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 나의 자존감을 보살피는 심리학
슈테파니 슈탈 지음, 김시형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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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심한 태도 역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남들과 정면으로 대결하면 자신이 제대로 방어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나타난다" (68쪽)

 

나는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역할은 교감이다. 저자 슈테파니 슈탈이 말하는 '나의 자존감을 보살피는 심릭학'에 깊히 공감한다. 바쁜 일과 속에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사치다. 유일하게 쉼을 가질 수 있는 주말에야 한 주간의 삶을, 지나쳐 버린 일상의 삶을 복기해 볼 수 있다. 감사한 일인 줄 모르겠지만 COVID-19 감염증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지 만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외출보다는 집콕하여 보내는 시간이 맞다보니 그나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조금 갖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처럼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망중한의 여유는 없다. 다만 자녀들 챙기고 가정의 미뤄진 일들을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며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아내가 보고 부족한 점, 보완할 점, 생각지 못한 점들을 들려준다. 저자가 말했듯이 나는 아직 소심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학교장과의 관계는 늘 신경을 쓰게 된다. 소신있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말문이 닫혀 버린다. 큰 일이 아니라면 학교장의 의견에 공감하며 맞춰드리는 것이 맘이 편하다. 그렇지 않고 내 의견을 주장하고 반대 의견을 내 놓기가 쉽지가 않다. 서로 관계가 서먹해 질까봐, 충돌로 인한 마음 불편함으로 인해 주저하게 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원칙과 규정을 어기는 일에 대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장의 시선과 관점이 다를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 고민이 된다.

 

"반대로 속마음을 보여주면 상대는 당신이 어떤 입장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된다. 그 대신 이제부터 당신이 바라는 바, 욕구, 생각과 감정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72쪽)

 

교직원들 앞에서 내 입장을 먼저 내비치가 주저된다. 교감의 생각과 입장을 먼저 내 놓으면 교직원들 중에 생각을 멈추고 그대로 가려고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로 모였을 때 가급적 내 생각과 입장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르지만 곧 각자의 의견들이 스멀스멀 비쳐진다. 만약, 무언가를 강조하고 싶고 추진하고 싶을 때는 강하게 의견을 피력한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그 일을 추진하면서 동반되는 감정까지 말이다. 리더라면 '나를 따르라'고 이끌 경우도 있겠지만, 요즘 대세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그들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팔로우십이다.

 

"내면 아이는 자존감의 한 형태이며 한 사람의 인생을 시종일관 동반하는 기본적인 감정선이다" (125쪽)

 

저자는 내면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 아이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면 아이는 어렸을 적 부모의 영향을 통해 생긴 기본적인 자신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말한다. 상처와 고통의 흔적들이 내면 아이를 통해 생겨났고 성장해서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심리학자들을 말한다. 내면 아이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 만들어진 '어른 아이' 라는 성장 후 생긴 감정도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는데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면 아이와 어른 아이, 우리 안에 있는 감정적 선들은 곧 우리의 자존감을 형성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글로 적을 때 몸과 마음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어 신체의 면역력이 증가한다" (159쪽)

 

교감 업무를 보다가 간간히 내 감정을 수첩에 옮길 때가 종종 있다. 특히 감정에 상처가 생겼을 때 수첩을 열어 빼곡히 글로 표현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기에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기 전에는 감정이 상해있다가도 글을 다 적은 후에는 감정이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낀다. 글쓰기의 힘이다.

 

"자기불안을 지닌 이들은 상대방이 한 말과 행동을 유독 부정적인 쪽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209쪽)

 

꼭 나에게 하는 말 같다. 내 자신이 불안할 때에는 상대방이 아무리 유하게 말을 하더라도 간혹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지레짐작 불안을 느낀다. 특히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들었을 때 더욱 그렇다. 다짜고짜 분노를 터뜨리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학부모의 전화를 듣고 나면 순간 불안감이 밀려온다.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도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불안의 현상이다. 저자는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 자신을 돌아볼 것을 권유한다. "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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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를 살아갈 10대, 어떻게 할까? - 인류를 팬데믹으로 몰아넣는 위험 요인에 대한 모든 것 지식은 모험이다 18
코니 골드스미스 지음, 김아림 옮김, 곽효길 감수, 전국과학교사모임 추천 / 오유아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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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간은 승리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서 보았시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격 앞에 전 세계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를 공격한다.

