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독서 - 김형석 교수를 만든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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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로 익히 알려진 김형석 교수의 독서 인생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100세 철학자로 살게 된 힘이 바로 독서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책 날개에도 소개해 놓았듯이 그는 1920년생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초중고를 보내야 했던 암울한 환경에서 한 권 한 권의 책이 귀했고 학교 공부 대신에 독서로 학업을 이어갔다고 한다. 일본 유학 시절에는 일본인들의 독서 습관을 보며 일본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의 유명 출판사 책 판매 부수량이 당시 우리나라 전체 출판사의 책 판매 부수량보다 많았다고 하니 일본의 독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비교 가능할 것 같다. 

 

김형석 교수는 자신의 진로를 철학으로 방향을 잡는다. 철학과 역사를 저울질 하다가 철학으로 방향을 잡았던 이유가 깊이 있는 사상의 근거는 철학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철학의 본고장이었던 독일의 철학자를 중심으로 철학이라는 학문의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형석 교수의 독서는 철학서에서 시작해 철학으로 끝났다고 보면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철학이라는 말만 떠올라도 머리가 아파오는데 김형석 교수는 어떻게 그 어려운 철학을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자신의 업으로 삼을 수 있었을까? 

 

바로 독서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기승전결 독서다. 학창 시절부터 어려운 책을 읽어내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몰라도 무작정 읽었다고 한다. 계속 읽어내다보니 어려운 단어도 익숙해 지고 다음 책에서 익숙한 단어를 보며 희열을 느끼며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철학이라는 개념도 남보다 손쉽게 받아 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려운 사상을 기록한 책을 처음부터 읽어내기 보다 차근차근 자신의 수준에서 조금씩 수준을 끌어올려 읽어내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 문학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톨스토이에 빠져 그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며 읽으며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톨스토이 박사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톨스토이에만 머문게 아니라 어느 정도 톨스토이를 이해하고 나서는 다른 사상가들의 책들도 파고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지금의 김형석 교수는 책이 만들어낸 셈이다. 독서에 미치지 않았다면 지금의 김형석 교수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형석 교수는 모든 이들이 지성인들이 되기 위해서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전이야말로 깊이 있는 뿌리라고 본다.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와 잎이 건강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고전으로 사상적 깊이를 깊게 파야 수준있는 지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다양한 대중매체로 인해 가벼운 정보나 지식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깊이 있는 사상, 기초학문의 탐구 없이는 결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발달할 수 없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말이 가벼운 이유는 독서로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확히 말하면 고전을 통해 깊이 있는 사상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김형석 교수는 지적한다. 지도자가 되기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고전의 벽을 넘을 것을 조언한다. 독서는 위대한 지도자를 탄생시킨다. 위대한 지도자는 독서하는 습관이 몸에 베인 사람이며 깊이 있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나의 독서 습관을 비교하게 된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어낸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가벼운 책을 읽으며 이만큼 독서했다는 것에만 스스로 만족하며 살고 있지 않는지 반성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좀 더 어려운 책을 읽어내는 일에 도전해야겠다. 나만의 사상의 깊이를 좀 더 파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100세 철학자가 만들어진 것이 깊이 있는 독서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것 같다. 무게감을 키워가야겠다. 정신적 무게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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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수잰 오설리번 지음, 서진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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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는 병명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와 병의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 질병으로 구분된다. 신경학자인 저자 수잰 오설리번은 중남미 니카라과, 스웨덴, 카자흐스탄, 쿠바 등 전 세계에서 불가사의한 병으로 소개된 지역을 찾아 원인 규명을 하며 적어낸 책을 냈다.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은 8개 지역에서 드러난 원인 불명의 사례들을 담아냈고 그 중 스웨덴에서 난민 자격을 박탈당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을 책 제목으로 실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병이 있나? 할 정도로 처음 들어보는 병들이 많았다. 특히 원인 규명이 안 된 불가사의한 병으로 최소 1년부터 길게는 5~6년 동안 꼼짝도하지 않고 침대에서 누워 보내야 하는 소녀들의 증상을 읽으면서 과연 이 사례가 사실일까라는 의심마저 들 정도로 기상천외한 병 증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체념증후군이나 정신 이상이라고 불리우는 그리지시크니스 병의 특징은 국적을 박탈당한 난민들의 자녀들에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국경 분쟁이나 소수 민족의 설움으로 원래 살던 곳에서 쫓겨난 이들은 어린 자녀를 품고 도망치다시피 난민을 신청해 안전한 도피처로 들어오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난민이라는 국제적 자격 조건에서 미달되어 결국 원래 살던 곳으로 쫓겨나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어른들이 아니라 오랫동안 난민 심사를 받으며 머물며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익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게 된 어린 자녀들이 쫓겨나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후부터 나타나는 '체념증후군'은 읽은 모든 독자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 니카라과 해변에서 살고 있는 부족에게 나타나는 정신 이상 증세는 현대 의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형태들로 종교적 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니카라과 해변에서 살고 있었던 부족들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적인 문제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해결점으로 생각하며 끈끈한 공동체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서구 국가의 의학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병명으로 구 소련에서 독힙한 카자흐스탄 우랴늄 탄광 도시인 크라스노고르스크의 수면병은 행복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가 겉으로 드러난 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정 문화나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심인성 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 수잰 오설리번은 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과 기능적인 증상으로 드러난 의료 문제를 다음과 같은 사례 설명으로 요약하고 있다. 

