바이 2011-02-1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맥락없이, 문득, 40자평을 읽으며, 유미리가 떠올랐어요.
그녀의 책 <창이 있는 서점에서>라는 책인데, "소녀적 심술"이라는 표현이 있었어요.
그 책을 탈탈탈 털어서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남더라구요. 정말 맥락없어요 ㅜㅜ

치니 2011-02-14 15:09   좋아요 0 | URL
유미리의 책을 저도 한 권 읽었는데, 아이고, 제목도 기억이 안 나는구만요. 이 망할 놈의 기억력.
소녀적 심술이라, 흐아, 맞아요 그런 거 있죠, 있어요.

당고 2011-03-03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치니 님도 읽으셨구나- 역시 비슷한 감상 ㅋ

치니 2011-03-03 16:23   좋아요 0 | URL
ㅎㅎ 당고 님 글 보고나서 도서관에서 빌렸죠. 당고 님 소감을 확인사살하고 싶은 마음? 결국 그렇더라고요.
 
내게 금지된 책들 낮은산 키큰나무 9
캐스린 래스키 지음, 서정은 옮김 / 낮은산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14살 하퍼만도 못한 나, 반성합니다. 조심해요, 이 책 읽히면 애들이 독서광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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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집
줌파 라히리 지음, 이종인 옮김 / 동아일보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재능만 가지고는 안 될 일이 많다 하지만, 창작 행위에 있어서 재능이 없는데 노력만 가지고 뭔가 해낸다는 것도 어불성설. 

둘 다 가져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겠지만, 그 중 하나를 우선 가지라고 하면 누구나 재능 쪽을 덥석 물 것이다. 슬프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중 하나는 또, 소위 진정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는 것. 줌파 라히리는 (내 주제에 감히 말하건대) 그런 사람에 속하는 것 같다.  

나는 뭐든 재미있어야 가치를 부여하는 족속이라, 소설의 경우 '밖에 나가서도 다른 자잘한 일을 내팽개치고 그 소설 때문에 한달음에 집으로 뛰어들어와 바로 책을 펴들 만' 해야 제대로 그 가치를 발한다고 믿는 쪽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흥미진진한 스토리 구성에 재미가 달려 있는 책이 아니라면) 그 작가의 단편 하나를 처음 접할 때 적어도 문장 몇 개가 놀라워야 재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 쪽이기도 하다. 또 다시 (내 주제에 감히 말하건대) 줌파 라히리는 그런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작가에 속하는 것 같다. 

이 작가의 다음 책을 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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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1-02-06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를 재밌게 쓰시네요~ 출간된지는 오래된 책이네요~

치니 2011-02-06 19:59   좋아요 0 | URL
^-^; 이 책은 단편집인데 모두 인도인으로써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 즉 작가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있어서요. 그렇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쓰는지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라로 2011-02-06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게 궁금했는데!!

치니 2011-02-07 17:05   좋아요 0 | URL
오, 그러셨군요! 힛.

2011-02-12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2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1-02-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이름을 다락방님 서재랑 여기서 볼 때마다 <줌라 파히리>라고 읽어요. 줌파라니 뭔가 이상하잖아?

치니 2011-02-12 23: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그런가요, 줌라 라고 하니까 저는 또 왜 줌마, 아줌마 이런 단어가 떠오르는지, 원.

다락방 2011-02-1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아쉽게도 그녀의 번역된 다른작품들도 인도인 이야기에요. 그렇지만 [그저 좋은 사람]은 이 [축복받은 집]보다 더 좋을거라고 감히 확신해서 말씀드려요! 훗

치니 2011-02-13 15:54   좋아요 0 | URL
으응, 그럴 거라고 짐작했어요. 한 권만 읽었으니 잘은 모르지만 왠지 이 작가, 자기가 아주 잘 아는 것이 아니면 쓰려고 들지 않을 거 같은 완벽주의가 보여서. :)
안 그래도 '그저 좋은 사람'을 읽으려고 마음 먹고 있어요.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다 ~ 헤헤, 좋아요.
 
