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생존 비법 - 미래교육으로 가는 비상구, 블렌디드 수업 노하우 대방출
미래교실네트워크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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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가 수업을 변화시켰다. 교직경력 20년차 교사도 신규 교사가 되어야했다. 단군 이래 단시간안에 수업을 바꾸어야했다.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 등교 중지, 비대면 수업. 모든 교사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IT 기기를 잘 다루는 젊은 교사, 스마트한 신규 교사에게 경력 교사들이 원격 수업 방법을 배워야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20대 교사들은 자유자재로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했다. 이기적이다, 자기 밖에 모른다, 위아래도 모른다 등 행동 하나하나가 기성 세대 교사들에게는 가시처럼 보이곤 했는데 이런 돌발상황에서 그들만큼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세계적 감염병 상황을 예측한 것마냥 일치감치 원격 기반 수업을 준비해 온 교사들이 있었다. 디딤영상을 통해 가정에서 핵심 지식들을 사전에 익히도록 자료를 배포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중심 활동으로 활발히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수업을 전개한 교사들이다. 일명 '거꾸로 수업' 을 진행한 교사들이다. '거꾸로 수업'을 하는 교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 교사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힘들게 수업을 준비하는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등 등교하는 학생들을 데리고 교실 속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 되는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디딤 영상을 만들어야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 그들이 빛을 보게 되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전 세계적 감염병 상황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줄이야.

 

'거꾸로 수업'은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혼합한 '블렌디드 수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데 안성맞춤인 수업형태이다. 원격으로 수업할 차시를 미리 설계하고 꼭 필요한 대면 상호활동은 등교 수업 때 진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은 COVID-19 이후에도 수업에서 활용할 가치가 높은 수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언제 어느 때에 원격으로 수업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블렌디드 수업 계획을 염두해 두고 수업 차시를 설계한다면 평상 시에도 지식과 기능을 골고루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 

 

모든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성장하기를 원한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 목표들이 성취기준으로 표현되고 있다.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곧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을 읽어내는 일이다. 교사들은 성취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학생들이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수업을 전개하고 역량이 잘 구현되었는지 평가한다. 문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오늘날 과연 현재의 역량으로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수업은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과거의 수업 형태로는 그 역량을 길러주기에 역부족이다. 지식과 기능, 태도를 염두해 두고 수업을 통해 균형잡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수업은 활발해져야 한다. 수업의 형태도 다양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블렌디드 수업을 구현하는 거꾸로 수업은 하나의 대안적인 수업 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교실 생존 비법>에서는 초중등, 대학까지 거꾸로 수업 사례, 블렌디드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영상고 친숙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적합하게 수업 영상으로 지식을 선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역량을 상호작용을 통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 사례, 원격 기반에서도 상호 작용과 평가가 훨씬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음을 증명해 내고 있다. 변화는 늘 두렵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렇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로 회귀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위해 새롭게 배우고,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교사들이 만나는 학생들이 점점 새로운 세대라는 점이다. 그래서 교사는 배움을 멈출 수 없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나하나 배우며 노력했던 중견교사의 수업 사례도 값지게 여겨진다. 다양한 IT 기기, 플랫폼들을 능숙능란하게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은 교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오히려 서툰 교사의 IT 능력을 그들이 서로 보완한다고 한다. 

 

