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책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나, 개정판
부길만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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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문화 등에 관한 근현대사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책과 관련된 출판에 대한 근현대사를 파헤친 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나 또한 처음 접해 본 책이다. 책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왜냐면 출판문화가 일제 강점기 시기에도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의 철저한 검열과 감시, 통제 속에서도 꿋꿋이 한글로 책을 펴내는 작업들을 해 왔다. 조선어학회처럼 목숨을 걸고 한국인의 정신과 얼을 드러낸 책들을 보호하고 계승하는 일도 해 왔다. 을유문화사는 지금도 존재하는 출판사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에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알리는 책들을 계속해서 출판해 오던 출판사로 알려져 있다. 가급적 애쓰고 수고를 감당해 왔던 이런 출판사의 책들을 즐겨 찾아 읽고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출판 얘기를 하다 보니 작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도 근현대시기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여러 작가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작가들이다. 이광수, 최남선 등은 초기에는 순수한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친일 행각으로 오늘날에는 아쉽게도 이름조차 불리지 않고 있다. 

 

최근 고령의 나이까지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해 오던 이어령 작가도 1960년대에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비평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품으로 바라보던 샛별 같은 존재였다. 김형석 철학자는 100세를 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장수 작가이기도 하다. 이어령 작가와 함께 당시 베스트작가로 불렀던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으면 역사를 통해 다시 보게 된다.  

 

근현대사에 활발히 활동했던 작가들, 출판문화를 선도했던 출판사와 그들의 대표적인 책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문고판이 각 출판사별로 나오게 된 배경이나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당시 외국의 유명한 책들이 해적판으로 보란 듯이 시중에 돌아다녔던 이야기는 근현대시기에나 가능했었던 일임을 보게 된다.  

 

나라가 어려울 때에도 출판문화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심지어 한국전쟁 중에도 출판인들은 피난처에서도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책자들을 발간하는 열심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제일 먼저 찾은 것이 출판사에 남아 있는 책들을 건져내는 일이었으며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기였음에도 책을 사서 읽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놀라운 일들이 근현대식에 있었음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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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학교도서관 이야기 - 운영 매뉴얼에 없는 질문들 답변들
황왕용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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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학교에 근무한 지 25년을 넘겼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초등학교에 근무한 지 횟수로 이십 오 년을 넘기고 있다. 지금까지 근무한 학교는 여덟 군데가 된다. 분교를 포함하여 5학급 미니 초등학교에도 근무해 보기도 했고 50학급 이상의 초대형 초등학교에도 근무해 보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여태껏 한 번도 '사서 교사'와 근무한 적이 없다.  

 