환상의 그대 -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헬레나 (생물학적 노인, 여성, 아들을 일찍 잃은 아픔이 있고 슬하에는 딸 하나를 두고 있음)
인생이 무엇을 하든 순종하는 미덕을 갖춘 인간. 인간 종의 한계에 굳이 회의를 품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 늙고 병들고 사랑받지 못해도, 단순함과 맹목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희망을 길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용자.

2 알피 (생물학적 노인, 남성, 헬레나의 전 남편)
인생이 무엇을 하든 자꾸 거스르려 하거나 이기려고 들어서 낭패를 보는 인간. 어리석은 짓을 하고 이를 깨닫자마자 다시 어리석은 짓을 하는 욕망의 노예. 안소니 홉킨스, 당신은 가장 멋지게 늙어가는 배우의 전당에 앉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3 샐리 (헬레나와 알피의 딸)
점쟁이의 허튼 소리를 믿는 엄마에게 '환상이 때로는 그 어떤 약보다 정신적으로 유익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영리하지만, 그 영악함이 이기심과 겹칠 때 스스로를 망친다는 사실은 모르는, 역시 어리석은 현대인. 하지만 이해해요, 다 부모 탓이죠.

4 로이 (샐리의 남편)
이 남자가 내게는 가장 홍상수 영화를 많이 떠올리게 한 장본인이자, 어쩌면 우디 앨런 자신을 조금쯤 투영한 인물이지 않을까 하는 의혹을 품게 만들었는데, 아 - 창작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여, 로이를 보고 정신 차립시다.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인생이 그나마 살 만하지 않겠습니까.

5 그렉 (헬레나의 직장 상사)
진정한 어장관리의 고수가 되려면 결국 포기할 물고기는 타이밍을 잘 맞춰서 포기해야 한다는 진리를 시사하는 남성. 우디 앨런은 이런 남자가 되고 싶었을 거야, 라고 나 혼자 생각. 흐흐.

6 디아 (로이의 새 여자친구)
5번 그렉에 비하면 한참 그 수가 떨어지는 여성. 예쁜 언니들은 이 여성이 맡은 역할을 보고 정신 차립시다. 가끔 참 예쁘고 똑똑한 분들이 이상한 남성을 만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아마 그건 오로지 허영심 때문인가봐요.

7 샤메인 (알피의 새 부인이자 생물학적으로 가장 젊은 여성)
비밀이 없는 사람은 매력이 떨어지는 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센스가 암만 발달했으면 뭐합니까.

*

극장은 꽤 넓은 편인데도 객석이 거의 꽉 찰 정도로 개봉 성적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역시 오래 꾸준히 하는 자가 이기는구나, 싶기도. 그리고 꽉 찬 관객들이 듬성듬성 적은 관객들보다 훨씬 조용해서도 놀랐다.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할 때(만) 점잖아진다.
간간히 적절한 타이밍에 흐흐흐, 울려퍼지는 웃음소리도 듣기 좋았고.
연휴에 보기에는 참 좋은 영화였지만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 이런 영화를 보면 좀 가슴이 답답해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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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2-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이 약혼남 괜찮았는데 말이죵 ㅋㅋ

치니 2011-02-06 20:00   좋아요 0 | URL
아, 디아 약혼남 말씀이죠? ㅋㅋ 웬디양 님 그런 타입 좋아하는구나 ~ 훗.

네오 2011-02-0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현든 든 생각, 우디 알렌의 영화제목은 항상 원어랑 우리나라랑 따로 노는것같다는 생각이 든네요~ 어떻게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가 환상의 그대로,,우디알렌 그분께서 제목짓는데 얼마나 신경쓰시는분인데ㅎㅎ, 우디알렌의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와 더불어 뉴욕을 사랑하시는분이죠,,테마는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와 어딘가 닮아있죠,,그리고 녹색광선의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전작을 다 보고서 들어던 느낌이 우디알렌과 비슷한데였어여~ 물론 에릭 로메르는 오손웰즈와 로베르트 로셀로니 혹은 독일문학의 적자이지만요.그리고 우디알렌은 진짜로 말의 미장센이죠,,전 이분영화보면 자막이 그가 내뱉는 대사의 함축적인 의미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여,,REM과 더불어 미대학생이 좋아할만분

치니 2011-02-06 20:04   좋아요 0 | URL
A tall dark stranger 는 영화 속 대사로 직접 언급되는 '환상의 그대'에요. ㅎㅎ 네오 님 댓글 보니 정말 우디 알렌 씨가 우리말 제목을 아는지 궁금해집니다. 영화 속 대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언뜻, tall 하고 dark 한 낯선 사람이 과연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지, 애매해요. 영어 표현으로 키 크고 진한 인상의 (어두운 느낌의) 남자면 멋진 남자인 걸까요? 훔.

