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궁금해! - 세상을 뒤흔든 세계로 한 발짝
박동석 지음, 우지현 그림 / 봄볕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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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중에는 정치 혁명, 종교 혁명 외에도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혁명 등 다양한 혁명들이 있다. 그 중에 세상을 뒤흔든 혁명 중에 정치, 종교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 아프간 탈레반 무장 세력의 재집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입장에 따라 다르다. 한 쪽에는 '사태' 로 보고, 또 한 쪽에는 '혁명'으로 본다. 탈레반 무장 세력을 우려하는 서방 국가에서는 당연히 '사태'로 볼 것이고, 탈레반 입장에는 '혁명'으로 주장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이와 같이 사례들이 있었다. 동학(민)란, 동학농민운동, 동학농민혁명 등 동일한 사건을 부르는 이름들이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지배자의 시각을 많이 반영한 쪽에서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의미에서 '란'으로 명명했다. 민주주의 시대로 변화되면서 약간 순화하면서 사회에 변화를 촉진했다는 의미에서 '운동'으로 불리웠고, 지금은 사회를 변혁시켰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혁명'으로 부른다. 촛불혁명도 유사하다. 이처럼 혁명은 입장 차에 따라 달리 불려졌다. 

 

<세상을 뒤흔든 혁명이 궁금해>에서는 세계 역사 속에서 대부분이 사람들이 혁명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건들을 담아냈다. 동서양 막론하고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변혁을 촉진시켰던 혁명들을 알기 쉽게 읽혀지도록 정리해 놓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세계 역사의 획을 그었던 혁명들을 되짚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의미를 축소시켰거나 간과했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룬 혁명에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신분 구조가 철저했고 하늘로부터 왕이 점지되었다는 왕권신수설이 팽배했던 시대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주장을 하며 철옹성과 같은 계급 구조에 대해 반기를 들고, 움직여질 것 같지 않았던 지배 구조를 뒤흔들었던 혁명을 요약한 '왕 중심의 정치를 바꾼 혁명' 에는 청교도 혁명, 명예 혁명, 프랑스 혁명, 신해 혁명, 러시아 혁명이 있다. 여기에는 신해 혁명의 발상지가 특이했다.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시작된 점이다. 후베이성의 우한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지역으로 지목된 곳이다. 두 번째 영역인 '종교를 바탕으로 일어난 혁명'에는 기독교 사상과 유사하여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내부적으로 변질된 태평천국운동, 동학농민혁명이 소개되어 있다. 세 번째 영역에서는 '외세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혁명'으로 네덜란드 독립 혁명, 미국 독립 혁명, 아이티 혁명, 쿠바 혁명을 소개해 놓았다. 모두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밑바닥 민심들이 움직였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네덜란드는 에스파냐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고,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아이티는 프랑스로부터,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일궈냈다. 독립을 이끌어냈던 지도자들은 현재도 각국의 국부 또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숭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에서는 4.19혁명, 튀니지 혁명, 이집트 혁명을 소개한다.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렸고 튀니지 혁명과 이집트 혁명은 은 무능한 군사정권에 항거했다. 

 

세계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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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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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선생님을 대신해서 수업했다. 1학년 아이들과 어떻게 한 시간을 보내야 할까 고민하다가 비장의 카드를 빼어 들었다. 바로 그림책 <도서관에 간 사자>. 1학년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궁금증을 일으키는 그림책이 좋을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찾아낸 그림책이다. 1학년 아이들이 직접 읽기에는 글밥도 많고 어휘도 어려운 것이 많은 것 같아 선생님이 직접 읽어 주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역시나 1학년 아이들이 책 표지를 보자마자 서로 보겠다고 책상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사자와 아이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다. 도서관이라고 말하자 더더욱 놀라했다. 도서관에 사자가?  왜 도서관에 사자가 있어요? 라는 질문이 시작되길래 일단 선생님이 읽어 줄테니 잘 들어보라고 하고 책 첫 장을 열었다. 사자가 늠름하게 어디론가 가는 모습이 있고, 고양이 한 마리가 꼬랑지를 치켜 들고 있는 모습, 청솔모, 빨간 작은 새, 검은 새가 보인다. 왜 고양이가 꼬랑지를 치켜 세울까? 물어보았더니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1학년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내용인가 보다 생각하고 내가 대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림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 있다. 선생님이 그림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캐어 아이들과 이야기 소재로 삼으면 대화거리로 충분할 것 같다. 

