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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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일기를 적는 것은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민주주의 교실을 만드는 일이다" 157쪽

 

근무하던 오후 갑자기 문자 한 통이 왔다. 모르는 핸드폰 번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교실 이야기로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아온 탁동철 선생님의 새책이 나와 보내드렸습니다. 교사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이야기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교실동화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양철북 드림"

 

놀랬다. 양철북 출판사에서 신간 책을 보내주셔서. 그래서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와우. 탁동철 선생님 책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퇴근 길 자동차 안에서 양철북 출판사 담당자가 보내온 문자를 보면서 더 놀랬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에게 반가운 책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창수 샘께 탁동철 샘이 드리는 선물입니다^^"

 

이제서야 책의 정확한 출처를 알게 된 것이다. 집에 와 보니 택배로 책 한 권이 와 있었다. 포장을 뜯어보고 책 표지 다음 쪽을 펴보니 '이창수 선생님께 2021.6.4. 탁동철' 싸인이 적혀 있었다. 투박한 글씨다. 글씨를 보니 <배추 선생> 탁동철 선생님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탁동철 선생님과의 관계는 2019년이다. 당시 강릉에서 작은학교 연구회를 운영하던 중 작은학교 사례를 들려줄 선생님 한 분을 초빙할 관계이었다. 물어 물어서 만나게 된 분이 <배추 선생>이다. 작은학교연구회라고 해서 기대감 설렘반으로 흥쾌히 찾아오셨다고 한다. 백팩을 메고 동네 아저씨처럼 나타난 <배추 선생>을 본 것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작은학교연구회에서도 작은학교 교사 이야기를 소책자로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기억도 난다. 두 번째 만남은 2020년 1월이다. 연수원에서 학급살이 강사로 오셨을 때다. 역시 옷차림이나 강의 내용은 일맥상통하다. 시골 아저씨가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그려졌다. 그리고 2021년 6월.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이라는 책으로 세 번째 만남을 가진다.

 

<배추 선생>은 교실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아이들과 함께. 그 기록들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놀이가 되며 '뮤직헐' 이 된다. <배추 선생>은 아이들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잘못했을 때는 잘못했다고 겸손하게 아이들 앞에 머리를 숙인다. 아이들과 함께 동등하게 의견을 내고 의견을 듣는다.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한다.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발적을 끌어내고 실수를 거울삼아 책임있는 어른으로 자라도록 하자는 <배추 선생>의 교육철학이다.

 

"누군가 지켜보는 눈, 응원. 그것으로 아이는 일어선다" 45쪽

 

<배추 선생>과 함께 하는 아이들은 저마다 모두 상처와 아픔을 지니고 있다. 강원도 산자락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 중에 상처 가득 무거운 짐에 짓눌려 살아가는 애 늙은이들이 참 많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이들도 제법 있다. 교과 지식을 많이 주입시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의 삶을 들어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 급하다. <배추 선생>은 분노가 가득한 아이들을 제어하지 않는다. 그 아이가 왜 분노하는지 알기 때문에 분노를 온 몸으로 맞는다. 교실 안에서 분노가 용해되도록 친구들끼리 학급 규칙을 세우고 학급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장치를 설정한다. 최첨단화된 기기를 사용해서 유창하게 수업하는 것만이 훌륭한 수업이 아니다. 기기 사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얘기가 한 번도 책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은 아이들의 생각과 삶이다.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글로 쓰게 하고 쓰게 한 글을 가사 삼아 노래를 짓는다. 중얼 중얼 입노래로 표현한다. 규칙을 어긴 <배추 선생>도 벌을 받는다. 엄살도 부린다. 그러나 선생이라고 해서 예외되는 것은 일도 없다. 50이 넘은 <배추 선생>이 꼬꼬마 아이들과 교실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배추 선생>의 눈망울이 기억이 난다. 참 선하다. 말하는 것은 투박스럽지만 아이들을 향한 마음만큼은 젊은이 못지 않게 열정 가득하다.

