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읽는 편입니다
남효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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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읽는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운동으로 푸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와 수다를 떨며 푸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읽는 편입니다 』의 저자 남효수님은 고상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책 읽기'


나도 직장 생활 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들수록 직장생활이 더 조심스러워진다. 철 모를 땐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 볼 겨를이 없다보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깨닫기 쉽지 않다. 앞만 보고 달린다. 경력이 들수록 사람 관계도 쉽지 않게 느껴진다. 더구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90년대생'과 함께 하는 직장 생활은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하다. 내가 좋으면 상대방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간 꼰대질이 된다. 직위가 높아지면 '갑질'로 둔갑되고 지금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가차없이 인사상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한다. 최대한 성정을 자제해야 되고,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절제해야 하는 나이가 바로 내 나이다.


직장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혼자 할 수 있는 일 중에 추천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책 읽기' 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된다. 책 읽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사무실 책상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컴퓨터를 절제 하지 않으면 무의미하게 인터넷 검색하다가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컴퓨터(인터넷0이라는 것이 요물이다. 잠깐 검색한다고 하지만 30분, 1시간은 금방이다. 어깨도, 눈도 뻑뻑해진다. 건강에 하등 좋을 것이 없다. 반면, 책 읽기는 다르다. 사람과의 관계가 얽혀 있을 때 감정을 추스릴 수 있다. 감정폭발을 방지하는 것이 책 읽기다. 실내가 답답하다 싶으면 책 들고 잠깐 쉴 겸 밖으로 나가 좋은 공기 마시면 기분 전환에도 최고다.  이때 두꺼운 책보다는 얇은 책을 추천한다. 손목에 무리 갈 수 있으니. 가벼운 내용의 책이면 좋겠다. 머리 아픈데 내용까지 골치 아프면 쉼이 안 된다.


저자도 틈틈히 책 읽은 후 '독서노트' 형식으로 기록을 남긴다. 생각을 남기는 것이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잊혀진다. 사람 기억이라게 며칠 못 간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습관이 필요하다. 뭐든지 꾸준히 하다보면 습관이 생기듯이 책 읽고 리뷰 형식이든 단 몇 줄의 느낌이든지 남기면 그게 바로 독서결과물이 되는거다. 나는 용감하게 독서 리뷰를 공개한다. 잘 쓰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채찍이다. 1,500권 이상의 리뷰를 남기고 있다. 말 그대로 습관이 낳은 최종 산물이다. 글을 쓰다보니 글 쓰는 것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 글은 써 봐야 는다는 말이 맞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글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은 다 핑계다! 사람마다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가 있다. 솔직히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인터넷, SNS 등 자신과 관련 없는 연예 기사, 가십거리 검색하는 일에 시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글 쓰는 일에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는 없다.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얘기다. 집중력을 글을 써 볼 수 있는 시간 10분 내지 20분이면 된다. 자꾸 쓰다보면 어느 새 전업 작가 수준은 아닐지라도 글 쓰기에 자신감이 붙을거라고 말한다. 저자 본인도 자신이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은 없다. 쓰다보니 그렇게 된거다. 틈틈히 읽다보면 어느 순간 쓸 말이 떠 오른다. 그때가 바로 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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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무엇을 읽을까 - 사서교사가 뽑은 초등 한 학기 한 권 읽기 추천도서 100
북토크톡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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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전할 수 있다. 열심만 내면 자료는 충분하다.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써 힘이 난다.

책 읽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하지 않아도 성취기준을 고려하여 알맞게 맞춤식 제안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의 축은 '성취기준' 과 '한 학기 한 권 읽기'라고 본다. '성취기준'은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교사별 교육과정'으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교사는 교과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만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자료를 활용하면 된다. 교과서는 전국의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평균적으로 만들어 놓은 자료이다. 교과서 집필진들이 만든 자료일 뿐이다. 참고 자료로 충분히 활용하되 맹신해서는 안 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도입은 좀처럼 책 읽지 않는 중고등학생을 위해 획기적으로 교육과정 안으로 도입한 정책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길을 터 놓았다. 혼자 읽기 힘든 학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같은 책으로 읽어가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각 학년별로 독서단원에는 꼼짝없이 책 한 권을 긴 호흡을 가지고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변화다. 여기다가 '성취기준'을 적용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독서'로 할애할 수 있다. 교사 하기 나름이다!


