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세계 -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미래예측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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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스페인 독감(1918), 아시아 독감H2N2(1957), 홍콩 독감H3N2(1968),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2002), 조류 독감N1H1(2009), 중동호흡기증후군MERS(2012), 에볼라(2013),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2020)에 이르기까지 팬데믹의 역사가 7번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이후로 세상이 바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눈에 확 띄는 현상들이 드러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온라인 원격 수업이 대거 도입되고 있다. 면대면 교육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IT 인프라가 잘 구축된 환경에서 원격 수업은 차세대 교육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교육 분야를 넘어 직장인들의 생활도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재택근무가 특정한 영역의 사람들만이 하는 근무형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재택근무 자체가 공공영역에서 조차도 적극 권장되고 있다. 재택근무의 확대는 일자리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임대료가 비싼 사무실을 내지 않아도 근무 형태가 유지되는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비대면 영업은 필수 과정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이후로 사라지는 일자리와 급부상하는 일자리가 구분될 것은 모두가 예상하는 바이다. 면대면으로 영업하는 일자리들은 사라지는 반면에 비대면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대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 분야의 일자리도 대학교부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원격 수업이 보편화된다면 굳히 비싼 등록금과 제반 부수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대학 교육을 받을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품질 원격 수업을 통해 필요한 학위 또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선호하게 된다면 대학교에서 부터 일자리 구조 조정이 불 보듯 뻔할 것이다.

 

국가간의 경제 교역 뿐만 아니라 외교, 국방 분야에서도 발빠르게 변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당장 미국에서는 자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의료품과 의료 장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부터 진행될 것이다. 의료 장비를 제작하는 제조업과 의료인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자국내에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의 외교 분쟁은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중국발 '우한' 바이러스로 생각하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은 좀 더 강도 높은 관세를 부여할 것이다. 미국 내 법으로 관세 부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되어 있다. 미국 내 안보 차원에서도 중국산 물품 반입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불가피해 보이며 제조업 산업의 부활을 통해 만에 하나 있을 위기 상황에 자급자족을 위한 만반의 대비를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필요시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자국 내 경기부양책을 위해 대차대조표를 크게 늘려 갈 것이다. 거기에 따르는 파급 효과가 세계 곳곳에 미칠 것이다. 당장 각 여러나라들은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복지비를 쏟아 부을 것이다. 다만, 인구 구성을 보았을 때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인구층이 적을 경우 부메랑 효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복지비의 확대로 인한 세수 증대는 결국 일할 수 있는 젊은 층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부양해야할 비율이 커질수록 감당해야 할 몫이 비대하게 된다면 장기적인 국가 부채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각 나라별로 놓여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처럼 빈번하게 일어나는 전염병 팬데믹 사태에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 각 국가의 정상들의 리더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지도자의 리더쉽의 방향에 따라 조기 수습이냐 장기 불황이냐가 결정 될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앞으로 경제 불황으로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젊은층의 일자리 수요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국가간의 신뢰도 시시각각 변하게 될 것이다.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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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친일파 - 반일 종족주의 거짓을 파헤친다
호사카 유지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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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호사카 유지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인 이영훈 교수 외 『반일 종족주의』저자들의 주장을 궤변이라고 주장한다.


이영훈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에서 일본 탄광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의 개인청구권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일본 우파의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입장을 늘어놓고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가 피해를 입은 조선의 여성들을 공창제에 비유하여 자발적 직업 여성으로 비유하고 있어 호사카 유지는 여러가지 사료를 토대로 거짓 증언임을 밝혀 내고 있다.


왜 이영훈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일본 우파의 입장에서 변호하려고 했을까? 그것이 무척 궁금하다. 아베 정권을 위시로 한 일본 우익 정치 집단들이 독도 문제와 함께 강제 징용 개인 청구권 문제를 외면해 버리는 것은 그렇다고 칠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 사람인 이영훈 교수가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논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할 할 수 밖에 없다. 이영훈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일들을 집요하게 끌어내어 문제시화하는 사람들을 '반일 종족'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호사카 유지는 궤변을 늘어 놓는 이들을 '신친일파'라고 부른다. '반일종족'과 '신친일파'로 부르는 이들의 의견을 독자들이 들어보고 분명한 판단을 할 차례다.


호사카 유지는 강제 징용과 위안부에 있어서 분명한 사실은 불법으로 진행된 사기 행각이라고 단정짓는다. 거짓으로 부풀려 조선의 젊은이들을 강제로 끌고 갔다는 것이 정확한 팩트다. 돈을 많이 벌게 해 주겠다는 식으로 일본인들 조차도 거부하는 일들을 식민지 땅의 젊은이들을 강제로 끌고 가 노동력을 빼앗고 인권을 유린했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우파의 논리를 따르는 일부 이영훈 교수와 같은 이들은 자발적 취업이라고 이야기한다.