학교 내 교사 집단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하자면 담임교사와 비담임교사의 구분이 엄격하다. 비담임교사는 일부 교과를 가르치는 전담 교사와 그야말로 비교과 교사로 또 구분된다. 결국 교과를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들을 비교과 교사로 본다. 보통 보건 교사, 영양 교사는 그래도 근무하는 학교에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 근무하는 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사서 교사'와는 근무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사서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사서 교사도 선생님이에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사서 과목이 없다 보니 이런 오해가 있는 듯하다. 사실 엄격히 이야기하면 보건, 상담, 영양도 마찬가지다. 사서 교사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 학교 도서관이다. 학교 도서관은 늘 개방되어 있는 곳이라서 근무 조건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일반 담임교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학교 도서관은 학교의 모든 학생이 심지어 학부모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거기다가 협소한 학교 공간의 문제로 직원들의 회의 장소로 거리낌 없이 무단 사용되는 곳이 학교 도서관인지라 사서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을 매개로 한 각종 수업과 진로 지도 등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 교사들의 이모저모를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나와 같은 교감은 학교 안에 있는 선생님들과 두루두루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입장에서 사서 교사들의 고충을 넘어 비교과 교사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모든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도서관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각종 현안과 질문에 대한 답변들도 형식적이고 딱딱한 규정과 매뉴얼보다 사서 교사들의 현장에서 몸소 겪은 경험에서 좀 더 정확한 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실질적인 도서관 운영에 관한 답,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신박한 프로그램도 사서 교사분들의 현장감에서 빚어낸 결과에서 얻어낼 수 있다. 고민과 염려를 나 혼자 품고 있으면 병이 되지만 이 문제들을 함께 털어놓고 나누면 결국 현명한 답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반추하게 된다. 네 분의 사서 선생님들이 각 학교급은 다르지만 학교 도서관 운영을 좀 더 잘해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현장의 어려움을 타개해 가는 과정들을 담아낸 그 노고가 누군가에게는 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나침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학교 도서관이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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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 - 책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일 일하는 사람 11
김선영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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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사서의 이야기다. 우리 집 근처 기준으로 공공도서관을 떠오르면 모루 도서관(강릉시가 운영하는 곳), 강릉교육문화관(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곳), 강릉시립도서관, 그리고 곳곳에 작은 도서관들이 있다. 학교 도서관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사서, 학교도서관실무사 등이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선영 사서는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공공기관 사서로 취업하신 분이고 20년 넘게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계신 듯하다.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몇 가지 사실들이 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아이들을 가리치는 사람이니 책을 많이 읽을 것으로 생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대부분 책을 읽을 심적 여유, 물리적 여유가 없어 책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교사들이 많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공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는 늘 책에 둘러싸여 살아가니 늘 독서하며 사색하는 삶을 살겠거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서, 고생'이라는 책 제목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사서라는 직종은 고생하는 직업이라는 뜻일 게다. 사서는 공공도서관의 책과 관련된 일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운영을 위한 실무를 감당하는 일을 한다. 예산, 물품, 프로그램 운영, 서무 등 책 읽는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일부터 시작하여 장서 정리, 수서, 각종 위원회 운영, 인력 채용, 민원 업무 처리에 이르기까지 꽃길만 걸을 것 같은 사서라는 직종은 그야말로 허드렛일로 보이는 일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일임을 책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제 공공 도서관에 근무하시는 사서분들을 만나면 수고하신다라는 감사 인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둘째, 일부러 일을 만들어내며 고생하는 적극적인 사명감을 지닌 분들이 사서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이지만 도서관 이용자 중에는 터무니없는 자기주장과 불만을 터뜨리는 분들이 있다. 일반인 같으면 무시하면 되지만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친절하게 민원인을 응대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다양한 민원인들을 친절하게 응대하다 보면 본업의 범위를 넘어 사서 고생하는 일까지 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도서관 이용 실적을 높이고 홍보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계획할 때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이에 따라 기호가 따른 프로그램 대상자들을 각각 맞춤형으로 대하기까지 얼마나 사서 고생하실까 생각해 보면 남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신박한 기계들을 통해 도서관 업무들이 한층 간결해지고 있는 듯 하나 사서의 고민은 다른 데에 있는 것 같다.

  

'책 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현실 앞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흔적들이 문장 속에 배어 있다. 직장인의 고뇌가 담겨 있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좁은 서가를 오가며 대한민국 독서 문화 창달을 위해 작은 이바지를 하고 있는 전국의 사서분들께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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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신다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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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한 해 노동자들이 800명 이상 사망한다고 한다. 그중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는 산재 사고는 고작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어 경영진의 안전 책임에 대한 의무감이 법적으로 제시된 것은 참 다행이다. 그 이전 법인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측에서 고용한 안전책임관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있었으며 그것도 대부분 노동자의 과실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2016년 구의역 열차 치임 사고(김 군), 2018년 태안화력발전(김용균), 2021년 평택항 하역노동(이선호), 2022년 SPC 자회사 SPL 공장 산재(박 아무개)와 같이 극적으로 언론과 정치권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애쓴 산재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고의 은폐와 과실의 대부분을 노동자 개인에게 돌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 기관에서 작성하는 재해조사의견서와 법원의 판결문도 유족 측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인 사고 방지를 위해서 산재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법적으로 준수하지 않는 점들을 캐어 책임자 몇몇만 처벌하는 중심의 수사보다는 산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살피기 위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한다. 책임자 처벌 또한 대부분 집행 유예 또는 벌금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기에 유족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답변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왜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 준수 매뉴얼과 지침들이 수립되어 있는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까?  

 

결국은 돈의 문제다. 안전책임관리자와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비용보다는 차라리 사고가 나더라도 벌금을 지불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사람의 안전보다는 사측의 경영 이익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구호와 말 뿐인 안전 대책은 있으나마나 하다. 산재 사고를 당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하청의 비정규직 직원이기에 안전을 위해 원청에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다음번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안전한 요소가 답보되지 않더라도 참고 일하는 구조가 현재 우리 산업 현장의 현주소라고 한다.  