어떤 책을 읽힐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가 학생 수준의 책을 즐겨 읽었다면 걱정 없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도서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책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더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요즘 '한 학기 한 권 읽기' 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업 적용 사례부터 시작해서 친절하게 도서 목록까지 제공해 주는 책들이 검색만 하면 충분히 접할 수 있다. 이제 교사의 의지에 달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에서 확장되어 질적으로 깊이 있는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무엇을 읽을까』는 초등 사서 교사들이 모여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다. 초등학생 3~6학년까지 학생들이 즐겨 읽을 만한 책, 교과와 연계하기 쉬운 책, 독서의 매력에 쏙 빠질 만한 책들을 100권 선정하여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6~8차시 기준으로 수업 흐름도와 각 차시별 '오늘의 질문', 톡톡 튀는 활동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지금의 전문가도 처음부터 전문가일 수 없었다. 남이 설계해 놓은 것들을 모방하되 점차 내 것으로 승화시키면 자신감이 업 될 것이다. 다른 교사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내 수업에 맞게 조합하는 것도 능력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사랑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책에 집중하여 읽는 모습.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여 손가락을 마구 움직이는 모습보다 책에 얼굴을 파묵고 읽는 모습이 천배만배 예뻐 보인다. 그나마 초등학생들은 교사의 권유로 책을 그런대로 읽어간다고 하는데 중고등학생들은 머리가 굵어져서 그런지 여간 책 읽히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단원이 마른 땅에 단비 역할을 하기를 소망해 본다.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들이 주변에 즐비해 있다. 유혹을 뿌리치고 책을 찾을 수 있도록 교사가 노력할 때다. 스마트폰과의 전쟁을 선포하자!


P.S. 2020.7.2. 태백교육지원청 소속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독서업무 담당교사, 사서교사, 도서관실무사를 모시고 '독서연수' 를 진행한다. 떨린다. 깜냥도 안 되는데 우연찮게 추천되어 선생님들 앞에 서게 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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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푸르른 숲
내털리 로이드 지음, 이은숙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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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로 뒤덮힌 산동네 '콜탑'을 구하라!


사람의 목소리를 빼앗아가고, 사람의 감정을 순식간에 분노로 치밀하게 하는 '먼지'는 마법사이자 악당인 '모티머'의 속임수이다. '먼지'는 숲속의 '괴수'라고 불리우는 정체불명의 괴물의 실체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괴수'에 대항하기 보다 숨죽여 지낸다. '모티머'는 의기양양 더 많은 먼지를 만들어내며 하늘의 달과 별의 빛을 가리우고 어린 아이들을 꾀어 마법의 가루를 캐내어 가지고 오게끔 한다. 산동네 '콜탑'의 아이들은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노동력을 갈취당하고 할 수 없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모티머'의 하수인이 되어 버린다.


저자 내털리 로이드는 선천성 장애인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다. 저자 본인의 모습을 빗댄 소설 속 주인공 '몰리'도 팔 한 쪽이 없다. 몰리는 항상 놀림을 받는다. 계곡 마을에 가서 말도 안되는 임금을 받으면서 남의 집 잡일을 하며 살아간다. 몰리가 죽도록 일하는 것은 동생을 탄광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돈을 모아야했고, 생계 수단을 잃은 부모를 대신하여 가정의 짐을 모두 안고 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가난에서 헤어나올 수 없음을 안다. 우연찮게 '모티머' 일당에 들어가게 되고 하늘을 나는 말을 타며 마법의 가루와 금을 모으는 일에 고용 당한다.


오직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게 된 몰리는 '모티머' 일당의 실체를 보게 된다. 더 이상 산동네 아이들을 볼모로 내버려 두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용기를 갖게 된다. 바위에 계란치듯 가망 없는 일이지만 악당과 맞서게 된다. 무섭지만 당당하게 두 눈 질끔감고 맞선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수의 실체가 단지 흩어 날려 버려지는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온 사람들에게 알린다. 최후의 발악에 맞서 끝까지 맞서는 주인공 '몰리'는 산동네 운명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어린 소녀이며 신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대항한다. 악당의 실체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별빛, 달빛을 찾아낸다.