 

도서관 입구가 인상적이다. 돌로 조각된 사자 상이 나란히 입구에 세워져 있다. 그 사이를 사자가 계단을 통해 들어간다. 도서관 대출창구에 있는 직원도 놀라고 이야기방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놀란다. 역서 대출창구라는 말을 1학년 아이들이 어려워했다는 점. 관장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자가 소리 지르지 않는지, 뛰지 않는지 등 규칙을 잘 지키는지에 대해 물어볼 뿐 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관장님이 뭐예요?"라고 아이들이 물어봐서 "응. 학교 교장선생님과 같은 분이셔" 라고 대답해 주었다. 

 

사자는 책 사이에 쌓인 먼지도 털고 책 반납도 솔선수범하며 도서관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다. 특히 오후 3시 이야기를 듣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참여하며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심지어 편안하게 잠을 자기도 한다. 아이들과 사자는 친구가 되고 도서관의 최고의 명물이 되었다. 그런데 그놈의 학교 도서관 규칙 때문에 쫓겨나게 된다. 소리지르지 말라는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사자가 없는 도서관은 고무줄 없는 팬티와 같았다. 결국 도서관 직원이 수소문을 해서 사자를 다시 도서관으로 데리고 온다.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소리를 지를 수 있다는 조건으로^^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애들아, 우리 학교 도서관에 사자를 데리고 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이들의 대답이 기상천외했다. 

"운동장에 닭다리를 놔둬서 사자가 학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요" , "동물원에 가서 목줄로 데리고 와요"

 

역시 아이들의 생각은 선생님의 생각을 초월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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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내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 - 초연결 시대 행복한 성공을 여는 열쇠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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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법'을 세우기도 했다. 미래 사회에 더욱더 인성교육이 중요해 질 것을 예상하고 공교육 안에서 나름대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법으로 정한 것 같다. 특히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자 추구하는 인재상을 '혁신적 포용 능력을 갖춘 인재' 로 잠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자는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담은 책 <인성이 내 아이의 인성을 바꾼다>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열거하며 가정에서부터 인성 교육이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끝부분에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배상민 교수를 예로 들고 있다. 그는 화력한 스펙보다 가치관을 중요시하며 디자인의 본 고장 뉴욕을 떠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대한민국 대전으로 돌아왔다. 배상민 교수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목표는 돈과 명예보다 나눔이다. 전 세계의 10퍼센트 사람들만이 누리는 소비중심적인 디자인이 아닌 90퍼샌트 사람들을 위한 생명과 인간다움을 강조한 나눔 프로젝트 디자인을 추구한다. 사운드 스프레이로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기에 물려 생명을 잃는 것을 방지하는 디자인 물품을 만들었으며 아프리카 지형에서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전등을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인성이 중심이 된 삶은 다른 이들을 이롭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반면 자기밖에 모르는 단지 똑똑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C.S. 루이스가 이야기 한 것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인성과 도덕이 없는 교육은 아무리 유용하더라도 단지 사람을 똑똑한 악마로 만들 뿐이다"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돈이나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모두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자신의 희생과 나눔을 통해서 진정한 행복을 선물한다. 인성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가치관이다.