 

 

"체념증후군은 스웨덴에 망명하려는 아이들에 국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것도 아주 특정한 집단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모든 망명 신청자가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구소련과 발칸 반도 출신의 아이들이 더 많이 병에 걸린다. 최근에 많은 박해를 받은 야지디와 위구르 민족 또한 지나칠 만큼 많은 아이가 이 병에 걸렸다" (47쪽)

 

우리나라에는 예전에 '한(恨)' 이라는 특정 문화에서 나타나는 현대 서구 의학에서는 원인 규명을 할 수 없었던 병이 있었다. 한 많은 인생을 살아간 우리 네 어머니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의 울분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심인성 질병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만약 정치와 대중매체, 전통문화, 사회적 환경, 의료 복지 그리고 삶의 경험이 체념증후군을 일으키는 요소라면, 그것들이 정확히 어떻게 내 환자들의 장애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 (53쪽)

 

신경학자인 저자 수잰 오설리번은 질병을 밝혀낼 때 현대 의학이 도외시하는 정치, 문화, 사회, 복지 등 전반적인 사회적 환경 안에서 얽혀 있는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가 곧 질병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비유와 언어로서의 질병, 고통과 갈등에 대한 신호로서의 질병 너무나 전문화된 의사들이 모든 증상에 들어맞는 모든 가능한 질병 목록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에서는 쉽게 왜곡될 수 있다" (143쪽) 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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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엉뚱 구구단 바람어린이책 19
송재환 지음, 윤태규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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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녀석도 책 속 주인공 '구하라'처럼 엉뚱하게 말놀이하듯이 구구단을 왼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이랬었다. 

 

"이구, 아나" (동물 이름)

 

구구단을 외면서 이구 십팔이 아니라 '이구, 아나'라고 말하면서 낄낄거렸던 모습이 기억이 안다. 기발한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꼭 아빠인 나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친구 이름을 가지고서라도 재미나게 변형시켜 서로 부른곤 한다. 어른인 내가 들어도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은 외우는 것 대신 좀 더 재미난 것을 찾기 위해 머리를 빨리 회전시킨다.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어른들에게는 한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같이 생활하고 있는 학급 친구들에게는 최고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친구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동떨어질 때가 많다. 어른들은 공부 잘 하는 아이, 잘 생긴 아이 등을 인기 있는 친구로 주로 생각한다. 반면에 아아들은 다르다. 재미난 아이를 단연코 1등으로 꼽는다. 재미난 아이는 창의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그가 얘기하면 주변 친구들이 몰려들게 된다. 구구단을 외면서 자신이 재미나게 만든 구구단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무미건조한 수업 분위기를 단박에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 송재환 선생님은 실제로 2학년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다. 2학년 친구들이 암기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알고 있기에 구구단을 먼저 접목시키기 보다 놀이를 활용한 학습을 평소에도 진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엉뚱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쳐다 보았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높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만한 상황이고 대부분의 서로 다른 친구들도 엉뚱한 구구단에  최고의 관심사를 두지 않을까 싶다. 

 

2단부터 9단까지 정확하게 구구단을 외우는 '이정상' 과 죽어도 6단과 7단은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구하라' 두 친구의 모습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른 친구들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화해를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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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 공룡 대발이 이야기 동시
안도현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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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어린이 그림책을 위한 이야기 동시를 지었다!