 

"교실은 이야기가 생겨나고 자라고 꽃이 피는 곳이다. 학교의 모든 곳이 이야기 자리다. 학교생활의 모든 것이 이야기 씨앗이다" 56쪽

 

교실은 아이들이 맘 놓고 이야기하고 기쁨과 아픔과 상처와 분노를 마음껏 표출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움찔거리고 시키는대로 일률적으로 착착 진행되는 로봇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 살아 있는 생명들이 꿈틀대는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 싸움이 일어나고 언쟁이 일어나며 감정 갈등이 생겨나느 곳이 교실이다. 이런 삶을 다 받아내는 사람이 '선생'이다. '선생'만큼 고귀한 직업이 있을까 싶다. 상처 받은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봐야 되고, 속상한 마음을 토닥거려주어야 한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 아이들의 질문에 귀기울여야 한다. 저녁에 밤은 먹고 다니는지, 집에 가면 돌봐줄 어른은 있는지, 다음 날 학교에 잘 와 줄 것인지 걱정되는 아이들도 조심조심 달래며 귀가시킨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생'은 참 한가롭게 보여질지 모르겠다. 천만에 말씀. 교실 안으로 들어와 보시라. 백인백색. 아이들 마다 성격이 다르고 경험치가 다르고 성향과 감정 분출 정도가 엄청 크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곳이 교실 안이다. 1년 내내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과 생활해 내야 하는 직업이 '선생'이다. <배추 선생>처럼 아이들의 아비요, 친구로 든든히 지켜 가는 '선생'들이 참 많다. 그래서 대한민국 교육은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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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교육과정 재구성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업
민수연 지음 / 맘에드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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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아닌 교육과정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를 교과서가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번 만들어진 교과서는 6~7년을 사용한다. 예전에는 10년이 지나야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독자들도 아시겠지만 1년 아니 한 달 한 달 사이에 세상이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들이 바뀌고 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교과서에만 의존하고 교과서 진도로만 가르친다고 했을 경우 수동적인 수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좀 더 적극적인 수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당연히 교과서가 아닌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교과서는 단지 참고자료일 뿐이다. 샘플일 뿐이다. 절대화된 자료가 아니다. 교과서 자체도 국정에서 검정으로 많은 부분 전환되고 있는 이유도 교과서의 권위가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증거다. 물론 전국의 내로라하는 현장 교사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집필하고 심의했으니 가장 안전한(?) 자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자료가 될 수 없다. 안전하다는 것은 국가에서 제시하는 해당 학년군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할 도달 지점인 '성취기준'을 최대한 살려 샘플을 담아냈기 때문에 다른 자료에 비해 안전할 뿐이지 반드시 따르고 의존해야 하는 스탠다드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신규 교사 또는 저경력 교사처럼 경험이 부족한 경우에는 교과서가 분명히 기대 언덕이 될 수 있다. 교과서를 기준으로 다른 자료랑 비교할 수 있다. 교과서 순서를 따르되 참신한 자료를 다른 곳에서 얻어 보충할 수 있다. 조금 더 진보된 수업 설계는 교과서 순서를 따르기 보다 '주제망'을 짜고 그 주제에 따라 교과별 내용들을 가져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과 기능, 태도를 알려주는 성취기준을 가져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제망에 따라 수업 분량을 정하고 주 단위, 월 단위 수업 설계를 세울 수 있겠다. 한 해 한 해 이런 시도를 하다보면 점점 교육과정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교과서보다 내가 맡고 있는 학급의 상황에 맞는 전체 수업 설계에 따라 교과서+기타 자료와 교사가 직접 만든 창의적 자료를 통해 수업을 전개할 수 있다. 이 수준이라면 말그대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 지역 수준 교육과정, 학교 교육과정을 넘어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이 우리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백인 백색의 교육과정이 학교에 존재해야 한다. 교사 한 명 한 명의 교육과정이 모여 학년 교육과정이 되고, 학년 학년 교육과정이 모여 학교 교육이 되어야 한다.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상향식 교육과정 설계가 이루어질 때 교육과정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다. 각 학교의 교육과정은 곧 각 개인별 교사의 교육과정의 연합체이며 부분 부분의 합은 전체의 합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때 교장, 교감을 포함한 교직원들은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나의 첫 교육과정 재구성>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아닌 아마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사례를 제시한 듯 싶다. 저자는 7개의 주제망을 가지고 한 해 학급을 운영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전에 학급 규칙을 세우고 공동체 정신을 구현한 학기 초 활동들은 교사와 학생 모두 처음 대면하는 시기라 무지나 힘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하고 그것을 실천해 옮긴 저자의 노력과 열정, 헌신과 희생이 한 눈에 보인다. 학생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소재로 삼고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담아낸 저자의 교육과정이 단순히 학생 중심의 흥미로만 그치지 않고 사전에 교사의 사전 지식습득을 위한 폭넓은 독서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교사는 자고로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동영상도 충분히 교사의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도구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나의 우선순위는 '독서' 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교육과정 안에 법적으로 안착된 것은 합법적으로 교과 시간에 독서를 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교사들이여, 우리 모두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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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존중 성교육 - 성교육이 불편한 교사를 위한
김혜경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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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성교육이 불편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제일 큰 이유는 민원과 관련된 일이게다. 성교육에 쓰이는 자료가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학생의 수준에 맞게 성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학부모들은 위험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에 관해 가르치는 교사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것도 불편한 이유 중의 하나다. 불편하다고 해서 건너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점점 성교육의 필요성이 절박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교육을 시작할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이미 중고등학생 쯤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잘못된 성 지식을 받아들인 상태라 권위가 있고 전문적인 자료로 반박하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초두 효과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교사 또는 부모를 통해 거부감 없이 솔직하게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방법,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해 주는 법을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한다. 