영화를 참 잘 아시나봐요. 저는 아직도 오즈 영화 못 봤습니다. 에고고.

네오 2011-02-07 13:23   좋아요 0 | URL
Tall Dark Stranger는 죽음의 사신입니다~ 그런데 로이 약혼남 조시 블로린은 이제는 코엔형제의 단골출연자가 되가는중이며, 개인적으로는 올리버스톤의 W에서 조지 부시하던 그때를 좋아해요~ 그리고 올해 아트하우스모모와 영상자료원에서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작품25편을 상영한다는 소식을 우연찮게 들었답니다. 아마도 올해는 베르히만의 해가 될것같네요^^ 우디알렌이 젋었을때 그의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아예 대놓고 베끼다시피 하는 지경까지요~

머 오즈의 영화안보면 어때요 지금 살아가는 삶이 더욱 소중한거져라는게 뭐 오즈의 테마인데 굳이 영화속에서 확인까지야,ㅋㅋ

아 그리고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가 그렇게 좋은 소설이라면서여? 알라딘에서 리뷰읽다가 구매까지 했는데여 과감하게 치니님 땡스투눌러줬어옇ㅎㅎ
(자랑질^^v)

치니 2011-02-07 17:08   좋아요 0 | URL
아 - 그렇군요! 죽음의 사신인데 영화 속에선 왜 엠마가 그 말을 못 알아듣고...으음, 제가 못 알아들은 건가봐요. ㅋㅋ
아트하우스 모모는 들어가는 길이 ㅠ 미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한번에 여기다 싶은 문을 찾아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치만 베르히만의 작품 상영 기간엔 저도 꼭 들러보고 싶네요. 네오 님이 그 작품 중 저 같은 초짜에게 걸맞을 만한 영화도 좀 추천해주세요.

백의 그림자 - 저는 좋게 읽었는데 어떤 이는 그저 그렇다고도 하고. 소설이란 취향을 많이 타는 거 같아요. 힛, 땡투 감사합니다 ~

네오 2011-02-09 13:27   좋아요 0 | URL
환상의 그대 봤어여,,바로 올해의 베스트로 직행여ㅎㅎ 정말로 우디 알렌은 격조있고 품위있는 영화라서 마음에 쏘오옥 들져,,괜히 시끄럽고 요란한 요새 영화보다는 훨씬 좋아여,,

베르히만 아직 개봉목록이 공개하지 않았고 디브디로 보실려면 흠 뭐가 좋을까여? 잘못 소개하면 욕바가지로 먹을수 있죠,,완전 난해한 작품들이 지뢰처럼 깔려있어서요,,그냥 사람들이 많이 소개하는 제7인 봉인여,,그런데여 알라딘 영화리뷰 서핑하다가 구스반 산트를 좋아한다는것을 알았어여,,치니님이,,흠,,제가 2000년대 최고의 작품이라면 엘리펀트가 일순위이기때문에 반가워여 ㅋㅋ

치니 2011-02-09 14:37   좋아요 0 | URL
오, 올해의 베스트로 벌써 지목하셨다니, 정말 마음에 많이 드셨나봅니다! ㅎㅎ 저는 굳이 구분하자면 우디앨런보다 구스반산트 쪽이 초큼 더 마음에 들어요. 엘레펀트, 그죠 ~ 아흑, 좋았습니다. 가장 최근의 그의 영화로는 라스트데이즈가 저는 무척 좋았어요. 돌아가신 커트를 사랑하는 마음도 물론 작용했고요. 엘리엇스미스를 비롯, 구스반산트 음악은 전부 다 제 취향이라서 그 점 때문에 특히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흠 - 베르히만은 그럼 조금 더 기다렸다가 목록이 나오면 땡기는 거 찾아보고 괜찮은지 여쭐게요. :)

