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엉뚱 구구단 바람어린이책 19
송재환 지음, 윤태규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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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녀석도 책 속 주인공 '구하라'처럼 엉뚱하게 말놀이하듯이 구구단을 왼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이랬었다. 

 

"이구, 아나" (동물 이름)

 

구구단을 외면서 이구 십팔이 아니라 '이구, 아나'라고 말하면서 낄낄거렸던 모습이 기억이 안다. 기발한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꼭 아빠인 나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친구 이름을 가지고서라도 재미나게 변형시켜 서로 부른곤 한다. 어른인 내가 들어도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은 외우는 것 대신 좀 더 재미난 것을 찾기 위해 머리를 빨리 회전시킨다.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어른들에게는 한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같이 생활하고 있는 학급 친구들에게는 최고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친구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동떨어질 때가 많다. 어른들은 공부 잘 하는 아이, 잘 생긴 아이 등을 인기 있는 친구로 주로 생각한다. 반면에 아아들은 다르다. 재미난 아이를 단연코 1등으로 꼽는다. 재미난 아이는 창의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그가 얘기하면 주변 친구들이 몰려들게 된다. 구구단을 외면서 자신이 재미나게 만든 구구단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무미건조한 수업 분위기를 단박에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 송재환 선생님은 실제로 2학년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다. 2학년 친구들이 암기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알고 있기에 구구단을 먼저 접목시키기 보다 놀이를 활용한 학습을 평소에도 진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엉뚱한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쳐다 보았다. 그러나 아이들의 눈높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만한 상황이고 대부분의 서로 다른 친구들도 엉뚱한 구구단에  최고의 관심사를 두지 않을까 싶다. 

 

2단부터 9단까지 정확하게 구구단을 외우는 '이정상' 과 죽어도 6단과 7단은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구하라' 두 친구의 모습을 통해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른 친구들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화해를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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