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근 샘의 글쓰기 수업
이영근 지음 / 에듀니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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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특히, 초등교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꼽으라고 한다면? 지식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제일가는 역할은 아마도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기본습관 형성과 삶의 태도를 올바르게 정립하도록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의 시대는 더더욱 그렇다. 이미 지식의 습득 수단은 교실을 떠나 발이 닿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알고 싶은 것들을 스스로 찾고 알아낼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어 있다. 반면 예전과 달리 오늘날 학부모들이 학교에 바라는 점이 달라지고 있다. 학업 보다는 인성, 진로, 돌봄, 안전과 같은 학생들의 삶과 직결되는 부분에 학교가 잘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은 담임교사다. 하루 전체로 보았을 때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부모보다 학교의 담임교사가 한 아이의 삶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물리적 영향력 뿐이겠는가!


학교는 관계를 배우는 곳이다. 형제 자매 없이 혼자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학교 내 교실은 아이의 첫 사회 무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집을 떠나 어린이집에서 생활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돌봄 차원이다. 또래들과 함께 관계를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곳은 학교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삶을 배우며 가꾸며 나간다. 단지 지식만 전수하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영근 샘의 글쓰기 수업 』의 저자 이영근 교사는 위 책에서 독자들에게 글쓰기 비법을 전수하기보다 교사의 역할, 교사의 삶,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인 글쓰기를 통해 학생의 변화된 삶을 강조하고 있다. 이영근 교사의 교실을 글을 통해 사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다른 교실과 달리 맨발로 교실을 걸어다니며 교실 어느 곳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고 공기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학급살이를 계획한다. 대신 교실 바닥은 깨끗하게 물걸레질을 한다. 이것도 위생과 청결을 위한 교육이겠다 싶다. 


학기 초 학생 맞이를 위해 반드시 준비해 놓는 것이 있다. 글똥누기(학생이 겪은 일을 한두줄 쓰는 일)를 위한 작은 수첩, 매일 일기쓰기를 위한 줄공책이다. 아무리 바빠도 이 두가지는 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습관이다. 글쓰는 습관이며 삶을 돌아보는 습관이고 교실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다. 매일 써 온 일기를 돌아보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학생수가 이삼십명만 되더라도 벅차다. 일기는 검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생각을 나누기 위한 도구이다. 교사는 책을 읽지 않으면서 학생 보고만 읽으라고만 한다면 잔소리일 뿐이다. 이영근 교사는 몸소 실천해 보인다. 교사의 삶을 보고 학생들은 배운다. 교사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배우고 삶을 보며 성장한다. 교사의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가, 교사의 올바른 삶의 태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자들 중에 혹시나 초등교사를 진로로 삼는 분들이 있다면 꼭 명심해 두라. 현장은 똑똑한(?) 교사보다 올바른 삶을 살아가려는 교사가 더 필요하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식의 높고 낮음을 보는 것이 아니다. 교사의 삶을 두 눈으로 관찰하고 눈여겨 둔다. 학생들은 안 보는 것같아도 귀신같이 다 안다. 우리 선생님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 분인지를. 학생들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현장 교사들에게 필요하다. 교사는 일반 직장인이 아니다. 학생들이 힘들어하면 상담하느라 퇴근이 늦을 수 있고, 일찍 오는 학생들을 위해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출근하여 교실에서 학생들을 맞이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점점 교사의 책임보다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며 똑똑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교사들이 많아서 가슴 아플 때가 많다.


『영근 샘의 글쓰기 수업 』은 이영근 교사의 삶이 묻어 있는 책이다. 학급 이름인 '참사랑땀' 처럼 정직하게 땀흘리며 참사랑을 실천하는 교사의 글이기에 꾸밈으로 치장되어 있는 그 어떤 책보다도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교사의 삶을 살아가려고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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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두근두근 처음 도서관 쉽게 가르치고 재미있게 배우는 초등 도서관 교육 1
박성희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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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일에는 최소한 매일 밤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의 독서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 준다" 잘 알려진 독서가인 빌 게이츠의 일화다. 아날로그식 종이보다 디지털 화면에 더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로 들릴 것 같다. 빌 게이츠는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실천한 결과 당대 최고의 리더가 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리더는 어떻게 태어날까? 독서가 아닌 디지털기기 활용 능력이 높은 사람이 될까? 인공지능보다 앞설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흔히들 창의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창의성은 어떻게 습득할 수 있을까? 독서의 중요성이 아마 '창의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 창의성은 뭔가 새롭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다. 기존의 것을 탈피하여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은 독창적인 영역에 해당된다. 독서야 말로 독창적이며 남이 다른 나만의 다른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교 도서관은 지식의 보고며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발명소와 같다. "책보다 재미 있는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학교도서관 이용 방법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아이들은 학교도서관 안에서 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 사서 교사의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 왜? 우주는 광대하다. 그 어느 누구도 밟지 못한 영역이다. 학교도서관이 우주다. 학교도서관에서 모험심을 기르고 안목을 넓히며 다양한 지식들을 조합하여 나만의 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학교도서관은 부모의 도움 없이 아이 스스로 처음 정보의 세계로 입문하는 통로다.첫 단추가 중요하다.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곳이라 위생 습관부터 알려줘야 하는 곳이다. 학교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든 아이들의 손길이 닿기에 손씻기는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 위생습관이다.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예절,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방법 등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차곡차곡 배워가야 한다.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들이 해야 할 역할이기도하다.  


