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 공룡 대발이 이야기 동시
안도현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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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어린이 그림책을 위한 이야기 동시를 지었다!

 

텔레비젼이 집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모두 커버린지라 요즘 유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뭔지 모른다. 언뜩 그림책 표지에 나와 있는 공룡 캐릭터를 보니 유치해 보이기도 하고 그림책 품격이 약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공룡 캐릭터 '대발이'가 가장 핫한 것이라는 사실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국민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안도현 시인이 유아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 동시를 지었던 것이다. 자고로 글을 쉽게 쓰는 사람이 진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유아들이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면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국민 시인 안도현, 나에게 안도현 시인은 이렇다. 

 

2014년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나온 『시인들이 만난 하나님』에서 차정식 작가는 안도현 시인을 포함한 여러 시인의 작품에서 하나님의 숨결을 확인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2017년 『1219 끝이 시작이다』 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안도현 시인을 포함하여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선거 유세에 참여시키면서 문화공연형, 대화형 유세로 선거를 치뤘다라고 회고한다. 2015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유시민 작가는 그를 가리켜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였던 안도현 시인은 마침표도 쉼표도 느낌표도 없는 석 줄짜리 시로 대중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나태주 시인도 24자 시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 국민들에게 남겼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그런 안도현 시인이 공룡 대발이 이야기 동시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에서 대발이를 친구(보드리)를 짝사랑하면서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친구로 묘사하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친구들끼리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선생님의 백마다 말보다 그림책 대발이의 모습을 통해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의 영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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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돔 아래에서 - 송가을 정치부 가다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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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이 이렇게 극한 직업이었구나....'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디 어디 기자라고 하면 참 멋져 보였고 기자가 되기 위해 참 많이 노력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기자라는 직업도 그 이면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무궁무진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속 주인공들이 대부분 기자인 이 책은 각색한 소설이긴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참 많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현직 기자이며 오랫동안 기자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취재 해 온 베테랑 기자여서 독자들도 나와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마치 카페에서 내가 기자와 함께 카페인이 듬뿍 담긴 카페모카를 시켜 놓고 방금 취재한 국회의원에 대한 특종 기사를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느낌 말이다.  

 

특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객관적 정보를 서술해 놓은 책도 의미가 있겠지만 스토리가 있는 소설로 기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탐색해 볼 수 있다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미래의 나의 이야기처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학생 맞춤형 진로지도, 새로운 진로 컨설팅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통해 정치부 기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국회의원들의 워딩을 따내고 특종을 잡아내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애 쓰는 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신문사별로 경쟁하고 직책에 따라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도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부분이다.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나로써는 사실 기자를 직접적으로 만날 일은 거의 없다. 기자를 직접 대면하는 일이 생기면 십중팔구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다. 코로나19 초창기 때는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기자가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학교로 연락해 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 외에는 간간히 학교행사 등이 신문 지면에 사진과 함께 실리는 경우인데 대부분 기자를 대면하기보다는 기사거리를 메일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자에 대해 단시간 안에 특별히 관심 분야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읽게 된 것도 놀라운 부분이다. 

 

이 책에서 기자들과 국회의원들이 주로 하는 워딩이  '정치는 생물이다' 라는 말이다.

 

나도 아침에 출근할 때 라디오 방송에서 이 말을 간혹 듣곤 했다. 유력 정치인이 라디오 방송에 응하면서 앵커가 이러저러한 상황에 대해 답변을 요구할 때 주로 하는 대답이 '정치는 생물입니다' 라는 말이었다. 기자들에게도 있어서도 이 말은 그 업계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말이 아닐까 싶다. 신념을 신발짝 버리 듯 하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그 말이고, 약한 자의 편에 서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말은 '정치는 생물이다' 라는 말이다.

 

