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우리는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문경민 지음, 이소영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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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만큼 아이들도 힘들다. 아이들도 다 안다. 부모가 왜 힘들어하는지. 다만 표현할 방법이 다를 뿐이다. 소위 사춘기를 맞이하여 껄렁한 청소년을 향해 돼 먹지 못할 놈이라고 쉽게 말한다. 버르장머리 없는 심히 장래가 걱정이 되는 놈이라고 아예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어른들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평가한다. 어른들도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고민을 잠시 벗어나고자 평소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하지 않는가. 아이들도 사람이다. 힘든 것을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뿐이다. 윤리적인 잣대로 날카롭게 보는 시선 대신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기다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어리다고 생각 씀씀이도 어린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어른만큼 생각이 깊다. 가족이 행복했으면 바라고 걱정 근심 없는 가정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어려움을 맞이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의 힘으로 버틸 수 없는 환경에 놓일 때가 있다. 아이들도 알만큼 다 안다. 가족 모두가 힘들 때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이 바로 아이들이다.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내색하지는 않지만 온통 부모 걱정이다. 이 또한 지나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문경민 작가는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안다. 위기에 놓인 아이들의 사정을 어른의 시각이 아닌 또래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아이들에게도 회복탄력성이 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해 주는 어른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아이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다. 그 과정이 다소 힘들 뿐이지 잠재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어두운 그늘은 더 짙어간다. 학교 안에는 가정의 아픔으로 상처가 곪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다. 자칫 못 보고 놓칠 수 있다. 꼭꼭 숨기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 

 

『열세 살 우리는』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꿋꿋이 어른 못지않게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려는 아이들이 있음을 말해준다. 다양한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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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만약 너라면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13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강인경 옮김 / 베틀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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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나는 학습 장애를 겪어 따돌림을 당했어요" _작가의 말 中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만이 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따돌림을 하는 사람은 모른다. 장난이라고 말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모멸감과 수치심으로 공동체에 적응할 수 없다. 따돌림의 주체는 밝혀지기 전까지 의기 앙양하게 생활한다. 근거가 없는 소문은 일파만파 확산된다. 누군가가 증거를 대고 확인 절차를 밟지 않으면 거짓 소문은 근거 없는 실체가 된다. 거짓이 진실을 덮어 버린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 늘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장소 구분하지 않고 어느 때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조직에서 상당히 힘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과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람이다. 장난삼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약한 사람이 보기에는 꼰대 소리로 들린다. 꼰대가 심해지면 갑질이 된다. 은근히 따돌리는 행위는 폭력이 된다.

소속감을 갖기 위해 조직의 분위기를 읽고 맞춰가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유형이다. 나에게 꼭 맞는 조직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누구든지 새로운 조직에 입문할 때에는 크고 작은 두려움이 동반된다. 아이들도 그렇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는 경우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걱정을 많이 한다. 친구 관계가 학교생활의 전부를 결정한다. 힘이 센 또래 집단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을 한다. 생존 전략이다. 하지만 생각만큼 인정받지 못한다. 상처로 남는다.

'그게 만약 너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사람이 만약 너라면,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견고한 집단 안으로 들어가야 할 사람이 만약 너라면, 근거 없는 오해로 누명을 입고 있는 사람이 바로 너라면 어떻게 할지 독자에게 정중히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내 자녀가 이런 일을 당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쫓아가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까. 조직 안에서 관계로 인해 힘들어하는 구성원이 없나 유심히 살펴보아야겠다. 공동체 안에서 안정감 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유해 요소들을 발견하고 원만하게 해결해 가는 일이 리더의 역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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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조병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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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과연 읽기가 필요할까? 읽고 쓰는 일을 꼭 해야 될까? 독서는 시간만 축내는 쓸데없는 일이 아닐까? 꼭 책을 통해 지식을 얻어야 할까? 요즘 젊은이들은 웬만한 검색을 유튜브에서 한다. 알고 싶은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굳이 책을 펼칠 이유가 없는 시대를 살아간다. 반면에 AI 시대만큼 제대로 읽는 것이 어려운 일도 없다. 

 

인류 문명의 발달은 문자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지식의 전달 속도는 문자 발명 전과 후가 확연히 달라졌다. 인터넷의 발명으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이제는 AI의 발명으로 인류의 생존 여부가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중년의 세대들은 아직도 인쇄되어 있는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교양을 쌓는 것이 수월한 분들이지만 지금 태어나는 세대부터 시작해서 40대까지는 아마도 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빨라진 시대를 살아간다.

