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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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면역계!

 

양날의 검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 몸의 방어막 역할을 하는 면역 체계 또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잘 활용만 한다면 건강에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겠지만 오용하거나 남용하게 될 경우 자신을 헤치는 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책이다. 책 제목이 시사하듯 '우아한 방어' 라는 뜻도 이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몸을 헤치는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세균들로 부터 방어를 잘 해낼 때 아프지 않고 삶을 지속해 갈 수 있지만 우아한 듯 보이나 결국은 자가면역 질환으로부터 생명을 빼앗길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우아한 방어는 양날의 검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면역계 중에 '자가면역'의 특성을 띠는 경우가 있다. 아주 치명적인 놈이다. 면역계가 전체 방어 체계를 기만하여 질병이 성장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자가면역은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질병이다. 먼저 우리 몸을 괴롭히는 녀석들을 살펴 보면 재미있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30퍼센트를 죽음에 이르게 한 흑사병은 박테리아로 생긴 질병의 유형이다. 대표적인 박테리아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파상풍균, 포도상구균, 매독스피로헤타 등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로 공격으로 생긴 질병의 유형이다.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독감, 에볼라, 광견병, 천연두, HIV 등 이다. 아주 고약스러운 녀석들이다. 또 한 가지를 말하면 기생충이 있다. 말라리아원충이 대표적인 것이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 이 세가지의 공통점은 인간을 숙주로 삼고 인간을 죽이고 만다. 이들은 이동성을 가지고 있어 숙주를 옮겨 다닌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변이성 즉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강력한 유형으로 변질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을까?

 

면역계가 악성종양을 곧잘 보호한다. 암처럼. 평화유지군이 되어야할 면역계가 적과 동침하는 경우다. 나쁜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단점은 좋은 박테리아도 공격 대상이라는 점이다. 전염병의 치명적인 속성은 박테리아에서 일어난 몇 가지 돌연변이 때문이다. 사망자는 독감 자체를 이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면역계가 독감에 보인 반응 때문에 사망한다. 면역계가 온 힘을 다해 강력한 적으로 인지된 것을 저지하면 심한 염증이 뒤따른다. 바이러스는 세포 뒤에 숨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주 정교한 테스트를 통해서도 찾기 힘들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렵다고 한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염증은 질병에 대한 몸의 반응이다. 염증은 곧 자기 자신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몸이 자신을 스스로 공격한다는 흔적이다.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이라는 질병처럼. 류머티스성 관절염도 자가면역의 일종이라고 봐야 한다. 우아하게 방어하는 듯하나 결국 방어 체계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우아한 방어는 수면 부족, 스트레스, 염증으로 나타난다. 증후군은 구체적으로 병을 유발하는 물질이 밝혀지지 않았을 때 붙여진다. 어떠한 증상의 집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의학적 상태를 말한다. 유전적으로 자가면역 질환에 걸리기 쉽다. 약을 많이 복용할수로고 면역계는 불균형 상태에 이른다. 자가면역 증상을 보인다. 자기 자신을 계속 공격하게 된다. 면역계의 질주를 막기 위해 브레이크를 찾아야 한다.

 

면역계의 질주를 막는 브레이크, 위생 가설!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은 자기가 바닥에 떨어뜨린 음식을 먹는 것이다. 너무 깨끗하게 살려고 하지 않아야 면역계가 수많은 박테리아나 기생충, 기타 병원균에 노출되어 그들에게 대응할 수 있다. 위생 가설이다. 우리가 지나치게 청결에 집착한 나머지 면역계의 훈련과 활동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향균성 비누, 표백제, 손 세정제가 면역계를 대신 하고 있다. 자가면역과 면역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수면, 스트레스, 내장, 위생을 들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귀족 질병이라고 한다. 이것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자가면역 질환에 속하기 때문이다. 면역계가 과도한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형제 자매가 많을수록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알레르기가 생길 위험이 많아진다고 한다. 자가면역이 모두 증가한다고 한다. 이 또한 위생 가설가 일치한다. 미생물이 풍부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알레르기에 강하다는 것은 면역계가 작용한다는 뜻이다. 지나친 청결, 항생제 사용은 면역계가 할 일을 빼앗는다. 결국 자가면역이 되어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게 만든다. 기후변화보다 훨씬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우리의 환경에서 모든 위험을 제거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안전해지지 않는다. 주변의 모든 위험 요소를 제거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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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래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채원경 그림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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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격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전자도서관 디지털콘텐츠로 활용해 보세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00일 가깝게 원격 수업이 진행된 바 있다. 최근에 등교 수업으로 전환되었다고 하지만 확진자 발생 시 다시 원격 수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상적으로 등교하여 수업했던 것이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참 감사한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계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환경의 파괴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이제는 평상 시에도 언제 닥칠 모를 감염병 심각단계에 맞춰 원격 수업을 준비해 놓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다른 교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국어 교과의 독서 단원은 215 개정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늘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등교 수업 시에는 담임 선생님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책을 선정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도록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겠지만, 원격 수업 시에는 비대면 교육 상황이라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강원교육과학정보원에서 보내온 공문 한 장을 보게 되었다. 제목은 이렇다.


