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수업을 시작합니다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 6
양설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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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학급에서 노동인권수업을 한 사례집이다. '노동'을 가르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정부도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경우 노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노동자의 권리, 노동에 대한 감수성,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에 응용하고 있는 추세다. 법적인 용어들이 많다보니 청소년들이 꺼리는 부분이 많다. 현직 교사인 저자들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노동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업 방법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전태일기념관을 다녀오는 프로젝트 수업을 전개한 수업 사례도 있고, 전태일재단과 연계한 전태일 바로 알기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상깊었던 수업 사례였다. 청소년의 흥미 진작을 위한 카드게임 형식으로 노동현장의 문제와 해결방법을 매칭시키는 수업 사례는 현직 교사이기에 가능했던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회 교과와 국어 교과가 함께 융합된 '시' 쓰기 수업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으로 확장되었고 실제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기사들을 수업자료방에 탑재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사를 선택하여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하게끔 한 것은 톡톡 튀는 수업 사례로 보인다.

 

수업의 확장을 위해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청소년들에게 읽힌 책들은 '노동' 에 관한 추천 도서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고등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들이 봄직한 그림책을 적용한 것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교사의 숨은 의도가 내재된 수업의 한 방법으로 보인다.

 

활동 위주의 수업 속에서 '노동'에 대한 철학적 깊이가 있는 질문을 던져 청소년들이 깊게 사고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 둔 것이 눈에 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노동인권교육을 할 때 권리 교육보다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수업 목표을 설계한 교사의 기획 의도를 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다른 사람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한다. 한 명 한 명의 권리 행사의 결과가 크진 않지만 그것이 모이면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학생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직장에 나가서도 아이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78)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고용주의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결국은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 자녀가 노동자로서 법에 명시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노동 학대를 받고 있다면 세상의 그 어떤 부모가 참고 인내할 수 있겠는가? 이 땅의 노동자들을 내 자녀요, 내 누이요, 내 형제로 생각한다면 임금을 체불하고 근로기준을 어기면서까지 노동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노동 교육'이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부터 노동자의 권리, 산재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노사협의에 관한 법도 상세히 배운다고 한다. '노동 교육' 만이라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가슴 아픈 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못 부칠 것이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보건대 이것들이 만들어지는 노동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만들다가 희생되었다면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연대 의식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물이라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써야 하지 않을까? 노동은 하챦은 것이 아니다. 심지어 노동을 신성한것으로 여긴 시대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동을 부정적으로 취급하거나 아주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하는 것 모양 하대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생각은 올바른 교육을 통해 재정립해야 한다.

 

타인에 대해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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