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 사악한 마법사 페트로질리우스 츠바켈만은 마법의 성 부엌에서 짜증난 얼굴로 웅크리고 앉아 감자 껍질을 벗기고 있었어.
그는 위대한 마법사였어. 사람을 어떤 동물로건 가볍게 바꿀 수 있었고, 똥으로 금을 만들 수도 있었지-하지만 감자 껍질 벗기는 마법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 뭐야. 그렇다고 언제나 국수하고 보리쌀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러니 좋건 싫건 이따금 앞치마를 두르고 손수 감자 껍질을 벗기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