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등 20가지 급소 : 기본편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주가 상승의 시그널
김병철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식에 대해 문외한이다. 주식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는 20가지 이유를 읽으면서 새롭게 안 사실은 주가의 등락 상황을 보면 전 세계의 경제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주식을 매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기업의 가치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다양한 요소가 작용된다. 기업 오너들의 경영관, 인재 영입 여부, 기업의 순 자산, 미래 가치 등 자신이 사고자 하는 기업의 주식이 과연 오랫동안 주가 상승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질 때 복잡한 요소들을 두루두루 살펴 보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이 책은 최근 주가 분석 자료를 통해 우량주를 선택할수 안목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으며, 최대한 이익을 위해 단기간에 주식을 사고 파는 전략을 팁으로 알려주고 있다. 지금은 비록 저평가된 기업이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기업들이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기업을 대표하는 상품들을 보면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다. 하얀 국물로 유명한 나가사끼 짬뽕은 삼양식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대표 상품이다. 한 때 등골브레이커로 알려진 노스페이스 패딩은 영원무역의 대표 상품으로 당시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정부 정책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 입시 정책 중 정시 확대 결정이 나자마자 메가스터디 교육의 주가는 연일 급등했다. 이처럼 주가는 정책이 반영되고 그러면서 울고 웃는 주식들이 있음을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자연재해 또는 전염병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는 업체들도 있다. 조류 독감이 발생하면 어묵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다. 닭 대신 어묵이라며 어묵을 생산하는 신라에이스와 동원 수산이 뜬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반대로 두유 기업의 주가가 뜨는 것처럼 대체제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뀌뜸해 준다. 

 

드라마와 영화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드라마와 영화가 히트를 치게 되면 관련 파생 상품 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소속된 기획사들의 주가도 상승한다. 

 

기업의 실적 확인은 네이버에서 전자 공시를 검색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유상증자, 전환사채, 상장폐지 등 주식 관련 용어도 책을 읽으면서 배우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조금 넓어지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IVE 철학 - 아이돌 연습생 미미와 철학자 24명의 팔딱팔딱 철학 생중계
박희만 지음, 김형철 감수 / 마인드빌딩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뛰어난 철학자라도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

 

철학하면 어렵다, 밥 굶기 안성맞춤이다, 따분하다 등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영역으로 생각되어 왔다. 시대를 통찰하는 철학자의 사유의 결과들이 누구나 쉽게 이해한다면 그것조차도 말이 안 되긴 하다. 철학을 간과할 수 없은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인재 영입 사례를 보더라도 확연히 알 수 있다. 치열한 생존 시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이들을 경쟁하듯 영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기업들이 생뚱맞게 철학자들을 영입할까? 의아해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의 고 스티븐 잡스만 보더라도 자사의 제품에 디자인을 입히되 디자인을 관통하는 철학을 가장 중요시했던 점을 알 수 있다. 철학은 시대의 흐름을 이끌고 시대를 한 눈에 파악하기 위한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무리 뛰어난 철학자라도 결코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

 

독일의 종교개혁가이자 철학자 마르틴 루터. 그가 교황청(레오 10세)의 면죄부 발행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부당함을 알리는 95개조의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루터의 확고한 신학 사상이 정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는 교황의 면죄부 발행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 일반 서민들은 라틴어로 씌여진 면죄부를 읽을 수 조차 없었다. 그냥 사람들이 사니까, 불안하니까 사두고 보자는 생각으로 너도나도 할 것이 모두 면죄부를 쟁여 놓는 분위기였다고 본다. 실권자들이었던 대주교(마인츠)는 사채업자와 한통속이 되어 면죄부 판매에 열을 올렸고, 교황청은 성베드로 성당 건축비 마련을 위해 수입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기에 말도 안되는 면죄부가 성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 루터는 독일어로 면죄부에 대한 부당함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LIVE 철학>의 장점은 어려운 철학자의 사유의 결과물들을 시대적 배경과 연관하여 독자들에게 쉽게 접근했다는 점이다. 왜 철학자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지식을 단지 던져 주는 수준이 아니라 철학 사상에 기초한 내막을 이야기하듯 해 주고 있기에 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더구나 고대 철학자 탈레스부터 시작하여 근대에 이르기까지 24명의 위대한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 한 권의 책을 바탕으로 철학의 우물을 파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플라톤은 철인정치로 유명하다. 철학자들이 왕이 되거나, 지배자가 지혜를 사랑하거나 정치권력과 철학이 하나로 합쳐진 정치를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내막에는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민주정이었던 그리스에서 독살로 운명을 달리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수에 의한 통치가 결코 완벽한 것이 될 수 없고 차라리 현명한 지도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곧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은 자기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지도자이자 사리사욕을 부리지 않는 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 달리 다수에 의한 통치가 안전한 정치제도라고 강조했다. 욕심이 많은 지도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수에 의한 통치 제도를 옹호했다. 시대마다 정치적 분위기가 달랐기에 각각의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흔적들도 달랐으리라 생각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진리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우상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시장의 우상은 잘못된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시장의 광경을 빗댄 비유로 지성을 혼란케 하는 것 자체를 우상으로 취급했다. 토머스 홉스는 왕권신수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영국에서 프랑스로 추방된 철학자다. 르네 데카르트는 병영 내무반에서 날파리의 움직임을 알아보려고 좌표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훗날 수학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장 자크 루소는 개인의 자유를 위해 국가가 필요함을 강조했으며 우리가 잘 아는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공 애덤 스미스는 당시 국가가 개입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경제적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위해서는 국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론을 확립해갔다. 사실 그의 유명한 책은 국부론이기보다 <도덕 감정론>이라고 볼 수 있다. 공명정대한 관찰자가 우리 속에 내재하기에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칸트의 순수 이성에는 정언명령과 가언명령이 핵심을 이룬다. 결과와 무관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언명령이며 어떤 결과를 위해 행동하는 것은 가언명령이라고 정의했다. 제러미 밴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용어는 산업혁명 초창기 공장에 동원되었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생각해낸 말이다. 곧 자본가들이 아이들을 공장에서 일을 시킬 때 얻는 행복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또래들과 지낼 때의 행복의 총량이 크다는 뜻이다.

