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있는 미국사 반전이 있는 역사 시리즈
권재원 지음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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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다만, 우리는 피상적으로 미국을 알 뿐이다. 정치적, 경제적 동반자를 넘어 우리의 생명줄까지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가진 국가, 미국을 연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단지 자신의 진로나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영어를 배운다거나 학위를 따기 위해 유학을 떠나거나 비즈니스로 미국을 알아가는 정도의 차원이 아니라 아직까지 50년 정도는 전 세계의 패권국가로 존재할 미국을 자세히 연구하지 않으면 복잡미묘한 세계 정세에서 우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도할 수 없음은 명명백백하다. 이에 거창한 미국사를 공부하기에 앞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발판삼아 좀 더 가까이 미국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 또는 책으로 <반전이 있는 미국사>를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청소년을 주요 독자 대상으로 삼아 현직 교사이자 대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는 저자 권재원님의 친숙한 글쓰기로 광범위한 독자층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본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며 행정명령까지 발동하는 한국과는 달리 고집스럽게도 보일 정도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미국인들을 바라보며 도대체 미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미국인들은 생명과도 직결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자신의 자유를 끝까지 지키려 하는지는 <반전이 있는 미국사>에서 설명하고 있는 미국의 수정헌법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수정헌법에서는 그 어떤 누구도 감히 자유를 금지하는 발언이나 명령을 할 수 없다! 미국인들은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총기 소지권, 미국의 독특한 대통령 선거제도도 국가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이며 헌법을 수정하면서까지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여겼다. 왜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길까? 미국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알 수 있다. 

 

미국의 개척자들은 유럽의 이주민으로 이루어졌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 종교적 자유를 찾기 위해서,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 아일랜드,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 신대륙 미국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13개주로 시작된 최초의 미국은 원주민을 몰아내고(반 인권적으로) 점차 영토를 확장시켜 나갔으며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으로 혼란한 유럽 정세를 틈타 지금의 영토를 확보해 갈 수 있었다. 영국으로부터의 미국 독립전쟁, 유럽의 제국주의가 강성해 질 때 먼로주의를 선언하며 불간섭주의를 주창하며 내부를 건실하게 다져온 미국은 제1,2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수물자를 수출하는 국가로 부를 증대시켜 왔으며 오랫동안 전쟁에 지친 유럽의 여타 국가를 물리치고 세계 패권을 거머쥐게 되며 세계의 질서를 잡아가는 경찰 국가로, 군사적 대국으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성한 나라로 자리잡게 된다. 

 

미국의 역사 속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선출된 대통령들이 취한 정책들은 자국 중심적인 보호주의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정권은 바뀔지언정(공화당, 민주당) 그들이 취한 최고의 관점은 위대한 미국이었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관점도 오직 미국 중심으로 해석하며 이익을 극대화시켜 왔다는 점이다. 우리 역사에도 깊이 관여한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는 식민국가들의 독립을 응원하는 듯 하나 미국의 속셈은 패전한 동맹국의 식민지들을 해체하기 위한 명분이었을 뿐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은 민족자결주의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철저히 삼권분립의 원칙에 의해 국가가 운영된다. 권력 분립 방법은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가 고안한 이론이다. 이것을 처음으로 적용한 나라가 미국이다. 최근 흑인 차별로 전국적으로 혼란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연방)정부에서 군대를 동원하려고 했으나 주지사들이 반대하여 무산된 것을 본 적이 있듯이 미국은 50개의 주정부가 연합한 국가이며 단지 하나로 묶는 구심적인 디는 연방정부는 대외적으로 외교권과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을 뿐 대부분 주정부의 통솔자 주지사가 주법률에 의거하여 자치적으로 움직이는 국가가 미국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권한 조차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하원 의원의 동의를 얻지 않고서는 예산마저도 함부로 쓸 수 없는 약한 권력을 가진 것이 미국이다. 다만, 미국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미국의 자존심을 거는 외부세력에 대해서는 정치적 당략을 초월하여 하나의 미국으로 똘똘뭉치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염두해 둔다면 미국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할 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가지 미국 정치에서 우리가 놀라는 것 한 가지는 '거짓말'을 한 정치인은 가차없이 심판한다는 점이다. 실패한 정책보다 거짓된 행위에 분노를 표출한다는 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탄핵은 도청을 한 행위보다 그것을 무마시키려는 그의 거짓말 행위가 폭로되었기 때문이며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또한 그것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은 그의 행동을 수치스럽게 여긴 미국민의 사고방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용납할 수 있지만 결코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 미국의 정치 분위기가 은근히 부러워진다. 

