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2 : 초등 - 개정교육과정을 반영한 독서수업과 정보활용수업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김강선.박순혜.이윤희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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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들이 알아야할 게 있다. 사서교사의 존재, 사서교사가 하는 일, 학교도서관의 활용법에 대해 사서교사 및 도서관실무사와의 협력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교과교사 중심으로 학교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에 비교과 교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협력의 동반자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2019~2023)에 대해 관심있게 들여다 본 초등 교사는 거의 없을 게다. 그 계획에 의하면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과 더불어 학교도서관 활용 교육 연간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2 초등 』은 현직 초등학교 사서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도서관 활용 교육 사례와 함께 '한 책 읽기' 수업 사례, 사서교사의 입장에서 담임교사(교과교사)와 어떻게 협력 수업을 해야할 지에 대한 노하우를 담아냈다.


사서 교사들이 말하는 '한 책 읽기=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들어보자.


"2018년부터 한 학기 한 권 일기 수업이 도입되면서 정규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온전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평소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아이들도 수업을 통해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133)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배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친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 한 권을 집중있게 읽게 되면 책의 단어, 문장을 깊숙이 파고 들기 때문에 사회, 역사, 문화적 배경을 배우게 되고 깊은 이해력을 통해 확장 도서로 뻗어 갈 수 있다. 슬로리딩이다. 책 한 권이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또 한 권의 책이 읽고 싶어지게 한다. 관심 있는 작가의 책을 찾게 만든다. 배경 지식이 쌓이니 책 읽기가 예전만큼 어렵지 않게 된다. 촘촘히 책을 읽어 내려가고, 내 삶과 연관지을 때 책 한 권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인생을 변화시킨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결국 책이 사람을 만들기 때문이다. 책 한 권에 푹 빠질 때 말이다. 모든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책 한 권에 푹 빠져 자신의 진로를 찾고 인생의 살아갈 이유를 찾길 간절히 소망한다. 자신을 성찰하고 인생의 목적을 발견할 때 그 책은 '인생의 책' 이 된다. 사서교사 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해야 할 몫이겠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또 다른 효과는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다는 점이다.


"주제와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독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 에 집중하며 기쁨을 맛보게 된다. 책 많이 읽는 것으로 경쟁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교실 게시판을 보면 독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독서양을 수치화 시키거나 친구들과 경쟁시키는 모형들을 만든 것을 보게 된다. 양적 독서를 결코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 양적 독서에 치중하게 될 경우 '평생 독자' 되기 힘들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느낀다. 양적 독서의 쾌감은 단기간의 만족에 그칠 확률이 높다. 확장 독서를 어렵게 만들고 자발적 독서로 연계되지 않는다. 반면 천천히 깊게 읽는 '한 책 읽기'는 나만의 독서다. 학급 온 친구가 함께 일정한 속도에 맞춰 읽기에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책 속에서 질문할 거리를 찾고 내 심장을 휘벼 팔 문장을 찾게 된다. 관심있는 내용으로 토론도 할 수 있다. 몇 권 읽었다 자랑할게 아니라 깊게 읽는 책이 어떤 책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 학기에 한 권을 천천히 깊게 읽어갈 수 있도록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법적으로 장치를 만들어 두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책 중반부에는 사서교사로써 '진로독서'가 각 학교 현장에서 본질에 맞지 않게 변형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 하며 짧은 소회를 밝히고 있는 부분이 있다.


"진로독서에 대해서 진로+독서가 아니라 '진로'에 중점을 두고 기획하고 있는 것" 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담아내고 있다. 진로독서는 '책 읽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진로가 주가 되고 독서가 단지 보조가 되는 것을 염려한다. 진로와 독서가 균형있게 함께 가야 됨을 강조한다. 이에 사서교사들은 진로독서를 위해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추천하고 있다. 그림책은 흥미도가 높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초등 실과 교과와 그림책을 연계한 협력 수업을 기획할 수도 있겠다 싶다. 담임교사는 실과 교과의 성취기준을 근거로 사서교사에게 성취기준에 맞는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며 다양한 활동 자료도 협력 받으면 의미 있는 수업을 전개할 수 있겠다 싶다.