 

무심코 넘어갔던 철학자들의 대표되는 철학 사상들을 시대적 상황과 연관지어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권을 독파할 수 있었다. 독자들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철학서 한 권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사상들을 상기해 보면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워커스 -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성남주 지음 / 담아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유발하라리의 대작 <사피엔스>를 필두로 '호모'라는 라틴어를 접두어로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사람, 최재천), 호모 무지쿠스(음악하는 사람, 진중권), 호모 쿵푸스(공부하는 사람, 고미숙), 호모 비아토르(여행하는 사람, 김영하), 호모 부커스(책읽는 사람, 이권우) 등 많은 이들이 사람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있다. 때마침 평범한 직장인에서 끊임없이 평생 교육을 통해 6개의 직업인으로 변모하여 인생 이모작을 살아가고 있는 호모 워커스(일하는 사람)의 저자 성남주를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직업을 만들라고 조언하는 성남주 저자는 여러가지 일을 준비하는 사람을 호모 워커스로 정의한다. 사회는 점점 물질주의 사회에서 탈물질 사회에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경쟁과 성장, 노력과 신분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개성과 다양성, 심미성과 차별성을 강조하는 사회로 진입하면서 직장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직장인으로서 내가 얼마나 직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이제 점점 나이가 들수록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면서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직장안에서도 세대 간의 차이에서 생기는 불편함으로 직장 생활이 예전만큼 편하지 않다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생~2000년생)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기성 세대들은 격세지감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철저한 개인주의자이면서 협력하고 연대하는 개인주의자인 밀레니얼 세대들은 기성 세대와는 달리 조직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키기 위해 일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자기와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과는 왕성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되 엮이고 싶지 않는 사람과는 관계를 단절하고, 관계가 소원해지면 미련 없이 떠나는 쿨한 성향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욕망도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하고 타협점이 다른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이제 직장을 떠나 직업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이러한 다양한 세대 간의 차이를 극복해 가야 하며 개인을 존중하는 조직, 사람을 존중하는 조직이 필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조직에 연연해 하지 않고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세상 속에 자신만의 직업을 찾아 살아가야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준비하면 변화되는 시대 속에서 충분히 값진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된다. 

 

호모 워커스, 늦기 전에 여러 가지 일을 준비해 보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육자치 시대의 인사제도 혁신
김성천.신범철.홍섭근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원 정책을 세우는 일은 전문 영역이다. 아무나 세워서도 안되고 아무나 세울 수도 없는 고도의 학습이 필요한 영역이다. 공동저자(김성천, 신범철, 홍섭근)들은 교육자치 시대에 인사제도를 혁신하기 위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철학을 가지고 제도부터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원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계속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개혁을 미루고 거부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교원 정책은 제도의 변화다. 어떤 철학과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원 정책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역사가의 인식과 혁신가의 정신, 행정가의 자세가 복합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인사제도라는 것 자체가 구성원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이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인사 제도의 핵심은 승진에 있다. 