 

실리를 추구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선호하는 미국의 정서를 알고 대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 위해서도 분명 유리할 것이다. 미국의 국운이 머지않아 쇄락할 것으로 예단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세계 거대기업의 대부분을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과연 단기간내에 주저않을 수 있을까 쉽게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임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을 알기 위해 미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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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 TRACK 1.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향한 달리기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1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사파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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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없이 자라는 청소년이 없다. <고스트> 주인공 '캐슬'은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는 흑인 친구다. 심지어 술에 취한 아버지는 그날 저녁 갑자기 안전한 곳으로 뛰쳐 나가는 엄마와 자신을 향해 조준사격을 한다. 총소리에 놀란 모자는 인근 구멍가게로 숨어 들어간다. 그날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 상처 중 하나다. 캐슬이 살고 있는 지역은 슬럼가다.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관심조차 가져다주지 않는 곳이다. 그곳에서 캐슬과 엄마는 힘겹게 살아간다. 학교라고해서 캐슬에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곳은 아니다. 또래들의 놀림감이 되고, 간혹 억울함을 참지 못해 폭발해 버리는 캐슬의 폭력성을 캐슬 탓으로 몰아부치는 학교의 교장선생님의 태도에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캐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캐슬'이 자신을 스스로 <고스트> 즉 유령으로 말하는 이유는 유령처럼 몰래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누구도 '캐슬'을 반기지 않는다. 유령처럼. 그러던 중 '캐슬'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는 제대로 된 선생님을 만난다. 육상 코치 선생님이다. 캐슬의 달리기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를 팀으로 발탁한다. 그뿐인가. 직접 집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가난한 캐슬을 위해 아버지 이상으로 보호자 역할을 대신해 준다. 스포츠용품집에서 신발을 훔쳐 온 캐슬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직접 캐슬을 데리고 가서 대신 결제를 해 준다. 그리고 잘못함을 고백하게 만든다. 달리기가 빨라 어디든지 도망갈 수 있을지모르지만 자신을 속이며 남의 물건을 훔치는 나쁜 마음으로부터는 누구든지 도망갈 수 없음을 알려준다. 

 

열등감, 상처로 가득한 캐슬이 새로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육상 코치의 만남에서 비롯된다. 삐딱하게 자랄 수도 있었을텐데 멋진 멘토를 만나 정직한 삶,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나에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때 육상선수로 발탁된 적이 있다. 학교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단축 마라톤으로 기억된다. 전날 대회 나가는 아들에게 그동안 못 매긴 것이 아쉬웠는지 닭백숙이 삶아 주셨던 것이 기억난다. 정말 맛나게 먹었다. 다음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회 전날에는 고기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 특히 평소에 먹어보지도 못했던 고기를 왠 떡인가 싶어 배부르게 먹었던터라 당연히 대회 당일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나도 캐슬처럼 부끄럽지만 '도벽' 이 있었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단지 배고팠기에.

 

캐슬이 육상 코치의 만남이 결정적 계기였다면 나 또한 열등감에서 벗어난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가난에 대한 열등감, 가정 환경에 대한 부끄러움, 신체적 열등감 등 남에게 공개하기 어려운 나만의 비밀을 깨뜨리고 삶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게 된 만남이 있었다. 그 이후로 나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캐슬이 육상 코치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의 폭력성은 타인에게 분출되었을 것이며 사회적 부적응아로 낙인되지 않았을까 싶다. <고스트>처럼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취급받아왔던 캐슬이 육상 대회에 출전하여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펼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끝이 나지만 그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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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학력이 무기가 될 때 - 대기업 생산직, 고촐 취준생을 위한 길이 되다
한고졸 지음, 조원희 그림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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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대학가는 시대, 대부분의 상식을 깨고 고졸로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소수의 용감한 젊은이들도 있다. <고졸학력이 무기가 될 때>의 저자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부모님의 간곡한 권유로 4년제 지방대학교에 입학을 하였으나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중도에 자퇴한 뒤 모두가 꺼리는 직종인 '생산직'에 지원서를 내고 취업한다. 회사 밖에서 듣는 이야기와 저자가 몸소 직접 경험한 '생산직'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책에 기록하고 있다. 경험해 보지 않고 무조건 생산직은 힘들다고 손사래를 치기보다 일단 한 번 도전해 보라고 권면하고 있다. '생산직' 중에서도 대기업에서 채용하는 기회가 생각 외로 많다고 한다. 복지 뿐만 아니라 일의 강도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단지 넥타이를 메고 사무직에 앉아 일하는 직종이 아니다보니 주야간 교대 근무, 시간외 근무 등 야근이 있다보니 체력적으로,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될 수 있으나 이것 또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단점이 장점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선입견을 가지고 회피하기보다 도전해 보고 후회해도 늦지 않으니 입사에 도전해 보라고 강권하고 있다. 