 

"성교육은 과학적이고 윤리적이며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으로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교사가 자신의 가치관을 펼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사는 수업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생각을 나누고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며, 배움이 확장되도록 돕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23쪽)

 

교사의 역할이 분명하다.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바르게 알려 주기 위해 교사는 과학적이고 권위 있는 정보를 알려주어야 한다.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격적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존중과 배려이 시선으로 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교육에서 최고의 수업 자료는 최신 정보가 아니라 성을 품위있게 대하는 교사의 태도라고 한다. 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첨예한 이슈도 교실로 가지고 올 필요도 있겠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슈를 바라보게 하는 이유는 이미 우리 사회가 다양화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세대가 아니다는 얘기다. 토론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실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모든 학생이 반짝반짝 빛날 때일 것입니다. 몇몇이 아니라 대다수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면서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발견하며 반짝일 때 더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모두를 반짝이게 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16~217쪽)

 

모든 교사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성교육을 위해 주제 중심으로 교과를 통합하고 재구성한 저자만의 고백일까? 아니다. 가르치는 교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생들의눈이 반짝반짝 빛나게 하기 위함이다. 교과서 내용만 단순히 전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성교육도 마찬가지다. 보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만 안전하게 전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이 선생님을 신뢰할 수 있을까? 자신의 고민을 용기있게 털어 놓을 수 있을까?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 있을까? 다음 보건 시간을 기다리며 언제 수업하냐고 보건실로 쫓아 달려 올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부모 모임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냐며 요청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성에 관한 호기심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자료를 뽑고 심지어는 그림책을 활용하여 묵직한 울림이 있는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반짝거리지 않을까 싶다. 

 

성교육은 누구에게 책임을 강요하는 교육도 아니고 피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교육의 일차적 목적이 아니다. 성교육은 자신을 아끼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거나 여성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성교육을 불편한 교사를 위한 서로 존중 성교육은>은 학생들로부터 난처한 질문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 지 구체적인 사례도 담아냈다. 성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사례를 보여주며 살아있는 보건 수업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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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2 : 실천 사례편 - 상호작용과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범교과 온라인 수업 활동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 2
손지선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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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해 올해 온라인 수업 뿐만 아니라 비대면 회의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학부모의 관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웃픈 현실이지만 우리 교육은 학부모의 관심 방향에 따라 발전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질을 제고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되자 교육청에서는 일선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T/F 팀까지 꾸릴 정도였다.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고 역량 있는 수업 지원단을 통해 다양한 연수가 진행되었다. 2021년 새학기는 온라인 개학까지 염두해 두고 교육계획이 세워진지라 작년처럼 당황하거나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있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의 팁을 자세하게 안내해 주는 각종 책들이 교사들의 손에 의해 제작되고 출간되기 이르렀다. 그중에 작년에 출간된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은 당연 돋보이는 책이었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 모두가 혼돈 속에 있을 때 과감히 온라인 수업의 시작과 과정을 시도한 실천 사례를 여과없이 보여 주었기에 현장 교사들의 갈증을 단칼에 베어 버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에도 좀 더 업그레이된 시즌2를 내 놓았다. 