2. 새로운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만든다.

3. 대량 생산하는 시간이 고작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4. 다른 세포들을 감염시킨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필요로 한다. 살아 있는 숙주를 말이다. 보통 야생 동물을 숙주로 이리저리 옮기며 살아온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온 이유는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인간이 침범한 이유도 한 몫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지목하고 있는 박쥐는 생태계에서 유용한 역할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 많은 바이러스를 몸속에 가지고 있다. 박쥐로부터 전해온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 왔을 때 다양한 질병으로 나타난다. 박쥐 뿐만 아니라 모기도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로 단연 으뜸으로 손꼽고 있다. 

 

모기의 특징은 이렇다. 

 

1. 암컷 모기는 알을 낳는데 단백질이 필요하다. 단백질을 얻기 위해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 먹는다.

2. 모기는 사람을 물 때 침을 흘린다. 그 침에 바이러스 또는 말라리아 기생충이 산다.

3. 모기의 침은 마취 효과가 있다. 물렸는지 나중에야 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 한 번에 4~5명을 문다. 

5. 병원균에 감염된 모기는 적어도 10명을 감염시킨다. 

 

앞으로 또 어떤 바이러스들이 사람을 공격할 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기후변화, 시베리아에 오랫동안 빙하 속에 갇혀 있었던 바이러스들이 해동되면서 출현할 가능성,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버그의 출현, 도시의 인구밀도 집중화, 비행기 여행의 가속화 등은 지금보다도 더 했으면 더 했지 신종 바이러스의 출연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손씻기와 같은 기초적인 청결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가는 방법 외에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어느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는데에는 불과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연 시기도 점점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의 수업도 원격이 당연해 질 것이고 직장의 근무도 재택이 필수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갈 10대, 어떻게 할까?>에는 스페인 독감부터 사스, 에볼라, 에이즈와 같은 질병이 최초 어떻게 감염되었고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적으로 어떻게 노력했는지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상자를 냈던 질병들이 아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 주고 있다. 불과 10년 전의 일부터 많게는 100년 전의 일이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단지 그동안 우리 주변에 이와 같은 질병으로 고통을 당한 분들이 비교적 없었기에 관심 밖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각종 바이러스의 실체가 어떤 것이었는지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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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생존 비법 - 미래교육으로 가는 비상구, 블렌디드 수업 노하우 대방출
미래교실네트워크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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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가 수업을 변화시켰다. 교직경력 20년차 교사도 신규 교사가 되어야했다. 단군 이래 단시간안에 수업을 바꾸어야했다.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 등교 중지, 비대면 수업. 모든 교사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IT 기기를 잘 다루는 젊은 교사, 스마트한 신규 교사에게 경력 교사들이 원격 수업 방법을 배워야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20대 교사들은 자유자재로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이기적이다, 자기 밖에 모른다, 위아래도 모른다 등 행동 하나하나가 기성 세대 교사들에게는 가시처럼 보이곤 했는데 이런 돌발상황에서 그들만큼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세계적 감염병 상황을 예측한 것마냥 일치감치 원격 기반 수업을 준비해 온 교사들이 있었다. 디딤영상을 통해 가정에서 핵심 지식들을 사전에 익히도록 자료를 배포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중심 활동으로 활발히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수업을 전개한 교사들이다. 일명 '거꾸로 수업' 을 진행한 교사들이다. '거꾸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 교사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힘들게 수업을 준비하는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등 등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교실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 되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디딤 영상을 만들어야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 그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전 세계적 감염병 상황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줄이야.

 

'거꾸로 수업'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혼합한 '블렌디드 수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데 안성맞춤인 수업형태이다. 원격으로 수업할 차시를 미리 설계하고 꼭 필요한 대면 상호활동은 등교 수업 때 진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은 COVID-19 이후에도 수업에서 활용할 가치가 높은 수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언제 어느 때에 원격으로 수업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블렌디드 수업 계획을 염두해 두고 수업 차시를 설계한다면 평상 시에도 지식과 기능을 골고루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 

 

