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금기 깨기 - 미래로 가는 길에는 금기가 없다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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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통령 후보군은 아니지만 그의 정책 공약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것은 그가 그동안 걸어왔던 삶에서 전문성과 리더십, 혁신과 인간적인 면이 타후보와 구별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에 전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들을 발굴하고 등용하여 세세한 부분들을 맡길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이 일국의 지도자에게 기본적으로 바라는 바는 '존경받는 어른'으로서의 면모가 아닌가 싶다. 

 

먼저, 그는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서 책 제목처럼 그동안 케케묵은 고질적인 병폐들을 금기라고 지목하고 견고한 금기를 깨기 위한 나름 처방전을 제시한다. 그가 진단한 고질적인 병폐가 무엇일까? 병폐의 근원이 정치 분야임을 지적한다. 아무리 탁월한 경제 정책도 정치인들의 손에 들리면 당리당략에 의해 물거품이 되어진 경험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시한 경제 정책들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장기적으로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한 대안들인진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임기 안에서 성급하게 성과를 내야 하는 일에만 주목한 나머지 멀리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이래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한민국 금기의 제1항으로 정치를 거론하고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과연 선거에 의해 선출된 정치인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섬기는 자세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권력을 영속하기 위해 당리당략에만 급급한지. 

 

정치 분야에 이어 두 번째 그가 제시한 대한민국 금기는 '경제' 문제다. 경제는 당장 국민들이 먹고사는 일에 직결되어 있다. 일자리, 주거문제, 더 나아가 노후와 복지까지. 첩첩산중인 경제 문제에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데에 가장 큰 문제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규제를 더 강화하여 정책이 신속하게 뿌리를 내리는데 방해가 되고 있고 국가와 시장의 개입을 균형있게 조율하지 못하여 더욱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들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 주소라고 지적한다. 오랫동안 경제 부처에서 일하고 직전까지는 경제부총리로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한 경험을 살려 경색되어 있는 한국의 경제 정책을 조목조목 대안들을 제시한 부분을 읽노라면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고개가 끄떡여질 정도다. 

 

마지막으로 그가 거론한 대한민국 금기 중 하나는 교육 분야다. 그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교육의 문제는 교육만으로 풀리지 않는다.(176쪽) 일자리, 노동시장, 산업구조, 정치구조, 경제 작동원리, 사회적 자본,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교육문제다. 그가 교육에서 제시한 금기 깨기들은 충격 그 자체다. 대학 입시 제도 뿐만 아니라 대학 구조 자체를 건드려야 하며 철밥통 같은 공무원(교육 뿐만 아니라 전 분야)의 지위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참고로 교육감 또는 교육부 장관의 자질은 교육 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교사의 권위와 전문성이 존중받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교사로 뽑아놓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눈치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승진제도를 없애거나 단순화시켜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집중토록 하자. 이하생략" (195~196쪽)

 

정치, 경제, 교육을 포함한 사회 전반적인 대한민국 금기를 깨는 일에는 커다란 저항이 불가피하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칼자루를 빼어 들어야 한다.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60829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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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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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에 있다고 해서 학생이 학생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학생은 학교 밖에 있다고 해서 학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성장하는 가운데 있는 학생은 어른처럼 완벽(?)하지 않다. 행동이 굼뜨고 감정도 시시각각 변한다.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답답하게 보이는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래도 학생은 학생이다. 학생은 어른들이 늘 품어주어야 할 대상이다. 약간 정해 진 경로에서 이탈했다고 해서 학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 학생은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저자 서현숙 선생님은 소년원에서 정기적으로 국어 수업을 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도 들쑥날쑥했다. 저자도 처음에는 선입견으로 학생들을 만났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소년원 학생들도 학교에 있는 학생들만큼 순수하고 학생다운 모습이 있음을 발견한다. 단지 소년원 출신이라는 딱지 때문에 사람들이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지 소년원 학생들도 여느 학생들처럼 웃고, 즐기고,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싶은, 가족들과 오붓하게 생활하고 싶은 평범한 학생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소년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님은 <내간 만난 소년에 대하여>에서 재판정에서 만난 소년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소년의 비행은 소년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입니다"

 

"아이들은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존재입니다. 아직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주위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비행 청소년들에게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사회적 낙인 때문입니다"

 

저자 서현숙 선생님을 따라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갖기 위해 소년원 학생들을 만난 작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거다. 만약 소년원에 있는 학생들도 따뜻하게 보호해 줄 부모가 있었다면, 가정이 있었다면, 어른이 있었다면 지금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라고. 

 

선입견이 무섭다. 나도 대학 시절 춘천 교도소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 나도 모르게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재소자들 앞에서 기타를 들고 찬양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첫날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나서 몇 번 재소자들 앞에 서니 그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었다. 단지 교도소 안에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었지. 