사서교사의 입장에서는 바라보는 '한 책 읽기' 수업의 고민,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도서관 이용 수업(학교도서관 이용 방법이나 예절 등을 알려주는 수업), 정보를 활용하는 수업의 미묘한 차이점 등을 말해 주는 책이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꼭 모든 교사들이 일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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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읽는 편입니다
남효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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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읽는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운동으로 푸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와 수다를 떨며 푸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읽는 편입니다 』의 저자 남효수님은 고상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책 읽기'


나도 직장 생활 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들수록 직장생활이 더 조심스러워진다. 철 모를 땐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 볼 겨를이 없다보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깨닫기 쉽지 않다. 앞만 보고 달린다. 경력이 들수록 사람 관계도 쉽지 않게 느껴진다. 더구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90년대생'과 함께 하는 직장 생활은 요즘 느끼는 것이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하다. 내가 좋으면 상대방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간 꼰대질이 된다. 직위가 높아지면 '갑질'로 둔갑되고 지금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가차없이 인사상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한다. 최대한 성정을 자제해야 되고,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절제해야 하는 나이가 바로 내 나이다.


직장에서 잠깐 시간을 내어 혼자 할 수 있는 일 중에 추천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책 읽기' 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된다. 책 읽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사무실 책상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컴퓨터를 절제 하지 않으면 무의미하게 인터넷 검색하다가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컴퓨터(인터넷0이라는 것이 요물이다. 잠깐 검색한다고 하지만 30분, 1시간은 금방이다. 어깨도, 눈도 뻑뻑해진다. 건강에 하등 좋을 것이 없다. 반면, 책 읽기는 다르다. 사람과의 관계가 얽혀 있을 때 감정을 추스릴 수 있다. 감정폭발을 방지하는 것이 책 읽기다. 실내가 답답하다 싶으면 책 들고 잠깐 쉴 겸 밖으로 나가 좋은 공기 마시면 기분 전환에도 최고다.  이때 두꺼운 책보다는 얇은 책을 추천한다. 손목에 무리 갈 수 있으니. 가벼운 내용의 책이면 좋겠다. 머리 아픈데 내용까지 골치 아프면 쉼이 안 된다.


저자도 틈틈히 책 읽은 후 '독서노트' 형식으로 기록을 남긴다. 생각을 남기는 것이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잊혀진다. 사람 기억이라게 며칠 못 간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습관이 필요하다. 뭐든지 꾸준히 하다보면 습관이 생기듯이 책 읽고 리뷰 형식이든 단 몇 줄의 느낌이든지 남기면 그게 바로 독서결과물이 되는거다. 나는 용감하게 독서 리뷰를 공개한다. 잘 쓰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채찍이다. 1,500권 이상의 리뷰를 남기고 있다. 말 그대로 습관이 낳은 최종 산물이다. 글을 쓰다보니 글 쓰는 것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 글은 써 봐야 는다는 말이 맞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글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은 다 핑계다! 사람마다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가 있다. 솔직히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인터넷, SNS 등 자신과 관련 없는 연예 기사, 가십거리 검색하는 일에 시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글 쓰는 일에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는 없다.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얘기다. 집중력을 글을 써 볼 수 있는 시간 10분 내지 20분이면 된다. 자꾸 쓰다보면 어느 새 전업 작가 수준은 아닐지라도 글 쓰기에 자신감이 붙을거라고 말한다. 저자 본인도 자신이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은 없다. 쓰다보니 그렇게 된거다. 틈틈히 읽다보면 어느 순간 쓸 말이 떠 오른다. 그때가 바로 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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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무엇을 읽을까 - 사서교사가 뽑은 초등 한 학기 한 권 읽기 추천도서 100
북토크톡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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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전할 수 있다. 열심만 내면 자료는 충분하다.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써 힘이 난다.

책 읽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하지 않아도 성취기준을 고려하여 알맞게 맞춤식 제안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의 축은 '성취기준' 과 '한 학기 한 권 읽기'라고 본다. '성취기준'은 교사가 직접 교육과정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교사별 교육과정'으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교사는 교과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만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자료를 활용하면 된다. 교과서는 전국의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평균적으로 만들어 놓은 자료이다. 교과서 집필진들이 만든 자료일 뿐이다. 참고 자료로 충분히 활용하되 맹신해서는 안 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도입은 좀처럼 책 읽지 않는 중고등학생을 위해 획기적으로 교육과정 안으로 도입한 정책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길을 터 놓았다. 혼자 읽기 힘든 학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같은 책으로 읽어가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각 학년별로 독서단원에는 꼼짝없이 책 한 권을 긴 호흡을 가지고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변화다. 여기다가 '성취기준'을 적용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독서'로 할애할 수 있다. 교사 하기 나름이다!