네오 2011-02-09 21:33   좋아요 0 | URL
오홋,,라스트 데이즈,,왜 있잖아여 그 장면 마이클피트가 집안에서 That days 연주하면서 카메라가 달리샷으로 계속해서 롱으로 뒤로 빠지는거여,,그장면만 수백번 봤어여~ 커트 코베인의(너바나)모든앨범을 다 소장하고 있는저로서는 반갑기 그지없군여,,커트,,코트니 러브가 참 애썼는데,,딸이 무지 잘자라고 있다는 소식만,,엘리엇 스미스는 제목은 갑자기 생각안나는데 굿윌헌팅에서 엔딩곡으로 쓰이지 않았나여? 뭐 여러가지 영화에서 차용했지만여,,구스반산트의 모든 영화에 대해서 열혈지지자예여 저는~ 할수만 있다면 그에 대한 작가론을 그냥 하아악 쓰고 싶퍼여 ㅋㅋ

치니 2011-02-10 12:58   좋아요 0 | URL
앗, 네오 님 ㅎㅎ 제가 돼지 앞에서 코 뒤집는 짓을 했네요. 저는 너바나 앨범이라고는 달랑 1개 밖에 없고, 영화의 자세한 장면도 이제는 가물한데...와, 정말 대단하세요.
좋아하는 것에 완벽하게 몰두하는 분들이, 저는 늘 부럽답니다. :)
네, 엘리엇 스미스 음악이 굿윌헌팅에서는 엔딩 뿐 아니라 여러군데 쓰인 걸로 알고있어요. 이후 파라노이드 파크에서도 쓰였고요. 전 파라노이드 파크의 그 소년이 은근 이상형. ^-^;

네오 2011-02-14 12:56   좋아요 0 | URL
한번 댓글달기 신기록의 도전하고 싶네여^^ 너바나앨범의 유일한 한장이 'nervermind'인가여? 궁금궁금,,파라노이드파크 팜플렛보고 산트를 좋아하는 후배에게 물어봤어여 이애 남자야 여자야라고 후배가 남자라는 대답을하고 덧붙이기를 아마도 그가 그가 게이래서 미소년을 좋아하는게 아닐까라는 첨언을 듣고 음 그럴수 있지라고 저혼자 생각햇삽니다ㅋㅋ 파라노이드파크 영화 그자체만으로도 매혹적이져,,그런데 그 소년이 이상형여?? 외모만 놓고 봤을땐 최상급이져,성격은 흠;;

치니 2011-02-15 14:13   좋아요 0 | URL
하핫, 맞아요 그 앨범이에요. 그조차도 그 당시에 산 게 아니라 한참 나중에 선물 받았어요. 그래서 막상 커트가 죽은 그 당대에는 사람들이 왜 그리 애도하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한 마디로 뒷북 좀 쳤죠. ^-^;

파라노이드파크의 미소년, ㅎㅎ 그렇게 해석되기도 하는군요. 저는 근데 산트가 동성애자라는 거 어디서 들었던 거 같은데 또 까먹었었어요. 그 미소년은 나이 답지 않은 차분함, 깊고도 공허한 눈동자, 옷 입는 센스 등등이 제 이상형에 가까웠는데, 헤 - 성격은...

라로 2011-02-06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나도 봐야지,,,,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라도 보고야 말테닷,,ㅎㅎㅎ

치니 2011-02-07 17:09   좋아요 0 | URL
앗 대전에서는 상영 안해주나요? 해줄 거 같은데...쩝.
어둠의 경로도 이용하세요? ㅎㅎ 왠지 남편 분이 반대하실 거 같은데.
 
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갈비찜을 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얼마 전 친구 집에 갔을 때 친구 딸이 갈비 먹고 싶다고 새벽에 뇌까리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서이다.
그래, 일상이다. 무언가 먹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먹고 함께 먹는 사람의 기쁜 표정을 떠올리는 것.
검색창에 갈비찜이라고 쓰다가 에이, 우선 리뷰를, 마음을 바꿔먹고 글 창을 연다.