도서관의 기본적인 운영 원칙과 미래 비전을 담은 '랑가나단의 도서관학 5법칙' 과 '마이클 고먼의 신도서관학 5법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쪽 참조)


- 랑가나단 도서관학 5법칙

1. 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2. 모든 독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책이 있다.

3. 모든 책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가 있다.

4. 도서관 이용자의 시간을 절약하라.

5.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 마이클 고먼의 신도서관학 5법칙

1. 도서관은 인류를 위해 봉사한다.

2. 지식을 전달하는 모든 형태를 도서관 자료로 고려하라.

3. 도서관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라.

4. 지식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수호하라.

5. 과거를 명예롭게 여기고 미래를 창조하라. 


일반 교사들이 모르는 사서교사들만의 고충이 있다. 아직 학교도서관 관련 정규 교육과정이나 교과서가 없는 상태에서 사서교사의 역량만으로 수업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규 교육과정이 없다보니 학년 교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연간 수업 시간을 확보하거나 팀티칭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교과와 연계하여 학교도서관 수업을 진행해가야 한다. 교과서가 없다는 것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좀 더 창의적인 학생중심수업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밖에 없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교과서가 있다면 당연히 교과서에 의존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시간적 여유가 녹록치 않기에 편안한 수업을 자신도 모르게 찾게 된다. 매일 학교도서관을 들여다보면 소리 없는 전쟁터와 같다. 학교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저학년일수록 하나하나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교과서 없이 창의적인 수업을 설계하려는 의지는 사라지게 된다. 사서교사에게는 불행이겠지만 먼 미래를 봐서는 다행이다. 교과서가 없으니 말이다. 교과서가 아닌 교육과정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교과서중심의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없다. 학생중심수업의 시작은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비롯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사서교사가 있으면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하자. 그리고 함께 하는 동료교사로 적극적으로 모셔 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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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문해력, 교사 전문성을 완성하다 - 행복한 수업을 만드는 교수평 일체화, 교육과정 문해력, 그리고 학생중심수업 프로젝트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49
신지승 지음 / 행복한미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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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문해력이란, 교육과정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교육과정을 읽는다는 것은 성취기준을 읽고 해석할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겠다. 성취기준의 의미를 분석하고 교육과정에서 수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 지 가름이 되는 것이 '성취기준'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곧 성취기준을 해석하여 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교육과정을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교육과정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 읽기 + 교육과정 쓰기 = 교육과정 문해력

 

교육과정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수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성취기준의 의미를 이해하고 분석한 뒤 수업을 실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취기준의 도달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계획을 무시할 수 없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과정중심평가' 즉 과정이 중시되는 평가를 강조한다. 그렇다고 해서 '평가'에 방점을 둔 나머지 수업과 교육과정을 무시한 체 평가 주도의 진행을 하다보면 본말이 바뀌기 싶다. 이점을 유의하라고 저자 신지승 교사는 말한다.

