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박! 춤추는 변기 저학년 씨알문고 2
박현숙 지음, 박규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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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사람이나 동물이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난 뒤 항문을 통해 몸밖으로 내보내는 찌꺼기라고 한국어사전(다음)에 나와 있습니다. 한자로 '변'이라고 하죠. 똥 보다는 어감 상 부드럽게 들립니다. 아뭏든 '똥'이든 '변'이든 우리의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우리의 신체 기관을 통해 나오는 것 뿐인데 썩 기분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냄새 또는 생김새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을 애정을 담아 귀엽게 부를 때 '똥강아지'라는 말을 씁니다. 할머니가 손주를 부를 때 흔히 쓰이지요. 그래도 좋은 느낌보다는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똥장군, 똥지게, 똥바가지, 개똥처럼. 새 중에서 텃새는 아니지만 아주 친숙한 새인 개똥지빠귀도 있습니다. 정확한 명명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종류라서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장 터부시하는 낱말인 똥을 이야기 소재로 많이 활용합니다. 박현숙 작가도 똥을 소재로 <오대박! 춤추는 변기>를 쓸 구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속 주인공은 지독한 변비 때문에 고생하며 천덕꾸러기 취급 당했지만 똥 때문에 일약 스타가 됩니다. 똥을 소재로 기가막힌 발명품을 만들었거든요. 변비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생활 밀착형 발명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희 가정에서도 똥에 관련된 사연이 참 많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의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1학년 때 입니다. 반 친구들이 다 보는 교실에서 의자에 앉은 체로 그만 똥을 싸 버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때 수업 시간이었나 봅니다. 손 들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되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나봅니다. 순식간에 똥을 팬티에 넣어 버렸습니다. 제 딴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들키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똥이라는게 냄새가 보통이 아니지 않잖습니까? 냄새 때문에 그만 들통 나 버립니다. 당장 교실 밖으로 쫒겨 났습니다. 그리고 뒤처리를 하지도 않은 체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바지 사이로 똥이 다 새어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40년도 넘은 세월인데 말이죠. 

 