교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법을 이렇게 한 마디로 정의하고 싶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교사의 열정으로'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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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자치, 이렇게 해요! - 읽으면 즐겁고 곁에 두면 든든한 학생자치 길잡이
김영훈 외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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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시골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열정이 많으시고 젊으신 교장선생님께서 부임하셨다. 제일성으로 하신 말씀 중에 하나가 아직도 인상적이다. "학생이 기획하는 행사를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자치라는 개념이 학교에 들어오지 않은 때였기에 교사들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하더라도 왠만한 학교 행사는 담당 교사가 기획하고 교장선생님의 결재를 받아 교내 교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추진했던 때라 과연 '학생이 기획하는 행사'를 추진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과연 실현 가능한 일일까? 고민이 한 두가지 아니었다. 당시 나는 교무부장이었기에 더욱 고민이 되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아침 조회 시간에 학생들이 사회를 보고, 학생들이 발표를 하며 교장선생님은 단지 특별한 날에 특별한 주제로 학생들 앞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학생 조회 뿐인가? 마을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운동회, 학예회, 지역사회 행사 등 대부분을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서 했으니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자치란, 스스로를 다스리는 경험이라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행사를 주관하고 참여한다면 그것보다도 더 훌륭한 자치의 경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다시피 우리나라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로 되어 있다. 민주시민은 학습으로 되어지는 것보다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실수가 있겠지만 스스로 작은 것부터 경험한다면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이 함양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 스스로 자치회를 꾸려 자신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하고 예산을 활용하는 방법과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방법들을 경험한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민주시민교육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작은학교급에서 전교생이 다함께 모이는 다모임을 통해 학교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학생의 눈으로 보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내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면 좋겠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급에서는 학생자치회를 구성하여 대의원들이 학급의 대표로 의견을 취합하여 대신 전달하고 학생자치회의 구성원들은 토론 과정을 거쳐 자치회가 해야 할 일들을 확정하고 이것을 토대로 활동을 전개하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자치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초등자치, 이렇게 해요!>에는 학생 자치회를 꾸리는 방법, 학생 자치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학생 자치회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신청하고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사례를 들어 안내를 해 주고 있다. 교사의 역할은 조언자이자 설계를 도와주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활동하는 것이 더디고 미숙하다고 해서 교사가 전면에 나서면 학생들은 교사를 의지하게 되고 수동적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교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디딤돌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교사의 수고가 클 수 있겠다. 학생자치회 업무를 맡은 교사의 혼자 일이 아니라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다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와준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자치'를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특정한 몇 명의 교사의 열정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교사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일, 시행 초기 담당 교사의 헌신과 열정, 학교 운영자의 마인드가 함께 어울려져야 실천 가능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자치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학생들을 시민으로 키우는 일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초등자치, 이렇게 해요!>가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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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배움의 주인이 되는가 - 학습자 주도성과 생성 교육
정기효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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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을 자극하는 것은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체와 온전히 동일하거나 익숙한 것들이어서는 곤란하다. 지금의 나와 이질적인 무엇과의 만남으로 자신의 사고와 신체의 배치가 흔들리는 경험이 배움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이자 시작이다. 이질적인 감응으로 욕망의 배치와 신체의 강도가 달라져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함으로써 세계를 변혁하는데 기여하는 일이 배움에 대한 나의 정의이다" (86~87)

 

