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육, 성숙한 시민을 기르다 - 현지에서 바라본 독일 공교육의 가치와 이상
박경란 지음 / 정한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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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건 교육에서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나라의 교육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추종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와 다른 상황이니 쳐다보지도 않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우리와 알맞지 않은 것은 그렇구나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넘기면 좋을 것 같다.

교장 자격연수 중에 해외연수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다녀오게 될 예정이다. 아직 가게 될 나라를 선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 학교 교감선생님은 5월 초에 1차 기수로 미국으로 다녀왔다고 한다. 자세하게 여쭤보지는 않았다. 다만 어느 나라에 가든 사전 공부는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 요즘 독일에 대해 나름 책을 찾아보고 읽고 있다.

여행 관련 책들보다는 교육 또는 정치사회 분야의 책을 읽고 있다. 독일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닦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로 포용적인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찾은 책 중에 독일에서 두 명의 자녀를 키워낸 이야기가 있어 대출받아 왔다. 독일 교육, 성숙한 시민을 기르다는 책 제목이다. 내용 전반은 독일의 다양한 사회문화정치 경제 분야를 다루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를 설명하며 우리나라 교육과 다른 점들을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종합해서 저자가 분석한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런 것 같다. 독일 교육이 무조건 좋다는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학제도 다르고 각 주마다 학교 정책도 약간 상이한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로 말하면 기간제 교원과 같은 비정규직화되고 있는 교사의 직업적 현실로 보건대 독일에서는 교사라는 직종이 그렇게 선호되지 않다고 한다.

결국 독일 교육의 장점은 교사의 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제도 전반에 있어 오랫동안 쌓아온 문화와 시민의식 토양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대학교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학교가 공립학교이며 학비가 무료다. 누구든지 배우고자 열의가 있으면 학비 걱정하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 독일이다. 다만 독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적인 분위기를 의식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성적 중심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이야기한다.

또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초등학교 때 이미 진로가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독일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인생의 방향이 초등학교부터 결정된다.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 4학년 졸업 후 김나지움에 입학한다. 대학 준비학교라 할 수 있는 학교다. 표면적으로 직업에 대한 귀천과 학력차별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142~143쪽)

독일에 거주하고 두 딸을 대학을 보낸 한국인 이민자의 시각이다.

"어디서든 경쟁은 존재한다. 독일 교육이 여류롭고 느슨한 커리큘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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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리더십 - 합의에 이르는 힘
케이티 마튼 지음, 윤철희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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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최장수 총리를 지낸 앙겔라 메르켈은 16년 동안 독특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동독 출신인데가 과학자이며 정치적 인맥이라고는 전혀 없는 배경에서 기적과 같이 리더의 삶을 살았으며 오랜 시간 동안 국민의 지지와 신임을 넘어 사랑을 받는 총리로 기억되고 있다.

그뿐인가. 그녀의 리더십을 통해 독일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며 경제 부국을 넘어 윤리적인 모델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과연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그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녀의 장기 집권 비결은 지적 능력과 고된 업무 수행에도 버틸 수 있는 경이로운 체력이었다.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그녀의 단조로운 연설 스타일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좋은 아이디어라면 그 출처를 따지지 않고 인정했다. 이것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무력화하는 영리한 방법이었다.

메르켈은 과묵한 지도자다. 언어는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항상 말을 조심스럽게 활용했다. 상대방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침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신앙과 성경을 통해 험난한 자신의 여로를 버티어 나갔다.

총리 취임 선서를 보면 이렇다.

"독일 국민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들의 복지를 증진하며 국민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며 헌법을 수호하기로 선서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저를 도우소서" (138쪽)

독일 연방공화국의 총리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가 아니다. 프랑스의 대통령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는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문제에 대한 권한은 16개 주와 막강한 헌법재판소에 분산되어 있고 총리는 합의와 설득을 통해 통치하게 되어 있다. 정치적 라이벌은 더 가까이 두며 관리했다.