 

인성은 비인지적 능력이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을 말한다. 하워드 가드너는 이러한 비인지적 능력을 '9번째 지능'이라고 말한다.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지능이다. 무엇이 본질인지, 무엇이 정당한지를 아는 지능이다. 팀하스 사의 창립자인 팀 하스(본명 하형록)는 미국에서 최초로 주차 공간을 밝고 멋진 건축 공간으로 바꾼 주인공이다. 팀 하스는 한국전쟁 직후 부산 용호동 나환자촌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목사였던 아버지가 거기서 목회를 했던 것이다. 그의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그는 나환자촌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돌팔매질을 당하곤 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기피하는 나환자를 13년간이나 돌보며 함께 살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람을 섬기는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배우며 성장했다. '우리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펜실베니아에 자신의 회사를 창립한다. 회사운영 예산의 20퍼센트를 사회 공헌 활동에 쓰는 등 회사 밖의 어려운 이웃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물론, 직원들을 '회사 안의 이웃'으로 여기며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 문화를 만들었다. 팀하스는 자타가 인정하는 탁월한 건축디자이너이다.

 

축구선수 이영표도 빼놓을 수 없는 인성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꿈은 다른 선수들처럼 감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축구 클럽'을 운영하는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그는 돈보다는 가치를, 팀의 이름보다는 자신을 믿어주는 감독과 선수들을 보고 자신이 몸담을 팀을 선택했다. 그는 당장 눈 앞에 던져지는 큰돈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붙들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가치와 존재 목적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질문이 이끄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이다. 인성 교육은 가정 안에서 대화나 생활모습, 여행이나 독서를 통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 방법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기르는 인성 교육은 부모가 먼저 본을 보일 때 가능하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고 하지 않은가. 저자는 인성 교육에서 말하는 인성을 세 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하고 있다. 감성, 도덕성, 사회성이다. 감성은 자기인식과 자기관리능력, 긍정, 자율을 말하며 도덕성은 핵심가치 인식과 책임있는 의사결정, 정직과 책임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성은 사회적 인식, 대인관계, 공감, 소통을 말한다. 이처럼 인성은 사람의 전체 모습을 대변한다. 성공은 인성이 되었을 때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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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 사상·유적편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
플로랑스 브론스타인.장프랑수아 페팽 지음, 조은미.권지현 옮김 / 북스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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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서울편1>에서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음과 말하고 있다.

 

"문화유산에 관한 지식을 주워 담을 때 재미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은 각 계의 전문가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화유산은 그 시대가 남긴 가치관과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는 문화의 결정체다. 나라마다 후대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원하고 그 가치들을 후대의 사람들이 대대로 이어받아 전승하기를 원한다. 빛나는 문화유산으로부터 사상을 읽기를 원한다. 문화유산을 통해 나무를 보기보다 숲 전체를 보기를 바란다.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상과 유적 분야에서 인류가 계승할 가치가 있는 유형의 또는 무형의 문화유산을 가감 없이 소개하고 있다. 고대와 중세, 근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깊이있게 사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죽기 전에 꼭 알아 둘러보아야할 소중한 유산들을 독자들에게 묵직하게 전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비교적 방대하긴 하지만 허투루 넘길 장이 없는 것은 인문학적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교의 변천사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영향을 끼쳤던 사상가들을 집대성했다. 곁에 두고두고 참고서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유형의 문화유산에는 그 시대의 사상적 기반 뿐만 아니라 건축의 미, 당시의 정치적 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도 알아야 깊게 볼 수 있는 것처럼 각 나라마다 자신있게 자랑하는 문화유산들도 크기의 웅장함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에 담긴 다양한 역사적 관계들을 사전에 밑바탕에 깔고 보아야 정확히 알아볼 수 있다. <문화가 인문학이 되는 시간>은 역사적 가이드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서로 마주하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왕궁은 시대에 따라 교권과 왕권이 대립하거나 상보했던 역사를 증명한다. (중략) 노트르담 대성당은 빅토르 위고의 1831년 작품 '노트르담의 꼬부'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며.." (200쪽)

 

