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오디세이 - 고통과 치유의 이야기
김송연 지음 / 살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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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돌 그룹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생소했다. 아이돌 그룹 예찬론을 심리학자 융과 결부하여 자신의 오랜 방황기를 적어내려간 책이 그다지 읽혀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서평을 쓸 기일이 다가오자 급한 나머지 책장을 한 장 한 장 펼쳐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매체에서 떠들썩하게 들려오는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한 번 쯤은 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음악에 큰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에는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고 여겼기에 이름만 알 뿐 더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BTS가 방탄소년단의 약자인 것을 모르는 분도 있다. 물론 나와 같은 또래이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간 돌멩이로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중년의 여성이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남편은 프랑스 사람이고 프랑스에 유학갔다가 만나 정착한 이주민이다. 본 직업은 글을 쓰는 사람이다. 침체기를 걷다가 BTS 유럽 콘서트에서 그들을 만났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들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되면서 광팬이 된 작가다. 물론 세계적인 작가인 파울로 코욜로도 BTS의 팬이기도 하다. 

 

BTS의 어떤 점 때문에 세계의 소년 소년들과 심지어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기성세대의 아나운서, 작가, 예술가들이 그에게 집착할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BTS 학회까지 성대하게 치뤄졌다고 한다. 세계 음악 차트의 순서를 BTS 곡으로 도배를 하고 BTS팬덤까지 형성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BTS 보유국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며 그 무언가가 그들에게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BTS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헌신과 열정에 있다고 한다. 한 방에 일곱 명이 지내며 라면과 떡볶이를 먹으며 오로지 연습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 왔던 날들이 그들을 만들어냈다. 하루 연습량이 16시간. 더 놀라운 사실은 대단한 성공을 이룬 현재도 똑같이 연습한다는 점이다. 엄청난 자기와의 싸움인 반복 연습의 결과가 지금의 인기세를 유지하는 비결인 것이다. 

 

BTS 노래들엔 엄청난 메시지의 힘을 느낀다고 팬들이 이야기한다. 세계적 그룹들이 내뱉은 노랫말들은 부정적인 의미와 마약, 섹스, 폭력을 조장하는 이야기가 담긴 반면 BTS의 메시지는 용기와 희망, 긍정적인 자아발견 등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며 힘을 내라는 뜻의 가사들이 대부분이다. 무대 매너에도 차별성이 깃들어 있다. 아주 예의 바르다는 것이다. 그글은 감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을 던진다. 그들은 평소 산책을 즐기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책을 손에 놓지 않는 가수들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시인이고 철학자. 저자 김송연님이 왜 BTS에 흠뻑 빠졌는지 약간 이해가 간다. BTS를 통해 다시 글 쓰는 작업을 계속 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라해"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과 사랑해의 합성어다! 

자신을 드러내되 파괴적이지 않고 세상에 용기와 희망을 던지는 그들만의 철학으로 노래하는 아이돌 그룹, BTS를 새롭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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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 심리학은 어떻게 행복을 왜곡하는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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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은 가짜 행복 팔이를 하는 주류심리학에 대해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진단하는 현재 주류심리학의 특징은 이렇다.

 

첫째, 행복의 척도를 '소확행' 으로 축소하고 있다. 소소하면서도 확실하게 행복을 누리자는 소확행은 사실 씁씁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사회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스스로 작은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다. 맛집을 찾아 인증샷을 올리는 행복, 아름다운 곳을 찾아 잠깐이라도 행복을 누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행위등을 볼진대 눈물겹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행복을 찾는 것을 오직 개인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국가 또는 사회가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는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리는 나라다. 행복도 경쟁인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둘째, 행복의 기준을 '개인'의 노력 여부로 판단하고 있다. 주류 심리학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부추킨다. 좋은 생각, 긍정 마인드를 가지면 어려운 환경도 극복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은근히 종용한다. 명상을 통해서 마음을 정화시키고, 좋은 글을 읽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키라고 말이다. 행복을 개인이 만들 수 있다면 그 누가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심리학은 사회에 무게감을 두기 보다 점점 더 개인에게, 개인의 심리에 집착하고 있다. 심리학이 불공정한 사회 제도를 언급하기 보다 각 개인의 성품이나 자질을 체크하고 개선시키는데에만 몰두한 점을 저자는 꼬집어 비판한다. 

