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권력 -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
제임스 볼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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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면 21세기 권력을 정치 또는 경제, 문화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싶다. 그러나 책에서는 시종일관 <21세기 권력>을 인터넷으로 못 박고 이야기한다. 인터넷을 다스리는 자가 곧 권력자임을 강조한다. 인터넷이 개통된지는 불과 60년 밖에 되지 않았다. 6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21세기의 정치, 경제, 문화를 주도하며 권력의 중심에서 움직이고 있다. 저자는 책의 부제에서 말하듯이 '인터넷을 소유하는 자가 누구이며, 인터넷은 우리를 어떻게 소유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터넷 중립성을 외치는 거대 권력자들의 속셈을 파헤치며 단호하게 인터넷을 규제해야 한다고 역설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 

 

왜 인터넷을 규제해야 될까? 

 

인터넷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만약 인터넷을 중립 지대로 바라보고 민간 개발업자 또는 민간 기업에게 전권을 줄 경우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는 격이 된다고 말한다.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볼 수 있었던 바와 같이 인터넷 기업을 통해 정치적 흐름을 주도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의 정보를 무차별하게 노출시키는 일을 순식간에 해 버릴 수 있는 것이 인터넷 권력을 준 이들이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정치 권력을 쥐고자 하는 이들은 인터넷을 활용할 수 밖에 없고 인터넷을 움직이는 거대한 손들을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서든 책에서 말하는 인터넷 저항가들이 나서든 분명하게 인터넷을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의 인터넷 전쟁도 불이 붙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독주체제를 유지할 지 낙관적이지 않은 것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발빠른 추격이 눈부실 정도다. <21세기 권력>에서는 인터넷이 어떻게 등장하였고 어떤 기술로 오늘날까지 발전할 수 있었는지 앞부분에서 다루었으며 두번 째 장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버는 투자자들과 광고업자들의 숨겨진 영업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거대 기업들과의 전면전을 위한 무명의 사이버 전사들, 규제 기관, 저항운동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들이 어떻게 보면 바위에 계란 치듯 아무런 소용이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으로 돌아오듯 모두를 위한 인터넷 도구가 되도록 선한 목적을 유지하기 위한 당찬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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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책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문병철.이명현 지음 / 유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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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사.과.책. 

 

책 표지처럼 천문학자 이명현님과 정치학자 문병철님의 복잡한 세상을 읽어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자신들만의 책읽기를 소개한 책이다. 깊고 넓은 사회책과 과학책 읽기를 독자들에게 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천문학자와 정치학자가 지독한 책벌레 될 수 있었을까?

 

두 분 모두 82학번 친구인 것 같다. 고등학교도 동문 수학한 듯 싶다. 학창 시절 문학 동아리를 만들어 소설을 포함한 다양한 문학을 읽어내려고 했던 열정들이 대학 졸업 후 전문적인 영역을 살아가면서도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지금껏 독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과학책방 길다를 만들어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의 고전부터 신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리뷰하며 서평을 쓰고 있다. 천문학자 이명현님의 이야기다. 그리고 정치학자 문병철님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과학책을 읽는 것은 곧 세상 읽기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자연현상 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때에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 사회과학책을 탐독해야 하는 이유가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실 과학책이든 사회책이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독자들의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다. 과학이론도 최신 경향에 따라 기존에 진리라고 생각되었던 것도 거짓으로 바뀌고 있다. 천문학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발견 내용들이 첨부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과학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과학적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과학책이 담고 있는 과학적 사고를 습득하기 위함이다. 과학은 수학적이며 객관적이기에 이러한 사고방식은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준다. 사회과학책도 마찬가지다. 사회과학영역이 세분화되고 있다. 정치학, 경제학도 사회과학이다.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사회과학책을 읽으면서 길러낼 수 있다. 성숙한 시민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을 읽어낼 수 있어야 좌우로 휘둘리지 않는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다. 

 

책 곳곳에는 천문학자와 정치학자가 추천해 주는 다양한 책 목록들이 있다. 잘 메모해 두었다고 입문서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특히 다양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종이책으로만 독서를 고집하던 방법에서 토론, 유튜브, 영화 등 비독서 행위도 독서임을 강조한다. 어려운 분야일수록 책으로 입문하기 보다 먼저 저자의 영상을 시청하면서 워밍업을 해 둘 것을 권면하고 있다. 