어떤 책을 읽힐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가 학생 수준의 책을 즐겨 읽었다면 걱정 없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도서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책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더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요즘 '한 학기 한 권 읽기' 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업 적용 사례부터 시작해서 친절하게 도서 목록까지 제공해 주는 책들이 검색만 하면 충분히 접할 수 있다. 이제 교사의 의지에 달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한 학기 한 권 읽기' 에서 확장되어 질적으로 깊이 있는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무엇을 읽을까』는 초등 사서 교사들이 모여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다. 초등학생 3~6학년까지 학생들이 즐겨 읽을 만한 책, 교과와 연계하기 쉬운 책, 독서의 매력에 쏙 빠질 만한 책들을 100권 선정하여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6~8차시 기준으로 수업 흐름도와 각 차시별 '오늘의 질문', 톡톡 튀는 활동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지금의 전문가도 처음부터 전문가일 수 없었다. 남이 설계해 놓은 것들을 모방하되 점차 내 것으로 승화시키면 자신감이 업 될 것이다. 다른 교사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내 수업에 맞게 조합하는 것도 능력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사랑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책에 집중하여 읽는 모습.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여 손가락을 마구 움직이는 모습보다 책에 얼굴을 파묵고 읽는 모습이 천배만배 예뻐 보인다. 그나마 초등학생들은 교사의 권유로 책을 그런대로 읽어간다고 하는데 중고등학생들은 머리가 굵어져서 그런지 여간 책 읽히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독서 단원이 마른 땅에 단비 역할을 하기를 소망해 본다.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들이 주변에 즐비해 있다. 유혹을 뿌리치고 책을 찾을 수 있도록 교사가 노력할 때다. 스마트폰과의 전쟁을 선포하자!


P.S. 2020.7.2. 태백교육지원청 소속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독서업무 담당교사, 사서교사, 도서관실무사를 모시고 '독서연수' 를 진행한다. 떨린다. 깜냥도 안 되는데 우연찮게 추천되어 선생님들 앞에 서게 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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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푸르른 숲
내털리 로이드 지음, 이은숙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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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로 뒤덮힌 산동네 '콜탑'을 구하라!


사람의 목소리를 빼앗아가고, 사람의 감정을 순식간에 분노로 치밀하게 하는 '먼지'는 마법사이자 악당인 '모티머'의 속임수이다. '먼지'는 숲속의 '괴수'라고 불리우는 정체불명의 괴물의 실체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괴수'에 대항하기 보다 숨죽여 지낸다. '모티머'는 의기양양 더 많은 먼지를 만들어내며 하늘의 달과 별의 빛을 가리우고 어린 아이들을 꾀어 마법의 가루를 캐내어 가지고 오게끔 한다. 산동네 '콜탑'의 아이들은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노동력을 갈취당하고 할 수 없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모티머'의 하수인이 되어 버린다.


저자 내털리 로이드는 선천성 장애인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다. 저자 본인의 모습을 빗댄 소설 속 주인공 '몰리'도 팔 한 쪽이 없다. 몰리는 항상 놀림을 받는다. 계곡 마을에 가서 말도 안되는 임금을 받으면서 남의 집 잡일을 하며 살아간다. 몰리가 죽도록 일하는 것은 동생을 탄광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돈을 모아야했고, 생계 수단을 잃은 부모를 대신하여 가정의 짐을 모두 안고 가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가난에서 헤어나올 수 없음을 안다. 우연찮게 '모티머' 일당에 들어가게 되고 하늘을 나는 말을 타며 마법의 가루와 금을 모으는 일에 고용 당한다.


오직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게 된 몰리는 '모티머' 일당의 실체를 보게 된다. 더 이상 산동네 아이들을 볼모로 내버려 두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용기를 갖게 된다. 바위에 계란치듯 가망 없는 일이지만 악당과 맞서게 된다. 무섭지만 당당하게 두 눈 질끔감고 맞선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수의 실체가 단지 흩어 날려 버려지는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온 사람들에게 알린다. 최후의 발악에 맞서 끝까지 맞서는 주인공 '몰리'는 산동네 운명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어린 소녀이며 신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대항한다. 악당의 실체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별빛, 달빛을 찾아낸다.


가난 앞에 용사가 없다고 한다. 나또한 가난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70~80년대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다는 것은 물질적인 궁핍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 조롱거리였다. 서른 살이 되어서야 셋방살이를 벗어났으니 말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 보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소설 속 '콜탑'이라는 동네는 산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산동네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심정을 알 수 없다. 연탄 때던 시절, 구공탄 두 개를 달랑 사서 산 위에 있는 허술한 셋방 집까지 들고 가는 일은 어린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촌에서 하루 하루 벌 수 있는 돈은 뻔하다. 오직 가내 수공업이다.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는 하루 하루 먹고 살 돈을 벌 수 없다. 하루 임금은 오로지 하루 먹고 사는 식량 그만큼이었다. 소설 속 '몰리'네 가족의 일상이 가슴 절절히 다가온다.


