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1 -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1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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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후회가 없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공부가 역사가 아닐까 싶다. 지도자의 역사 의식 부재는 혼란을 넘어 방향을 놓치게 된다. 거대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선장이 조정하는 키라고한다.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결정에 올바른 역사 의식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역사 의식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방대한 분량의 역사를 시험 공부하듯 암기한다고 될 일도 아니기에 어리면 어릴수록 역사와 친숙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재미나게 이야기로 풀어쓴 여러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중에 아롬주니어 출판사에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를 시리즈로 10권을 발행했다. 그중에 첫 번째 책으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1. 고조선부터 삼국 시대까지>를 살펴보았다. 

 

도쿄 올림픽에서 연일 금메달 소식을 안겨준 종목이 있다. 바로 양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을 휩쓸만큼 세계 언론으로부터도 찬사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는 양궁에 이렇게 강할까? 단서가 될만한 내용이 나와 있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수천 년에 걸친 세월이 지나면서 남방계는 무에타이와 세팍타크로 등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미는 힘을, 북방계는 씨름이나 유도 등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당기는 힘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요" (62쪽)

 

<삼국유사>의 고조선기에는 '석유환국'이라는 구절이 나와있다. 고조선 이전에 환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했었다고 한다. 여러 부족들이 모인 연합체였던 환국은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지금의 중국 만주 쪽으로 이동한 부족으로 여겨진다. 전형적인 북방계 민족이다. 추위라는 자연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유전자들이 적응되어 왔을 것이고 비교적 따뜻한 남방계 민족보다 당기는 힘을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양궁도 활 시위를 당겨서 정확히 과녁에 맞추는 경기인 것을 보면 유전자는 결코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신화와 전설로 전해오는 단군 이야기들이 결코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충분히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관계들을 유추해 낼 수 있는 자료임을 알게 된다.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사관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왜곡한 전례들이 밝혀지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유사 시 변수에 대해 일치감치 중국 기반의 역사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문자가 없었던 시기에 진행된 선사시대의 역사와 고조선, 삼국시대의 역사는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에서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역사적 전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없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는 고대사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관심 영역을 넓혀가야 하는 이유는 국가의 존치 여부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1. 고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긴긴 여름방학을 우리의 역사 공부 시간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야 자녀들도 부모의 관심사를 따라 할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부터 역사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학생들도 자연히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고조선 이전의 역사, 고조선과 삼국시대의 역사가 비록 아주 먼 옛날 이야기처럼 여겨지더라도 차근차근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읽혀질 수 있는 이야기 책을 가지고 시작해 보면 어떨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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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불편한 예배 - 환대와 우정을 나누는 예배 공동체
김재우 지음 / 이레서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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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즐거이 받으시는 예배란 무엇일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이면 교회에 출석하여 하나님께 예배한다. 새벽에도 수요일에도 교회마다 정해 놓은 시간에 출석하여 예배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인가 아닌가이다. 모두 진심으로 예배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미국 이민자로 조지아주에서 다민족 예배 예술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조지아주만 하더라도 40개국이 넘는 곳에서 이민자들이 정착하는 곳이라고 한다. 다민족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민자들 대부분이 난민들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서 각종 어려움을 딛고 미국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저자는 자신의 집을 오픈하여 이민자들과 예배를 한다. 토요일 저녁 시간에 음식을 각자 준비해 와서 식탁 교제로 예배를 시작한다. 자정이 넘어서야 끝나는 예배지만 모두가 환대와 우정을 경험한다고 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예배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다민족 이민자들과 예배한 한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를 예배할 것인가?  그리고 누구와 예배할 것인가? 에 초점을 맞춘다. 예배의 본질보다 형식을 강조할 때 누구를 예배하는지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 교단 수가 4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예배의 형식에 따라 분열되거나 분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배의 본질은 예배의 형식이 다르더라도 달라질 수 없는 본질적인 개념이다. 2시간 넘게 춤을 춰야 예배한다고 생각하는 민족도 있다. 틀에 짜인 순서와 고요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민족도 있다. 민족마다 예배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지 예배의 대상이 다른 것이 아니다. 신생국가인 남수단에 가서 예배할 때 저자는 소수 부족의 언어로 찬양하며 예배할 때 분열된 부족들이 서로 연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누구를 예배할 것인가? 에 초점을 맞춘다면 젊은이를 위해 어르신들이 예배의 형식을 양보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어르신들을 위해 젊은이들이 맞춰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예배하는 대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와 예배할 것인가? 는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선교를 생각하면 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나가는 선교를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들어온 해외 이주민들을 환대와 우정으로 대하면서 그들과 함께 예배를 해야 할 때가 이른 것이다. 피부색과 언어와 문화가 같은 사람들끼리 예배하는 것이 당연히 편하다. 그러나 기꺼이 불편하더라도 예배는 해야 한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문화가 다르더라도 예배를 함께 할 수 있다. 그에 따른 불편함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예수님이 그러셨다.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사마리아에 직접 찾아가서 천대받는 여인과 우물가에서 예배를 했다. 에어컨이 없더라도 예배할 수 있어야 한다. 번듯한 시설이 없더라도 우물가에서 예배했듯이 우리도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예배해야 한다. 기꺼이 불편한 예배라도 예배의 대상은 변함이 없다