 

셋째, 행복하다는 평가를 만족감이 아닌 쾌감으로 여기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단지 좋고 나쁨 즉 쾌감-불쾌감일까? 저자는 행복함을 만족과 불만족으로 구분한다. 단지 감정으로 느끼는 좋고 나쁨을 행복으로 말하지 않는다. 개인이 현실에서 살아내는 삶을 만족하느냐가 곧 행복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은 주류 심리학 뿐만 아니라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대안으로 삼고 있는 사회는 국가가 복지를 책임지는 북유럽형 사회제도다. 대표적인 국가로 덴마크를 예로 들고 있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의외로 중미에 있는 코스타리카라고 한다. 잘 산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은 코스타리카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미국형 자본주의 사회를 모델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가 점점 행복 척도가 뒤떨어져가는 것을 보더라도 물질과 행복의 연관성은 그리 높지 않는 듯 싶다. 참고로 김태형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소득액에 따른 행복여부의 수치를 430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가구당 월소득액이 430만원이 될 때까지는 돈이 많아질수록 행복 수치가 커지지만 430만원 이상부터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돈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현격히 적어진다고 한다.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는 바와 같이 재벌의 자녀들이 마약을 하거나 이탈행동을 하면서 좀 더 쾌감을 느끼고자 하는 모습들을 접하게 된다. 그들이 돈이 없어서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느낄 수 없기에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돈으로 쾌감을 느낄 수 없기에 다른 수단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돈은 행복의 수단이 될 수 없다. 

 

행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이며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문제라고 평가한다. 개인이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의 장으로 내몰리는 사회나 국가는 불행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반면,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책임져 주는 사회는 만족감을 누리며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모두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강원도교육청의 슬로건도 '모두가 행복한 학교' 다. 이미 행복이 사회적 화두가 된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행복이 구호로만 그친다면 그 행복마저도 허무할 수 밖에 없다. 저자의 행복론에 대해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제도적으로 행복을 주기에 완비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북유럽 사회에서도 마약하는 사람, 총격 사건, 일탈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하거나 불편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족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 저자가 진단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을 소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은 누구든지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은 소소한 곳에서 개인이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와 공동체에서 누리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행복을 철저히 개인화하려는 요구 앞에서는 당당히 저항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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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저학년 책이 좋아 4
제성은 지음, 릴리아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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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때문에 더더가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사용 횟수가 하나도 남지 않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가 놓여 있었어요"

 

두더지 주인공 '추추'와 '더더'의 이야기입니다.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나팔 모양의 신기한 스피커를 추추가 땅 속에서 찾아냅니다. 추추는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가족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사용 횟수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딱 10번입니다. 그러다가 아빠가 다니는 직장의 사장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게된다는 사장님의 육성을 흉내내어 직원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사춘기 형네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육성을 흉내내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아빠를 잃고 엄마와 살고 있는 친구 '더더'에게도 사용 기회를 줍니다. 더더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더더 엄마를 행복하게 합니다. 잠시 잠깐이지만. 이제 사용 기회는 딱 한 번 남았습니다. 추추와 더더는 어떻게 사용할까요?

 

'추추'는 '더더'에게 사용 기회를 주고 싶어합니다. 하늘 나라에 간 아빠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더더 엄마에게 잠시 잠깐이지만 행복을 선물해 주고 싶어합니다. 근데 '더더'가 '추추' 모르게 '추추'의 목소리를 흉내냅니다. '추추' 가족들이 '추추'를 이해하며 가족애를 누릴 수 있도록.....