 

새학기가 되면 누구나 긴장된 마음을 갖게 된다. 교사들은 어떤 학생들을 만나게 될까? 어떤 학부모를 만나게 될까? 함께 할 동료 교사들은 누굴까? 등 새로운 만남에 대해 설레이면서도 알게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다. 요며칠전 인사발령이 났다. 무척 많은 교사들이 바뀌는 해라 걱정이 컸다. 신규 교사도 다섯 분이 오신다. 경력 교사도 세 분이 새로 오신다. 발령이 나면 늘 꼬리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선생님에 대한 소문 말이다. 좋은 얘기도 따라오지만 부정적인 얘기도 어김없이 따라온다. 저자가 '소년을 읽은 것'처럼 나도 새로 오시는 '선생님을 읽어야' 한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저자는 책을 매개로 엄청난 소년들을 읽었다. 나는 선생님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겉모습보다는 중심을 볼 수 있도록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 않을까 싶다. 학기가 시작되면 좀처럼 시간 내기 어려우니 가급적 2월 한 달 간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책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대화의 소재가 되고 마음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은 평범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일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가능하다면 선생님들과도 독서모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삶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학교 안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눔을 통해 상처가 더 이상 곪지 않도록 배려해 주고 살펴줄 수 있을 것 같다. 고민과 걱정거리를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쁜 학교 일상 속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생각만해도 흐뭇해진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9282289

<교사여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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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역할 훈련 토머스 고든의 '역할 훈련' 시리즈 1
토마스 고든 지음, 이훈구 옮김 / 양철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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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모가 될 수는 있어도 아무나 훌륭한 부모는 될 수 없는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면 저절로 부모가 된다. 그러나 저절로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뒤늦게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기에 흘러간 시간이 너무나 아쉽고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하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가 되기 전 또는 부모가 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부모다운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역할훈련>에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2002년에 나온 책이긴하지만 20년 지난 지금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시대가 지난다고 해서 부모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각 시대마다 부모에게 요구하는 가치들이 다르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앞으로도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라는 가치말이다. <부모역할훈련>은 저자가 다양한 부모와 상담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부모역할훈련(P.E.T)을 받기 전과 후의 차이점도 담아냈다. 부모역할훈련의 기본은 '적극적 듣기'에서 시작된다. 자녀의 나이에 상관없이 자녀들의 이야기를 조건없이 들어주는 자세가 부모에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듣기가 아니라 적극적 듣기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적극적 듣기는 '자녀의 감정'을 읽어내는 듣기를 말한다. 부모와 자녀가 갈등이 생기는 시작점은 '감정'에서 비롯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감정을 무시해 버리면 부모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하더라도 먹히지 않게 된다. 오히려 반항하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다. 

 

자녀의 감정만 잘 받아내도 그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성공한 것이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일뿐일까. 부부 사이에도 감정을 소중하게 읽어내고 수용한다면 갈등은 대부분 해소된다. 직장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 사이, 교사와 교사 사이, 교사와 교장(감) 사이에서도 서로 간에 감정만 잘 읽어내고 받아준다면 정말 살맛나는 관계가 될 것이다. 적극적 듣기는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읽어내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경우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3가지를 이야기한다. 방법1, 방법2, 방법3 이라고 통칭하며 최종적으로 누구도 지지 않는 무패의 방법인 '방법3'을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방법1은 부모가 권위를 가지고 자녀를 누르는 대화법이다. 부모의 경험은 전부 옳기에 어린 자녀들의 행동에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수정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방법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자녀가 반항, 소극적, 무책임하게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방법2는 부모가 자녀에게 져주븐 대화법이다. 무조건 자녀의 요구의 들어주며 갈등을 벗어나는 방법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자녀는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방법1과 방법2는 한 쪽은 이기는 것이지만 한 쪽은 지게 된다. 반면 '방법3'은 무패의 방법이다. 즉 부모도 자녀도 모두 지지 않고 모두 이기는 대화법이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품을 내어주는 것이고, 자녀는 부모를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 참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천이 아예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렇기에 부모역할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힘을 사용하면 영향력을 잃게 되고, 힘을 포기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영향력을 획득하게 된다" (257쪽)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강요된 결정 사항보다는 의사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여 결정한 사항에 대해 더 강한 실천 의지를 느낀다" (267쪽)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몇 가지 룰이 있다. 힘을 가진 자가 스스로 힘을 내려 놓는 일이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다. 소중하지 않는 자녀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부모라면 자녀가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내하며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직장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신규 직원이 공동체 안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야 한다. 천천히 가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주종관계가 아니다. 자녀가 책임있는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몸소 본을 보이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부모다운 부모가 되기 위한 훈련은 멈춰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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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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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라는 게 참 묘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상대방보다는 '나' 중심적으로 사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저자는 자기 중심적인 언어 습관을 우회적으로 '참 눈치 없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저자는 책날개에 자신을 '눈치가 빠른 편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눈치 없는 언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눈치 빠르게 살기 위해서는 행동 뿐만 아니라 언어를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암묵적 주장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듯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관계가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관계가 힘들다는 것은 곧 말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다는 말이다. 상급자 뿐만 아니라 동료 요즘은 후배들에게도 언어 폭력을 당한다고 하니 '언어'를 눈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알 것 같다. 

