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글을 씁니다 - 책으로 배우고 깨닫고 글로 치유하는 15명의 성장 글쓰기
김선황 외 지음 / 북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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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생존하기 위해 책을 선택한 작가 지망생들이 쓴 책이다. 『나는 매일 글을 씁니다』책 제목이 참 멋지다. 나는 매일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은 삶의 고백이자 앞으로의 비전이 담겨 있다. 내일 글을 쓰며 살겠다는 고백은 말처럼 쉽지 않다. 쓰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한 두 번은 경험했을 일기 쓰기의 실패담은 나이가 들어서도 늘 회자되는 이야기다.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방학 숙제로 일기 쓰기는 단골이었다. 제대로 써서 올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선생님들은 일기 쓰기 숙제를 포기하지 않았다. 매년 같은 숙제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쓰기의 중요성을 깨달을 것이라는 나름 포석이 깔려 있는 숙제였다. 

 

이제는 일기 쓰기를 숙제로 내주는 선생님은 많지 않다. 거의 없다. 개인적인 사생활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시대정신이 쓰기 습관보다 압도적인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쓰기 습관을 길들일 수 있었던 것은 의무감으로 썼던 일기 쓰기가 아니었나 싶다.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짊어져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아지면서 쓰기는커녕 읽기 조차도 실천하지 못하는 생활을 반복해 오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다. 읽기와 쓰기는 머나먼 소망으로 남겨 둔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의 변화를 주고자 시도한 것이 쓰기와 읽기다. 결코 한가하지 않는 사람들이 새벽 시간을 쪼개어 책 읽기 모임에 가입하고 실천하면서 읽은 책의 내용이 아까워 쓰기를 시도한다. 자신에게 맞는 쓰기의 도구들을 활용하여 노트에 직접 쓰기도 하고 블로그를 활용하여 정리한 내용을 용기 있게 공개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쓰기는 습관이 된다. 쓰기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읽기에 참여하고 다양한 분야를 함께 읽고 토론하며 쓰기의 질을 개발해 간다. 쓰기와 읽기는 한 몸이다. 그 어느 것 하나 빼 버려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적 쓰기로 확대된다. 사적인 생각이 공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읽기도 그렇다. 취미로 읽는 독서가 시대정신에 참여하는 독서가 된다. 읽기와 쓰기는 진보적이다. 개인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된다. 읽기와 쓰기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매일 글을 쓰게 되었다면 누구든지 행동에 옮기면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명한 작가나 글쓰기에 최적화된 사람이 매일 글을 쓰라고 했다면 도전이 되지 않을 텐데 무명의 작가 지망생이자 우리와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삶의 변혁의 도구로 읽기와 쓰기를 강조하니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점점 살아가기가 팍팍하다고 한다. 생존 전략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선택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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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한국사 : 권력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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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뭐길래 나라를 망치고 가문을 멸족시키며 가족을 처참한 지경까지 이르게 하는가. 권력 다툼을 진흙탕 싸움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권력 앞에서는 가족도 위아래도 없다는 말이 맞나 보다. 최고의 힘을 갖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했던 장면들이 역사 속에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역사가 말해준다. 권력욕은 나이와 상관없나 보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명예와 인기, 권력욕이 생긴다고 하는데 역사의 면면을 지켜보면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권력은 누구에게나 유혹처럼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잘 나갈 때 그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초심을 지켜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누군가 곁에서 부추기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교만해진 나머지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고 하는 이들이 있으니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힘겨루기는 늘 정치 가운데 일어난다. 정치란 자고로 백성을 평안하게 하기 위함이지만 지금까지 정치는 늘 악용되어 왔다. 붕당 정치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민심을 청취하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지만 역사 속에서도 역기능을 발휘할 때가 많았고 결국 국가의 위기로 이어지고 말았다.

광대한 땅을 호령하고 우리 역사 속에서 중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균형 외교를 펼쳤던 고구려의 힘은 정치에서 비롯되었지만 반대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중원의 힘은 하루아침에 정치의 부재와 권력의 욕심으로 국가를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맞이하게 된다. 칼은 사용하기에 따라 흉기가 될 수 있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힘으로 자신보다 공동체와 국가를 위해 낮은 마음으로 섬기는 도구로 사용할 때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시기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활개 치지 않도록 견제할 수 있는 세력들이 늘 존재해 왔었다.

