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 콘서트, 배움을 디자인하다 - 교사의 전문성을 완성하는 교육성장 프로젝트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47
부재율.정민수 지음 / 행복한미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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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학생 성장] 이라는 공통된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교직원 모두가 서로 협업하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학생을 성장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교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수업' 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구성원(교원,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기타 계약직)들이 모인 학교라는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가장 우선순위의 목표를 삼는다면 '수업 속에서 학생들이 유의미한 성장과 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서로 협업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가 구성원들이 해야 할 우선순위가 되어버리면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존재 가치는 유명무실해 질 수밖에 없고 결국 학교는 문을 닫아야할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제 학교는 '수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수업을 연구하는 교사들에게 아낌없이 지원과 격려를 전폭적으로 해야할 시기다. '수업'을 통해 학교의 본질을 되찾는 것과 동시에 구성원 모두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학교 문화가 바뀌어야 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다. 학교 운영자의 마인드도 예전과 달라졌다. 불필요한 업무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대한 교사가 교실에 머물며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됨을 깨닫고 있다. 


『교육평가 콘서트, 배움을 디자인하다』는 사회 전체적으로 실제 수행하는 능력을 평가하라는 요구가 높아지는 이 시기에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본다. 수업을 통해 학생이 성장하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눈에 보여지지 않는 영역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학교 수준에서 수업 과정 속에서 학생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실제적인 것이 '평가'이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존의 평가방식의 대안적 방식으로 '과정중심평가'를 제시하며 평가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과정중심평가는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학생의 서열 산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서술형, 논술형을 포함한 수행평가는 수업 장면에서 과정중심평가의 방향성을 담을 수 있는 대표적인 평가방법이다. 학생이 직접 만든 산출물이나 학생의 수행 과정을 평가하며 교수학습의 결과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이다. 수행평가를 원래 의도하는 바대로 시행하면 충분히 과정중심평가의 방향성을 담을 수 있다. 따라서 과정중심평가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평가라고 볼 수 없다. 기존의 평가 방법을 단지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 과정에서 실행하며 성취기준을 도달하기 위한 학습목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평가다. 도달도에 미치는 못한 학생이 있다면 피드백을 통해 학습목표를 다시 환기시키며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학생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과정중심평가다.


수업활동의 기준이 되는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차시 수업 후 할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기준점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교사 역시 성취기준 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가 과정중심평가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성취기준 간의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성취기준은 임의로 바꿀 수 없다. 통합하거나 재구조 할 경우 성취 기준 내용 요소 일부가 임의로 삭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평가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요소다. 학교 현장에서 평가를 계획하고 실천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타당도와 신뢰도 구축이다. "신뢰도란 검사의 특성이 아니고, 검사점수의 특성이다. 검사점수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검사의 결과가 정확하고 동시에 일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타당도 또한 검사점수의 특징이다. 검사 점수가 본래 평가 하고자 하는 것을 잘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초등에서는 중등에 비해 평가 문항 구축에 있어 타당도와 신뢰도를 덜 고려해도 된다. 초등 학생 특성 상 학생의 변화와 발달 정도를 절대평가라는 준거참조평가 형식으로 대부분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육평가 콘서트, 배움을 디자인하다』가 다른 '평가' 관련 책과 차별이 되는 몇 가지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책의 저자가 전주교대 부재율 교수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천력을 겸비한 정민수 수석교사라는 점이다.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부재율 교수가, 이론에 근거한 실천 사례를 정민수 수석교사가 공동 집필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평가 실천 사례에 집중되다 보면 학교 특성, 상황, 학생의 독특한 점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교사들이 적용점을 찾을 때 약간 망설여 지는 부분이 있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평가' 에 관한 일반적인 담론과 학문적 배경을 책의 서두에 기록해 두고 있어 일반적 적용점을 교사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둘째, 교육평가를 말할 때 신뢰성 있는 문헌을 참고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의 의문점을 갖게 하기보다 각자 놓인 현장에서 다양한 고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정 총론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일반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기준들을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어 '평가'에 관한 주관적 개입을 최대한 줄여가고 신뢰성을 가지고 읽어갈 수 있도록 내용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 또한 장점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 번 읽고 책장을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항상 곁에 두고 참고를 할 수 있도록 내용의 깊이가 있다는 점이다. 실천 사례가 중심일 경우 한 두번 읽다보면 다시 찾지 않게 된다. 반면에 학문적 이론 배경이 중심일 경우 흥미도가 떨어져서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되어 책장을 더 이상 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위 책은 딱딱한 주제인 '교육평가'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수시로 수업을 디자인할 때 참조할 수 있는 자료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높다고 본다