지난 밤 새벽 5시에 책장을 덮은 이 책이 결국 또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떤 쟝르라고 해얄지, 굳이 말하자면 추리소설이라고 해얄지, 탐정소설이라고 해얄지 모르겠는 이 책에 일상과 비일상에 대한 멋진 말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책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허물며, 현실과 가상현실의 그것도 허물며, 뇌가 할 일과 심장이 할 일에 대한 해석도 이미 아는 것 같은 지식을 허문다. 지상의 난제들을 심상하게 거론하며, 민속학과 괴담 속에 철학을 버무린다.
그리하여 나는 어떤 사람이던가, 자꾸만 자신을 흘깃거리며 독서를 하게 만든다.
머릿속에 나방이 들어가 날아다니는 느낌을 받으며 우왕좌왕 행간에서 사색하는 사이, 조금 전 읽었던 그 내용이 제대로 '기억'되고 있는지, 아니면 '기억'으로 남을 것인지 재보는 사이, 한걸음 한걸음 사건의 해결이라는 큰 줄기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는 고도의 수법을 쓴다.

밤은 깊어지고 나는 희뿌옇게 동이 터오는 미명 속 '수면의 과학'에 빠져들까봐 약간 두렵다.
무의식이 아니라 기억 저 편에 애써 뇌가 숨겨놓은 저장된 이미지가 가상현실인 양 수면 속에서 활개를 칠까봐 두렵다.
나의 뇌는 섬약해지고 갑자기 심인성 기억상실에 빠질 것만 같다.
무엇이 존재한다고 믿거나 믿지 않거나,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사실도 두렵다.
내 마음을 믿지 못하는 그사람이 바로 나다.

그리고 오후 2시에 일어나서 차를 마시고 고픈 배에 밥을 우겨넣으며, 다시 일상을 찬미한다.
한낱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매우 묵직한 소설이다.
그래도 결국, 읽기 전의 두려움과 읽고난 후의 두려움을 모두 상쇄해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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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2011-02-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색창에 갈비찜이라고 쓰다가 에이, 우선 리뷰를, 마음을 바꿔먹고 글 창을 연다.

에서 치니님은 문명인이자 지식인인 것입니다.

저라면 리뷰를 생각하다가 검색창에 갈비찜을 찾다가...갈비찜을 사먹겠네요? (혹은 해줄 수 있는 친구를 찾겠네요)

동명의 영화제목을 예전부터 듣고는 기쿠지로의 여름과 같은 .... 성장물인가 했더니, 상당히 독특해보이는 미스테리였네요.

치니 2011-02-01 12:28   좋아요 0 | URL
캬캬 - 그렇게 됩니까? 문명인에 지식인? 그런데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갈비는 먹고싶지만 만들기 귀찮아서 뭉그적대기 일환으로 리뷰를 쓴 겁니다요. 헤 -

해줄 수 있는 친구를 찾는다는 대목을 보면, 에디 님은 인간관계를 잘 꾸려오신 분임에 틀림없어요. 야 갈비 먹고 싶다, 어서 와서 해주려마, 이럴 수 있는 친구를 찾아볼 마음이 들다니, 대단해요!

네, 상당히 독특한데, 어떤 사람은 특유의 장광설(많은 분들이 리뷰에 이 말을 썼더군요)에 질려서 재미없어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제 경우엔 남이 조금이라도 신기한 말 하면 팔랑귀처럼 듣는지라 재미있었고요. :)

네오 2011-02-0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읽으셨군여~ 경계와 무의식이라 흠, 푸코와 프로이드여? ㅎㅎ, 갈비찜과 추리소설의 조합이 너무 그로테스크한데요^^

치니 2011-02-02 12:48   좋아요 0 | URL
네, 제가 궁금하면 못 참는 지병이 있어서리. 바로 빌려 읽었답니다. ㅎㅎ
그러게요, 쓰고 보니 이거, 좀 갈비찜에게 미안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