 

원청과 하청의 지배적 구조는 소통 불감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위험한 작업일수록 소통은 절대적이다. 작업의 속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고 수시로 점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원청과 하청의 구조 상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상태다. 작업 활동 간에 소통만 잘 이루어지더라도 많은 산재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안타까운 대목이다.  

 

안전에 예산을 쏟아붓는 일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닐진대 이익의 유혹에 눈먼 사람들의 삐뚤어진 판단과 시선으로 오늘도 이름 없는 많은 현장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책의 부제이기도 한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고를 단순히 덮는 형식으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원인들을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자의 목을 조르는 법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브랜드를 선양하고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해 가는 동력임을 사회적으로 모두가 인식했으면 한다. 

 

산재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자각할 때 함께 공감할 수 있다. 내 자녀가 산재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과연 뒷짐만 지고 가만히 앉아 있을 부모가 있겠는가. 하루에도 산업 현장에서 죽어가는 이들이 내 자녀일 수 있음을 생각하며 안전한 작업 환경이 보편화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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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차원적 성경읽기 - 성경을 읽는 가장 정확한 방법
김예환 지음 / 오르도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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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고대사 배경에서 기록된 문헌이다. 인쇄술이 발달되기 전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에 의해 보존되어 왔다. 유럽에서 보았을 때 지금의 아시아 중동을 근동이라고 불렀다. 근동 지역의 역사, 문화, 정치, 군사, 종교적 상황을 복합적으로 분석하여 성경을 연구하지 않으면 자칫 성경 저자의 기록할 당시의 목적과 정반대로 읽힐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책 제목으로 뽑아낸 '고차원적' 성경 읽기란 바로 성경이 기록될 당시의 맥락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경을 읽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구약성경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예언서는 이스라엘 포로기라는 암흑적인 시대적 배경에서 쓰인 글이다. 따라서 늘 지배당하는 소수 민족의 입장에서 종교적, 정치적 회복이 가장 큰 소망이었을 것이다.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회복의 단추가 될 수 있는 신앙적 회복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조상적부터 전해 온 성경에서 말하는 순수 신앙을 지켜가기 위한 고육지책을 담아냈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도외시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문자적 그대로 삶에 적용시킨다면 큰 오해와 생길 수밖에 없다.  

 

고차원적 성경 읽기의 핵심은 앞뒤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여 보편타당한 진실을 추려내는 일이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의 주관적 선입견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중심 주제, 오늘날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발견하여 삶 속에서 적용하는 것이 성경 읽기의 근본적인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약성경은 복음서와 서신서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서신서는 특정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들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다. 서신서를 쓰게 된 배경을 토대로 편지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먼저 인지하고 읽어야 한다. 당시 로마의 제국하에 정치적, 종교적 박해가 시작되던 시기에 신앙을 갖기 시작한 개인과 교회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압박이 아닐 수 없었다. 위로와 소망, 도전과 확신이 필요한 이들에게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되거나 회람된 것이 지금의 신약성경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면 성경은 결코 개인적이거나 심리적 위로, 내면적 성찰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교회가 처해진 다양한 문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저자의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글임이 분명하다. 공동체를 분열시키거나 성적 문란, 금욕주의, 각종 이단의 활동에 대한 분명한 지침이 필요한 시기였다.  

 

서신서를 읽으며 우리 또한 현재 처해진 상황에서 보편타당한 진리와 진실들을 적용할 수 있겠다. 생명 경시 현상, 물질 만능주의, 무차별 폭행과 성적 타락, 기후 변화와 인간성의 본질 회복과 같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가치를 성경에서 도출해 낼 수 있겠다. 시대와 동떨어진 성경 해석은 성경을 고리타분한 책으로 전락시킨다. 현실과 괴리가 된 적용은 성경을 교회 안에 가둬버리 결과를 초래한다. 성경은 단지 오랫동안 보존해야 할 고전이 아니라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성경의 저자들이 성경을 집필한 이유도 과거에만 머물기 위함이 아니었다. 복음은 상황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으로 닥쳐질 상황조차도 복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성경의 원래 목적이다. 세상을 구원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세상을 진단하며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성경은 당시 시대 상황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래서 결코 신비주의적인 책이 아니다. 일상의 문제를 다룬 실제적인 책이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한 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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