교사의 전문성은 '평가'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수업의 종결점이 '평가'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수업의 전문성이 강조되는 이 때에 '평가'에 관한 관점을 폭넓게 해 줄만한 『교육평가 콘서트, 배움을 디자인하다』을 교사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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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어 따라쓰기 2 관용어 따라쓰기 2
그루터기 기획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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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어란 둘 이상의 낱말이 어울려 원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뜻으로 굳어져서 쓰이는 표현을 말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뜻을 만들기에 아이들이 매우 신기해 한다. '발+넓다'= 여러 사람과 쉽게 잘 사귀어서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을 만드는 것처럼 '발', '넓다' 라는 낱말이 전혀 다른 뜻을 만들어내기에 아이들의 흥미를 한껏 고조시킬 수 있다. 고리타분한 낱말 공부가 아니라 재미와 흥미를 가미한 창조적인 학습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알고 있는 낱말을 조합하여 새로운 뜻을 창출해 가는 학습으로도 심화할 수 있겠다. 인공지능도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이겠다. 


대화 중에 관용어를 사용하면 대화의 격을 높일 수 있다. 때로는 관용어를 통해 서로 간의 갈등적인 요소를 우회적으로 피해갈 수도 있다. 극한 감정적인 대립 속에 직설적인 표현은 폭력을 조장하고 서로의 감정에 생채기를 낸다. 반면,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관용어 사용은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고 서로 간의 생각의 여유를 만들어주어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그 뿐인가!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서 관용어 사용은 재미난 분위기를 연출하여 서로에게 유익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관용어 사용에 익숙하면 개인 뿐만 아니라 개인이 소속된 공동체의 윤활유가 된다. 


요즘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간단한 문자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표현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 '신조어', '채팅어' 와 같은 배우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외계어가 점차 일상어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관용어 사용은 이러한 스마트폰 문화 속에서도 긴 내용을 간략하게 축약하여 의미를 전달하는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구절절 설명하려면 시간도 없고 손가락으로 문자를 치기에도 어렵다. 그렇다면 적절한 관용어 문장을 간단하게 남긴다면 그것보다 효율적인 것이 어디있겠는가! 관용어 사용은 '포노 사피엔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무기가 될 수 있겠다. 


이에 초등학교 학령기에 단계별로 관용어 표현을 손쉽게 익힐 수 있도록 자료를 제시한 스쿨존 출판사의 『관용어 따라쓰기』시리즈를 소개하고자 한다. 초등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교과서속 관용어 124가지를 아이들이 직접 예쁜 글씨체로 따라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꾸준히 하루 하루 쓰다보면 저절로 관용어가 습득 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곳곳에 예화와 함께 퀴즈 형식의 문제를 배치해 두어 중요한 관용어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단시간 내에 익히려고 하는 것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접해야 유익이 클 것 같다. 재미난 삽화와 캐릭터도 이 책의 재미를 한껏 고조시켜 준다. 학교에서도 틈틈히 아침 활동 자율적 과제로 제시해 주어도 좋을 싶다. 제4차 산업혁명 시기에 검색만 하면 될텐데 굳히 힘들게 써야 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답해 주고 싶다. 


"백 번 검색하는 것보다 한 번 직접 써 보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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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가로세로 낱말퍼즐 1-2 가로세로 낱말퍼즐 2
그루터기 지음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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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는 지금 현재 살아가는 아이들은 '포노 사피엔스'라고 이야기 한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스마트폰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접한 문물이 스마트폰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을 쓰는 부모를 보았고, 자라면서 학교와 가정, 어느 곳에서나 스마트폰으로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를 살고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 모르는 낱말이나 문제가 나오면 호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는 풍경이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어사전을 펴고 찾는 행위보다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빠르고 익숙한 세대가 지금의 아이들이다. 이제 그들에게 사전을 찾아보라는 말은 구시대적인 유물을 찾아 보라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읽고 쓰는 행위에서 얼마든지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직접 사람과 만나서 대화할 때에는 전혀 다른 차원의 풍경이 벌어진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아이 어른'을 보게 된다. '아이 어른' 이란 나이는 어른이지만 대화의 품격을 보면 아이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어휘를 쓰는 어른들을 왕왕 만나게 된다. 감정적인 표현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대박' 이라는 말만 연신 퍼붓어 대는 어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어휘력이 부족하기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우 천박해 보일 수밖에 없다. 