 

사실은 요즘은 취업난이 심각한 것을 넘어 희망마저도 꾸지 않는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고 흔히들 말한다.  일할 자리도 줄어들고 있고 멋지게 환상 속에서 그려지는 일한 만한 자리는 더더욱 구하기 힘든 시대다. 자신의 진로가 특별하게 대학을 진학하여야지만 이룰 수 있는 것이라면 대학 진학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졸 학력으로라도 충분히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으며 자신이 스스로 돈을 벌어 나중에라도 뜻이 있으면 얼마든지 학업을 계속 수행해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는 것이 고졸 취업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고졸 학력 취업을 고민하는 네티즌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여 적극 안내하고 고민을 상담해 주고 있다. 고졸자로 취업 시 면접하는 방법, 이력서를 쓰는 방법,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고졸 취업자의 가장 중요한 스펙(?)은 회사마다 상이한 부분이 있겠지만, 생산직 근무부서라면 최고의 자질은 '성실함'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잦은 교대근무, 설비라인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 활동, 현장 근무에 필요한 체력 등 이직 확률이 높은 생산직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자세와 태도가 있는 젊은이들을 요구하는 것이 실제 취업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물론 기술이 요구되는 생산직 직종에서는 최소한의 자격증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격증보다 더 요구하는 것이 '성실함' 이라고 한다면 어찌보면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직종이 생산직이 아닐까 싶다. 혹시나 작업 환경이 지저분하고 열악할 것으로 생각하다면 오산이라고 한다. 대기업 생산직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중소기업도 예전보다 근무 환경이 많이 개선되어 예전 어른들의 생각만 주워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사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저희 집 첫째도 고등학생인데 대학 대신 취업을 하겠다며 남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 자식이 그런 결정을 한 뒤라 <고졸학력이 무기가 될 때>라는 책이 눈에 띄었나보다. 부모도 걷지 않았던 길이라 뭔가 조언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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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답 - 어떻게 잃어버린 삶의 방향을 되찾을 것인가
체이스 자비스 지음, 김잔디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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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적인 사진작가 체이스 자비스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인생 조언이다. 그는 원래부터 탁월한 사진작가가 아니었다. 어느날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고 할아버지가 남긴 낡은 카메라를 들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축구선수를 희망했고 대학원에서는 철학박사 과정을 들을 정도로 사진과는 정반대의 진로를 걸어가고 있던 중, 자신 안에 꿈틀거리는 창조성을 시험해 보고자 덜컥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사진작가의 길로 한발자국 진입하게 된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요소 중에 가장 제일로 여기는 것이 '창조성' 이다. 쉽게 풀어 이야기하자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두려워하지말고 시도하고 도전하라고 말한다. 창조성을 죽이는 학교 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다. 학교만 들어가면 아이들 속에 들어있는 창조성이 현실의 제약 속에 가둬지고 꿈을 쪼그려뜨려 기쁨 없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 전통적인 학교 교육은 창조적 충동을 없애 버리고 공장이나 칸막이 사무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만든다."

" 우리의 교육 체계는 20세기 공장을 모델로 삼고 창조성이나 다양성이 아닌 효율성 위주로 설계됐다"

 

체이스 자비스가 말하는 창조성은 자연적으로 타고나서 평생 유지되는 인간 본연의 기능이라고 본다. 건강과 행복에 꼭 필요한 존재가 창조성이라고 말한다. 쉼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것이 창조성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에 문제점이 있다. 왜 그럴까?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는 데 문제점을 찾고 있다. 체이스 자비스도 사진작가의 길을 걸어가게 된 동기가 사진 관련 공부를 하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단지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할아버지가 남긴 카메라에 가슴이 뛰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진도 독학으로 공부했고 사진 인화할 돈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으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사진을 찍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점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을 때 위기를 맞이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알래스카 산비탈에서 죽을 위기를 모면하고 부터 반전이 일어났다고 고백한다. 진정한 위기는 창조적인 모험을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을 때다. 체이스 자비스도 알래스카 산비탈에 갇혀 있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당시에 막 이뤘던 성공을 유지하는데에 급급했었을 것이고 안전한 선택만 선택하며 살아갔었을 것으로 고백한다. 죽음이라는 위험 앞에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한 동력을 얻게 되었다.

 

자신만의 사진 이야기를 공개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였고, 베스트 카메라 앱을 만들어 사진 기술과 방법을 무료로 공유하였으며, 결국 크리에이티브라이브를 설립하게 되었다. 산비탈의 죽음이라는 모험이 없었다면 더 위대한 무엇인가를 창조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늘 더 쉽고 안전한 길로 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돈, 안락함, 편리함을 강조하며 창조성을 뒷전으로 밀어 놓는다. 체이스 자비스가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지식을 공유하게 된 이유도, 손해를 볼 각오를 자처한 것도 죽음이라는 위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독특한 그만의 사진 이야기에 열광을 보인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사진이 나오기까지 체이스 자비스의 노력을 뒷받침한 습관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독특하고 이상하고 특정하다. 당신의 진실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면 그들은 특정성 속에서 보편적인 진실을 접할 것이다"

 

기술은 군중 속에서 돋보이는 방법일 뿐이다. 체이스 자비스는 영상에 대한 진정성, 본질적인 호기심, 스토리텔링, 투명성을 통해 동료들에 비해 돋보이게 될 수 있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같은 일이라도 당신이 이야기를 입혀보라. 그 이야기 속에 누군가는 호기심을 갖게 된다.