그녀의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난관은 이민자의 수용 여부였다. 이슬람 지역에서 쏟아지는 이민자들을 100만 명 이상 자국 내로 받아들이는 정치적 결단을 감행했다.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총리의 몫이었다. 국제적으로 자국 중심주의를 우선시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는 가장 힘든 고비 중에 하나였다. 젊은 프랑스 마카롱 대통령과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유럽을 넘어 세계의 질서를 잡아가고자 노력했다.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 미국의 트럼프와 같은 성숙된 민주주의 세계를 혼란케 하는 지도자들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

장기 집권을 하면서도 존경받는 지도자로 기억되는 이유는 세계의 정세 속에서도 인류가 지속 가능하게 붙잡고 나아가야 할 가치들을 양보하지 않고 뚝심 있게 지켜나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독일의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유럽 내 다른 국가들에게 오해 사지 않도록 해야 했으며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써 가져야 할 가치를 정책으로 실천해 나간 그녀의 리더십으로 힘이 지배하는 국제 사회를 최소한 균형 있게 흘러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유럽의 지도자를 넘어 세계적 지도자의 반열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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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 사랑하고 살아가는 큰오색딱따구리 가족의 일상사
김성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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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오색딱따구리에게 육아의 진수를 배우다!

저자는 50일 동안 큰오색딱따구리의 둥지 만들기부터 짝짓기, 포란, 모이 먹이기, 떠나보내기까지 육아의 전 과정을 관찰했다. 시간대별로 일자별로 꼼꼼하게 관찰한 모습을 기록을 남겼다.

큰오색딱따구리가 새끼를 낳아 숲으로 보내기까지의 모습을 보면 마치 사람의 육아 과정을 보는 듯싶다. 자식에게 보내는 사랑은 사람과 똑같다. 아니 더 각별하기까지 하다. 알을 낳아 모이를 먹이기 위한 둥지를 만드는 과정에도 남다른 지혜를 볼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고 비가 올 경우 처마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둥지를 만든다. 그뿐인가. 천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나중에 잎이 돋아나 시계를 가릴만한 곳을 따져 둥지를 선점하는 것을 보면 사람보다 더 밝은 혜안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둥지 안의 위생 관리도 철저하다. 토사물을 매일 부리로 물어 밖으로 내다 버리되 천적에게 냄새를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멀리 날아가서 버리고 돌아온다. 둥지 안을 든든하게 지키는 몫은 수컷이다. 모이를 먹여 나르는 일은 암수가 교대로 번갈아 가며 하지만 대체로 수컷이 더 많이 육아에 가담한다. 남자가 배울 점이다.

큰오색딱따구리의 천적은 늘 위협적인 존재다.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둥지 근처로 접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까치는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끼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정면 승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은 사람과 똑같다. 자식을 낳아 끝까지 돌보려는 본능은 다를 바가 없다.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새끼를 먹이기 위해 부지런히 사냥에 나선다. 자신의 먹이 활동을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새끼부터 챙긴다. 어찌 보면 사람보다 낫다.

어린 자식이 크면 독립시키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큰오색딱따구리도 때가 되면 독립할 준비를 시킨다. 매정하게 보일지라도 큰마음을 품고 먹이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둥지에서 떠날 수 있도록 굶게 만든다.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라도 안전한 둥지를 떠나게 만든다. 아빠 새는 새끼들이 언제 떠났는지 모른다. 엄마 새를 따라 떠난 둥지를 샅샅이 살펴보지만 찾을 길이 없다. 그렇게 새끼를 독립시킨다. 여기까지가 부모가 할 일이다.

숲이 건강해야 큰오색딱따구리가 서식할 수 있다. 딱정벌레 애벌레도 서식하기 위해서는 숲이 건강해야 한다. 숲이 병들거나 파괴되면 더 이상 큰오색딱따구리를 볼 수 없다.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끈질긴 관찰 활동의 결과로 멋진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 과정을 가슴 졸이며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일에든지 미치면 결국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법이다. 이 책은 밤을 지새우며 50일 동안 고생한 땀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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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산다는 것
이창수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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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이라는 직위에서 비롯되는 권위가 무너진 현재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학부모의 요구, 학부모의 민원에 지친 교사들을 보호해야하며, 지역사회와 학교의 관계도 고려해야하는 등 너무나 무거운 책무를 지닌 현직의 교감의 애환과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고군부투의 과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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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산다는 것
이창수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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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교감선생님의 글에서보면 구체적인 사례들로 알 수 있듯이 교권추락은 사실 교사는 물론이요, 아이들과 심지어 대다수의 학부모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것을 교감 개인의 일상에 녹여서 일기처럼 표현했지만 저자는 날카롭게 현 교육현실을 지적하는 것도 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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