모든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성장하기를 원한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 목표들이 성취기준으로 표현되고 있다.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곧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을 읽어내는 일이다. 교사들은 성취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학생들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수업을 전개하고 역량이 잘 구현되었는지 평가한다. 문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오늘날 과연 현재의 역량으로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수업은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과거의 수업 형태로는 그 역량을 길러주기에 역부족이다. 지식과 기능, 태도를 염두해 두고 수업을 통해 균형잡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수업은 활발해져야 한다. 수업의 형태도 다양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블렌디드 수업을 구현하는 거꾸로 수업은 하나의 대안적인 수업 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교실 생존 비법>에서는 초중등, 대학까지 거꾸로 수업 사례, 블렌디드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영상고 친숙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적합하게 수업 영상으로 지식을 선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역량을 상호작용을 통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 사례, 원격 기반에서도 상호 작용과 평가가 훨씬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음을 증명해 내고 있다. 변화는 늘 두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렇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로 회귀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위해 새롭게 배우고,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교사들이 만나는 학생들이 점점 새로운 세대라는 점이다. 그래서 교사는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나하나 배우며 노력했던 중견교사의 수업 사례도 값지게 여겨진다. 다양한 IT 기기, 플랫폼들을 능숙능란하게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은 교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오히려 서툰 교사의 IT 능력을 그들이 서로 보완한다고 한다. 

 

교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법을 이렇게 한 마디로 정의하고 싶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교사의 열정으로'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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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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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족적을 남긴 철학자들의 세상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은 그들의 산책 속에서 나온 사색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주변 마을 사람들이 시각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정기적인 시간에 약속이라도 했듯이 정확히 산책을 통해 사색을 했다고 한다. 쾨테 뿐이겠는가. 철학자의 사상 결과 이면에서 사상이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 산책이었음을 밝혀낸 일본의 작가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니체와 함께 산책을>이라는 철학자들의 독특한 산책 비법을 책에 담아냈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니체로부터 괴테, 릴케, 프롬, 부버, 다이세쓰, 도겐 선사까지 하나같이 산책을 사랑했던 철학자들의 삶을 조명했다. COVID-19 로 인해 평범한 일상마저 송두리째 빼앗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지침에 의해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며 치열한 생존의 삶의 전쟁터에서 땀을 흘리는 이들에게 쉼과 회복의 방법으로 산책만큼 위로와 회복의 방법이 있을까 싶다. 복잡한 머리 속을 산책을 통해 비워내시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나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적한 산길을 아내와 함께 산책한다. 야트막한 봉우리가 있는 산이다. 아내와 함께 제법 걷기가 수월한 코스다. 유명한 곳이 아니다보니 인적도 드물고 살짝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산 공기와 새소리를 들으며 소곤소곤 아내와 함께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걷기에 참 좋다. 걷기라고 하지만 산 속을 걷기에 '산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가볍게 산책하며 집으로 돌아오면 왠지 기분이 전환되고 새록새록 맑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산책하며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다양한 비법들이 떠오른다. 아이들 키우면서 나름 고민하는 지점에서 서로의 대화 속에서 지혜를 얻기도 하며 직장 안에서 생기는 고민도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발견하지 못하지만 기분만큼은 개운해 진다. 그것뿐인가. 오르막 내리막을 오르내리면서 다리 근육도 심폐 기능도 활성화되면서 가슴이 뻥 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산책하다가 마무리 지점에 다다르면 커다란 저수지를 만나게 된다. 저수지에 담겨진 엄청난 물을 멍하고 바라보면 때로는 무아지경에 이른다. 수면 위에 날아오르는 새 떼들을 보며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고 첨벙첨벙 물갈퀴를 휘저으며 물 위를 조르르 헤엄치는 오리 무리도 보고 있자면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미묘한 자연의 순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평일에는 나름 아내와 함께 걷는 산책 코스가 따로 있다. 집 주변에 조성된 공원인데 작은 규모이지만 산책 코스를 오밀조밀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시월말까지 출간을 앞둔 책의 원고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개요을 잡고 원고를 써야 할 지 고민이 되던 중 아내가 산책을 가자고 제안을 했다. 고민하고 있는 내가 참 안쓰러웠나보다.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공원길로 산책을 나갔지만 머리 속에는 어떻게 원고를 써 가야 할까 고민이 떠나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걸으며 나의 고민도 털어 놓으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야기하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툭툭 던지면서 걷던 중 기가막힌 생각이 순간 지나갔다. 혹시 잊을세라 꼭꼭 머리 속에 담아 두었다. 집 안에서 그렇게 생각해도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산책하면서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다니 쳇기가 다 가신 것처럼 시원했다. 산책이 주는 유익이다.