풍부한 어휘력은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되기도 한다. 학교에서 자주 접하는 교과서를 통해 반복되는 어휘를 통해 배우기도 한다. 스쿨존 출판사에서 출간한 교과서 기반 '가로세로 낱말퍼즐' 시리즈는 해당 학년에서 꼭 알아야 할 낱말들을 추려내어 퍼즐 퀴즈 형식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이들의 흥미를 고조시키기 위해 '퍼즐' 이라는 게임 형식을 활용하였기에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과 시간에 한 번 쯤은 다뤄 보았던 낱말이라서 친숙하게 퀴즈 문제를 대할 수 있겠다. 복습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교과서 속 낱말들을 활용했기에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을 다시 상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퍼즐도 풀고 어휘도 쑥쑥! 하루 하루 가볍게 한 장 한 장씩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느 새 어휘가 습득되어 무심코 뱉었던 말에서도 고급스러운 어휘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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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 노트 (반양장) - 17가지 주제로 읽는 의학 이야기
예병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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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pandemic, pan 지구 공간 전체 +demic 인류 전체) 을 통해 의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일 계속 보도되고 있는 신종 감염병(신종 : emerging,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던 병원체가 새로 감염병을 일으킴) 인 COVID-19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까지 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감염병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들어 감염병이 이토록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의학사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병의 위협이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일어났으며 인류의 역사가 곧 전염병의 역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의학사 노트』의 저자 예병일 박사가 쓴 『세상을 바꾼 전염병』에서도 십자군의 성패를 갈랐던 것은 '장티푸스'(수인성 감염병, 콜레라와 함께)였으며 중세를 몰락시켰던 것도 '페스트'였음을 밝히고 있다. 위 책 『의학사의 노트』에서도 저자 예병일 박사는 고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부터 오늘날 맞춤의학의 시대를 연 유전학의 발견까지 17가지의 주제로 의학의 이야기를 일반 대중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저자 예병일 박사는 인류 의학의 첫 번째 개혁을 신비의 학문이던 의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게 했던 점으로 꼽고 있다. 주술적이고 신의 영역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고대 사람들에게 의학이 과학적이며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윤리적인 의식이라고 강조한 점은 일대적인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한다. 히포크라테스 이후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의학을 지배했던 갈레노스의 의학은 철옹성과 같았지만 해부학계의 거두 베살리우스의 등장으로 의학계의 패러다임은 바뀌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용어 중에는 의학에서 발전된 것들이 종종 발견된다. 검역이라는 용어는 페스트가 한참 유행이었던 시기에 환자 발생 지역에서 배가 오는 경우 배를 항구에 40일간 정박시켜놓았다가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만 배에서 사람과 물건을 내리게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의학계에서는 최초로 발견한 사람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경우보다 파급효과를 중시하는 서양인의 사고 방식에 따라 역사에 미친 영향이 클수록 '최초'의 수식어를 사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해부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나 해부학계에서는 베살리우스를 거두로 모신다. 해부학에서 유래한 '강사'라는 용어는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데 '강사'는 해부학 수업 과정을 읽어주는 사람이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종교적인 관점으로 의학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각이 있었기에 혈액의 순환 논리를 펼친 세르베투스는 종교학자 장 칼뱅에 의해 반대 여론에 부딪치게 되었고 이단으로 몰려 종교재판으로 화형에 당하기도했다.

 

인류가 감염성 질환을 정복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사례인 두창(천연두: 일제의 잔재)은 보툴리누스균, 탄저균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제3대 적으로 존재해 왔지만 1979년 공식적으로 지구상에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공포했다. 공중보건학의 아버지 '존 스노'는 빅토리아 여왕의 분만을 마취제를 통해 통증없이 한 것을 계기로 신임을 얻게 되었고 1853년 콜레라가 런던에서 재유행할 때 질병의 분포와 런던의 개인 상수도 분포와의 관계에 관한 매우 뛰어난 연구를 수행했다. 스티븐 존슨의 『감염도시』에서 '존 스노'의 활약상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때 의사로써 소신을 굽히지 않고 콜레라의 원인은 마시는 물 때문이라고 주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존 스노'라는 의사다. 당시 런던 주택가에서는 분뇨 처리 시설이 없어 대부분의 분뇨를 쌓아두거나 별도의 지하 저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분뇨에서 발생한 오수들이 식수원인 템즈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오염된 물들이 다시 식수로 사용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1854년에 런던 브로드 가에 콜레라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불쾌한 악취에 있고, 오염된 공기에 있었다고 여겼다. '존 스노'는 직접 현장 조사와 탐문을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오염된 식수원을 밝혀냈고 콜레라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해냈다."