중세 프랑스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몽생미셸 수도원, 생드니 대성당, 중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산마르코 대성당, 산 조반니 세례당, 에티오티아의 성 기오르기스 교회,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과테말라의 티칼 유적지 등 동서양 오대륙 곳곳의 시대별 유산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시대와 동떨어진 유산들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으며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인문학은 사람을 배우는 학문이다. 사람이 무엇인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추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의 기초는 문, 사, 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들을 바탕으로 파생된 예술, 건축, 과학, 교육 등 인문학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살아가는 삶 그 자체가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양식인 문화를 통해 좀 더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얻는 즐거움 중 하나가 '인문학적 소양' 이 될 것 같다. 시대의 결이 담긴 인문학을 끌어안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자 독자들이 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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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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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동서고금을 통틀어 죽음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한 사람은 없다. 수 많은 철학자들이 죽음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들을 정리하여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것이 정답일 수가 없다. 죽음은 죽음에 직면한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 고통과 슬픔처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과연 죽음이 모두 비관적이고 어두운 것일까? 저자는 문학 작품 속에서 발견한 등장 인물들의 죽음을 철학적으로 논한다. 문학 작품은 작가의 상상 속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실제 인물을 토대로 쓴 이야기도 있다. 이 책에서는 제목만 보더라도 한 번쯤은 읽어봤을 14개의 문학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독자들에게 새롭게 많이 읽힌 <페스트>도 언급하고 있다. 흑사병이라고 하는 페스트 전염병이 오랑이라는 도시를 휩쓸 때 사람마다 취하는 태도가 달랐다. 특히 죽음이 임박해 왔을 때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등장 인물마다 생각이 제각각이었다. 저자가 주목한 인물이 주인공 의사 '리외'가 아닌 시청 공무원 '그랑'이었다는 점이 특이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모두가 두려움과 상실감으로 하던 일들을 팽개칠 때 '그랑'은 늘 하던대로 출근하고 퇴근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청의 업무를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수행한다. 거기다가 자원봉사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가정이 평화로운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정신인 '국민의 지팡이' 역할을 비상시국에서도 해냈다. 죽음의 그늘 속에 모두가 우왕좌왕할 때. 이처럼 죽음은 사람들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이게 한다

 

죽음 앞에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지금 죽어도 손해 볼 것 없는 사람이라면 죽어가는 과정 속에 느끼는 고통 외에는 그다지 아쉬움이 적을 수 있다. 반면 부와 명예,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죽음을 피해보고자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건강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이상해 질 수 있다. 자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뿐일까? 명예도 권력도 주어지는 것이지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쌓았던 명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죽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누가 죽음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 가능할까? 물론 자살, 자발적 죽음 등은 예외로 치고.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을 아실 것이다. 짐승보다 못하게 죽어간 죽음의 수용소에서 기적과 같이 그는 살아남았다.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매일 생각했다' 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이 그를 죽음에서 살려낸 것이다. 육체적 고통, 정신적 혼란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한 사례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깨달은 바를 발전시켜 그는 '의미치료'라는 로고테라피 의학을 발전시켜 나갔다. 

 

생텍쥐베리의 죽음에 대해 저자는 위대한 죽음이라고 칭송한다. 왜 그럴까? 생텍쥐베리는 작가이면서 비행 조종사였다. 우편배달업무도 비행기로 했다. 사막 한 가운데 불시착을 했을 때 나흘 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구출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린왕자'는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지어진 작품이다. 그의 마지막은 마찬가지로 대서양을 비행 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연락이 두절된다. 생텍쥐베리가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했던 것은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었다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위험을 무릎쓰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강행했다는 점이다. 

 

마직막으로 저자가 소개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타자를 위해 자신을 열어 놓으라고 한다. 일명 '자발적 인질' 이 되라고 말한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 오던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타자의 인질로 볼 때 가능하다고 한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타자의 표정을 읽을 수 있어야 인질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돌보며 아기를 낳겠다고 결심한 30대 젊은 의사의 실제 이야기는 가슴 뭉쿨하게 한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녀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태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어느 노모의 이야기는 죽음을 아름답게까지 한다. 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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