탄광에서 일한 것보다 폭력과 생명의 위협으로 도주한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노동의 댓가로 임금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했다는 것도 진실이다. 위안부라는 용어로 조선의 젊은 여성들을 군 최일선으로 데려다가 성노예 취급을 했다는 것은 누가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우파의 주장처럼 지속적으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면 세상에 누가 그것을 진실로 들어 줄 수 있을까?


호사카 유지의 『신친일파』는 일제강점기 시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독도문제와 관련하여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적 과오에 대해 진실로 화해를 요청하는 것과 무작정 잡아 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사람은 용서할 수 있으대 죄는 잊을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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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곽재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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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미생물은 극소임에도 멀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인간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미생물과 공생하며 살아가야 할 관계다.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김동규, 김응빈 공저, 문학동네)


세균도 미생물의 일종이다. 단, 세균이 곧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크기를 비교하자면 사람과 사람의 피부에 난 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바이러스는 백해 무익하다. 반면 세균은 인간에게 유익한 것이 많다. 독감 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바이러스'는 생명에 치명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세균은 김장, 청국장,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처럼 인간과 공생하며 살아간다.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했던 세균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우주 시대를 맞이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세균에 이르기까지 총만라하여 정리해 주고 있다. 인류가 세균을 육안으로 발견한 것은 렌즈가 발명되면서부터다. 그 전까지는 세균의 실체를 몰랐거나 불분명하여 세균의 현상을 괴담으로 여기거나 미신과 같은 풍속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바다물이 피빛으로 변하면 마치 바다신이 노했다라고 역사 기록에 남겨 후세대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세균의 실체를 발견하면서 녹조 및 적조 현상이 세균 덩어리로 인해 생긴 현상임이 밝혀졌다.


유익한 세균이 있는 반면 생명을 위해가 되는 세균이 있다. 예를 들면 2001년 미국에서 탄저균 공격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는 탄저균을 아예 간편하게 가루 형태로 만들어서 우편으로 배송한 적이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도도상구균도 주의해야 할 세균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1970년대만 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가 많아 파상풍균이 묻은 가위로 탯줄이 감염되어 아기들이 한 해에 무려 7천 명이나 죽어간 사례도 있다.


공기 중의 질소만 빼 낼 수 있는 기술이 없을 경우에는 콩과 식물에 기생하는 세균들에 의해 만들어진 질소로 땅을 비옥하게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질소 비료 공장에서 만들어진 '질소'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질소는 예로부터 화약 재료로 쓰였다. 화약을 만들기 위해 질소가 녹아 있는 흙을 캐내야 했다. 조선에서는 임금이 사는 궁궐 흙에 질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그 흙을 캐내어 썼다는 기록만 남아 있다. 세균은 생활 깊은 곳곳에 유용하게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씻기만 해도 세균들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대장균들은 사람 몸 속 깊은 곳에 기생한다. 산소에 취약하기 때문에 산소가 들어올 수 없는 대장에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 어찌보면 세균은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다음으로 많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세균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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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품격 - 과학의 의미를 묻는 시민들에게
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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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학문이다. 과학이 생활과 멀어지는 이유는 어렵다는 편견, 학자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 때문일게다. 강양구 전 「프레시안」과학 담당 기자는 어느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낸다. 본인도 과학자가 아님에도 과학 관련 글을 쓰는 기자가 되었다며. 과학자가 아니기에 과학자가 볼 수 없는 면을 시민들의 입장에서 쓸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력 중에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황우석 사태'를 최초로 밝혀낸 기자라는 점이다. '황우석 신드롬'에 빠져 대통령까지 힘을 실어 주었던 당시 분위기에서 생명 윤리의 부적절함과 논문 조작을 밝혀낸 최초의 시발점을 제공한 이가 그였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과학 관련 기사는 연예나 스포츠 기사에 밀려 찬밥 신세로 밀려나기 쉽상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생활 문제들이 과학 현상과 결부된 것이 많다는 것을 그의 글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전 세계적 전염병도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님을 그의 과거 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각종 바이러스의 공격은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인류의 생존과 직결될 문제로 급부상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400여쪽에 가까운 분량이 그렇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한 편 한 편의 기사들이 모여 만들어진 책이며 그때그때마다 나타난 위기 현상들이 곧 과학과 관련된 문제임을 속 시원하게 밝혀주고 있기에 새로운 과학 상식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닥쳐온 위기 현상에 대해 미리 대비하게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과학의 품격』을 읽는 독자들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과학에 대해 친근감이 없던 나에게 조차도 이와 유사한 과학책을 더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초지식을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도 해 주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한 권 거뜬히 독파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슴에 다가온 글 중에 유독 관심있게 본 글을 꼽으라고 한다면 '집단 지성인가, 집단 바보인가' 라는 글이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초연결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과연 집단 지성이 세간의 찬양과는 달리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있다.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 자체가 소셜 미디어로 연결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럴 경우 그 집단은 똑똑한 지성이 되기보다 어리석은 바보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근거로 제시한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집단 속의 다른 사람의 터무니없는 예측이 정확성을 흐리게 한다는 점이다. 다수의 틀린 예측이 맞는 예측을 압도해 버리기도 한다. 더 심각한 점은 혼자 정확하게 예측했더라도 자신의 것을 확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판단보다도 못한 잘못된 결론을 내려놓고도 자신(집단)이 맞았다고 우기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건강한 조직을 위해서는 '다른 의견'이 필요하다.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는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부류의 집단이 발휘하는 지성과 다른 소수의 다른 의견을 수정하려고만 덤빈다면 그 집단의 지성은 바보로 만들기 위한 횡포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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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 수용소 - 인간의 본성, 욕망,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실존적 보고서, 개정판
랭던 길키 지음, 이선숙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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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독 후 7년만에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박힌 낱말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기심' 이다. 사람이 가지는 이기심의 민낯을 포용수용소인 산둥 수용소에서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에서 갇힌 유대인 포로들과 달리 『산둥 수용소』에 갇힌 수감자들은 신체적 자유가 비교적 보장되었고 고문이나 학대와 같은 신체적 처벌이 없었다. 2,000천명에 가까운 다국적인들이 좁디 좁은 구역안에 몸을 부대끼며 살아가야하는 고통과 제한된 식자재로 만들어진 음식을 배식받아야 하는 아픔 외에는 인간으로서 보장된 자유를 그나마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는 치졸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다같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장소라면 수감자들 서로가 그다지 크게 실망하거나 좌절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산둥수용소』에 갇힌 다국적인들의 면면은 보면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중국 주재원으로 들어왔다가 일본의 침공으로 졸지에 적국 국가된 영국의 무역회사 중역들, 상인들 그룹과 국적을 초월한 카톨릭 사제들, 개신교 선교사들이 중심이 된 미국 시민들이다. 수용소 안에서 자치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 그룹 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방을 재배치하는 역할을 맡은 숙소팀에서 일하게 된 저자는 법적인 강제성이 없이 수감자들의 동의를 얻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학식이 뛰어나고 사회적 명망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신교 선교사라는 사명을 띤 사람들도 결정적인 순간에 몇 평 안되는 자신들의 가족들이 머루는 공간을 양보하기 싫어 별의별 합리적 이유를 대거나 무시하는 방법으로 방을 양보하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신앙의 옷을 입었을 뿐 인간의 이기심을 드러낸 선교사들을 경험한 저자는 도덕성에 관해 최종적으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인간은 선해지기 너무도 어렵다. 원치 않는 이기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의 선함이나 도덕성은 사실이 아니다. 인간은 압박의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소유를 사랑하게 된다. 자기가 헌신하는 대상의 안전이 위협받게 될 때 강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기심, 편견, 부정적, 과독한 특권, 공격성은 불안전한 피조물에서 궁극적 의미와 안정성을 찾으려한 결과다. 진정한 신앙인은 의미와 안전성의 중심을 자신의 생명에 두는 대신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 안에 두는 사람이다. "