 

예전에 수업은 '교과서' 중심이었다. 교과서 → 교육과정으로 교사의 관점이 바뀐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사실 제4차 교육과정 고시때부터 줄곧 교육과정 문서에는 '교육과정 재구성' 이라는 말이 적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교과서 중심의 수업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교사의 열의가 부족했던 것도 있겠지만 교사에게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업무가 아니라 수업에서 시작된다. 교사의 여유를 빼앗는 가장 큰 적은 '업무'였다. 학생들과 함께 수업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온전히 교사에게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업무 중심의 학교 운영은 수업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최근들어 학교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학생중심수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교사의 전문성을 수업에 두고, 교사에게 온전히 시간을 돌려주고자 하는 현장의 분위기가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정중심평가에 부담을 느끼시는 현장의 교사들이 있다. 그 이유는 시간도 없는데다가 다인수 학급에서 여러 교과를 어떻게 수업 중에 평가하냐는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늘어 놓는다. 평가의 관점을 '평가'에만 둘 때 나타날 수 있는 목소리들이다. 하지만 과정중심평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수업'이 중요함을 저자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학생중심의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해가다보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 '과정중심평가'라는 얘기다. 평가를 위해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실행해가다보면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고, 평가를 적용한 뒤 피드백을 통해 성취기준의 도달도를 점검하게 된다.

 

저자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반영한 학생중심수업의 전개를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과서를 재구성하는 수업이 아닌, 교사의 눈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과서 내용 일부를 조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교과서 재구성에 불과하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추천한다.

 

아래는 교육과정 문해력에 대한 저자의 주옥같은 문장이다. 참고하시길.

 

교사 중심의 교과서 진도 나가기식 수업 → 교과서 진도는 나가지만 학생중심수업을 위한 교과서 재구성 → 성취기준 중심의 교과서 재구성 → 성취기준 중심의 교육과정 재구성 (76)

 

교과서-교사중심수업-과정중심평가일 때는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없지만, 교육과정재구성-학생중심수업 변화에 어울리는 과정중심평가를 할 때 비로소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92)

 

교육과정을 읽는다는 것은 '성취기준 그 자체 의미를 파악하고 수준과 범위를 판단하여 성취기준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109)

 

교육과정을 쓴다는 것은 '읽고 해석한 성취기준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가능성을 상상하고 최적의 수업 가능성을 선택하여 수업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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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개인의 간격 -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홍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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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개인의 간격』은 '욕망의 철학자'라고 불리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생(1632년) 스피노자의 행복 담론이다. 책 제목처럼 개인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간격, 1미터 범주 안에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상처받거나 분노를 느끼는 것은 1미터 근접 거리에 있는 타인과 자신과 관심사가 같은 세상적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그 외의 것들은 무가치하다라고 스피노자는 말한다.

 

철학자 스피노자의 개인사를 엿보면 왜 행복에 관한 '1미터 간격'을 고민했는지 엿볼 수 있다. 스피노자의 가문은 에스파냐다. 선대때부터 에스파냐인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종교 재판의 마녀사냥이 한창일 때 할머니의 끔찍한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다. 종교의 자유를 얻고자 이동한 곳이 네덜란드였다. '복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진 '바뤼흐'라는 아명을 지닌 스피노자는 유대계 공동 거주지의 리더로 자라길 원하는 공동체의 뜻을 한몸에 받고 자랐다. 하지만, 주위의 기대와는 전혀 달리 선대 때부터 지녀온 종교(유대교)를 버린다. 종교관이 다른 네덜란드인에게도 증오의 대상이 되었고 더구나 부유한 재산마저 누이에게 양보를 하고 렌즈를 깍는 노동자의 삶을 선택한다. 낮에는 렌즈 세공업자로 밤에는 철학자로 살아가다 폐에 유리가루가 쌓여 40대 나이로 요절한다.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일수록 타인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증오할 사람을 찾기 위해 반경 1미터의 자원을 모두 낭비한다. 억지 주장을 펼치거나 자신의 논리에 집착하여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다. 그들의 삶은 무척 바쁘고 고단스럽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불행한 사람이다. 행복은 사람이 욕망으로 이루어졌음을 선선히 인정하는데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어떤 행위에 대해 옳고 그르다라고 가치 판단하는 일은 행복과 무관하다고 이야기한다. 스피노자 자신이 네덜란드 기독교인과 집안의 누이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취한 태도는 그들을 증오하기 보다 자신을 미워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었다. 여기에서 스피노자가 말하는 행복의 기술이 나온다. 행복은 사랑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요즘들어 젊은층들이 산업화 세대였던 60대 어른들을 비아냥거리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SNS상에 분노가 담긴 글을 남기기도 한다. 지금 '선진국'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젊은층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산업화 세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행복은 요원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스피노자의 행복론에 비춰보면.

