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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된 각인 - 우리가 교회라고 오인하는 12가지 모습 ㅣ 한국 교회 탐사 보고서
김형국 지음 / 비아토르 / 2021년 4월
평점 :
나들목교회네트워크 지원센터 대표인 김형국 목사는 12개의 키워드로 한국 교회를 진단하고 있다.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난 가짜를 진짜로 오해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교회는 원래 이런 겁니다" 라고 강하게 외치는 그의 목소리를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형국 목사는 기독교가 본질에서 벗어났을 때 나타나는 3개 현상을 책의 소주제로 삼았다.
첫째, 숨이 막히다는 거다. 교회가 사회를 걱정해야 되는데 오히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왜 그럴까? 교회하면 숨이 헉헉 막히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시대와 동떨어졌다는 거다. 기독교가 조선 땅에 들어왔을 때 그야말로 혁신 그 자체였다. 시대를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여성의 교육을 위해 여학교를 세워갔고 의료와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워 나갔다. 셋째, 비상식적이라는 거다. 최소한의 사회적 상식마저 지키지 않는 곳이 교회라는 점이다. 교회 안의 목회 세습, 재정 불투명, 권력화 등은 많은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이렇게 생각한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뭔가 개혁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심정으로 김형국 목사는 12개의 키워드로 현실을 진단하고 기독교의 본질을 찾기 위한 조언을 서슴치 않고 제시하고 있다. 비판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욕 먹기 쉽상이다. 나들목교회네트워크에서부터 시작한 실천이 한국 교회 전체로 파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위조된 각인>에서 제시한 12개의 키워드는 이렇다. 속박, 위선, 광신, 헌신, 제사 거부, 배제와 혐오, 정교분리, 남성 우위, 전도, 헌금, 이익집단, 교회 운영. 교회에 각인된 위조된 모습이 다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본질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기독교의 본질은 예수께서 가르쳤던 가르침에 있다. 그 가르침은 희생과 섬김이다. 기독교가 사회에서 희생하고 섬길 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익 집단으로 변질되거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될 때 예수는 없고 오직 사람이 중심이 된 종교가 될 수 밖에 없다. 기독교가 강조하는 믿음은 하나님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반대다.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기 위해 믿음이 필요한 거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감사해야 한다. 가난할 때, 고통 당할 때, 병들 때 조차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이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이 되어야 하는 것이 기독교다. 부패된 곳을 정화시키는 일을 기독교가 해야 한다. 노예해방을 위해 전 생애를 바쳤던 영국의 상원의원 윌리엄 윌버포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비상식적인 제도를 다시 제자리로 찾아오는데 사용했다. 윌리엄 윌버포스 혼자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의 뒤에서 기도해 주는 든든한 공동체가 있었다고 한다. '클래팜 공동체'다. 그리스도인에게 건강한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배타적인 종교로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가 강조하는 '진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종교는 배타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배타성은 아마도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꽉 막힌 사고,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답답함, 자신의 종교만 강조하는 이기주의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제사 거부, 베제와 혐오로 각인된 기독교는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기독교의 본질대로 살아간다면 기독교만큼 효를 강조하는 종교가 없다. 기독교만큼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종교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질된 모습이 각인되어 버렸다. 김형국 목사가 제시하는 상황 속 대응 방법을 한 번 읽어보시라. 진리를 고수하되 지혜롭게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전도의 핵심은 내용이지 형식이 아니다. 다른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다양한 형식의 전도는 가장 중요한 내용인 예수를 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헌금은 우리의 모든 소유가 내 것이 아님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기독교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 불의한 상황 속에서 분리되어 외딴 섬처럼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변화하는 과정에 있고 성장 중에 있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삶 속에서 부족한 모습 그대로 살아가되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을 끝까지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독교의 위조된 각인을 벗겨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좁은길, 희생과 섬김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위조된 각인이 바윗돌에 새겨진 것처럼 영원히 굳어 질 수도 있다. 기독교는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 말보다 삶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