 

<교사가 진짜 궁금해하는 온라인 수업2>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상호작용'이다. 수업의 중심이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자들이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교과 내용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방법들을 공개하고 있다. 그뿐인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성장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독자들에게 나누고 있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업 내용이 전달되고,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매우 인간적인 관계여야 합니다" (85쪽)

 

온라인 수업이 인간적인 관계여야 한다?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도 인간적인 관계여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온라인 수업에서도 배움이 제대로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수업 설계를 해야 된다는 말일게다.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과 방법들을 예시 장면과 함께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으니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특히 온라인 수업에서도 평가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평가 루브릭을 통해 평가 기준과 평가 계획을 세우는 일은 온라인 수업이라고 해서 다를 점은 없다. 다만 온라인이라는 환경에서 평가 계획을 안내하는 방법, 학생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부분, 온라인 과제를 통해 충분한 연습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둘 것을 팁으로 알려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저자들은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블렌디드 러닝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블렌디드 러닝은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병행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심지어 학교 밖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확장시켜야 한다고 한다. 우리 교육의 오래 숙원 과제였던 개인별 맞춤형 수업도 블렌디드 러닝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수업의 중심은 '상호소통'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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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하는 회복적 생활교육 - 공감과 책임의 교실을 만드는 아홉 가지 학급운영 솔루션 함께 걷는 교육
네이선 메이너드.브래드 와인스타인 지음, 홍수연 옮김 / 우리학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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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아이들끼리 싸우는 일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교사가 알지 못하는 다툼이나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도 많아졌다. 분노를 표출하는 아이들도 많아졌고 교사의 생활지도를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아이들도 거듭해서 많아 지고 있는 것이 학교의 현장이다.

 

"교감선생님, 000이 안 들어옵니다. 죄송하지만, 그 학급에 올라가서 전담실로 가라고 말씀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해당 학생이 있는 학급으로 올라갔더니 역시나 담임선생님과 학생이 앉아 있었고 담임선생님은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아이는 듣는체 마는체 하며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그려졌다. 전담실로 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학생을 담임선생님이 설득해서 어떻게든 가라고 하는 상황이었다. 담임선생님도 어찌할 수 없는데 교감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마는 부탁을 받은 상황이라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친절하게 상담하시는 담임선생님과는 정반대로 무작정 엄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일어서. 일어서. 따라와"

 

쭈빗쭈빗하면서 일어나는 듯 하나 거북이보다도 더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걸음 한 걸음도 숨막힐 정도로 느리게 반응하며 교실 밖으로 나온다. 전담실까지 보통 걸음으로 1분이면 족할 거리인데 5분 넘게 걸린 것 같다. 혹시나 시늉만 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갈까봐 전담실까지 안내하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뒤돌아섰다. 담임선생님은 속히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다. 교감까지 나섰으니 말이다. 그 아이는 아마 그 시간에 무표정으로 있지 않았을까 싶다. 왜 버티며 전담실에 들어가지 않을려고 했을까?

 

<오늘부터 시작하는 회복적 생활교육>은 생활교육의 패러다임을 응보적 관점에서 회복적 관점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생활교육이 필요한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 모두 의자를 움직여 원 형태로 둘러 앉는 것부터 시작하는 써클방법을 써 볼 것을 권유한다.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토킹피스로 학급 안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중재의 시간을 갖는다. 중재의 원칙은 상호존중이다. 중재를 책임지는 사람이 학급 담임교사라면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 감정을 털어놓고 솔직한 대화를 유도한다. 학급 안에 생긴 문제는 반드시 대화로 해결한다. 중재에서 해당 학생들의 감정과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인내심이 요구되기에 결코 강요해서는 안된다. "일어서. 일어서. 따라와" 와 같은 강압적인 발언은 공감을 방해하고 감정 이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잘못한 학생을 교실 밖으로 쫓아 버리면서 어떻게 그 학생이 교실 안에서 잘 행동하길 기대할 수 있을까?"

 

결국 학급이라는 공동체에서 한 아이 한 아이를 잃지 않기 위해 학생의 행동을 교실 전체에서 다루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서클은 공동체 구성원을 잃지 않기 위한 교실의 기대치이다. 교실 속의 아이들의 목소리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다. 꼭 알아야 할 것은 피해를 끼친 학생을 교실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피해를 끼친 학생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함께 들으면서 공감 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행동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교사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보다 학생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갈등은 학생이 자기 행동의 결과를 깨닫는 기회이다.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의무를 배우는 기회다.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실천하는 기회다"

 

생활교육은 규정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규정의 가장 큰 단점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금지하고자 하는 구체적 행위에 집중한다는 점과 학생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체적인 상황에서만 적용하려는 점이다. 규정에서 제시하는 정신은 가르치되 규정에 나와 있는 세세한 문구로만 학생들을 생활교육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보다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금지할 것만 바라보면 교사는 선입견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교사의 머리속에 그 학생에 대한 선입견이 생성되면 학생의 변화를 꾀하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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