 

예배하는 장소가 교회일 수도 있지만 우리 각자의 생활 처소, 직장일 수도 있다. 누구와 예배할 것인가? 가족들, 직장 동료들, 환대와 우정이 필요한 이들이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 됨은 다양성 안에서 일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59쪽)

 

성경은 획일화를 말하지 않는다. 통일된 문화, 통일된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예배하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문화적 감수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우리의 시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예배의 스타일도 존중해야 한다. 우리의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에 기반한 예배를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께 반응하는 공동체 예배를 반복해서 강조한다. 공동체 예배가 없는 개인 예배, 또는 개인이 사라져 버린 공동체 예배는 온전한 예배가 아니다" (69쪽)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방법 중 하나는 한 사람을 위해, 오직 내 앞에 있는 한 영혼을 위해, 그와 함께하는 그 순간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다" (147쪽)

 

공동체와 함께 예배하는 것,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 시간과 물질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기꺼이 불편한 예배다. 하지만 하나님은 기꺼이 불편한 예배를 원하신다!

 

"우리는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멈추어 서야 한다" (151쪽)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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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
황병주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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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한국전쟁 당시 38도선 이남에 있었지만 북한의 원산, 함흥처럼 일제강점기 시절 산업 시설들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곳이라 노동자 파업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적 운동이 다른 지역보다도 많이 일어났던 곳이다. 한국 전쟁 발발 시에는 인민군 점령하여 인민위원회를 설치할 만큼 북한이 오랫동안 점령했던 곳이기도 하다. 인구로 따져도 강릉 다음으로 삼척이 많을 정도였다고 한다. 인구 10만이 훌쩍 넘을 만큼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찾아온 곳이 삼척이었다.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은 1960년~1970년 삼척에 살다가 월북한 남파공작원 2명이 남쪽으로 왔다가 북한으로 가는 길이 막히자 삼척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그들을 돌봐주었던 이유만으로 간첩단으로 몰려 심한 고문과 폭행, 그 휴유증으로 자살과 사회적 낙인 속에 살아가야했던 피해 사실을 밝혀낸 책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된다. 1979년 6월 14일 강원도 삼척군 원덕면 갈남리에 살고 있는 진항식 씨와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고한리에 살고 있는 김상회 씨가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수사와 고문을 받게 된다. 남파공작원 진현식의 동생이 진항식 씨이고, 북한으로 복귀하던 중 부상당한 진현식을 도와준 이가 김상회 씨다. 간첩 사건 중에는 실체가 분명한 것도 있지만 거의 조작에 가까운 사건도 많았다. 간첩사건은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정치적 반대파를 제압하고 대중을 위협하는 대표적 수단이었다. 1979년 같은 해 일어났던 남민전 사건은 관련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높았던 반면에 삼척 사건은 강원도 시골의 평범한 주민들의 사건이었다. 공안당국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 전체를 이데올로기적 치안의 시각으로 전면 제구성해 간첩사건으로 만들어냈다. 

 

남파공작원이었던 진현식과 그 가족 및 친인척들은 진현식을 숨겨주고 도와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죽은 줄 알았던 피붙이가 살아 돌아왔는데 나 몰라라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경찰은 진현식과 그 가족 및 친인척을 묶어 간첩단을 만든 것이다. 이것은 국가의 폭력이었다. 생산적이면서 순종적인 국민을 만들어내려는 리바이어던의 폭력이었던 것이다. 남민전과 삼척 사건은 간첩의 정치학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삼척 사건은 지배권력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사건이다. 정치적 고비마다 맞춤형 공안사건들이 자주 일어났던 것을 반추해 보면 삼척 사건은 1979년 당시 YH노조 신민당사 점거 농성과 부마항쟁과 기묘한 함수 관계를 가진다.