두 번째 똥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이 제게 일어납니다. 똥을 누다가 그만 똥통에 빠져 버렸씁니다. 옛날 화장실은 지금과 전혀 다른 푸세식 화장실이었습니다. 땅 속에서 큰 고무 함지박 같은 것을 묻고 그 위에 널판지 두개를 올려 놓은 것이 옛날 저희 집 화장실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널판지에 잘못 발을 올려 놓았다가 똥통에 빠진 것입니다. 비명 소리에 어른들이 달려와 구출해 줬기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이미 저 세상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세 번째도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저는 방구를 자주 뀝니다. 어떨 땐 방구를 뀌다보면 약간의 똥이 튀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찝찝한 느낌이 오래 갑니다. 똥과 관련된 경험으로 글을 쓰다보니 저도 금새 작가가 된 기분입니다. 저희 집 자녀 중에 한 명은 정말 놀라운 일이지만 똥의 굵기가 어른인 저의 두 배만합니다. 늘 화장실 물을 내릴 때면 변기가 막히는 일이 생깁니다. 변기를 뚥는 기구를 활용해서 몇 번 뚫어 보았지만 정말 힘든 일입니다. 얼굴에 땀이 범벅이고 뚫는 과정 속에 똥물이 튀기도 합니다. 아내가 참다 못해 팔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굵은 똥을 토막 토막 냅니다. 그리고 물을 내렸더니 귀신같이 쏙 내려갑니다. 그래서 매번 우리 집에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비위가 상했는데 자꾸 하다보니 익숙합니다. 아마도 자녀 똥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남의 똥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내겠죠? ^^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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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개념 잡는 기후변화 - 9가지 핵심 질문으로 빠르게 마스터하는 중학 과학의 기초 단번에 개념 잡는 시리즈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외 지음 / 다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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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한 진화생물학자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큰 폐해로 '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언급했다. 2021년 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폭우로 도시가 물에 잠기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로 생기는 자연재해는 지구촌 곳곳에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사람도 많은 피해를 입지만 생물들의 피해도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생물의 피해는 전체 생태계를 흔들며 고스란히 피해가 사람에게 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기후변화로 생기는 생물 다양성의 감소는 심각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북극곰 개체 수의 감소다. 빙하 위에서 체력을 비축한 뒤 사냥을 통해 먹이를 구하는 북극곰은 빙하가 곧 생명과 직결된다. 기온의 상승으로 빙하 마저 사라지고 있으며 북극곰은 쉴 만한 공간이 사라지자 사냥도 감소하고 먹이를 먹지 못하니 번식력도 떨어져 결국 개체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한 양서류도 마찬가지다. 개구리 개체 수의 감소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곤충의 천적인 개구리의 감소는 사람들의 쾌적한 환경과도 직결된다. 개구리를 잡아먹는 동물들은 먹이가 사라지니 계속해서 개체 수가 줄어든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가다보면 생태계 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서늘한 기후에 자라는 감자는 서식지의 감소로 앞으로 감자 튀김 자체를 먹어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급격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명확하다. 서둘러서라도 기온 상승의 주요 원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일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최근 플로깅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고무적이다. 산책과 달리기 운동을 하면서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줍는 일은 환경적인 차원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한 작은 움직이라고 본다. 실천할 수 있는 일이 그 뿐이겠는가. 식탁에 변화를 주는 일도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습관화하면서 생태계 환경을 좀 더 보존하는 일이다.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이 가축을 기르면서 발생되는 생태계 파괴가 상상을 초월할만큼 크다가 한다. 가축 분뇨를 비롯하여 가축 먹이를 위한 목초지 구축을 위한 산림 파괴는 결국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단초가 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단에 주기적으로 채소 위주로 구성해본다면 기후 보존을 위한 작은 실천 운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날씨와 기후는 같은 개념처럼 생각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라는 용어를 쓰지만 시시각각 변화는 부분에서는 날씨라는 용어를 쓴다. <단번에 개념잡는 기후변화>에서는 날씨와 기후의 용어 차이처럼 자주 쓰이지만 오개념으로 쓰일 수 있는 기후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 주고 있으며 특히 기후 변화를 주제로 원인과 결과,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정확한 개념 숙지는 세부적인 실천을 끌어낼 수 있다. 원인에 따른 해결 방안들을 제시할 수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다. 기후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기에 현재의 상태를 진단하고 해결 방법을 도출하여 필요성을 반본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바쁘게 살다보면 코 앞에 닥쳐진 현상에만 매몰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문제의 시급성을 깨달아 국가적으로도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후는 결국 먹고 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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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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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즐겨쓰는 언어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언어는 글로도 표현되지만 글보다는 말이 더 대중적이다. 말은 입만 열만 나올 수 있기에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언어적 도구이다. 반면 글은 말을 문자로 전환해야 하는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기에 조금 주저하게 된다. 말은 녹음 기능이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재생할 수 있지만 쉽게 잊을 수 있다. 반면 글은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자료화가 되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오랫동안 신문에 말과 관련하여 800자 이내의 독자들이 가장 가독성이 높다는 글자 수의 범안에서 정선된 글을 실어왔다. 그 중에서 발췌된 글들을 모은 책이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책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되었다. 말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 친밀도를 알 수 있다고 하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아주 친한 관계일 경우에는 말끝이 짧다. 장황하게 길게 쓰거나 격식을 갖추어 끝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렇지 않지만 어떤 분들은 부모님께 아주 짧게 말한다. 누가 들으면 반말인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분 나쁘다거나 당황스러울 경우에는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엿들으면 말끝이 아주 짧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상에 부모-자녀 관계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도 자녀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서로 간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딸보다는 아들들이 더 그런 것 같다. 직장 안에서도 말끝만 봐도 서로 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파악이 된다. 물론 공적인 시간 안에서는 상호 간 존중하는 말을 쓰지만 사적인 시간 대에 서로 오고가는 대화 또는 문자 메세지 내용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말끝이 부드럽게 다가가기도 하지만 화살이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로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위력을 앞세운 막말은 부지불식 간에 서열을 드러낸다. 말끝이 권력이 되는 셈이다. 대중 매체의 발달로 말끝이 정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말을 축약해서 쓰기에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축약 된 말도 시간이 흐르면 대중적인 말이 되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말끝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이렇게 말은 탈도 생기게 하지만 말을 통해 연대하고 화합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 권력을 지닌 지도자의 말은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도 하지만 말에 실리는 무게가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말하는 법도 학습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어 실력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한글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한국 학생이 상당히 뒤쳐진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웹 상에서 긴 장문의 글을 읽지 않거나 읽더라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라고 한다. 디지털 문해력이 바닥을 친다고 하니 세종대왕님께서 들으면 크게 노할 일이다. 내 손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긴 장문의 글을 읽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대부분 사진과 영상, 제목 글씨만 본다. 

