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 사랑하고 살아가는 큰오색딱따구리 가족의 일상사
김성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큰오색딱따구리에게 육아의 진수를 배우다!

저자는 50일 동안 큰오색딱따구리의 둥지 만들기부터 짝짓기, 포란, 모이 먹이기, 떠나보내기까지 육아의 전 과정을 관찰했다. 시간대별로 일자별로 꼼꼼하게 관찰한 모습을 기록을 남겼다.

큰오색딱따구리가 새끼를 낳아 숲으로 보내기까지의 모습을 보면 마치 사람의 육아 과정을 보는 듯싶다. 자식에게 보내는 사랑은 사람과 똑같다. 아니 더 각별하기까지 하다. 알을 낳아 모이를 먹이기 위한 둥지를 만드는 과정에도 남다른 지혜를 볼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고 비가 올 경우 처마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둥지를 만든다. 그뿐인가. 천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나중에 잎이 돋아나 시계를 가릴만한 곳을 따져 둥지를 선점하는 것을 보면 사람보다 더 밝은 혜안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둥지 안의 위생 관리도 철저하다. 토사물을 매일 부리로 물어 밖으로 내다 버리되 천적에게 냄새를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멀리 날아가서 버리고 돌아온다. 둥지 안을 든든하게 지키는 몫은 수컷이다. 모이를 먹여 나르는 일은 암수가 교대로 번갈아 가며 하지만 대체로 수컷이 더 많이 육아에 가담한다. 남자가 배울 점이다.

큰오색딱따구리의 천적은 늘 위협적인 존재다.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둥지 근처로 접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까치는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끼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정면 승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은 사람과 똑같다. 자식을 낳아 끝까지 돌보려는 본능은 다를 바가 없다.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새끼를 먹이기 위해 부지런히 사냥에 나선다. 자신의 먹이 활동을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새끼부터 챙긴다. 어찌 보면 사람보다 낫다.

어린 자식이 크면 독립시키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큰오색딱따구리도 때가 되면 독립할 준비를 시킨다. 매정하게 보일지라도 큰마음을 품고 먹이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둥지에서 떠날 수 있도록 굶게 만든다.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라도 안전한 둥지를 떠나게 만든다. 아빠 새는 새끼들이 언제 떠났는지 모른다. 엄마 새를 따라 떠난 둥지를 샅샅이 살펴보지만 찾을 길이 없다. 그렇게 새끼를 독립시킨다. 여기까지가 부모가 할 일이다.

숲이 건강해야 큰오색딱따구리가 서식할 수 있다. 딱정벌레 애벌레도 서식하기 위해서는 숲이 건강해야 한다. 숲이 병들거나 파괴되면 더 이상 큰오색딱따구리를 볼 수 없다.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끈질긴 관찰 활동의 결과로 멋진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 과정을 가슴 졸이며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일에든지 미치면 결국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법이다. 이 책은 밤을 지새우며 50일 동안 고생한 땀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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