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현실의 이익을 쫓지 않고 직업적 소신을 지켜가는 책 속 주인공 '송가을'의 두문불출하는 모습을 보며 현재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기자에게만 유혹이 강하게 다가올까? 어떤 직업이든 자신이 처음 가졌던 직업적 소신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타협하지 말아야 것들에 대해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필요할 것 같다. 돈이 타협거리가 될 수 있고, 권력과 자리가 타협거리가 될 수 있다. 명예와 아첨하는 소리가 강하게 유혹해 오는 나이를 살고 있기에 소설 속 국회의원들의 이야기, 신문사 기자들의 이야기가 남 얘기가 아니고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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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 - 사적인 국립중앙박물관 산책기
이재영 지음, 국립중앙박물관 감수 / 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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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하면 애들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계획하면서 우리 애들에게 뭔가 좋은 것을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아내와 의논 끝에 박물관을 다녀오기로했다. 그것도 서울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왠지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애들이 전시해 놓은 각종 유물들을 보며 감격할 줄 알았다. 긴 시간을 운전해서 박물관에 도착 한 뒤 넓은 박물관 어디부터 다녀야할 지 망설이며 1층부터 차곡차곡 애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커다란 DSLR 카메라도 어깨에 사선으로 둘러메고 기회가 되면 애들 사진을 많이 찍어주고 촬영이 허락된 장소에서 기념 사진을 많이 찍어주고 싶었다. 등에는 애들 용품으로 이미 한가득 담은 가방이 있었던터라 시간이 흐르면 당연히 체력이 소모되리라는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설레는 마음이 앞선게 사실이다. 

 

그날 체력 난조에다가 관심없어 하는 애들 끌고 이곳저곳 힘들게 다녔던 기억 밖에 남지 않는다. 그때 이후도 애들과 박물관에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애들 눈에는 오래된 유물도 그저 그런 물건에 불과했다. 아무리 유명한 국보 유물이라도 감탄은 커녕 슬쩍 눈으로 한 번 쳐다볼 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박물관에 올 때에는 여유 있는 시간에 혼자 오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런 시간은 내게 찾아오지 않았지만.

 

『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이 이런 저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설명을 늘어 놓은 책이 아니다. 국보급이다, 보물급이다라는 설명은 하나도 없다. 유물 사진을 가지고 와서 저자가 일상에서 생각한 바를 가볍게 적어 놓았을 뿐이다. 일반인들에게 유물의 가치란 사실 오래되고 값어치가 많이 나가고 희귀하다고 해서 오래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유물이든 가장 관심이 가고 마음 속에 남는 것은 나와 관계가 있거나 나의 경험에서 뭔가 일치하는 것이 있는 경우다. 저자도 누군가 정해 놓은 유물 분류표에 의해 몇 가지를 골라 상투적인 설명을 하기 보다 유물을 보며 떠오른 사색들을 일상의 언어로 일기쓰듯 풀어냈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오래된 유물도 마치 현재 내가 쓰고 있는 물건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 그렇게 느껴지도록 글을 쓴 게 저자의 글쓰기 힘인 것 같다. 

 

뭐든 내 삶과 관련이 있을 때 정이 간다. 왕관이든 보물이든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그저 그렇다. 그러나 할머니 집에서 보았던 요강과 박물관에 전시된 청자 요강이 비슷한 용도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가치에 있어서 엄청 차이가 나는 것을 비교해 보면 유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오래된 그림을 보더라도 나와 관계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생활로 끌어와 비교할 수 있을 때 좀 더 그림 앞에 머무르게 된다. 

 

전시된 유물과 그림들을 조상들의 흔적이 담긴, 우리와는 동떨어진 세계에 있는 별종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내 이야기 거리로 가져와야 좀 더 친숙해 지고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될 것 같다. 저자가 박물관을 바라보는 관점이 참 마음에 든다. 

 

"유물과 다른 듯 닮은 이야기들을 읽고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만나 유물과 닮은 자기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여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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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던 아이 라임 청소년 문학 59
은이결 지음 / 라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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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읽다!

 

청소년을 셋을 둔 아빠다. 특히 여고생을 둔 아빠로서 청소년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난감할 때가 많다. 「한 소리가 있어」에 나오는 아빠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딸과 아빠의 감정 대립, 딸에게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아빠의 실망은 미움으로 변하고 결국 갈 때까지 가게 되는 모습을 보며 책 속에 묘사된 '그 아빠'의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 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참 힘들겠다 싶다. 『잘 모르던 아이』에 등장하는 청소년들 죄다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어찌보면 부모들 사이에서 생긴 문제가 청소년들에게 전가된 느낌이다. 어른들의 이혼으로 상처받는 사람은 자녀들이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이혼을 어떻게 바라볼까? 「동생년」에는 쪼개진 두 성인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룬다. 영문도 모른 체 새엄마가 있는 가정으로 들어가야 하는 청소년의 심정은 어떨까? '동생년'으로 불리우는 새엄마의 딸과 한 방을 써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 '동생년'은 불편해서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자신과 동일한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또 다른 나를 부르는 이름이다. 새엄마의 딸도 친 아빠를 무척이나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잘 모르던 아이」의 그 아이는 삼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상처를 간직한 아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하지 않는 아이다. 치료 기관의 상담 선생님에게도. 그러나 전학 온 새로운 친구에게 폭풍 수다를 떤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비밀을 풀어 놓는다. 받아줄 줄 알고. 그러나 외면 받는다. 시간이 흘러 터미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잘 모르던 아이'를 우연찮게 다시 만난다. 나는 잊었는데 그는 내 이름이 기억하고 아는 체를 먼저 해 준다. 나는 상처를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는데 그는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서 당당히 드러내놓고 밝힌다. 세월이 그를 변하게 했을까? 아니면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 

