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2월이 왔다. 가슴이 떨린다. 

왜냐하면 나는 12월에 여행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춥고 웅크리기 좋은 달이지만 용기를 내어 더 추운 북에서 날아오는 모진 바람을 달게 맞으러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라는 땅에 발을 디딜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추위와 (그리움이라는) 허기를 달래줄 아이를 만날 것이다. 

 

애틋하게 살을 부비고,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고, 굶주린 수다를 한껏 풀어내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온 힘을 다해 그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풍선처럼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여행에 가져갈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예술/대중문화의 책을 골라본다. 사실 어떤 책이라도 좋으리, 끝이 없을 것 같은 비행기 안의 시간 속에서는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테니. 

 

마크 슈미트라는 사람이 뭐라 말했을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대중문화에는 분명 이상한 점이 있다. 그 옛날 군부독재 시절에 3S 중 하나가 Screen 이었고 이는 영화 뿐 아니라 노래와 미디어 매체 전부를 포함한 것이었으니, 이것만 해도 우리가 무의식 중에 향유하는 대중적인 문화들에는 분명히 수상한 낌새가 있다는 반증이 된다.  

표지에 나온 스머프는 오래 전부터 음모론의 주인공이었지, 아마. 좀 야한 얘기도 있었던 것 같고.  

아무튼 신간 중에 가장 흥미로운 눈길을 끄는 책. 

 

시오노 나나미라는 인물은, 나만 모르지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인사인가보다. 그런데다가 이 책은 그 유명인사가 아들과 나누는 대화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모양.  

부모 자식 간에 같은 취향으로 일치감을 느끼는 것만큼 좋은 건 이 세상에 별로 없다. 남과 그런 일치감, 동질감을 느끼는 것보다 기쁨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안다. 기쁨 뿐이랴, 물리적인 피와 살 외에도 시대를 초월해서 유전으로 이어지는 어떤 感이 작용한다는데서, 묘한 짜릿함까지 선사한다. 

'광적일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는 내가 12월에 만나러 가는 아이와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할 때 느끼는 모든 감정이 이 책에서 영화를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면, 읽는 재미도 배가될 것이 분명하니 고르지 않을 수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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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12-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저런 아이를 만날 수만 있다면, 북극이라도, 쇄빙선을 타고 얼음을 가르겠습니다!!! 지은 죄가 많으면, 은혜도 깊다는데, 사랑스러운 곱슬머리를 하고 기타를 연주하는, 심지어 손가락이 긴 아이를 얻으려면 또 얼마나 죄를 지어야 하는지 가늠이 안되옵니다 ㅜ.ㅜ

장거리 비행용으로 안성맞춤인 책은 제 경우에는 없었던 것 같고, 공항에서 극적인 조우를 앞두고 뭔가 뽀샤시한 느낌을 주는 물건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를 만나러가는 엄마에게 뽀샤시를 말하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뭐 눈부셔서 손해볼 일이 있겠습니까? ㅋㅋㅋ
궁금하십니까? 궁금하시면 알려드리지요ㅋㅋ

추신 : 그렇지만, 영국으로 떠나시는 여행이라고 하시니,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일기>와 손택수 시인의 <목련전차> 추천합니다. 전자는 돌아오셔서 여행+독서일기 쓰시기에 도움이 될 것 같고, 후자는 추위에 떠는 마음을 계속 진동모드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참고로 두 권 모두 가볍습니다^^

치니 2010-12-03 17:49   좋아요 0 | URL
+_+ 굿바이님, 아이를 만나러가는 엄마라 해도 당연히 뽀샤시는 대환영, 알려주세요 ~~~~! (그동안 왜이렇게 늙었어, 아니면 못생겨졌네 소리 들을까봐 떨린다규요 ㅋ)

오, 권해주신 두 권의 책 모두 읽지 않은 책들이네요. (이런, 대체 뭘 읽고 살았드란 말이냐) 감사합니다 읽어볼게요. :)

다락방 2010-12-0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치니님!

그곳에서 나는, 추위와 (그리움이라는) 허기를 달래줄 아이를 만날 것이다.

이 문장이 치니님의 페이퍼를 무척이나 애틋하게 만들어줬어요. 이문장 때문에 추천이에요, 추천.

치니 2010-12-03 17:50   좋아요 0 | URL
히, 다락방님, 고마워요.
벌써 이래가지고 (보고 온 뒤) 다음 여름방학 때까지는 또 어트케 견디나, 그런 걱정이나 벌써 하고 앉았어요,나.