가난 앞에 용사가 없다고 한다. 나또한 가난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70~80년대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다는 것은 물질적인 궁핍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 조롱거리였다. 서른 살이 되어서야 셋방살이를 벗어났으니 말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 보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소설 속 '콜탑'이라는 동네는 산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산동네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심정을 알 수 없다. 연탄 때던 시절, 구공탄 두 개를 달랑 사서 산 위에 있는 허술한 셋방 집까지 들고 가는 일은 어린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촌에서 하루 하루 벌 수 있는 돈은 뻔하다. 오직 가내 수공업이다.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는 하루 하루 먹고 살 돈을 벌 수 없다. 하루 임금은 오로지 하루 먹고 사는 식량 그만큼이었다. 소설 속 '몰리'네 가족의 일상이 가슴 절절히 다가온다.


"먼지가 오기 전에는 겨울이 끝나면 두 번째 달이 하늘에 떴어. 몰리 달이라고 불렀는데, 밝고 연한 분홍색의 몰리 달이 뜨면 사람들은 그 달빛 아래서 춤을 췄어"


"별빛은 결코 꺼진 적이 없었다. 여전히 여기에 있었다. 반짝이면서"


미리 두려워하고 염려하면서 삶을 비관하거나 절망 가운데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는 저자 내털리 로이드는 자신도 희망 없는 신체 장애인이지만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지구촌 곳곳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불편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단지 불편할 뿐이지 애당초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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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윤승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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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열풍이다. 지방 자치 단체마다 특색 있는 걷기 코스를 계발하여 걷기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 강릉에도 '해파랑길', '바우길'이 조성되어 있고 수 많은 관광객들이 오로지 걷기 위해 찾는다. 해파랑길 한 개 코스가 직장 부근 뒷산(모산봉, 101.9m)을 지난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뒷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객지에서 찾아온 많은 분들을 만난다. 부산에서 왔다며 세 분의 아저씨들을 만나기도 했고, 아빠, 엄마, 아들 이렇게 한 가족이 수원에서 '해파랑길'을 걷기 위해 찾아 오신분들도 만났다. 괜찮은 시원한 막국수 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잘못 길을 들어선것은 아닌지 재차 길을 묻는 걷기족들을 만난다. 걷기는 사색과 함께 솔솔하게 건강을 챙기기 참 좋은 운동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짧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30분 가까이 뒷산을 걷는다. 거기다가 맨발로 걷는다. 맨발 걷기 애호가들은 시멘트 길, 아스팔트 길보다 촉촉한 흙길, 붉은 색 산길이 효과 만점이라고 한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해파랑길'을 근무하는 직장 근처에 두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이 보기에 행복하기 그지 없는 사람일게다.


이번에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을 펴낸 저자 윤승진님도 일반 직장인이다. 직장 생활하며 틈틈히 시간을 쪼개 걷기에 도전하는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남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길이면서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충무공 이순신의 백의종군길' 을 직접 완주하면서 기록들을 모아 책을 펴냈다. 평생에 있어 도전할만한 의미 있는 걷기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걷기 여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백의종군길을 걸으면서 충무공 이순신이 남긴 '난중일기'의 흔적을 되새기며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운치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걷기 여행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막상 하루 이틀 도전해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서울에서 경남 합천까지 670km라고 하니 거의 이천리에 가까운 거리이며 걷는 도로가 완비된 곳이 아닌 풀숲을 헤치며 이정표를 꼼꼼히 챙겨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니 평범한 이들은 쉽게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기어코 완주를 해 버린다. 도전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고, 인내하며 완주한 노력에 찬사를 드리고 싶다.