 

이제 손쉽게 모르는 어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가끔 어휘들을 검색해보고 사용해 보는 습관을 가져봄으로써 자신이 사용하는 말끝을 좀 더 유창하게, 시의적절하게 갈고 닦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끝이 당신이다>의 저자 김진해님은 800자 내외의 글을 다듬기 위해 마치 글감옥 갇혀 일주일 동안 살아간다고 한다. 저자의 정제된 글들을 책을 통해 만나보시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떤 어휘들을 사용했는지도 유심히 관찰하며 읽어보시면 뼈가 되고 살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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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모세 - 믿음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열일곱 가지 풍경들
김영봉 지음 / 복있는사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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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십계> 영화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성경에서는 그를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민수기 12장 3절 :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다) 남자 아이를 학살하라는 이집트 바로의 명령 속에 모세는 살아남아 공주의 양자로 입적되고 40년 간 특권을 누린다. 살인 혐의를 받고 왕궁에서 도피하여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간 목자로 살아간다. 호렙 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 400백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 40년 간 살다가 죽는다. 여기에서 지도자의 삶을 살았던 모세를 눈여겨 본다. 

 

"상관하지 않아도 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아파할 줄 아는 마음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가장 필요했습니다" (53쪽)

 

지도자는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고통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 중 하나가 교직원들을 돌아보는 일이 되면 좋겠다. 교직원도 사람이다.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고 부모에게는 귀한 자녀일 수 있다. 살다가 보면 고통이 없는 삶이 어디있겠는가. 그 아픔과 고통을 털어 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이 학교라면 좋지 않을까. 행정적인 일만 처리하는 교감이 아니라 교직원들의 아픔을 마음으로 공감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지도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도자는 누군가가 인정해 줄 때 의미가 있다. 힘들 때 도와주는 교감, 부담스러운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교감,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교감이 된다면 진정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공동체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에 노출되는 일입니다. 그런 상처를 견디고 극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지도자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59쪽)

 

교감은 욕 먹는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껄끄러운 일을 부탁해야 할 때도 있고,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복무에 관해서는 어떻든 결재라인이 있는 위치라 때로는 갑과 을의 위치에 있을 수 있기에 '온갖 오해와 비난과 모욕' 에 노출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교직원들에게 오해와 비난을 받더라도 씩씩되지 않고 그것 조차도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단단한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의 필요를 듣고 반영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고 비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교감, 못 해 먹겠다' 

 

 

"고통받는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마음 쓰이는 것처럼, 전능하신 하나님도 이 땅의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가장 마음 쓰십니다" (107쪽), "주변을 돌아보며 밀려나고 뒤쳐진 사람들, 불의한 제도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109쪽) "내가 차별당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164쪽)

 

학교 구성원 중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돌아보라는 얘기다. 불의한 제도 때문에 알게 모르게 고통 받는 구성원이 있다면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마음을 써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바쁜 가운데에서도 하루의 일과를 돌아보며 '주변을 돌아보는 일'은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소외 받는 구성원이 없는지, 뒤쳐져 있는 구성원은 없는지 교감은 촉각을 세우고 돌아보아야 한다. 물론 몸이 두 개라도 할 수 없을만큼 바쁠 때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우리의 경험과 사회적 편견에 휘둘리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의 원인을 보도록 힘써야 합니다" (160쪽)

 

지도자는 때로는 자신의 경험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간혹 선입견으로 직원들을 판단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갈등이 생겼을 경우 감정에 치우치기 보다 냉철한 이성을 작동해야 할 때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은 나의 사유지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사용하는 공유지입니다" (192쪽)

 

성을 지키는 것보다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사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용사다. 교감은 마음 내키는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교감은 공인이다. 마음은 얼굴로 드러난다. 분노는 감출 수 없다. 학교 구성원들 중에 교감의 영향력은 남다를 수 있다. 때로는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도 해야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공적인 일에서만큼은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겠다.