" [알림] 강원교육과학정보원 전자도서관 디지털콘텐츠 추천 기고문 모집 및 포스터 배포 알림"


강원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전자도서관에 회원 가입하면 교사든 학생이든 얼마든지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디지털콘텐츠로는 전자책, 오디오북, 이러닝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 중에 베스트자료 코너 추천자료에 『사월의 노래』를 다운 받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로 활용하기에 참 좋은 자료라고 생각되었다. 더구나 원격 수업 시에는 각 가정에서 학생들이 같은 책을 동시에 다운 받아 읽어 볼 수 있기에 이것보다 더 좋은 환경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로 다운 받아 볼 수 있기에 책 값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학급 인원 수에 맞게 책을 사 두어야 하는 수고로움도 피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주소와 회원 가입 방법만 알려주면 된다. 단, DLS 학교 도서관 본인 아이디를 사서 담당자에게 미리 받아 개별 공지해 주어야 한다.


한 학기에 한 권, 학년(군) 수준과 학습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책을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도서 준비와 독서 시간 확보 등의 물리적 여건을 조성하고,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통합적인 독서 활동을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전자 도서관 디지털콘텐츠' 다.


『사월의 노래』을 통해 4.19혁명 때 어린이들까지 거리로 나서서 시위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의 시위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4.19혁명 때 어린이들이 왜 시위를 했을까?', '시위하는 어린이들과 4.19혁명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토의 제목으로 삼을 수 있겠다. 실제로 당시 수송국민학교 6학년 전한승 군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사실은 그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 사실이다. 저자는 4.19혁명 당시 어린들도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흔적을 남겼다는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역사 동화' 형식으로 담아냈다. 역사 수업에 참고 자료로도 훌륭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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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아이 어린이 나무생각 문학숲 2
안미란 지음, 김현주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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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도 대한민국 아이가 아닌, 아니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눈"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눈'(4살 아이의 이름)의 이야기다. 부모 모두 불법 체류자인 듯 싶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대한민국 아이도, 그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취급 당한다. 아이의 아빠는 잠적해 버리고 엄마 혼자 키우는 아이다. 설상가상으로 '눈'의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다 퇴근 길에 뺑소니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투명한 아이' 눈은 오갈 때가 없어 졌다. 결국 셋방 살이하는 집 주인(한 건이네)이 보살피게 된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과 그 사이에 태어난 외국인 노동자 자녀(불법 체류자)의 문제를 이야기로 환기시켜 준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회적 이슈로 종종 기사화 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그들을 직접 이웃하는 이웃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그들을 단편적으로만 보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올린 글들의 영향이다. 큰 피해를 당했더라는 식의 괴담도 돌아다닌다. 그들로 인해 밤에 돌아다니기가 두렵다, 국민의 세금으로 왜 그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찌 보면 합리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외국인에 대한 차별에 가까울 수 있다. 국적이 어떻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임에도 외국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투명한 아이'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저자는 독자들에게 넌지시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다. 건이네 집에는 건이 고모가 소아마비로 인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신문 보급소를 하는 건이 아빠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고 있다. 건이 고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쌍한 사람 취급 당한다. 휠체어를 탄 건이 고모는 항상 키가 작게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건이 고모를 '낮게' 내려다 본다. 우습게 본다는 얘기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키가 작으니까 나이까지 어리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장애인은 알게 모르게 이중 삼중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체적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부정적 편견은 마음을 다치게 하고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눈'의 엄마가 소식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눈'을 돌봐준 사람은 몸이 불편한 건이 고모였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도 돌보는 것을 꺼려하는데 비해 건이 고모는 '눈'을 입양할 마음도 먹는다. 


대표적인 사회적 편견의 대상인 '외국인 노동자', '혼혈아', '장애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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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도 괜찮아! - 불안하고 무서워하고 걱정하는 너에게,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밀라다 레즈코바 지음, 루카스 우르바넥 외 그림, 민혜숙 옮김, 홍순범 감수 / 상수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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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작가들의 그림책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유럽의 변방으로 뚝 떨어져 있는 체코 풍의 그림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두려움'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어린이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본다. 내용면으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소설로 치자면 장편에 가까울 정도로 그림책 쪽수가 200쪽에 가깝다.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미술적으로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 애쓴 노력들이 보여진다.