따라서, 사람은 이기심이라는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가 필요하다.


『산둥수용소 』의 저자 랭던 길키는 수용소 경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명장면(?)을 소개한다. 이 장면에서 서구 기독인들의 이기심을 발견한다. 어떤 장면이길래? 대략 이렇다. 


수용소 안에서 점점 먹을 식자재 공급이 줄어갈 쯤 국제적십자에서 미국인 수감자를 위한 구호 물품을 보내온다. 미국인 수감자 1인당 대략 7박스가 돌아갈 분량이다. 이듬해 봄까지 영양실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물량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 소속의 수감자들이다. 그들에게는 돌아갈 몫이 없다. 수용소 자치위원회에서는 모두에게 똑같이 배분하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수용소 전체 1인당 1박스 반 정도 돌아갈 분량이다. 이때 반전이 생긴다. 미국인 몇 몇이 이의를 제기한다. 미국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똑같이 배분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난 명장면이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다.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도 무상으로 배분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이들이 있다. 굶주린 자에게 필요한 것이 당장 먹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게으름과 성품을 빗대어 다른 이유를 대며 반색한다. 랭던 길키는 책 중간에 이런 말을 한다.


"부와 특권을 붙들려는 필사적인 시도는 부한 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부자들의 대저택도 무너뜨릴 수 있다"


살아 있는 공동체가 세워지려면 부를 창출하고 축적하는 기술적인 능력뿐 아니라 가진 것을 궁핍한 이웃과 나누려는 도덕성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수용소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자신의 안전에 위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모른다. 우리의 진짜 욕망과 욕구는 직업적인 옷, 도덕적인 옷으로 감춰져 있을 뿐이다. 소유욕은 끝이 없다. 기독교의 원죄 사상의 밑바탕에는 이기심이 있다. 과학기술이 진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인간은 선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심으로 움직인다. 고상한 민주주의를 외치는 이들도 깊은 내면에는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단지 신념으로 감춰져 있을 뿐이다. 신념 또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배고픔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음을 『산둥수용소 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하나님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능력과 영원한 목적안에서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웃을 섬기는 일도 하나님이라는 절대 기준이 있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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