 

"높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싶은 유혹에 이끌린다는 것입니다" (199쪽)

 

교감의 지위가 높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 나온 교감의 권한은 학교장 부재 시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 학교장 부재 시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결정을 할 수 있기에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변질될 수 있기에 자신을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제어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주장을 절대적인 것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내 의견과 다르다고 싸우려 할 이유도 없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209쪽)

 

학교 안에서 교감이 주장을 할 만한 사안도 많지 않다. 어찌보면 거의 없다고 봐야겠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안을 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로 바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지혜로운 대화법은 고집을 피우거나 쌈닭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다. 목소리 높이는 사람이 지는거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갑질도 주의해야겠지만 을질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는 그 자리를 섬기는 자리로 받아들였습니다" (264쪽)

 

4백만 백성을 이끄는 최고 지도자 모세는 자신의 역할을 섬기는 자리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사회의 어떤 조직이든 지도자들이 섬기는 자세와 마인드로 직임에 충실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 분열과 갈등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싶다. 섬기는 것은 희생이 뒤따른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아니기에 삶 속에서 일관되게 행해져야 한다. 섬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겸손의 표현이다. 지도자가 겸손하다는 것은 행동에서 드러난다. 교감의 역할은 섬기는거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직원,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리가 교감의 자리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자랑하는 자리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역할이 교감이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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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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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2학기부터 사회 교과 시간에 역사가 등장한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당연히 전쟁사다. 누가 가장 힘이 센지 학생 관계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인 것 처럼 나라끼리 싸우는 전쟁 이야기는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관심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은 역사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인류의 시작부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다. 그렇다보니 호기심이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하품부터 하는 학생들도 발견된다. 삼국시대의 나라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장면을 대할 때부터 이야기 꽃이 하나 둘 씩 피어난다. 차라리 학생들에게도 시간의 순서보다 주제별로 역사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교과서 구성을 심사숙고해서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는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를 다룬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은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 왔다. 고구려와 중국 수나라와의 전쟁에 있어서도 감염병은 결정적인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나라 군대는 장마와 폭풍, 그리고 전염병과 식량 부족 때문에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어" (17쪽) 100만 대군을 징잡한 수나라 군대의 진영은 요즘 말로 풀이하자면 '밀집도'가 빽빽했을 것이고 전염병으로 순식간에 병력의 손실로 나타났을 것이다. 전염병은 고구려의 편이었다!

 

고구려와 당나라의 한 판 승부. 고구려는 유일무이한 제국이었다. 중국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연이어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위용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으니 말이다.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알 슈는 없지만, 당나라 병사들은 분명 흙산을 영성하게 쌓았을 테고, 그것이 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47쪽) 당나라는 안시성을 점령하기 위해 흙산을 쌓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는 고구려의 편이었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비' 였다. 이렇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화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안시성 전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양만춘 장군의 활 솜씨다. "당 태종은 그 전쟁에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어" (49쪽) 올림픽 양궁으로 실력이 검증된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아침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1쪽에 장보고도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신라가 통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런 유형의 질문들을 많이 한다.

 

"당나라가 왜 약소국 신라와 연합하려고 했을까요?" (56쪽)

"잘 나가던 백제가 멸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요?"(63쪽)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가 바로 답해 주는 것보다 사슬처럼 얽혀 있었던 당시의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역사는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이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갔었을지 예상해 보는 학문이다. 따라서 삼국시대와 남북국 시대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왜 고구려는 내부적으로 분열되었는지, 신라는 왜 고구려의 영토를 강건너 불 보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만만치 않았다. 발해사 연구는 조선 후기 유득공에 의해 시작되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발해는 다민족 국가였다. 국가의 지도자는 통합의 리더십이 강조된다. 세계화 시대, 다민족 시대를 열어갈 앞으로 대한민국은 다민족을 통합하여 해동성국의 시대를 열어갔던 발해로부터 충분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어이없이 무너졌던 것을 보면 국가의 미래란 결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당시 국제 정세를 학생들의 말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반면 발해와 대비되는 신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특히 귀족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이 국가 쇄락의 원인이라니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불교의 사상 중 윤회 사상은 국민을 통합하는 가치관이 되기도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의 자기 합리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안락한 삶은 과거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며 당신네들도 현재의 삶을 불평할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종교가 있는 자들의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할 때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 감염병에 노출된 청해부대 이야기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적이 있다. '청해' 부대의 이름은 어디에서 따 왔을까? 생각해 보니 장보고가 완도에 설치한 '청해진'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과 이런 얘기도 함께 해 보면 역사란 결코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부터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방식'을 번호를 붙이는 방식에서 국보, 보물 등으로 단순화 시킨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하는 사회적 인식을 불러 오기 때문이며 문화재에 번호를 붙인 자체가 일제강점기 때 이루어진 것이기에 전면 개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교과서나 안내판에 지정번호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판될 역사 관련 책에도 문화재 표기 방법을 변경해야 할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 175쪽에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재 국보 126-6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국보 126-6호 에서 그냥 국보로 수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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