권력이 주어졌을 때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평소에 권력의 장단점을 생각하고 악용한 사례를 살펴볼 때 현명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뼈아픈 사례이긴 하지만 한국사의 판도를 바꾼 영광과 몰락의 순간에는 늘 권력이 작동했으며 우리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늘 감시하며 살아가야 한다. 정치인들에게만 권력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게는 우리 모두에게 권력은 늘 가까이 다가온다. 쥐꼬리만 한 힘이라도 잘못 휘둘릴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직면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한순간이다. 최대한 내 곁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권력도 고인 물처럼 썩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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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한국사 - 읽기만 해도 역사의 흐름이 잡히는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임소미 지음, 김재원 감수 / 빅피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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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멀리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 자잘한 것에 신경 쓰지 말고 방향을 잘 잡으라는 얘기다.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한국사가 인기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나도 그 대열에 참여했다. 고조선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국사의 맥을 잡아주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한국사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학창 시절에 다 배운 내용인 한국사를 어른이 되어서 다시 한번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을 다시 복기하라는 뜻이 아닐 게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제는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는 뜻이다

 

숲을 이루는 것은 나무임에 틀림이 없다. 각각의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룬다. 다만 나무에만 집착하면 나무들의 특성들이 어우러진 숲을 바라보지 못한다. 직장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 개개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쓰다보면 조직의 전체 방향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 리더를 포함한 구성원들 모두가 개인을 넘어 조직의 비전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안목을 넓힐 필요가 있다. 역사만큼 눈과 귀를 틔워주는 탁월한 도구가 없다. 한국사만 해도 그렇다. 고조선을 둘러싼 중국 북방의 여러 민족과 한반도에 자생하고 있었던 여러 부족 국가간의 관계 속에서 서로 밀당하고 거래하면서 살아남고 사라지는 역사가 시작된다. 새로운 국가가 탄생되지만 국가의 운이 최고점에 다다를 때도 있지만 지도자의 실책과 국제 정세 속에 아쉽게 패망을 경험해야 하는 최저점의 순간도 역사를 통해 바라볼 수 있다. 

 

역사를 통으로 바라볼 때 우리도 시간의 흐름을 긴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다. 순간 순간 일어나는 사건 앞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 물러날 때와 나설 때를 분별할 수 있다. 헛된 야망을 잠재울 수 있고 겸손한 자세로 태세 전환할 수 있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나아가야 할 방향도 멀리 내다볼 수 있다. 코 앞에 닥친 일에 매몰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가 개인과 공동체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의 운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시대가 지도자를 만들어간다고 하지 않나. 왕건이 고려를 세울 줄 누가 알았겠구나. 변방의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줄 본인 스스로도 몰랐을 것이다. 역사는 500년 앞을 내다볼 지혜를 제공해 준다. 

 

어른이 되기 위해 최소한 한국사를 자주 접하면 좋겠다. 시시때때마다 감동이 다르리라 생각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도 고정적이지 않다. 유동적이다. 사람이 바뀌면 당연히 역사의 흐름도 바뀌게 마련이다. 역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를 자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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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역사의 쓸모 -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선택을 위한 20가지 지혜 역사의 쓸모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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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역사가 쓸모 있는 이유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자칫 우리는 현실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탄탄하게 철학을 쌓기보다 돈과 명예를 좇는 행위에 몸을 기울인다. 몸은 생각하는 대로 움직인다. 나만의 확고한 철학이 서 있지 않는 사람은 바람 부는 대로 움직여질 수밖에 없다. 역사는 철학을 세우는 일이며 나보다 남을 위해 나를 낮추는 품위 있는 철학을 만들어가기 위한 재료가 된다.

역사를 고리타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에만 집중한다. 사건의 연도를 아는 것보다 왜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하고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따져 보는 것이 역사 공부며 쓸모의 역사다. 감사하게도 우리나라는 기나긴 역사의 바탕 위에 존재해 왔다. 고맙게도 우리의 선조들은 역사를 기록으로 틈틈이 기록해 놓았다. 훼손되거나 유실된 기록물도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 손에 놓인 역사의 기록만 들춰보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역사는 방향이다. 국가라는 큰 조직이 움직여가야 하는 방향을 넘어 나라는 한 개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직하게 알려주는 방향이다.

역사를 매개로 과거를 살펴봄으로 건강한 상상을 할 수 있다. 역사적 상상력은 발전해 나갈 나의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원동력이 된다. 과거에 일어난 수많은 실패와 오점을 살펴봄으로써 똑같은 일을 밟지 않기 위한 역사적 상상력을 가져봄은 아주 값진 인생 공부다. 특히 리더급으로 살아가는 지도자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 중에 하나가 역사적 상상력이라고 본다. 상상은 허구가 아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의 역사를 발판으로 실현 가능할 일들을 꿈꾸는 것이 역사적 상상력이다. 과거 탓만 하는 리더는 결코 조직을 끌고 나갈 수 없다. 과거에서 교훈을 찾아내고 현실에 접목하여 미래를 상상해야 하는 사람이 리더다.