"먼지가 오기 전에는 겨울이 끝나면 두 번째 달이 하늘에 떴어. 몰리 달이라고 불렀는데, 밝고 연한 분홍색의 몰리 달이 뜨면 사람들은 그 달빛 아래서 춤을 췄어"


"별빛은 결코 꺼진 적이 없었다. 여전히 여기에 있었다. 반짝이면서"


미리 두려워하고 염려하면서 삶을 비관하거나 절망 가운데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는 저자 내털리 로이드는 자신도 희망 없는 신체 장애인이지만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지구촌 곳곳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불편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단지 불편할 뿐이지 애당초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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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윤승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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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열풍이다. 지방 자치 단체마다 특색 있는 걷기 코스를 계발하여 걷기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 강릉에도 '해파랑길', '바우길'이 조성되어 있고 수 많은 관광객들이 오로지 걷기 위해 찾는다. 해파랑길 한 개 코스가 직장 부근 뒷산(모산봉, 101.9m)을 지난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뒷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객지에서 찾아온 많은 분들을 만난다. 부산에서 왔다며 세 분의 아저씨들을 만나기도 했고, 아빠, 엄마, 아들 이렇게 한 가족이 수원에서 '해파랑길'을 걷기 위해 찾아 오신분들도 만났다. 괜찮은 시원한 막국수 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잘못 길을 들어선것은 아닌지 재차 길을 묻는 걷기족들을 만난다. 걷기는 사색과 함께 솔솔하게 건강을 챙기기 참 좋은 운동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짧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30분 가까이 뒷산을 걷는다. 거기다가 맨발로 걷는다. 맨발 걷기 애호가들은 시멘트 길, 아스팔트 길보다 촉촉한 흙길, 붉은 색 산길이 효과 만점이라고 한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해파랑길'을 근무하는 직장 근처에 두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이 보기에 행복하기 그지 없는 사람일게다.


이번에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을 펴낸 저자 윤승진님도 일반 직장인이다. 직장 생활하며 틈틈히 시간을 쪼개 걷기에 도전하는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남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길이면서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충무공 이순신의 백의종군길' 을 직접 완주하면서 기록들을 모아 책을 펴냈다. 평생에 있어 도전할만한 의미 있는 걷기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걷기 여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백의종군길을 걸으면서 충무공 이순신이 남긴 '난중일기'의 흔적을 되새기며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운치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걷기 여행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막상 하루 이틀 도전해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서울에서 경남 합천까지 670km라고 하니 거의 이천리에 가까운 거리이며 걷는 도로가 완비된 곳이 아닌 풀숲을 헤치며 이정표를 꼼꼼히 챙겨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니 평범한 이들은 쉽게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기어코 완주를 해 버린다. 도전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고, 인내하며 완주한 노력에 찬사를 드리고 싶다.


갑자기 군 생활(96.3.~98.6.)이 떠올려 진다. 703특공부대. 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투입된 부대다.  천리행군(450Km)만 한 해 두 번씩 했다. 천리라고 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가는 거리가 된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걷는 것이 아니라 20Kg이 넘는 군장과 개인화기, 무겁고 탄력성이 없는 군화를 신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산길과 민간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자연휴양제로 묶여 있는 곳, 가파른 절벽과 암반으로 둘러싸인 소름끼치는 길도 주야간 구분 없이 걷는 것이 '천리행군'이다. 하루에 못 잡아도 평균적으로 30Km를 걸었던 것 같다. 열흘을 기준으로 천리를 걸었으니 말이다. 숙식은 당연히 노숙이다. 둘둘 만 개인 매트리스를 펴고 자거나, 텐트를 치고 발길이 머무는 곳이면 그곳이 숙영지가 된다. 눕는 곳이 곧 침대요, 방바닥이다. 계곡 물을 만나면 시간과 상관없이 밥 지어 먹는 장소가 된다. 이렇게  1년에 두 번씩 천리행군을 해 내면 제대할 날이 눈 앞에 보이게 된다. 인생에 있어 짧은 군생활이었지만 천리행군으로 다져진 체력 때문인가 지금도 걷기만큼은 자신있다.  윤승진님의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 여행 』에 관심이 간 것도 다름 아닌 '걷기'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걷기만 해도 힘들었을 텐데 곳곳마다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담긴 곳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영상을 촬영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공유하기도 한다. 함께 걷자는 취지 하에 동호인들을 규합하고 인터넷 밴드를 만들어 평소에 걷기에 도전하고 싶으나 선뜩 용기가 나지 않는 분들을 끌어내고 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자는 선한 의도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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