 

<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동화책을 읽으면 어른이 저도 마음 한 켠이 뭉클해 집니다. 잔잔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동화는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동화는 때묻은 어른의 마음을 다시 리셋시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누구보다도 동화책을 가까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나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가정에서도 부모라면 꼭 동화책을 읽어보셔야 합니다. 자녀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자녀의 마음을 다독일 수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 부모 스스로의 마음이 촉촉해 집니다. 

 

3월 한 달은 교사에게 있어 그야말로 온 힘을 쏟아내는 시기입니다. 어찌보면 일년 농사의 시작이니만큼 긴장하기도 하고 스스로 지치는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보면 감기도 걸리고 몸살도 앓습니다. 머리도 찌끈찌근 아프기도 합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학급을 맡지 않지만, 선생님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선생님들이 학생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과 학교 시설도 돌아봅니다. 신발장의 높이가 아이들의 손 높이에 맞는지, 공간에 잘 놓여 있는지, 모서리가 위험하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학생들의 등굣길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합니다. 꽃모종을 심고 가꿉니다. 담임 선생님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찾습니다. 화가 나 있는 학부모님들이 찾아오면 담임 선생님을 대신해 최대한 경청해 드리고 공감해 드립니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그래도 뿌듯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학교를 지원하는 여러 분들을 면접보기도 합니다. 최대한 학생과 선생님들을 지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뽑기 위해 매와 같은 눈으로 관찰합니다. 학교의 크고 작은 일이 곧 나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현장에 쫓아갑니다. 책상 앞에서 결정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교실로 찾아가고, 특별실도 찾아갑니다. 해정실도 찾아갑니다. 발바닥이 땀이 나도록 움직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금요일 오후면 눈이 감기려고 합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봅니다. 

 

<추추와 무엇이든 흉내 스피커> 저학년 동화책을 읽다보니 한 달간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추추'의 모습처럼, 나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안함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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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가족입니다 개암 그림책 14
김응 지음, 이예숙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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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틀리다고 말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다르다' 라는 말의 국어 사전적 의미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대상을 비교할 때에는 틀리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가족의 종류를 비교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개념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분명히 말하건대 틀려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결혼한 가정이 함께 사는 가족을 대가족이라고 하며, 그렇지 않고 결혼한 가정만 사는 가족을 핵가족이라고 구분했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의 유형이 다양화되었다.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1인가구,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과 한부모가정이 합쳐진 가정,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 등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가족 또는 가정에 대한 고정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원래 가족은 다른 핏줄의 사람들이 만나 시작된다. 핏줄 운운하고 국적타령하는 시대가 아니다. 김현수 작가는 잘한다-못한다의 패러다임에서 다양성의 패러다임으로, 맞다-틀리다의 패러다임에서 다르다의 패러다임으로, 소수 패러다임에서 다수 패러다임으로, 수월성의 패러다임에서 진정성의 패러다임으로, 승자 독식 사회에서 공평 사회로 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보통 가족입니다>에서 다양성과 다르다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한다. 할머니의 직업이 경찰관이다. 할아버지는 요리사이고, 엄마는 캠핑을 좋아해 텐트도 척척 혼자 친다. 아빠는 긴 머리를 묶고 다니고 외출할 땐 눈썹을 그린다. 이모는 트럭을 운전하고 삼촌은 간호사다. 오빠는 울보고 나(여자)는 공놀이를 좋아한다. 우리 사회가 여성이기때문에 다르다라는 인식을 넘어 틀리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영역은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남녀 차별은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성 정체성을 정형화시킨 결과다. 남자와 여자의 생리적 차이를 열등한 시각으로 보아왔던 시기는 의학이 아직 발달하기 전의 시대다. 지금은 양성평등의 시대로 집안일도 육아도 여성 혼자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에서 스웨덴 교육의 강점으로 평등과 존중을 이야기한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덴마크는 불평등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임을 강조한다.