우리 사회가 극도의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변질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학교에 지각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줄 때도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원칙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함께 쓴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요. 학교 일정은 누구 한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니잖아요.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하잖아요. 다른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는 게 배려라는 거죠" _99쪽~100쪽

역사의 우물에서 길러낸 역사의 가치 중 하나가 배려다. 배려는 곧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일이다. 시간이 금이라고 한다. 타인의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직 생활을 한다면 직장 안에서 많은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의 시간을 함부로 뺏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진다면 말과 행동, 조직 운영에 있어서 좀 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들 간에도 다른 이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마음을 기본 베이스로 생활한다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책임과 의무를 권리보다 더 우선할 것이다.

역사는 정직하게 말한다. 탁월한 리더는 자기 혼자 열심히 일한 사람이 아니다. 함께 여럿이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사람이 훌륭한 리더라고 말한다. 세종이 그러했고 정조의 삶이 그러했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자녀 양육 철학이 선을 베푸는 삶이었다. 연해주의 독립운동가 최재형, 대구 달성 서씨 가문의 서침, 소록도에서 섬김을 실천했던 서서평(미국 선교사 엘리자베스 셰핑)은 배려의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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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동해 - 동해 예찬론자의 동해에 사는 기쁨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2
채지형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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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채지형 님에게 있어서 여행은 진심 그 자체다. 여행지를 두루두루 살펴보는 그의 안목은 관광객이 아니라 예의 바른 방문객이다.

관광의 목적은 단지 즐기고 쉬는 것이지만 방문은 엄연히 차원이 다르다. 동네 사람들의 삶을 자세히 관찰하고 결례를 하지 않을까 조심조심 마음가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휴지 한 조각이라도 땅에 떨어뜨리지 않는다. 잠시 머무는 방문객이지만 언제 어떻게 또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기에 현지인처럼 보는 곳, 먹는 곳, 쉬는 곳 모두 내 집처럼 여기며 좋은 추억을 덤으로 얻어 간다.

채지형 작가는 잠시 잠깐 우연한 기회로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연결되어 동해와 인연을 맺었다. 이제는 동해에 '잔잔하게'라는 여행 책방을 열었다. 현지인보다 더 토박이로 살아가고 있다. 오랫동안 살아왔던 현지인에게는 모든 환경이 익숙하다. 새로운 시선을 갖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 몸이 적응했기에 어쩔 수 없다.

막 이사 온 외지인은 모든 게 새롭다. 삶이 여행이 된다. 신선함은 색다른 환경과 부딪칠 때 선물로 다가온다. 평면이 입체로 다가오고 또 다른 세계의 문으로 들어가게 한다.

『언제라도 동해』는 일반적인 여행 가이드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일단 여행작가 채지형 님의 필력이 대단하다. 속된 말로 글쓰기의 힘이 장난이 아니다. 평소 깊이 있는 책 읽기와 다독의 습관이 뿜어낸 문장은 독특한 문체를 만들어낸다. 옆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글이 술술 읽힌다. 틀에 박힌 상투적인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글을 만날 수 있다. 흉내 내고 싶을 정도다. 덤으로 채지형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은 고유의 감성이 담겨 있다.

『언제라도 동해』는 동해의 숨은 이야기다. 채지형 작가가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낸 이야기다. 언제라도 여행처럼 살아보고 싶은 도시 동해의 이야기다. 동해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담아냈다. 구석구석 동해의 아름다운 명소를 기록한 것을 넘어 동해만이 간직한 지역의 영혼을 고스란히 옮긴 책이다. 글쓴이는 채지형 작가이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마음과 생각, 영혼을 안겨 준 것은 바로 동해다. 작가에게 독특한 여행 에세이를 쓸 수 있게 된 비법이 뭐냐고 물어봐도 대답은 하나일 것 같다. '언제라도 동해'

『언제라도 동해』에는 동해에 정착하게 된 과정뿐만 아니라 동해에 여행 책방 '잔잔하게'를 열게 된 비하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 공간을 찾는 일은 지도 없이 미지의 땅을 헤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책방을 열 공간을 찾는 시간은 기다림의 시간이었고 결국 공간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인연을 통해 지금의 '잔잔하게'를 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유난히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본 마조렐 블루를 좋아하는 채지형 작가는 여행 책방 잔잔하게 한 벽면에 자신의 최애 색을 직접 칠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지역마다 지역의 색깔이 잘 드러낸 책방들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 이미 동해에는 책방 투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책방이 개설되고 있다. 2019년 서호책방, 2021년 여행책방 잔잔하게, 2023년 책방균형, 2024년 책방 달토끼가 동해에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이번 여름에는 아내와 함께 묵호로, 작은 책방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참고로 나는 동해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나보다 채지형 작가가 더 동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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