 

어른인 내가 알지 못하는 청소년의 세계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지금의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다. 청소년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소용돌이, 가치관들의 충돌을 읽어내지 못하기에 버럭 화부터 내지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다. 참 부끄럽다. 비행 청소년이 아니라 상처 입은 청소년이다. 조용하게 학생의 본분을 지키며 사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분노를 표출할 수 없어 다만 참는 것 뿐이다. 그들만의 세계가 있고 다만 어른인 우리는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그들과 적정한 간격을 두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들도 사랑을 알아가는 나이다. 누구를 좋아하고 마음에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이다. 그런데 만약 「스토커」, 「너의 시작」처럼 동성을 마음에 품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집요하게 마음에 드는 동성을 스토커처럼 미행한다면 그를 향해 우리는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까? 

 

청소년을 읽어야 다양한 청소년을 만날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상처로 얼룩진 청소년을 읽어야 우리 주변에도 혹시 있을 수 있는 그들을 편견없이 만날 수 있다. 어른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읽어야 지금의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어른도 공부해야 한다. 청소년을 읽어내기 위해. 청소년을 두고 있는 가정의 부모라면 청소년을 읽어낼 때 갈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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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
수 로슨 지음, 캐롤라인 마젤 그림,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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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 모 초등학교 연구회에 소속된 다섯 분의 선생님들을 줌에서 만난 적이 있다. 선생님들께서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인성'에 관한 부분이었고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책이었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이 홍익인간일진대 초등학생들에게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다른 방법이 아닌 '책'을 활용하고 있다는 연구 중간보고서를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4차 산업혁명,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과연 '책' 이 인성을 길러주는데 효과적일까? 라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게다. 하지만 '책'만큼 메세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어느 장소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도 흔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책을 통해 길러 줄 수 있는 '인성 덕목' 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보며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을 더 생각할 수 있었다. 정직, 책임, 예, 존중, 배려, 협동, 소통, 효..... 이런 인성 덕목들을 다양한 책들을 통해 함양할 수 있다면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 싶다.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는 미국 현직 초등교사가 쓴 그림책이다.

저자 '수 로슨'은 그림책을 통해 지금 세대에서 잊혀지기 쉬운 존재가 누구인지 말하고 있다.

 

 

세상은 효율성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한다. 쉽게 말하면 생산성이 있는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 대우를 달리한다. 자본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수 로슨' 이 그림책에서 말하는 할머니들은 사람들에게 있어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라면.

 

 

그림책에는 다양한 취미를 통해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이 등장한다. 할머니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존재임을 말해주는 듯 하다.

 

 

슬픈 표정을 하며 뭔가 생각에 빠져 있는 소년이 등장한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표정하기도 하다. 무표정하면서도 뭔가를 하기 위해 샌들 끈을 조여 맨다. 자신에게 주어진 무언가의 일이 있는 것처럼 습관처럼 집을 나선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가던 길에 예쁜 노란 꽃을 구한다. 아마도 숲에서 꺽었을 것이리라. 할머니 집 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다. 할머니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흔들의자에 앉아 계신다. 누가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소년은 창가에 놓인 꽃병마다 노란 꽃을 꽂는다. 자신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할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같다.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다른 집 할머니처럼 예쁘게 치장하지 않아도 소년에게는 우리 할머니가 최고일게다. 다른 친구 집 할머니처럼 케이크를 만들고 야구장에 가고 취미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소년에게는 우리 할머니만큼 정겨운 사람이 없을게다. 지금 당장 자기 자신조차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소년은 할머니가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나(소년)를 얼마나 사랑해 주셨는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소년은 누구에게 이런 교육을 받았을까?

타고난 성품일까?

 

지식을 알려주고 인공지능 시대에 생존할 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지만 더더욱 좋은 교육은 나를 돌봐주셨고 나를 아껴주셨던 부모님과 같은 할머니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쓸모가 없으면 집어 치우는 도구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든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쓸모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현재 자신의 모습이 있기까지 희생하고 헌신하며 돌봐주셨던 분이 있을 것이다. 그 은혜, 그 사랑에 보답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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