 

책읽기는 누구나해야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일수록 책 읽기는 필수다. 폭넓은 독서가 깊이있는 전문성을 발휘하게 해 줄것이다. 천문학자가 소설을 읽는 이유도, 정치학자가 철학서를 읽는 이유도 복잡한 세상 속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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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 의미 있게 가치 있게 지속가능한 나로 사는 법
유명훈 지음 / 더블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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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도 현명해 지고 있다. 상품의 질이 높으냐 낮으냐를 떠나 기업의 가치가 어떤가를 먼저 살펴본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소비 패턴의 특징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흥망성쇄와 직결될 것이다. 기업의 이익이 곧 기업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국내 최최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설턴트다. 그는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동향과 더불어 개인의 밀도 있는 삶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밀도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는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7가지 영역을 언급하며 이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각자가 환경을 생각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생, 공존, 협력을 추구하는 삶이 곧 '밀도 있는 삶' 이라고 정의하며 서로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문학적 사고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그는 사람들이 늘 입고 다니는 옷과 패션을 첫 화두로 꺼낸다.

 

72쪽.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의 패션 스타일을 주목해 보라고 말한다. 주커버그가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자를 고집하는 장면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아왔다. 주커버그가 입은 회색 티셔츠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라고 한다. 왜 주커버그는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고집할까? 가격도 적지 않는데 말이다. 결국 주커버그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고 패션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휴머니즘을 기업의 가치로 생각하고 지속가능한 패션 트랜드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주커버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들이 지속가능성을 생각한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CSR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가치를 담은 브랜드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옷 한 벌을 입을 때도 생각과 가치를 담아내고자 한다. 지속가능성을 생각한 기업의 브랜드를 입을 때 즐거움을 넘어 자부심을 가진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기업이 생각해야 할 지점이다. 

 

먹거리, 집, 교육, 소비, 투자에 이르기까지 ESG 즉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가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지 이것을 라이프 스타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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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년/초등] PBL 프로젝트 수업 레시피 - 수업에서 바로 적용하는
안부영 지음 / 맘에드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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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학생중심활동 수업을 위해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교과를 묶어내고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차시별 수업 계획을 세운다. 학생들이 해결할 문제는 관련 교과의 성취기준을 근거로 제시한다. 학생들은 분절적인 교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분석을 위하여 관련 교과의 지식을 활용한다.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결국 프로젝트 문제를 해결한다. PBL 프로젝트 수업의 흐름이다. 

 

PBL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인다. 교사는 문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문제를 분석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각자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낸다. 10차 이상의 수업 설계를 세울 때 교사는 프로젝트의 방향을 세워가야 한다. 교과들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학생들은 활동을 통해 다양한 교과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교과 간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이다. 때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해도 좋을 듯 싶다. 의외로 교사가 생각할 수 없는 부분들을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얻게 된다. 

 

학생이 관심가질 만한 주제들이 있다. 계절에 따른 내용도 괜찮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PBL 프로젝트 수업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시간표이 구성도 달라져야겠다. 각 교과별의 나열이 아니라 PBL 프로젝트명이 곧 일일 또는 주간 학습 계획이 되겠다. 문제를 다같이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능력들을 습득할 수 있겠다. 문제를 분석하고 분류하는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자료를 해석하는 능력, 결과를 모으고 발표하는 능력 등 교과별 추구하는 다양한 역량들을 PBL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PBL 프로젝트 수업 레시피> 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저자가 직접 실천한 수업 사례들이 담겨 있다. 저자의 수업 레시피를 참고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다른 수업들이 발전된 방향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 문제를 제시하는 방법이 어려울 수 있을 때 저자가 만든 문제 상황을 참고로 하여 자신의 학급에 맞게 수정해서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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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 - 어느 수의사가 기록한 85일간의 도살장 일기
리나 구스타브손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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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돼지만 바꾸었을 뿐, 돼지의 환경을 바꾸지 않았다" 

 