 

저자는 눈치 있는 언어 사용법에 대해 5개로 구분해서 전달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예로 들어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눈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쓰여 왔던 언어에 새로운 뜻이 담겨 있고 또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일상에서 자주 들어왔던 말에도 어원을 거슬러 찾아가보면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다. 언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책장을 덮으며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말이 생각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언뜻 이 말은 핑계 대지 말라! 시간이 지나면 다 들통 난다라는 식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어원을 찾아 설명해 놓은 글을 읽어 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어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인적이 드물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꽤 값비싼 비석이 세워져 있고 잘 정돈되어 있는 무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무덤을 자세히 보면 무덤을 중심으로 주위에 반원을 그리듯 뭔가를 둘러싼 것이 어김없이 있다. 이것을 '핑계' 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하! '핑계 없는 무덤 없다' 라는 말은 무덤을 만들 때 반드시 핑계를 만들어야 했던 당시 장례 문화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참 눈치 없는 언어들>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언어의 어원을 조사하여 원래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죽음' 과 관련된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232쪽. 대다수에 들어가다.

 

여기에서 '대다수' 란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로 대다수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의 반열에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는게다. 

 

236쪽. 농장을 사다.(미국 표현)

 

미국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농장을 사는 것이 그들이 가장 바라는 행복이었다고 한다. 농장을 산다는 것은 결국 교전 중에 조종사가 죽어 사망 보험금이 유족들에게 지급되었고, 유족들은 그것으로 농장을 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언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이다" (97쪽)

 

- 섬세한 언어는 세상을 보다 정교하게, 디테일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나아가 감정과 기분을 섬세하게 표현하게돕는다! (97쪽)

 

언어 감수성이 필요한 때다. 같은 언어라도 좀 더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뜻을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눈치 빠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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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평가에 질문하다 - 평가를 둘러싼 교사 공동체의 학습, 실행, 성찰의 기록
이은상 외 지음 / 푸른칠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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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서열을 짓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중도에 학습을 포기하지 않고 학습의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피드백을 통해 최종적으로 좀 더 깊은 학습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평가의 내용은 당연히 수업 안에서 이루어진 과정이다. 그 수업은 학생의 삶과 맥락이 담겨져 있는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평가의 방식은 다양한 유형에 따라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평가에 앞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지점은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다. 

 

근본적 질문 : 교육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학생과 교사가 더 많이, 더 자주,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을까? " (198쪽)

 

지금까지 평가는 형식적으로 치우친 면이 없지 않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는 평가 대상인 학생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평가에 대해 피드백을 해 주기가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저자들은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테크놀로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명 '하이터치 하이테크 학습'이다. 자세한 설명은 175쪽에 나와 있으니 참조하길 바란다.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두 번째 이유는 '일체화'에 있었다. 교육과정과 수업과 평가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분리'되어 있었던 점을 놓칠 수 없다. 교사와 학생이 분리되어 있는 점, 학생과 교육과정이 분리되어 있는 점, 수업과 삶이 분리되어 있는 점 등은 평가의 본질을 살릴 수 없었고 단지 점수만 확인하는 도구로 평가가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평가의 본질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듯이 수업이 곧 평가가 되어야 한다. 수업과 평가가 분리된다면 학생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교사, 평가에 질문하다>는 평가의 본질을 찾기 위한 법령 읽기로 시작된다. 초중등교육법이 말하는 '평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법령을 벗어나면 관행을 따를 수 밖에 없지만 법령을 해석하면 오히려 교사들이 법령 안에서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평가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 탄탄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론과 실천은 같이 분리할 수 없다. 명확한 실천을 위해서는 이론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평가에 대한 이론적 배경은 초중등을 구분하지 않는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나 평가가 추구하는 본질은 같다. 책의 후반부는 중학교 평가 사례로 내용이 채워져 있으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대한 고민은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기에 공통사항이라고 본다. 

 

다소 딱딱한 내용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생각하며 읽어낸다면 단연코 최근 평가 패러다임의 고수가 되리라 생각된다! 교육과정과 수업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건너뛸 수 없다. 피해야 할 영역이 아니라 함께 동시에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평가를 완전정복하기 위한 지침서로 일독을 권한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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