 

수술을 받은 사람의 70%가 패혈증으로 발전해 죽어간다는 사실을 밝힌 제멜바이스는 의사가 산모를 대하기 전 소독 액으로 손을 씻기만 하면 산욕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으나 거의 대부분 무시당하고 말았다. 시대를 앞서가는 이들은 외로운 법이다. 자신들이 과거에 행한 잘못을 인정해야 할 처지였기에 무시하는 방법으로 넘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의 존재를 발견한 파스퇴르에 힘입어 리스터는 무균 처리법을 개발했다. 파스퇴르에 의해 광견병 또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게 되었고 균을 약하게 만들면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백신 개념과 예방접종을 발견하면서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차츰 자유로와질 수 있었다. 파스퇴르가 남긴 말인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는 말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는 진료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

 

세균이라는 미생물의 존재를 확실히 밝힌 코흐는 현미경으로 각종 세균을 연구하다 수입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다고 한다. 공중보건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얻는 존 스노도 다수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매몰찬 냉대와 조소를 받곤 했다. 한 때 조선이라는 땅에도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생각되는 콜레라로 수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듯이 코로나-19 또한 인류가 딛고 서야 하는 과제로 남겨져 있다. 예병일 박사의 꼼꼼한 메모 형식의  『의학사 노트』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직면한 감염병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지금까지 감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수 많은 선각자들의 노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무쪼록 모든 이들이 힘들어하는 코로나-19 감염병이 속히 지나가기를 손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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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아이들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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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역사적 사실을 다룬 소설을 연거푸 읽게 되었다. 강화도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어린이 장편소설 『정애와 금옥이』에 이어 광주 5.18 민주화운동 시기 주남 마을 양민 학살 사건(미니버스 총격 사건, 1980.5.23.)과 광목간 양민 학살 사건(원제 저수지 총격사건, 1980.5.24.)을 다룬 청소년 소설 『저수지의 아이들 』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리 중에 그냥 주어진 건 아무것도 없다. 모두 저항을 통해 기득권에서 쟁취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가 된 건 저항 덕분이다."(축약)


2020년 올해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40년이 되는 해다.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상이 밝혀 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나마 『저수지의 아이들 』의 공간적 배경과 사건의 배경이 되었던 광주 주남 마을과 원제 저수지 총격 사건의 목격자가 살아 있고 증언이 있었기에 이렇게나마 다양한 방법으로 진상이 밝혀질수 있었다. 당시 계엄군은 민간인, 시민군 구분 없이 총격을 가했다. 심지어 저수지에 놀고 있었던 13살 방광범 군과 10살 전재수 군에게도 말이다. 주남 마을 위령비에는 버스에 갇혀 계엄군에게 무차별 총격을 받고 죽음을 당한 이들의 아픔이 기록되어 있다. 저자 정명섭 작가는 아주 작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큰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믿으며 너무 고통스러워 기억하기조차 불편한 역사이지만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일들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역사적 진실을 찾아 글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한 때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곤 했다.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만 들으려는 하는 것을 확증 편향, 인지부조화라고 말한다. 전라도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확증 편향에 가까웠다. 진실을 밝혀 내기 어려웠던 점이다. 


소설 속 주인공 중학교 3학년 학생 오선욱도 전라도에 대한 확증 편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기사나 뉴스를 찾더라도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만 검색한다. 전라도 사람이라면 모든 이가 다 빨갱이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의심없이 받아들인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그런 얘기를 듣고 자라난 세대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에는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드러내 놓아야 한다.


책을 읽다보니 많이 들어 본 적이 있는 저자의 이름이었다. 정명섭. 알고보니 나도 정명섭 작가의 책을 2014년부터 꾸준히 읽어 왔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는 단 몇 문장의 살인사건을 발췌하여 추리하여 쓴 책 『조선의 명탐정들』을 시작으로 신분 위계 질서가 엄격했던 조선 후기를 살아간 재능과 열정이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조선의 엔터테이너』기별지라고도 불리는 조보를 발행하는 관청인 조선 시대 왕실의 비서 기관인 승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민간에서 불법(?)으로 조정의 돌아가는 일을 배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이야기를 담아낸 책 『남산골 두 기자』고종 황제의 네덜란드 헤이그 밀서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손탁 호텔의 경영자인 러시아 사람 '손탁' 실종 사건을 다룬 책 『미스 손탁. 이렇게 총 5권을 독파했다. 특히 『미스 손탁』은 2019 한 도시 한 권 읽기(강원도 원주시) 책으로 선정된 바가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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