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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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아픔이 불쑥 다가오지만 언젠가는 과거의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기억은 잊히는 것이 아니지만 기억을 새롭게 할 수 있다. 그동안 그치지 않는 비를 맞아야 하겠지만.

비를 피한다고 짐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대신 비를 맞아 줄 수도 없다. 비를 함께 맞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고통을 잊기 위해 내가 맞아야 할 비의 총량이 있다.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위하는 일이 아니기에 묵묵히 그가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길에서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가족을 잃는 상실의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별은 정리의 과정이 필요한 듯싶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기억의 정리 과정이 필요하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된다.

비는 계속되지 않는다. 비가 그칠 것이라는 징조는 먹구름이 거칠 때 알 수 있다. 먹구름 사이에 살짝 내비치는 유난히 밝은 별 빛 속에서 그치지 않을 것 같았던 비가 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오랫동안 내린 비도 마찬가지다.

한국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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