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
조병영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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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읽는 것이 왜 중요할까?

주위에서 '낚였다'라는 말을 종종 들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낚였다는 말은 과장된 광고 글 또는 기사형 광고에 사람들이 현혹되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홍수 때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글들이 유통되지만 그 많은 글 중에 과연 내게 쓸모가 있는 글은 얼마나 될까?

정보의 바닷속에서 텍스트를 맥락과 상황에 맞게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한다. 특히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들에게는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문해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직장 안에서 업무적으로 소통하는 데에 쓰이는 업무 메일만 보더라도 문해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가름할 수 있다.

『읽었다는 착각』에서는 이 시대의 어른들이 갖춰야 할 능력 중에 하나가 문해력임을 강조한다. 통계적 수치에서 숫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숫자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의미와 맥락을 읽어낼 수 있어야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광고 글만 보더라도 자칫 비판적 문해력 없이 곧이곧대로 쓰인 글을 믿는다면 손해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지 찾아내는 것도 독자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다. 글 속에 제시된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 내용인지 여러 자료를 비교 검토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문해력은 수험생이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다. 특히 기계가 읽고 쓰는 시대에는 더더욱 자신만의 문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소통의 기본은 업무가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명제에 공감이 간다. 소통의 도구로 쓰이는 업무 메일만 보더라도 업무가 주가 될 때 사람은 그저 도구가 될 수 있다. 업무 메일이 일을 촉진하는 도구가 아니라 소통의 고통만을 불러올 수 있다.

'업무 메일 쓰기에서 가장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_78쪽

메일을 쓰는 이유는 업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효율적인 지시를 위해 쓰는 메일이 하급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 될 수 있다. 상급자가 여과 없이 감정을 드러내거나 목적 없는 무분별한 메일 발송은 내용과 상관없이 부담으로 작용된다. 소통 대신 불통의 시작이 메일 쓰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착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메일 쓰기가 될 수 있을까?

『읽었다는 착각』에서 제시하는 원칙을 알아두면 비대면 대화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수신자들에게 고통을 안기지 않을 수 있다. 가장 큰 원칙은 "우리가 보내는 메일은 고통이 아니라 배려가 되어야 한다"라는 철학이다.

얼굴을 보지 않고 주고받는 메일에서는 글 속에서 묻어 나오는 글쓴이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만 보더라도 글쓴이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업무 메일도 대화의 일종이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라고 할 때 메일 쓰기도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글을 쓰고 보내기 전에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신자가 받을 시간이 과연 적절한 지도 확인해 보고 발송해야 한다. 퇴근 직전이라든지 기한이 임박해서 보내는 업무 메일은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다.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수정할 수 있다. 업무 메일은 짧을수록 좋다. 핵심적인 내용 전달이 목적이라면 개조식으로 쓰면 좋겠다.

두 번째 중요한 원칙으로는 "바로 아무 때나 메일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리더라면 꼭 새겨야 할 원칙이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아무 때나 메일을 남발하면 신뢰와 담을 쌓게 된다.

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읽기'와 동떨어진 삶을 살 수 없다. 모두가 읽고는 읽지만 생각하며 읽지 않는다면 '읽었다는 착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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