 

 

성역할이 고정되면 불평등은 없어지지 않는다. 남자든 여자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보아야 한다.사람들의 부정적 편견은 마음을 다치게 하고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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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 101가지 질문사전
권사라 외 지음, 이병익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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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다. 내 기억 상 역사공부는 고등학교 '국사' 교과를 통해 처음 접한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시중에 역사 관련 책들이 봇물 터지듯 나와 있고, 유튜브 채널에 관심 영역을 검색만 하더라도 각종 전문가들이 설명하고 있는 자료를 손쉽게 얻는 시대와는 동떨어진 시대를 살았다. 고등학교 때 접한 '국사'는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역사를 지식으로 접해야 했다. 굵직굵직한 사건의 연대를 외우는 것은 기본이며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자잘한 역사 지식도 공부해야만 했다. 내 기억으로는 거의 대학교 사학과 수준의 디테일한 역사 지식도 거침없이 외워야만 했다. 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최대한 만점을 받아야했기 때문이다. '국사'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문제집을 풀어냈고, 난이도 높은 문제집에 나와 있는 논문 수준에 가까운 첨부설명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희열과 남이 모르는 것을 알게 된 경쟁심에서 발로된 기쁨을 만낏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시험 결과는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지막지하게 외웠던 역사 지식의 양은 지금도 따라할 수 없을만큼 엄청났던 것 같다. 같은 반 친구인 김 아무개는 참 역사를 좋아했고 늘 상위의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역시나 그는 작년에 국회의원 지역구 후보 경선에 나올 정도였다. 탄탄한 역사 의식을 소유한 터라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친구다.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 책을 읽고, 느낀 바를 쓴다는게 그만 나의 과거사를 늘어 놓은 것 같다. 학창 시절 이후 본격적인 역사 공부는 각종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며 했다. 30대 후반에 읽었던 역사 책의 종류를 보면 이렇다. <숙종, 강화를 품다>, <부자의 길, 이성계와 이방원>, <다산의 한 평생>, <중종의 시대> 등 인물을 집중적으로 서술한 책이거나 시대를 대표하는 사건 중심을 기록한 책들을 통해 역사 지식 뿐만 아니라 역사 의식을 점검해갔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렇다. 역사 지식이 고리타분하다고 해서 건너뛰게 되면 역사 의식을 갖추기 전 역사를 멀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집 둘째 딸아이는 시험 때문에 할 수 없이 역사 공부를 한다. 매번 하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없다고 한다. 우리 딸은 왜 역사가 재미 없다고 여길까? 아주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로 생각한다.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일게다. 그렇다면 역사에 흥미를 가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삶과 관련된 일만큼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것처럼 스스로 질문을 갖게 하거나, 또는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나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은 역사 지식을 외면하지 않았다. 단순히 흥미 중심으로 토막 지식을 전달하려는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른이 읽든 청소년이 읽든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만한 질문을 던져 놓고 시작한다. 두꺼운 역사관련 책들을 보며 책장을 펼쳐보기도 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대반사다.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은 많은 독자들이 역사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빈틈을 주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 형식의 돌직구를 던져 버린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뽀로로'가 남한과 북한의 협력 작품이었음을 독자에게 질문으로 던진다. "뽀로로가 남북협력으로 만들어졌다고요? ", "봉오동과 청산리 영웅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요?" 라는 질문은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독립운동가들의 슬픈 사연을 소개한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다. "조선 시대에도 수능이 있었나요?", "신라의 삼국통일, 최선이었을까요?" 등과 같은 질문들을 생각하며 읽다보면 역사 의식에 접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다. 역사를 통해 나의 위치를 돌아보게 된다. 역사적 사고를 통해 나의 행동과 판단이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력을 가늠하게 된다. 역사를 통해 오랜 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 이입하게 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역사적 의식이 부재한 사람이다. 오로지 '나'와 '현재'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세를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과 상대의 의중을 감지하는 관찰력은 역사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역사는 과거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보건대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을 통해 계속된 질문거리가 생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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