2002년으로 기억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근무했던 적이 있다. 학기 초에 가정방문을 다녔다. 5학년과 6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복식학급 담임교사였다. 6학년 학생 중에 한 명의 집이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학교에서 걸어서 30여분 걸리는 거리였다.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간다고 하니 싫어했다.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아이가 좋든 싫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고 말씀을 해 놓았기에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다. 학부모님께서 일하고 계셨다. 돈사를 물로 청소하고 있으셨다. 돼지를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암퇘지 곁에서 새기 돼지들이 옹기종기 젖을 빨고 있었다. 다른 칸에서는 돼지 몇 마리들이 좁근 공간에서 엎드려 있다시피 놓여 있었다. 선홍빛깔의 피부에 덕지덕지 오물들이 묻어 있어 청결과는 약간 거리가 먼 느낌을 가졌다. 하지만 돼지의 눈은 참 맑았다. 돼지 코도 가까이에서 보니 의외로 귀엽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돈사에서 풍겨나오는 냄새가 고약하다고 하지만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다. 늘 일하시는 분들 앞에서 냄새 타령 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스웨덴의 수의사 리나 구스타브손이 돼지 도축장에서 검사원으로 지낸 85일간의 경험을 일기로 담아낸 책을 펴냈다. 학급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야기들을 매일 매일 기록한 교사 일기라든지 코로나19를 맞이하여 감염병과 씨름하듯 환자들을 돌본 사례를 적어낸 의사 일기 등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도살장 일기는 생소했다. 우리나라도 축산물위생관리법 제12조에 따라 축산물 검사관을 도축장에 배치한다고 한다. 보통 검사관은 수의직 공무원으로 수의사 자격증을 가진 7급 공무원이라고한다. 스웨덴도 이와 비슷하게 대량의 돼지를 도축하는 시설에 반드시 수의사를 두게 되어 있나보다. 

 

수의사가 하는 일이 나와 있다. 트럭에 실려 오는 돼지들 속에서 혹시나 감염되어 있거나 질병에 노출된 돼지, 다리를 절거나 피부에 상처가 난 돼지, 육안으로 보았을 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돼지들을 선별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계류장에서 기다리는 돼지들 속에서 발생되는 상처난 돼지도 가려내는 일을 한다. 그 이유는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의 질을 최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절차이며 만에 하나 있을 감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뿐만 아니라 도축하기 전 돼지들을 함부로 패거나 무자비하게 다루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하루 종일 도축되는 돼지의 수가 셀 수 없이 많고 도축되는 과정이 모두 컨베이트벨트에 의해 기계적으로 움직여지기에 생명의 존엄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사치라고 한다. 다만 법에 의해 최대한 안전하게 도축되도록 검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비명 소리, 바닥에 흐르는 핏물, 각종 내장에서 흐르는 분비물 등으로 인해 근무하는 환경은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전한다. 물론 수의사 외에 도축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일했던 베테랑급들이다. 이 분들은 중간에 관둘 기회가 있었지만 가족들 생각하다보니 때를 놓쳐 적게 잡아도 20년 넘게 매일 도축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꼬리 상처는 잘 곪는다. 그래서 몸에 감염원이 생길 수 있고, 그럼 그 고기는 전량 폐기해야 한다"

 

도축장 내의 수의사들이 남긴 기록들의 면면을 읽어내려가보면 돼지도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몸부림 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산화탄소 질식장으로 끌려가기 싫어 발로 버티며 서 있는 모습,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다른 돼지의 등을 타고 도망치려는 몸부림, 피부가 닿을 만큼 빼곡한 공간에서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싶어 헉헉 거리는 모습들을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물의 압력을 순간적으로 높혀 돼지 머리에 마취를 가하는 모습은 수의사들의 기록을 읽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펜액펜 출판사에서 최근에 발행한 <대한민국 돼지 이야기>에 보면 돼지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가축이자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사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토종 돼지는 재래종으로 크기가 작되 먹성은 엄청 좋았다고 한다. 그만큼 사료값이 많이 들다보니 개체수를 늘이기에 부담이 되었고 일제강점기 이후 덩치가 크고 새끼를 많이 낳는 외래종이 들어오면서부터 재래종은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돼지도 계속해서 개량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돼지가 사는 환경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고기와 털을 공급해 주는 돼지를 최대한 위생적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를 그동안 사람들이 놓쳤던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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