저자는 초등학교 현직 교감이다. 교사 시절때부터 학생들의 '배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고민해왔다.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어 직접 학생 개별 학점제, 학생 학점제, 학생 자율 학점제, 학생 자율 과정, 학생 자율 시수, 학생 생성 교육과정을 시도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앞두고 그의 노력들이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경상북도교육청에서는 시범적으로 학생 생성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실험적으로 진행중에 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학생 생성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학생 생성 교육과정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저자가 중심에 두고 있는 것은 학생이고,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은 주어진 교육과정일 뿐이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성취기준마저도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획일적으로 각 학교급에 따라 뿌린 주어진 교육과정의 한 부분이었다. 현장에서 남다른 시각으로 고민하고 애쓰는 교사들에게는 성취기준마저도 걸림돌이 되었고, 특히 COVID-19 로 인해 시행된 원격수업에서는 기존에 뿌려진 성취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혼합된 블렌디드 수업을 위한 성취기준의 수정이 있다고 하지만 이것조차도 국가에서 획일적으로 정한 성취목표일 뿐이다. 저자가 생각하기에는 겉만 번지르한 교육과정으로 다변화한 시대 속에서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강조하는 학생 생성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경상북도 일부의 초등학교에서 현재 실험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관련 자료를 보면 국가에서 제시한 성취기준은 참고하되 학생이 직접 만든 성취기준을 가지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국가에서 제시한 수업 시수 중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시수를 과감히 할애하여 학생들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키워보자는 의미이다. 교사는 당연히 조력자로 피드백을 상시 염두해 두고 학생들이 만든 교육과정에서 앎이 제대로 생성되고 있는지 눈여겨 보는 역할을 한다. 학생 생성 교육과정이 지금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이것이 활성화되면 전 교과에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배움은 누군가가 떠먹여주는 것이 아니다. 배움은 말그대로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다. 교사가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배움 조차도 학습자가 아닌 누군가가 판단해 주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배움을 빙자한 학력 또한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학력의 잣대는 무엇이며 학력이 과연 변화되는 시대 속에 고정불변한 것인지도 의문을 제기한다. <어떻게 배움의 주인이 되는가>는 학교 현장에서 실천한 배움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그동안 탐구한 교육 철학서이기도 하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얼마나 깊이 있게 책을 탐독해 왔으며 어려운 철학서를 붙들고 고민했는지 그려진다. 그렇기에 결코 가볍지 않는 책이자 이론에만 천착되어 현실을 터부시한 책이 아님을 대번 독자들이 알게 될 것이다. 앞부분에는 저자가 고민하는 교육, 학력, 배움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교육과정의 실제부분이 나오니 인내하며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현직 교감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의 최선두에 서서 교사들과 고민하고 연구하는 저자의 모습이 존경스럽고 부러울따름이다. 하루아침에 쌓여진 깊이가 아니라서 과연 범접할 대상은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교육과정에 대해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해가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간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깊이 있는 내용은 아직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두고 두고 생각해 보며 문맥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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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운동 - 세계적 동향과 전망 한국교육연구네크워크 총서 10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지음 / 살림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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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아니,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도 바뀌듯이 교육을 통해 변화시킬 인간상도 조금씩 수정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4차산업혁명, COVID-19 등 미래가 갑자기 소환되어 교육의 발자국들은 가속화가 불가피졌다. 학교가 교육의 중심이라는 생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근대학교의 시작은 단시간안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국가 주도의 일방향적인 교육 정책은 나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문제는 앞으로다. 각 국가별로 교육을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운동: 세계적 동향과 전망>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덴마크, 영국의 사례는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해 준다. 1930년대부터 미국은 필요에 의해서 커뮤니티 스쿨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가깝고도 먼나라 이웃 일본은 법령에 근거하여 커뮤니티 스쿨 즉 지역과 함께 하는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캐나다도 각 주별로 교육 자치권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 교육적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공화주의라는 국가의 가치 아래 기회평등을 위해 시민주도의 교육을 추구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는 2010년대부터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우리나라만의 지역과 학교가 함께 협업하는 교육운동을 전개해가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우리나라만의 특성에 맞는 민관학 거버넌스를 교육과 어떻게 맞춰 가야할지,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가 누가 되어야할 지 등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담아 연구한 소논문 형식의 글들을 모은 이 책을 여러분에게 추천한다. 

 

먼저, '마을교육공동체'라는 뜻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각 지역교육청 조례(경기도, 광주시, 세종시 등)에 근거하면 "마을 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마을 주민 등이 함께 학생의 교육활동 지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로 정의할 수 있겠다.  '지역의 아이들은 지역이 키운다' 라는 모토 아래 마을을 통한 교육, 마을에 관한 교육, 마을을 위한 교육을 행하는 것이다. 

 

'마을을 통한 교육' 과 '마을을 위한 교육' 은 학교가 중심이 된 교육이라면 '마을을 위한 교육'은 지역이 중심이 된 교육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공동체란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요소다. 공유된 가치, 정서, 관심과 참여를 토대로 구성원 간의 소속감이 완성되는 곳이다. 지역은 인적, 물적 기관으로 구성된 일종의 복합적 기능을 가진 곳이다.  학교교육이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역사회 발전과 교육적 가치가 함께 가야 한다는 네트워크적 인식이 깔려 있다. 다른 세계 여러나라와 차별되는 우리나라만의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차별점은 학교 단위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장점도 될 수 있지만 지속적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이 중단되면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이 위축될 수 있다. 학교 안으로 사업들이 밀려오면 학교 구성원의 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또 다른 인력 보충이 필요하게 된다. 아니면, 지역 거점 마을교육공동체 전담센터를 개설하여 지역 안의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구심적이 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학교가 구심점이 되어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좀 더 효율적으로 예산이나 재원들을 사용하기가 어렵게 된다. 