갑자기 군 생활(96.3.~98.6.)이 떠올려 진다. 703특공부대. 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투입된 부대다.  천리행군(450Km)만 한 해 두 번씩 했다. 천리라고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가는 거리가 된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걷는 것이 아니라 20Kg이 넘는 군장과 개인화기, 무겁고 탄력성이 없는 군화를 신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산길과 민간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자연휴양제로 묶여 있는 곳, 가파른 절벽과 암반으로 둘러싸인 소름끼치는 길도 주야간 구분 없이 걷는 것이 '천리행군'이다. 하루에 못 잡아도 평균적으로 30Km를 걸었던 것 같다. 열흘을 기준으로 천리를 걸었으니 말이다. 숙식은 당연히 노숙이다. 둘둘 만 개인 매트리스를 펴고 자거나, 텐트를 치고 발길이 머무는 곳이면 그곳이 숙영지가 된다. 눕는 곳이 곧 침대요, 방바닥이다. 계곡 물을 만나면 시간과 상관없이 밥 지어 먹는 장소가 된다. 이렇게  1년에 두 번씩 천리행군을 해 내면 제대할 날이 눈 앞에 보이게 된다. 인생에 있어 짧은 군생활이었지만 천리행군으로 다져진 체력 때문인가 지금도 걷기만큼은 자신있다.  윤승진님의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에 관심이 간 것도 다름 아닌 '걷기'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걷기만 해도 힘들었을 텐데 곳곳마다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담긴 곳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영상을 촬영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공유하기도 한다. 함께 걷자는 취지 하에 동호인들을 규합하고 인터넷 밴드를 만들어 평소에 걷기에 도전하고 싶으나 선뜩 용기가 나지 않는 분들을 끌어내고 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자는 선한 의도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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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조앤 바우어 지음, 정지혜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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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를 관통하는 주제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다.


 "삶의 소중함, 퀘이커 교도의 삶, 흙수저 청소년의 삶, 투표의 권리"


호프(개명전: 튤립)는 아빠를 모른다. 엄마는 일치감치 집을 떠나 방랑하는 신세다. 이모를 쫓아 다니며 이른 나이부터 식당 웨이트리스로 살아간다. 기반을 잡은 식당에서 이제 편하게 사나 싶었지만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주방장을 찾는다는 지역의 식당으로 이모와 함께 이동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습관을 지닌다. '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라고 글씨를 새긴다.


웰컴 스테어웨이즈 다이너라는 식당의 주인은 '스툽' 이다. 그는 백혈병 환자다.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 우선이다. 언제나 먹을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느라 빈털터리로 지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스툽도 마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선행을 한다. 스툽은 지역의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지역의 악덕 기업의 실태를 밝혀내고 체납된 세금을 받아 내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대단한 결심을 하게 된다. 현재 시장 '밀리턴'은 악덕 기업과 한패다. 겉으로는 지역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부를 쌓기 위한 도구로 지역을 이용할 뿐이다. '호프'는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선거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언제 죽을지 모를 사람에게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 알고 싶으세요?"


상대편의 흑색 선전에 맞서 백혈병 투병 중인 '스툽' 사장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선거 운동을 돕는다. 본인은 직접 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나이지만 지역을 위해 일할 인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돕는다.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며 언론에 기사를 제공하고 연설회에도 직접 참여한다.


시장 후보 '스툽'의 장점은 정치인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사로 잡는 연설문을 따로 작성하지 않는다. 퀘이커 교도인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적절한 말을 하나님이 알려 주실거라는 믿음을 소유하고 있다. 지나가는 구름처럼 조금 더디더라도 유권자들은 결국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알아줄거라는 용기를 지니고 있다. 유권자들을 만나기 전에 골방 한적한 곳에서 따로 기도한다. 초조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요동하지 않은 체 만남의 순간까지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겨드리는 퀘이커 교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견디기 힘든 진실을 마주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백혈병이라는 힘든 진실을 마주하려면 용기가 필요했다. 스툽은 언제 죽을 지 모르지만 하루 하루 소중한 생명을 감사히 여기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마다하지 않는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호프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한 자신의 지금까지의 삶을 부인하지 않고 까다로운 손님, 힘들게 하는 손님의 서비스 요청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감당해 낸다. 죽음의 목전에서 뿜어내는 용기 뿐만 아니라 매일의 평범한 삶 속에서 낙담하지 않고 소박한 일이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용기를 내어 감당해 내는 일도 도전할 만한 삶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은 불법 선거로 판결되어지는 과정에서 패배한 '스툽' 사장이 시장으로 다시 확정되었다는 통보를 받는 부분이다. 선거의 결과보다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약속, 지역을 바꾸자고 함께 마음을 모았던 것을 무엇보다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안위삼고 있었던 중에 부정 선거가 드러나고 결국 선거 결과가 바뀌는 부분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백혈병이 다시 재개되어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되었지만 그가 남긴 숭고한 정신은 마을을 하나로 응집케 하는 동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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