 

철학자들도 뭔가를 생각하고 싶을 때에는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반경 주위이지만 걸으면서 산책하면서 머리를 비워내고 자연 속에서 남다른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 사상을 만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명상이 유행이다. 명상이라는 것 자체가 결국 생각을 의도적으로 버리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산책을 통해 잠시 잠깐 나를 잊고 자연을 만나고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떨까 싶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울긋불긋 가을 산은 유독히 아름답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리도 듣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는 자연이 산도 관찰하고 자신을 잠시 잠깐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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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체력 - 인생의 번아웃에 지지 않는 힘
심으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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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해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동네 어귀만 나가보더라도 아침 저녁으로 걷기 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코로나-19 감염증만 아니더라도 실내 헬스클럽에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며 건강을 가꿔갔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장소를 떠나 언제 어디서든 개인이 할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인지라 여전히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건강은 누가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이라 본인의 의지 여하에 따라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겠다.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으뜸체력>의 저자 심으뜸님은 표지 사진만으로 봤을 때에는 평탄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책 속에 담긴 그녀의 위험천만한 삶을 엿보면 왜 그녀가 운동에 지독하게 목숨을 거는지 알 수 있다. 건강은 아파본 사람만이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는다고 한다. 타고날 때부터 건강한 사람은 원래 건강하기에 그다지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기 어려울 수 있다. 저자처럼 목숨을 잃을 뻔한 큰 교통사고와 태어날 때부터 병약한 상태로 태어난 사람은 건강하게 태어난 사람이 부러울 따름이고 건강한게 가장 큰 자산이요 축복임을 안다.

 

저자가 골골한 몸을 이끌고 체력 다지기에 나선 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몸매를 가꾸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누구든 운동을 시작할 때에는 오랫동안 할 것처럼 마음을 먹지만 막상 운동이라는 힘든 고비 속에 작심 삼일하거나 고통을 참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수다. 그에 비해 저자는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줄 곧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가꾸는 일에 노력했으니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모두가 부러워하지만 모두가 절제하며 운동에 신경을 쓰며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은 드물다. 여건이 안된다, 형편이 좋지 않다, 운동하기에 부적절한 몸이다 등등 핑계 없는 무덤없듯이 운동을 시작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마디씩 내 놓는다. 그러나 우리가 신경쓰고 노력해야 할 것은 할 수 없다는 이유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당위성이다. 운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을 가져온다.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직장 안에서 일보다 관계때문에 힘들어한다. 직장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투를 통해 상처를 받는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혹시 내가 상대방에게 그런 표정이나 말투를 던지지 않나? 생각해 보야 한다. 내 몸이 아프고 피곤하면 당연히 표정 속에 드러난다. 건강한 신체를 늘 신경써야 하는 일은 건강해야지만 정신도 맑아지고 일의 능률도 오른다. 골골하면 보는 사람도 부담스럽다.

 

나는 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허리도 아파오고 목과 팔도 아프다. 장시간 일에 집중한 결과다. <으뜸체력>에서 소개한 스쿼트를 시도해 본다. 교무실에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지라 몰래 화장실에 가서 스쿼트를 한다. 10개, 20개, 30개... 저자의 말대로 10분이면 된다. 1시간 쯤 일하고 몰래 화장실에 가서 스쿼트를 10개, 20개 하고나면 다시 허리가 꼿꼿하게 펴지는 느낌이다. 일에도 능률이 오른다. 나이가 드니 몸매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건강해야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참에 꾸준히 운동을 시작해 봐야겠다. 스쿼트는 말그대로 두 발 설 수 있는 공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학교 안에서 두루두루 만나는 사람들과 좋게 인사하고, 건강한 표정으로 대한다면 보이지 않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프면 일하기도 싫어진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깨쭉지, 팔다리가 쑤시다. 축 져져 있기보다 간단히 스쿼트라도 해서 몸의 텐션을 끌어올려야겠다. 심으뜸 저자처럼 포기하는 일은 내 사전에 없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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