 

텔레비젼이 집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모두 커버린지라 요즘 유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뭔지 모른다. 언뜩 그림책 표지에 나와 있는 공룡 캐릭터를 보니 유치해 보이기도 하고 그림책 품격이 약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공룡 캐릭터 '대발이'가 가장 핫한 것이라는 사실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국민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안도현 시인이 유아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 동시를 지었던 것이다. 자고로 글을 쉽게 쓰는 사람이 진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유아들이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면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국민 시인 안도현, 나에게 안도현 시인은 이렇다. 

 

2014년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나온 『시인들이 만난 하나님』에서 차정식 작가는 안도현 시인을 포함한 여러 시인의 작품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확인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2017년 『1219 끝이 시작이다』 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안도현 시인을 포함하여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선거 유세에 참여시키면서 문화공연형, 대화형 유세로 선거를 치뤘다라고 회고한다. 2015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유시민 작가는 그를 가리켜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였던 안도현 시인은 마침표도 쉼표도 느낌표도 없는 석 줄짜리 시로 대중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나태주 시인도 24자 시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 국민들에게 남겼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그런 안도현 시인이 공룡 대발이 이야기 동시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에서 대발이를 친구(보드리)를 짝사랑하면서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친구로 묘사하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친구들끼리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선생님의 백마다 말보다 그림책 대발이의 모습을 통해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의 영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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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돔 아래에서 - 송가을 정치부 가다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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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이 이렇게 극한 직업이었구나....'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디 어디 기자라고 하면 참 멋져 보였고 기자가 되기 위해 참 많이 노력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기자라는 직업도 그 이면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무궁무진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속 주인공들이 대부분 기자인 이 책은 각색한 소설이긴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참 많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현직 기자이며 오랫동안 기자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취재 해 온 베테랑 기자여서 독자들도 나와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마치 카페에서 내가 기자와 함께 카페인이 듬뿍 담긴 카페모카를 시켜 놓고 방금 취재한 국회의원에 대한 특종 기사를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느낌 말이다.  

 

특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객관적 정보를 서술해 놓은 책도 의미가 있겠지만 스토리가 있는 소설로 기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탐색해 볼 수 있다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미래의 나의 이야기처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학생 맞춤형 진로지도, 새로운 진로 컨설팅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통해 정치부 기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국회의원들의 워딩을 따내고 특종을 잡아내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애 쓰는 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신문사별로 경쟁하고 직책에 따라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도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부분이다.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나로써는 사실 기자를 직접적으로 만날 일은 거의 없다. 기자를 직접 대면하는 일이 생기면 십중팔구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다. 코로나19 초창기 때는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기자가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학교로 연락해 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 외에는 간간히 학교행사 등이 신문 지면에 사진과 함께 실리는 경우인데 대부분 기자를 대면하기보다는 기사거리를 메일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자에 대해 단시간 안에 특별히 관심 분야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읽게 된 것도 놀라운 부분이다. 

 

이 책에서 기자들과 국회의원들이 주로 하는 워딩이  '정치는 생물이다' 라는 말이다.

 

나도 아침에 출근할 때 라디오 방송에서 이 말을 간혹 듣곤 했다. 유력 정치인이 라디오 방송에 응하면서 앵커가 이러저러한 상황에 대해 답변을 요구할 때 주로 하는 대답이 '정치는 생물입니다' 라는 말이었다. 기자들에게도 있어서도 이 말은 그 업계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말이 아닐까 싶다. 신념을 신발짝 버리 듯 하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그 말이고, 약한 자의 편에 서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말은 '정치는 생물이다' 라는 말이다.

 

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현실의 이익을 쫓지 않고 직업적 소신을 지켜가는 책 속 주인공 '송가을'의 두문불출하는 모습을 보며 현재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기자에게만 유혹이 강하게 다가올까? 어떤 직업이든 자신이 처음 가졌던 직업적 소신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타협하지 말아야 것들에 대해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필요할 것 같다. 돈이 타협거리가 될 수 있고, 권력과 자리가 타협거리가 될 수 있다. 명예와 아첨하는 소리가 강하게 유혹해 오는 나이를 살고 있기에 소설 속 국회의원들의 이야기, 신문사 기자들의 이야기가 남 얘기가 아니고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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