 

남파공작원의 장기 은신으로 두 가족들 모두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커다란 고통과 갈등의 삶을 살았다. 피붙이를 단지 숨겨둔 게 죄라면 죄였던 것이다. 2016년 37년 만에 전원 무죄 판결이 났지만 그동안 입었던 피해는 돈으로도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굵직한 조작 사건들에 가려 잊혀졌던 일반 주민들의 피해 사례가 담긴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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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62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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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던 시절이 생각났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의 주인공 이루나처럼. 방문을 닫고 좀 처럼 거실로 나오지 않았다. 더운 여름 날 방문이라도 열어 놓고 지내면 좋을 법 한데 어찌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는지. 밥 차려 놓고 밥 먹으라고 몇 번 씩 불러도 나오지 않다가 기껏 나와서 하는 소리가 왜 국이 다 식었냐면 반찬 투정 밥 투정만 늘어놓기가 일상이었다. 그러다가도 친구한테 전화가 오면 뭐가 재밌는지 까르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방 안에서 새어 나온다. 친구들도 어느 순간 바뀐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친구 그룹이 어느 날 보면 말 한마디 하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분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중2병을 지나 이제 고딩이 될려고 하니 조금 나아졌다. 제법 말도 재잘재잘 늘어 놓는다. 이제 딸이 아빠를 챙기는 수준이다. 잔소리도 작열한다. 칭얼칭얼 어린 애 같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제법 숙녀티가 나기 시작한다. 나중에 아빠를 챙기는 사람은 딸 밖에 없을 것 같다. 두 아들은 나이 차가 나서 그런지 정반대다. 고딩 아들은 사춘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지 통 말이 없다. 초딩 아들은 사춘기 입문 전이라서 그런지 재잘재잘 집 안 분위기를 들썩거리게 한다. 자녀를 키우는 집안에서는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춘기는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춘기에 접한 초등학교 여학생 친구들을 학교에서 자주 보았다. 담임 선생님들이 무척 힘들어하신다. 특히 남자 담임 선생님께서 사춘기에 돌입한 여자 친구들을 어찌 할 수가 없어 쩔쩔매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남자 얘들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해결점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반면 여자 친구들과의 관계는 알다가도 모를 정도로 아주 미묘하다. <사춘기 대 아빠 갱년기> 이루나네 학급처럼 말이다. 루나, 지희, 지수. 세 명의 여자 친구들이 삼각관계를 이루며 펼치는 학교 생활이 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렇게 씩씩해 보이던 루나가 질투의 화신이 될 줄이야 누가 알겠는가. 지희의 변심은 또 어떻구. 전학 온 지수의 숨겨진 개인사는 완전 반전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세 친구들과의 관계가 금방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근데 대부분 쉽게 오해가 풀리지 않아 끝까지 가능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어른이 되어가는 준비 중이라는 신호로 사춘기를 겪는다지만 어른들에게 나타나는 갱년기는 무슨 신호일까? 이루나네 아빠는 실직, 친구의 임종 등으로 급격하게 생활의 패턴이 바뀌면서 갱년기 증상을 보인다.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보인다거나 아랫배가 유달히 불쑥 튀어나온다거나 자녀의 문제에 유달히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면 남자분들 중에서 갱년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아빠의 갱년기 VS 자녀의 사춘기, 진검승부다!

 

<사춘기 대 아빠의 갱년기>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약방의 감초처럼 독자들의 배꼽을 잡는 장치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름하여 아재개그다. 루나네 아빠가 던지는 아재개그 수준은 '아재' 가 된 나는 정말 책을 손에 놓는 순간까지 언제 또 나올까 궁금해하며 읽었던 부분이다. 물론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루나에게는 왕짜증나는 아재개그였지만. 갱년기 아빠가 던지는 아재개그, 기대해도 좋다!

 

약간 맛보기로 보여드린다면.. 이렇다.(21쪽)

 

베를린 가서 음식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정답: 베를린. 왜? '독'일 수도.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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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성공시키는 법
캐시 헬러 지음, 박성웅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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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연연하지 않기란 무엇일까? 

 

직장을 관두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직장을 취미삼아 건성건성 다니라는 얘기도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팟캐스트 운영자이자 컨설턴트다. 아무런 의미 없이, 할 수 없이 직장을 기계처럼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자신 안에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유명인들도 게스트로 초대하여 유명이 되기 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다. 그들의 하나같이 공통점은 자신 안에 있는 <본질적인 자아>를 찾았다는 점이다.  본질적인 자아가 가리키는 대로 아무런 미련 없이 몸과 마음을 가두었던 직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이 도전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패하더라도 모험하며 도전했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가 과연 올까?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때를 기다리다가는 평생 생각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생각을 가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다. 괜한 욕심 부리지 말라고 이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직장 동료들도 만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데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들을 수 있다. 현재의 안정적인 일을 관두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진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현재 뚜렷히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과연 먹고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워진다. 그러다보면 생각은 닫히고, 직장에 연연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눈보라가 치는 길에서 그냥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라고. 머릿 속으로 생각만 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모습이 딱 이런 모습이라고. 