 

강원도 양양군 서면에 위치한 한계령 위령비에 얽힌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전국에 강원도 우유를 보급하기 위한 방법으로 험준한 한계령 도로를 닦는 공사에 군장병들이 동원되었고 공사 중에 순직한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위령비를 세웠다고 한다. 지금 세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아니, 우유 보급로를 위해 아까운 목숨을 잃게 했다고? 지금 개인이 누리는 행복은 누군가의 헌신(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단단한 개인이란, 자신이 어느 때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사람인지 남의 도움없이 판단하고 실행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불행한 사람은 기술이 필요하다. 타인을 이해하는 기술말이다. 1미터 개인의 간격은 행복을 구분하는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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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 - 일, 돈, 사람, 공동체가 보이는 나눔과 삶의 경제
전성실 지음 / 착한책가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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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를 가리켜 수축사회라고 말한다. 고성장 산업화시대에는 일자리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사실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도 IMF 외환위기 이후에 생긴 신종 낱말이다. 외환위기 전에는 재벌기업의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함께 나눠 가질 파이 자체가 컸기에 서민들에게 돌아올 몫이 있었다.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먹고 살만큼은 되었다. 집안에서 어른 1명이 직장을 다니면서 벌어온 수입으로도 가계를 운영할 수 있었다. 고성장 수출 산업의 호황으로 누구나 중산층이라고 여길 정도로 경기가 안정적이었다. 청년들은 대학 졸업 후 자신의 꿈과 비전에 따라 직업을 취사선택할 기회가 넘쳐났다. 기업에서도 신규 채용자를 충분히 받아들였고 노동의 대가로 일한 만큼 자본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하는 요즘 들어서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것이 사실이다. 흙수저, 금수저라는 용어는 이미 한물 지나간 용어이고 이제는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다)을 넘어 청년들은 살아갈 희망 조차 없어 보인다. 돈이 돈을 낳는 구조가 되다보니 어린이들의 가장 큰 꿈이 임대사업자, 건물주가 되어 버렸다. 정당하게 일해서 번 돈으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일하지 않고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 하기는 싫고 돈을 벌고 싶은 사람만 있는 국가는 결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고령화 저출산 사회,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가, 이제는 일의 개념과 잘 산다는 기준이 달라져야 함을 저자는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 』에서 강조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 나눠 가질 파이는 한정되어 있다. 누가 많이 가지게 될 경우 누군가는 허리 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야 한다. 한정된 파이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일이 국가의 몫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일의 개념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도 축소되고 있고 정상적인 피라미드 구조에서 기형적인 항아리 구조로 바뀌면서 정규직은 물론 이거니와 아예 일할 자리조차 얻기가 힘든 시기를 살아가게 될 전망이다. 인간을 대신하여 로봇이 기용될 경우가 자명한 현실이다. 다시 한 번 스스로 물어보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저자는 뜬금없이 '공동체성'을 강조한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며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가보자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누구나 인간의 존재는 고귀하다. 일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도 존재 자체로 본다면 충분히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다. 일본의 한 예로 들면, 장애를 가진 노인이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직장에 나간 청년들을 대신하여 택배 물건을 대신 받아준다. 주말에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직장 청년들을 위해 평일에도 그들의 택배 물건을 받아 둔다. 퇴근 뒤 청년들은 노인의 집에 찾아가서 물건을 찾아가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독거 노인과 청년간의 인간 관계가 형성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된다. 쓸모 없어 보이는 존재로 여겼던 존재가 마을의 한 구성원으로 우뚝 서게 된 사례다. 


이제 누가 더 많이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돈을 버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시대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깊은 관계를 요구하는 시대가 곧 제4차산업혁명시대라고 말한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더더욱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우리 사회 전반에 배치될 때 돈 보다는 인간 관계, 돈 버는 행위 자체보다 서로 잘 살고 나누는 기쁨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꿈만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런 일들을 실천하는 기업과 사람들이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기업은 CEO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자신의 연봉을 대폭 깍고 대신 직원들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는 기업 윤리를 제정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의 한 낙농 기업은 저렴한 우유의 재료를 수입해 오기보다 기업이 위치한 고장의 원유를 100% 전량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장은 기업의 이익에 손해가 되더라도 고장을 살리고, 고장의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함께 잘 살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기업이 위치하고 있는 고장의 사람들이 값싼 타사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 값은 비싸지만 고장을 든든히 후원하는 기업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구입한다고 한다. 기업의 윤리를 높이 산 타지역 사람들도 이 일에 함께 동참하면서 기업의 가치는 전보다 높아졌다고 한다. 함께 잘 살기를 원칙으로 삼은 기업의 공통점은 소비자가 먼저 그 가치를 알고 지갑을 연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혼자만 잘 살겠다고 용 쓰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익을 공익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사람을 더 존중하고 높이 사지 않을까 싶다.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는 사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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