 

"두려울 때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편도체(amygdala)의 중앙핵 때문이야"

 

편도체는 라틴어로 '아몬드'를 뜻한다고 한다. 손원평 작가의 청소년 소설 『아몬드』에서도 주인공 '선윤재'는 타고날 때부터 편도체에 이상이 있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평범함도 비범함도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이상한 아이 취급 당한다. 평범해 지는 것이 일생 일대의 소원인 아이다. 편도체는 감정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특히 두려움을 느끼고 반응한다. 공포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도 편도체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두려움을 못느끼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르바흐-비테 증후군' 에 걸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은 몸도 건강하지 않고 피부에 상처가 나면 물집이나 흉터가 잘 생긴다고 한다. 주름도 많고 목소리도 갈라지고 기분도 자주 바뀐다고 한다.

 

"사람들은 현재에 일어난 일 보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두려워하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팬데믹도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보다 미래에 더 센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지 않을까 염려가 더 클 것이다. 걱정이 태산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미래보다 현재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두려움을 더 많이 느낀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쏟아내고 있다. 코끼리는 생쥐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 무시무시한 상어도 두려워하는 동물이 있다는데 그게 바로 돌고래라고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여드름이라고 웃음 터지는 이야기도 서슴치 않는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력이 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한다. 물 없이 한 달 살 수 있고, 먹이가 없어도 석 달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보다 걱정이 적지 않을까? 

 

세계의 어린이들은 무엇을 두려워할까?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인터넷이 끊길까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일본 어린이들은 로봇이 그들의 직업을 빼앗아 갈까 두려워하고, 호주 어린이들은 서핑할 완벽한 파도가 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무엇을 두려워하는 건지 보면 그 지역의 풍토와 문화를 알 수 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역시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보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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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수업을 시작합니다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 6
양설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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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학급에서 노동인권수업을 한 사례집이다. '노동'을 가르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정부도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경우 노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노동자의 권리, 노동에 대한 감수성,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에 응용하고 있는 추세다. 법적인 용어들이 많다보니 청소년들이 꺼리는 부분이 많다. 현직 교사인 저자들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노동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업 방법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전태일기념관을 다녀오는 프로젝트 수업을 전개한 수업 사례도 있고, 전태일재단과 연계한 전태일 바로 알기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상깊었던 수업 사례였다. 청소년의 흥미 진작을 위한 카드게임 형식으로 노동현장의 문제와 해결방법을 매칭시키는 수업 사례는 현직 교사이기에 가능했던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회 교과와 국어 교과가 함께 융합된 '시' 쓰기 수업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으로 확장되었고 실제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기사들을 수업자료방에 탑재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사를 선택하여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하게끔 한 것은 톡톡 튀는 수업 사례로 보인다.

 

수업의 확장을 위해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청소년들에게 읽힌 책들은 '노동' 에 관한 추천 도서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고등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들이 봄직한 그림책을 적용한 것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교사의 숨은 의도가 내재된 수업의 한 방법으로 보인다.

 

활동 위주의 수업 속에서 '노동'에 대한 철학적 깊이가 있는 질문을 던져 청소년들이 깊게 사고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 둔 것이 눈에 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노동인권교육을 할 때 권리 교육보다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수업 목표을 설계한 교사의 기획 의도를 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다른 사람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한다. 한 명 한 명의 권리 행사의 결과가 크진 않지만 그것이 모이면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학생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직장에 나가서도 아이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78)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고용주의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결국은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 자녀가 노동자로서 법에 명시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노동 학대를 받고 있다면 세상의 그 어떤 부모가 참고 인내할 수 있겠는가? 이 땅의 노동자들을 내 자녀요, 내 누이요, 내 형제로 생각한다면 임금을 체불하고 근로기준을 어기면서까지 노동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노동 교육'이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부터 노동자의 권리, 산재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노사협의에 관한 법도 상세히 배운다고 한다. '노동 교육' 만이라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가슴 아픈 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못 부칠 것이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보건대 이것들이 만들어지는 노동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만들다가 희생되었다면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연대 의식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물이라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써야 하지 않을까? 노동은 하챦은 것이 아니다. 심지어 노동을 신성한것으로 여긴 시대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동을 부정적으로 취급하거나 아주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하는 것 모양 하대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생각은 올바른 교육을 통해 재정립해야 한다.

 

타인에 대해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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