 

나 또한 10년 전부터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서평 기록을 꾸준히 블로그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졸필에 불과한 글을 다른 이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했다. 블로그 구성 자체를 '책 읽고 기록' 으로 한정했기에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하고 그 책에 대한 글을 써야 했다. 잡다한 목록을 만들어 블로그를 운영했다면 압박이 덜했을텐데 범위를 좁히다보니 업로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블로그를 사장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했고 글을 써야 했다. 스스로에 대한 부담감을 억지로라도 지웠다. 그렇게 하다보니 10년이 지난 지금 전보다 자연스럽게 타자로 글을 옮기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보는 안목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둘러보다 유익한 정보에 감사하다는 평도 듣게 되었다. 현실에 편안히 안주하며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했다면 책 읽고 쓰기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책도 그냥 버릴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의 인생이 담겨 있고 정보를 싣기 위한 노력이 실려 있기에 내가 즐겨 읽는 성향의 책이 아닐 뿐이지 쓸모 없는 책은 결코 없다는 것을 느낀다.

 

사진작가 체이스 자비스도 인생을 살아오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시도하고 성취를 경험한 사례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고 창조성을 발휘하라고 부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현실보다는 보이지 않는 미래일지언정 가슴 뛰는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걸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종착점을 향해 가는 나도 스스로 자신을 잘 관리해야겠지만 잃어버리기 쉬운 '창조성'을 놓지 않기 위해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용기를 품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이 시기에 잠시나마 현실을 직시하며 뿌옇게 보이는 미래를 다시 한번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희망과 용기를 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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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 10만 명이 함께한 서울시교육청 인문학 강좌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1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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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사람을 배우는 학문이다. 사람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과 같이 사람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의 기초는 문.사.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들을 바탕으로 파생된 예술, 과학, 교육 등 인문학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인문학은 사람아 살아가는 삶 그 자체라고 봐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의 부설 연구기관이 백상경제연구원에서 그동안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어 인문적 교양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 중 일부분을 책에 담아낸 것이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다. 다양한 저자들이 자신만의 연구 분야에 따라 강좌를 개설하였고 질 높은 강의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팬데믹 시대 언택트 기반에서 그나마 지면으로라도 강의의 일부분을 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신화, 철학, 문학, 예술, 영화, 미술, 스토리, 역사, 과학 등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인사이트를 열어준다. 특히 이 책의 특징 한 가지를 꼭 집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당연코 '고전과 독자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마다 독자들에게 쏟아내는 강연의 근거는 모두 '고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고전'에서 현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저자들의 생각의 근간이 되는 원자료 즉 고전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스스로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책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을 진단하고 앞으로 삶의 처방전까지 엿볼 수 있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현숙 박사는 인간의 종말 리포트, 바이러스가 인간을 집어삼킨 세상이라는 글에서 인간이란 존재를 질병으로 정의한다. 같이 읽어 볼 책으로 마거릿 애트우드의 <오릭스와 크레이크>를 추천한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결과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이윤추구를 위해 질주하는 사회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오릭스와 크레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 '지미'를 주목하라고 이야기한다. 지미는 별 쓸모 없는 것으로 간주된 인문학을 전공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인류의 희망은 사람의 본성을 찾아가는 일에 있다고 본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붕괴된 것도,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동물의 몸에 서식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이동한 것도 인간의 본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소유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2020년 1월에 한국에 상륙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2월을 앞둔 현재 제3차 유행을 초읽기에 두고 있을 정도로 위협스러운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바이러스 백신 말고는 뽀쪽히 처방 대책이 없을 정도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어 치유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생각지도 못할 또 다른 바이러스의 위협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될 것은 기정사실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미래는 불투명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무엇일까? 과학기술과 문명의 진보 앞에 우리 인간은 새로운 것을 발명한들 이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 질주할 것이다. 끝없는 욕망과 욕심을 되돌리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인간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인간의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목적이 무엇인지, 왜 이 땅에 우리가 태어났는지 궁극적 질문에 응답해야 할 시기다. 

 

인문학은 최소한 사람의 양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인문학은 사람 내면 깊숙히 존재하는 이기심에 다다르게 한다. 인문학은 나보다 타인의 존재를 찾게 만든다. 인문학의 힘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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