 

"교원 승진제도는 1953년 교육공부원법이 새로 제정되면서부터 명문화되었고, 1964년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정으로 구체화된 이래로, 현재의 교장 자격기준과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중략) 나름 정책적 필요에 의해 개정되었지만 기능적 개선 차원에 머물렀을 뿐, 시대의 요구와 변화를 반영한 제도의 변화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저자는 미래 사회에 교사가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경력 중심의 교원 승진 제도에서 능력 중심의 제도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교원 승진 제도로는 교장, 교감으로서 직무 역량을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없으며 권위적이거나 비민주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 사례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과 비교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학교장은 기능과 역할의 자리로 보일 뿐 승진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에는 선뜻 학교장을 하려 하지 않는 이유가 너무나 힘든 것을 알기에 그렇다고 한다. 역할에 맞는 직무와 책임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승진에 방점을 두고 있기에 거기에 따르는 여러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원 승진 뿐만 아니라 신규 임용 제도의 개선, 교육전문직원의 역할 개선, 교육행정직의 제도 개선도 두루두루 언급하고 있다. 그만큼 시대의 변화에 교육 제도가 거부하면 안 된다는 시급성이 내포되어 있고 특히 미래 사회에는 학교라는 개념도 확장되어 지금의 학교 공간을 넘어 또 다른 대안의 공간이 학교의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있다. 이제 교사도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에 관한 협조자이자 카운슬러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도래했음이 명확하다.

 

소환된 미래라고 불리우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기존의 제도와 상식들이 순식간에 바뀌어지고 있다. 누가 재택근무가 상시화되리라고 생각했으며 비대면 원격 수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았겠는가.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 안에서 젊은 교사들이 자리매김을 할 수 없었다면 이제 코로나19 이후의 펼쳐질 교육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학교를 변화시켜 나갈 것이며 거기에 따른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부터 초등1정 자격연수의 평가 방법이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평가 제도가 바뀌는데 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승진, 전보, 평가, 임용 등 교원 정책도 언젠가는 바뀔 것이다. 다만 시간이 소요될 뿐이다. 변화의 기로 앞에 선택 여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이정화 지음 / 달꽃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세 서예가. 어린 꼬꼬마시절부터 묵향을 맡으며 살아온 그녀가 서예가이신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서체를 연구하며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으로 취급되어 버려진 서예가의 길로 우직히 나아가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미디어의 발달로 손글씨마저 쓰지 않는 시대다. 손에 힘을 주어 연필로 꾹꾹 눌러쓰던 시대에는 자신만의 필법으로 자랑스럽게 글씨로 공책을 채워나가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연필은 물론이거니와 공책 마저도 웹노트라 대신하며 글씨의 영역은 오래된 유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 와중에도 붓에 묵향을 담아 자신만의 서체를 갈고 닦는 이가 있으니 바로 서예가 인중 이정화님이다. 

 

각종 드라마 서예 대필가로 활동 중이며 경기대학교 서예문자예술학과를 졸업한 저자의 자서전적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책에 수록된 저자의 서체와 그림을 보면 과연 젊은이가 쓴 작품이 맞나 할 정도로 서예에 있어 문외한인 나로써는 입을 떡 벌어질 정도다. 20년 넘게 서예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부모의 영향도 컸지만 자신만의 철학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내재화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간혹 자신이 쓴 글씨를 함부로 대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 속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버려질 것 같으면 한 장 달라는 이들, 정성껏 쓴 작품을 값없는 종이 취급하는 이들을 대할 때 다시한번 이 길을 걸어야겠다는 다부진 생각을 갖는다고 한다.

 

요즘 초등학교 교실에서 궁서체, 판본체 따라쓰기와 같은 서예 수업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초등학교 미술 교과서에는 학년별로 심화된 서예 쓰기가 의무적으로 할당되어 있어서 누구든지 서예의 맛을 조금이나마 맛보고 졸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정보화 시대의 빠름을 강조하는 시기에 서예는 점점 뒤안길로 접어 들고 있는 추세다. 천천히 벼루에 묵을 갈고, 정갈하게 붓끝을 모아 화선지에 한 획 한 획 긋기 연습을 하던 시절은 아득한 옛 추억으로 접어 두어야 할 것만 같다. 벼루에 묵 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먹물을 사 가지고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시간의 쫓김 속에서도 신문지에 글씨 연습을 하고 세로로 된 화선지에 자신만의 글씨를 연습하던 것도 이제는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고이 저장해 두어야 할 시대인 것 같다. 갤리그라피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글씨 기술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저자처럼 우리의 서체를 쓰는 이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의 저자의 노력은 각별하게 보인다.

 

다시한번, 묵향이 그리워진다.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 받기 전 기초적인 서예라도 배우고 교단에 서야 겠다는 결심으로 한 달동안 서예를 가르쳐 주는 곳에 등록하여 연습한 적이 기억이 난다. 한 달 시간이니 얼마나 배웠겠느냐마는 지금 돌이켜보면 스킬보다는 서예에 담긴 정신을 배우지 않았나 싶다. 문방사우. 서예의 도구를 대하는 법, 붓을 말리는 법, 획을 긋는 법을 배우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지만 아직도 그때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긴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영혼을 쏟아야지만 서체가 완성되듯, 시대를 거슬러 서예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 그 자체가 용기이자 비범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30세 서예가, 인중 이정화님의 서체를 책 속에서 만나 보시라. 읽다보면 당장이라도 벼루와 먹을 구비하고 붓으로 획을 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들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