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차원적 성경읽기 - 성경을 읽는 가장 정확한 방법
김예환 지음 / 오르도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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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고대사 배경에서 기록된 문헌이다. 인쇄술이 발달되기 전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에 의해 보존되어 왔다. 유럽에서 보았을 때 지금의 아시아 중동을 근동이라고 불렀다. 근동 지역의 역사, 문화, 정치, 군사, 종교적 상황을 복합적으로 분석하여 성경을 연구하지 않으면 자칫 성경 저자의 기록할 당시의 목적과 정반대로 읽힐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책 제목으로 뽑아낸 '고차원적' 성경 읽기란 바로 성경이 기록될 당시의 맥락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경을 읽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구약성경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예언서는 이스라엘 포로기라는 암흑적인 시대적 배경에서 쓰인 글이다. 따라서 늘 지배당하는 소수 민족의 입장에서 종교적, 정치적 회복이 가장 큰 소망이었을 것이다.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회복의 단추가 될 수 있는 신앙적 회복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조상적부터 전해 온 성경에서 말하는 순수 신앙을 지켜가기 위한 고육지책을 담아냈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도외시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문자적 그대로 삶에 적용시킨다면 큰 오해와 생길 수밖에 없다.  

 

고차원적 성경 읽기의 핵심은 앞뒤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여 보편타당한 진실을 추려내는 일이다.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의 주관적 선입견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중심 주제, 오늘날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발견하여 삶 속에서 적용하는 것이 성경 읽기의 근본적인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약성경은 복음서와 서신서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서신서는 특정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들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다. 서신서를 쓰게 된 배경을 토대로 편지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먼저 인지하고 읽어야 한다. 당시 로마의 제국하에 정치적, 종교적 박해가 시작되던 시기에 신앙을 갖기 시작한 개인과 교회들에게는 심리적으로 압박이 아닐 수 없었다. 위로와 소망, 도전과 확신이 필요한 이들에게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되거나 회람된 것이 지금의 신약성경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다면 성경은 결코 개인적이거나 심리적 위로, 내면적 성찰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교회가 처해진 다양한 문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저자의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글임이 분명하다. 공동체를 분열시키거나 성적 문란, 금욕주의, 각종 이단의 활동에 대한 분명한 지침이 필요한 시기였다.  

 

서신서를 읽으며 우리 또한 현재 처해진 상황에서 보편타당한 진리와 진실들을 적용할 수 있겠다. 생명 경시 현상, 물질 만능주의, 무차별 폭행과 성적 타락, 기후 변화와 인간성의 본질 회복과 같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가치를 성경에서 도출해 낼 수 있겠다. 시대와 동떨어진 성경 해석은 성경을 고리타분한 책으로 전락시킨다. 현실과 괴리가 된 적용은 성경을 교회 안에 가둬버리 결과를 초래한다. 성경은 단지 오랫동안 보존해야 할 고전이 아니라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성경의 저자들이 성경을 집필한 이유도 과거에만 머물기 위함이 아니었다. 복음은 상황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으로 닥쳐질 상황조차도 복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성경의 원래 목적이다. 세상을 구원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세상을 진단하며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성경은 당시 시대 상황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래서 결코 신비주의적인 책이 아니다. 일상의 문제를 다룬 실제적인 책이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한 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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