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1945 -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크리스 월리스.미치 와이스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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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라는 책의 부제처럼 제2차세계대전을 종식한 원자폭탄이 만들어지고 투하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아낸 실화다. 책의 이야기는 카운트다운 116일인 1945년 4월 12일부터 시작된다. 당시 워싱턴 정가에서는 해리 트루먼이 부통령이 된 지 82일째였고,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승리를 눈앞에 두기까지 미국을 이끌어온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예순세 살의의 나이로 뇌일혈로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 참고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병력에 대해 로날드 D. 게르슈테의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4선을 역임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자신의 병명을 철저히 보안 사항으로 감추어야했고, 결국 그 사실이 국민들에게 폭로되자 미국은 수정헌법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재임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루스벨트의 재가 아래 원자폭탄 개발 착수는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일명 '맨해튼 사업'이라는 불리우는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는 과학자 오펜하이머였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오펜하이머와 그 휘하 과학자 부대는 대량 살상무기를 만들고 있었다. 오펜하이머는 과학자답지 않게 여섯 개 언어에 유창했고 고전문학과 동양 철학에 조예가 깊었을 뿐만 아니라 산스크리트어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그의 사후 대통령직을 인계받게된 해리 트루먼, 실질적인 책임자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이야말로 전쟁을 끝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보았으며 관련자들을 설득해 갔다.

 

"양자역학은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1945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가 양자역학의 원리로 원자폭탄을 만들어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천 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했으며 들어간 비용도 20억 달러가 넘었다고 한다.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핵분열이 일어나게 하는 원리로 원자폭탄을 만든 것이다. 플루토늄도 핵분열하는 과정에서 생겨진다" <초등학생을 위한 양자역학 4, 이억주>

 

물론, 원자폭탄을 전쟁에 쓰는 것에 대해 도덕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이들도 있었다.(물리학자 실라르드 레오) 원자폭탄을 만든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것도 중요했기에 다양한 실전 경험 속에서 실력이 검증된 인물들을 선발하여 캠프 안에서 섭외를 해 나갔다. 원자폭탄을 독일이나 일본 상공으로 운반하는 임무를 '실버플레이트'라는 암호명으로 취급했다. 인류 역사상 보지 못했던 가장 무시무시한 무기이자 온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맨해튼 사업은 지독하게 복잡한 과정이 소요되었다. 이와 별개로 국제적인 정치지도사들의 파워게임은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독일 항복 후 유럽의 국경을 정하는 일이라든지 협상 테이블에서 발언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뭔가 큰 한 방이 있어야했는데 미국의 입장에서 원자폭탄이 그 중의 하나였다. 결국 일본의 어떤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것인지 심리적 충격을 통해 얻게 될 그 이후의 일까지 예상해야 했다.

 

당시 일본의 여러 도시가 후보군으로 좁혀지기 시작했다. 옛 수도이자 인구 100만명의 교토, 군 병참기지인 히로시마, 중요 도시 공업 지역인 요코하마, 일본 최대의 병기공장이 있던 곳인 고쿠라, 항구도시 니카타가 거론되었다. 단, 결정적인 회의 때 일본 예술과 문화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교토를 제외하자는 의견이 나와 이를 받아들였다. 폭발력이 있는 핵 연쇄 반응을 만들어내는 원자폭탄인 일명 '꼬마'와 '뚱보'는 불안정한 무기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카운트다운 70일에 첫 번째 폭탄 투하지로 히로시마가 선택되었다. 일본을 항복하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일본을 패퇴시기기 위한 전면적인 육상 작전 시 5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희생될 것으로 시뮬레이션 상 파악되었기에 당시 태평양 미국 육군 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관 아이젠하워 장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원자폭탄을 사용했어야 했느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시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원자폭탄을 만드는 순간 그 원천 기술은 새어나갈 수 밖에 없고 결국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 충분히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전쟁 종식과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선택이 결국은 민간인에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받게 된 결과를 초래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카운트다운 1945>의 기록을 통해 당시 절차와 과정 속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각 사람들이 결정했던 모습들을 읽어낼 수 있다. 이제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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