 

한양대학교 조병영 교수는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에서 단순히 문자를 읽고 쓰는 행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서로 간의 연결, 교류, 세상을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리터러시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불통이 되는 이유도 리터러시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어진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만 했지 저자의 생각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텍스트를 읽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오직 시험 성적을 얻기 위해서 또는 내 주장의 근거만 찾기 위해서 읽고 썼다.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는 뜻은 텍스트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기반으로 세상을 읽고 세상을 변화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노력하고 행동해야하는지를 경험하라는 말이다. 삶의 리터러시다. 리터터시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성격을 띤다. AI가 사람보다 더 잘 읽고 잘 쓴다. 인간은 기계를 능가할 수 없다. 단,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유의 세계를 넓힌다면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해 갈 수 있다. 

 

읽는 인간은 곧 리터러시를 할 수 있는 인간이다. 리터러시는 세상을 새롭게 보는 관점을 기르고 행동으로 옮기는 기초가 된다. AI에 의존하여 읽으려고 하지 않는 인간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AI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기계의 노예로 전락당한다. 편할 수 있다. 결국 세상에서 퇴출당하게 될 것이다. AI를 도구로 삼아 적극적으로 읽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리터러시를 날마다 경험해야 한다. 텍스트를 읽고 새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AI가 던지는 질문을 넘어서 인류를 향한 고유한 질문은 읽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조병영 교수는 읽고 쓰는 능력은 타고난 재주가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역량이라고 말한다. 평생 배워야 하는 능력이다. 읽기와 쓰기는 생각하는 법을 훈련하기 위한 가장 좋은 사고 도구다. 단어와 관련하여 내가 가지고 있던 경험들을 활성화하는 작업이다. 지식은 넘치지만 지력은 고갈된 사회다읽을거리는 많지만 읽지는 않는 거품사회다.

 

조병영 교수의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천천히 꼼꼼히 읽어냈다. 제법 분량이 많은 책이었지만 꼭꼭 씹어 먹듯이 읽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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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9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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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학급의 모든 친구들이 머리카락을 빡빡 자른 교실이 실제 있었다. 여자 학생들 할 것 없이 모두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결혼을 앞둔 여자 담임 선생님도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다.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제자를 위해서 말이다. 과연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다.

진정한 선생님이시다. 말로는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진정성이 있는 선생님의 삶은 학급 모든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교실을 집처럼 안락하게 꾸미고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책을 읽어주며 아픈 친구들이 있으면 가정 방문을 해서 필요한 것을 살뜰히 살펴주는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누구나 할 것이 없이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머리카락을 깨끗이 밀고 오래간만에 등교한 친구가 어색하지 않도록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점점 강퍅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사랑은 값싼 물질로 대신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제자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 용기를 낸 담임 선생님과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한 아름다운 사례는 무더운 여름날 우리의 마음을 시원케 한다.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얇지만 강력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 책을 일독하시기를 권한다. 내가 발을 딛고 있는 학교 현장, 교실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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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찻잔 - <할머니의 조각보>에 이은 가족 사랑 이야기 미래그림책 131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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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축복은 부여잡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러시아 차르 황제는 유대인들을 자국이 땅에서 쫓아냈다. 유대인들은 황제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수레에 싣고 갈 분량만큼의 짐만 허락했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증조할머니의 이야기다. 미국으로 건너가기로 결정한다. 먼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타고 갈 배의 뱃삯을 마련해야 했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증조할아버지는 폐렴으로 죽을 위기에 처했다. 뜻밖의 천사 같은 존재를 만났다. 러시아 의사였다. 자신의 집을 내주며 병든 몸을 치료해 주고 심지어 미국으로 건너갈 뱃삯도 조건 없이 마련해 준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어주었다. 

 

증조할머니가 가족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준 '할머니의 찻잔'은 축복의 상징이다. 찻잔을 나누어 마시며 서로의 축복을 빈다. 축복은 부의 많고 적음이 기준이 아니다. 가족 간의 애틋한 사랑과 보호가 곧 축복이다. 가난하더라도 가족끼리 서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그게 바로 축복이다. 할머니의 찻잔은 축복의 통로였다. 쫓겨가는 도망자의 신세였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었다. 

 

축복의 가치는 고여 있지 않다. 흘러넘친다. 할머니의 찻잔을 러시아 의사에게 나누어준 것처럼 패트리샤 폴라코의 가족들은 이웃들에게 증조할머니의 유언처럼 빵과 소금을 나누듯 자신의 것들을 기꺼이 나누어주는 삶을 살아간다. 축복은 나누어 주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부여잡고 지키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 축복의 사람은 나누는 삶을 산다. 언뜻 나누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지금 당장은 그럴 수 있겠지만 나중을 생각한다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참고로 축복은 반드시 물질적인 개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질적 풍요가 주는 정신적 빈곤도 생각해야 한다. 인색한 삶은 메마른 땅과 같다.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나눔은 부유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공감하기에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함이다.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힘이 있는 사람일수록 약자를 돌아보아야 한다. 부유할수록 가난한 자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축복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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