레와 2010-12-0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홍홍..

:)

치니 2010-12-03 17:51   좋아요 0 | URL
^-^;; 부끄러워요, 레와님.

니나 2010-12-0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잇힝~ 좋아요. 좋아~ 이거 읽으면서 집에서 혼자 말강말강 녹았어요 :)
그러니까 12월에 우린 같은 영국 하늘 아래.. (옭아매기 ㅋㅋ)

치니 2010-12-03 17:52   좋아요 0 | URL
같은 하늘 아래 ~ 살고 있어서 ~ 그것만으로도 ~ 나는 ~ 좋아 ~ (조하문의 이 노래, 아시쥬? ㅋㅋ)
준비 다 마쳤어요? 니나님이야말로 증말 두둥 ~이구나. 도착하자마자 알라딘 써요!

2010-12-03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3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2-03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딘버러 가시는군요! 저기 저 미소년과 함께요.
12월이라고 특별히 더 추울 것 같지 않아요. 다만 일찍 해가 지는 것이 저는 더 신기했었어요.
잘 다녀오세요. 아티스트 소년의 마음에 어떤 울림을 줄까, 저도 두근두근 기대됩니다.

치니 2010-12-03 17:57   좋아요 0 | URL
hnine님, ^-^;; 네, 우선 혼자 가고 미소년(크흑, 미소년은 아무래도 아닌 듯;;;)은 거기 가서 만나려고요. 아이가 에든버러에 살고 있거든요. 즉, 갸를 만나러 가는 여행이에요.
그다지 춥지 않을까요? 내복이랑 수면양말, 수면바지 잔뜩 싸갈려고 했는데 안 그래도 되려나요 ^-^;;

hnine 2010-12-03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미소년이 지금 혼자 에딘버러에 있어요? 그럼 지금 저 미소년을 만나러 가는 길이 얼마나 설레이실까요? 더 추울 것 같지 않다고 말씀드린 것은 저긴 언제나 추운 느낌이어서 그랬어요 적어도 제게는요. 아, 멋지다, 멋지다!!

치니 2010-12-04 11:41   좋아요 0 | URL
네, 설레이고 약간은 조바심도 나요. 지난 달까진 참으로 시간이 안 가더니 12월 땡 되니까 그래도 시간이 잘 가는 느낌이긴 해도. ㅎㅎ 빨리 날아가고 싶어요!

아흑, 맞아요, 언제나 추운 느낌. 그래서 그 추위를 우리의 웃음으로 녹여야;; 헤 -

웽스북스 2010-12-04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애딘버러는 정말 아름답네요. 저 길 한가운데, 배를 띄우고 싶은 마음이에요. :)
왠지 담당자분도 용서해주실 것 같은 페이퍼에요~

치니 2010-12-04 11:42   좋아요 0 | URL
저 길에 배를? 오 역시 독창적인 웬디양님입니다. :)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다고 하기에, 너무 살 떨리게 춥지 않으면 가볼 예정. 거기서 배도 보려나. ㅎ

그쳐 ~ 담당자님 용서해주시겠져 ~ 헤헤.

토니 2010-12-0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린군이 한국에 있는 줄 알았는데... 전 왜 늘 정보를 잘못 수집하는 걸까요? (완전 좌절이에요..) 가시기 전에 필요한 물건 생각나면 메일 주세요. 참, 갔다 언제 오세요? 저 내려 가기 전에는 오시는 거죠? 그전에는 뵈어야 하는데... 그쵸?

치니 2010-12-06 19:21   좋아요 0 | URL
아, 좌절하지 마세요. ㅎㅎ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데. 아직 간 지 얼마 안 되었어요.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 그닥 오래 있지도 못해요. ^-^; 금방 올 거에요.

라로 2010-12-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어머 그랬구나~~~~~~~~ㅎㅎㅎㅎ
그럼 그렇지,,,ㅎㅎㅎ(이러구 혼자 고개 끄덕이며 활짝 웃으며 별짓 다 하고 있다는,,ㅎㅎㅎ)
언제가?????나 대신 하린군 한 번 쎄개 그러칼랭 해줘~~~~~.(그로칼랭을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거야???문법적으로??ㅎㅎㅎ)

참 책 주문 해서 내일 받을텐데 전번이 010---으로 시작하는 거 맞지???

2010-12-10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3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3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