 

교육과 돌봄은 지역의 공동 과제여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는 학생들의 앎과 공동체적 삶을 통합시키지 못했다. 학생이 살고 있는 마을과는 동떨어진 수업을 진행해 왔다. 현실과 지식이 분리되어 있었다. 학교와 마을이 분리되어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없었다. 최근들어 마을을 알아가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재구조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본다. 학생들이 마을의 현안 문제를 학생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일,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의 일터를 돌아보며 정주 의식을 가지게 하는 일, 마을을 둘러보는 현장체험학습, 마을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시도하는 일 등은 얼마든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COVID-19 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대도시로 향하는 현장체험의 움직임들이 뚝 끊겨 버려 자발적으로 마을 안에서 체험의 기회를 늘려가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지역사회 안에 있는 인적, 문화적, 환경적, 역사적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마을을 통한 교육

학생이 속해 있는 지역에 대해 배우는 일이다. (마을에 관한 교육)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미래 진로 역량을 키워 주는 일이다. (마을을 위한 교육)

 

마을 안에 다양한 인적 자원들이 많다. 현재 방과후학교 강사로, 진로 멘토로, 마을 선생님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다. 마을 주민들을 통해 생각과 가치, 역량을 생생히 배울 수 있다. 학교는 마을과 함께 가야 한다. 수업이 마을의 일부가 되어야 하고, 마을이 수업이 되어야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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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 - ‘어쩌다 공무원’의 일본 마을교육공동체 탐방기
이영일 지음 / 밥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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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 

 

저자는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공민관(평생교육시설) 등을 둘러 보고 학교와 지역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간단한 보고서를 내 놓았다. 

 

이 보고서를 읽으며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 일본의 학교들은 왜 지역과 손을 잡게 되었을까?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반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귀하다는 얘기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마을의 이웃들이 함께 돌보며 마을에 있는 물적자원들을 적극 지원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학교만이 아이를 책임지는 분위기에서 마을이 함께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학교 교육과정 안에 마을 교육과정이 들어와있다. 학교 교사만이 교육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 중 자원하는 이들이 프로그램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일명 '커뮤니티 스쿨' 이라고 부른다.

 

"커뮤니티스쿨이란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는 것이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사회 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수업에도 참여하는 학교를 말한다" (55쪽)

 

중요한 키워드는 책임 주체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보호하고 키우는데 함께 책임을 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마을교육공동체가 확산되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점 등이 많다고 본다. 마을선생님이라는 제도가 정착하고 있지만 예산에 종속되어 운영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지자체에서 교육경비 명목으로 학교로 교부하는 예산들이 강사비로 쓰게 되어 있고, 그렇다보니 외부강사로 다양한 분들을 학교 안으로 모시고 있다. 양적인 면으로는 프로그램 숫자가 많아져 활성화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질적인 면은 평가를 하기에 아직 모호하다. 예산 지원이 중단되면 프로그램 운영도 멈춰야 한다. 학교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연수가 부단히 이루어지는 것처럼 마을 선생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취지는 학생을 중심으로 마을에 있는 각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마을교육을 제대로 해 보자는 의도라고 본다. 학생이 살고 있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이 교육의 재료가 되며 학생들은 성장하면서 마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것이 마을교육이 되어야 하며 누군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마을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협력해야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삼척만 하더라도 구도심지에 도시재생센터가 마을교육공동체의 좋은 인프라가 되고 있다. 마을에 살고 있는 청년 창업가들이 가게를 열고 자신들의 재능으로 구도심지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을 마을교육의 인적 자원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나도 마을에 정착해야겠다', '나도 청년들처럼 재능을 키워 내 사업을 할 수 있겠다', '내가 하는 일이 마을을 살릴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일에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지자체에서도 충분히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을 안에서 소비되는 예산들은 결국 마을을 살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한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다' 라는 구호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그런데 말로만 하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많다. 마을마다 과연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시설이 몇 개나 될까? 그나마 존재하던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복지회관 등도 가끔 둘러다보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한 복지 기관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이 맘 놓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놀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이들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들이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지만 정말 중요한 정책들은 거창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른들의 취미생활과 복지를 위해 다양한 공간들이 생기는 것만큼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아이들을 위한 쉼터가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지 말고 지자체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마을교육공동체의 중요한 교육 대상인 아이들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시설들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마을선생님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놀이전담사, 놀이전문가, 놀이터관리사 등 아이들이 머무는 시설마다 마을선생님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아이 한 명 한 명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학교라는 시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학교는 지역공공재라야 한다. 지역사회 주민, 학부모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다만,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지역의 어른들이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아이들 중심으로 최대한 학교 시설이 활용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다. 

 

예전에는 교육은 오로지 학교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분위기는 교육의 장소 뿐만 아니라 교사도 다양화될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움직여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욕심을 내려놓고 오직 아이만 바라보고 서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도 늘 열려있어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적극 협력하고 필요하다면 책임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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