 

사람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주의는 파괴적이고 중독적인 믿음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준비만 하다가 살 것인가? 자신이 즐거워 하는 일을 찾아 사는 인생은 참 행복한 삶이다. 직장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억지로 하는 일보다 신나서, 즐거워서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고, 건강한 삶이 아닐까.

 

나는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직업이든 처음 역할을 맡았을 때는 설레임과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두려움과 호기심, 긴장감이 따라온다. 신규 교감 생활도 그렇다. 아직 1년이 안 되었으니 하루 하루가 새롭다. 그런데 이런 진취적이고 신선한 감을 매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글쎄다. 교사 생활 20년을 뒤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의 만남, 학부모의 만남 때문에 설레였던 적이 있었고 새로운 교직원들을 만나는 것도 기대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가졌던 생각과 마음가짐이 사라지고 그저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교감 생활도 그러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교감에 연연하지 않기, 즉 일을 좋아해야 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 교감 일이 되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가슴 뛰는 일이어야 한다. 당연히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나는 아내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부탁을 할 때 거절하지 않는다. 실력면으로 보았을 때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나에게까지 연락이 왔고, 나에게 부탁까지 했으니 기회라고 생각하고 거절하지 않고 수락을 한다. 지난 6월,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연구학교 공개특강 때문에 나를 강사로 요청했다. 교육과정 연구학교라서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를 해야 되는데 괜찮냐고 물어왔다. 몇 몇 강사들에게 요청했는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까지 순서가 온 거다. 그 학교 교직원만 대상으로 강의 하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 전역에 공개 신청을 받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고 하니 왠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주저할 수 밖에 없겠다 싶었다.

 

어떻게 할까 약간의 망설임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괜찮다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담당자는 정말 괜찮냐고 다시 물어보았다. 전화를 끊고 두려움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어쪄랴. 이미 강의 한다고 말했으니. 그러고 나서 짬짬히 강의 파일을 만들고 마음을 다스리며 준비해갔다. 역시나 그 학교에서 발송한 공문이 강원도 전체 기관에 뿌려졌다. 이창수 교감이 교육과정에 대해 강의를 하니 신청하라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한다고. 헉. 주사위는 던져졌다. 강의는 무사히 잘 마쳤다. 나는 이런 식이다. 내가 유명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군가 부탁할 때 기꺼이 도전하고 본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데까지 준비하면 된다. 강의 평가야 어떻든 말든. 이런 도전을 2019년부터 해 왔다. 2019년 처음 강의하던 날 손발과 심장 모두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여러 군데에서 하고 나니 정말 내가 전문가가된 듯한 착각이 들었고,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 강의 듣는 사람보다 강의 하는 사람이 더 많이 성장한다고 하지 않나. 그게 바로 나다. 물론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 강의하는 날까지의 떨리는 마음, 오만가지 드는 생각 때문에 정신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지만 강의를 마치고 끝나고 내려올 때에는 성취감이 그동안의 피곤함을 싹 사라지게 한다. 그 맛때문에 도전하는 것 같다. 올 여름 8월 5일 저녁에는 JDM 예수가족 수양회 직장트랙 중 한 꼭지를 맡아 온라인 강의를 한다. 제목 자체도 부담스럽다. <나를 따르라, 직장 제자도>. 과연 당당하게 이렇게 산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 될까 싶다. 본부 간사님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을 때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한 달 내내 부담감이 떠나지 않고 있지만, 이것 또한 즐기리라는 심정으로 강의록을 만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교감 생활, 공문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낼 수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사안들이 생기면 교감은 바빠진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 사안 한 건 한 건이 단시간 안에 해결되지 않는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미묘한 사슬들 하나 하나를 풀다보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상처도 받고 힘도 소진한다. 그러면서 점점 위축된 생활, 현실에 안주하려는 삶, 마냥 쉬고 싶은 생각과 좀 더 편안한 곳을 찾기 위한 마음이 은근슬쩍 자리잡는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교감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너무 아깝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나의 성향은 역시, 새롭게 도전하는 일이다. 책 읽는 일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시대에 뒤떨어지고, 내 고집대로 살 것 같아서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현재에 연연해 하지 말아야겠다. 주어진 건강 안에서 도전하고, 감사하자. 맡겨진 역할 안에서 즐겁게 일을 받아들이자. 나 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며. 이게 바로 가슴 뛰게 하는 삶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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