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왕의 수관이 되셨으니 이제 뭘 하실 건가요, 우리 나리?" 티리온이 그 따뜻하고 달콤한 살결 위로 손을 오므리자 샤에가 물었다.
"세르세이는 예상도 못할 일. 티리온은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대고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난… 정의를 행할 거야." - P87

그러나 낸 할멈은 달리 생각했고, 낸은 다른 누구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이었다. "드래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그녀는 눈이 거의 멀어서 혜성을 볼 수 없었지만, 냄새는 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래곤이우, 도련님." 낸 할멈은 그렇게 우겼다. - P90

"나무들은 꿈을 꾸나요?"
"나무들요? 아뇨…"
"꿔요." 브랜은 갑자기 확신을 품고 말했다. "나무들은 나무 꿈을 꾸죠. 난 가끔 어떤 나무를 꿈꿔요. 신의 숲에 있는 것 같은 영목인데, 나에게 소리를 치죠. 늑대 꿈이 더 나아요. 냄새도 맡고, 가끔은 피 맛도 느낄 수 있어요." - P93

어떤 사내들은 검과 같아서, 싸우기 위해태어나지. 걸어 놓으면 녹이 슬어. - P122

"난 맹세를 지킬 겁니다." 클레오스 경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전언은 뭡니까?"
"화평 제안이오." 롭이 장검을 쥐고 일어섰다. 그레이윈드가 그 곁으로움직였다. 대연회장이 조용해졌다. "섭정대비에게, 내 조건을 수락한다면 이 검을 집어넣고 우리 사이의 전쟁을 끝내겠노라 전하시오." - P135

"마지막으로, 조프리 왕과 섭정대비는 북부의 영역에 대한 모든 권리를 단념해야 한다. 이후로 우리는 칠왕국의 일부가 아니라, 예전처럼 자유롭고 독립적인 왕국이다. 우리의 영토는 넥 지역 북쪽의 스타크 영토 전역을 포함하고, 서쪽으로는 골든투스, 동쪽으로는 달의 산맥을 경계로 트라이던트 강과 그 지류들이 적시는 모든 땅을 더한다." - P136

니다. 다만…" 롭은 눈가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기고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킹슬레이어와 교환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 여자애들과 교환은 안 된다?" 캐틀린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분했다. "여자애들은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거지?"
롭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눈에 상처받은 빛이 어렸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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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군." 왕대비가 마침내 말했다. "아버님께서 소협의회의 당신자리를 대신하라고 내동생을 보내셨소. 우리더러 티리온을 왕의 수관으로 받아들이라는군. 아버님이 직접 오실 수 있을 때까지는." - P69

"네 도움은 필요 없다. 난 아버지더러 오라고 했어."
티리온은 조용히 말했다. "그래. 하지만 누나가 원하는 건 제이미 형이지."
누이는 스스로가 교묘하다 여겼지만, 그는 그녀와 함께 자랐다. 그는 누이의 얼굴을 애독서 못지않게 잘 읽을 수 있었고, 지금 그 얼굴에서 읽히는 감정은 격노와 두려움, 그리고 절망이었다. - P72

"난 아무도 믿지 않아." 세르세이가 딱 잘라 말했다. "저들이 필요할 뿐이지. 아버지는 저놈들이 우리를 속인다고 생각하시는 건가?"
"의심하시는 정도겠지."
"어째서? 무엇을 아시기에?"
티리온은 어깨를 으쓱였다. "누나 아들의 길지 않은 치세가 지금까지어리석은 짓과 재난의 긴 행렬이었다는 사실을 아시지. 그렇다는 건 누군가가 조프리에게 아주 형편없는 조언을 하고 있다는 뜻이겠고." - P73

티리온, 내가 널 받아들인다면, 너는 이름은 왕의 수관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내 오른팔이 되는 거야. 행동에 나서기 전에 모든 계획과 의도를 나와 공유하고, 내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마. 알겠어?"
"아, 그럼."
"동의해?"
티리온은 거짓말을 했다. "물론이지. 난 누나의 종복이야."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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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몸속의 세포들은 계속해서 죽어가고 대체된다. 우리의 생각 역시 변하기 때문에 열 살 때 우리 머릿속에 담겨 있던 생각 중 스무 살 때까지 남아 있는 것은 극히 적다. 또한 그 생각과 기억과 확신과 실망 등은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다시금 새로 대체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러 해 전의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아니며, 문제는 스스로에 대한 우리의 관심사가 무엇이냐에 달려있다고 말할 것인가?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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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논리적인 사고력은 모든 진지한 사유를 떠맡을 수 있는 기본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깊이 사고해봄으로써 추론의 특정 부분에 결함이 없는지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반적인 논리 사고력에 결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 없다. 기껏해야 그 사고력이 우리를 충분히 잘 보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것으로 합리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할까, 아니면 취약한 상태로 그냥 방치하는 걸까? - P17

우리는 어떤 생각을, 단지 우리의 현재 믿음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해버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타당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견고하게 확립된 것은 그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작은 집단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큰 무게를 지니기 때문이다. - P24

롤스는 지구에서 말하는 공평함의 의미를 알려면 우리 자신이 그와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상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차이는 우리 자신이 명석할지 어리석을지, 재주가 좋을지 아닐지, 건강할지병약할지 전혀 모른다고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완벽하게 공평하게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물자를 분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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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의 꼬리가 새벽을 갈랐다. 드래곤스톤의 험준한 바위산 위로 흐르는 붉은 선이 마치 분홍색과 자주색 하늘에 난 상처 자국 같았다. - P7

"그림자들이 춤추러 온답니다, 주인님, 춤추세요 주인님, 춤추세요 주인님." 광대는 고개를 흔들어 요란하게 종을 울리며 노래했다. - P15

"다보스 경, 진실은 혹독할 수 있어요. 아무리 스타니스 공 같은 분이라 해도 말이오. 스타니스 공은 오직 전력으로 킹스랜딩에 돌아가 적을 분쇄하고 정당한 왕권을 주장하실 생각 뿐인데, 이제…"
"이런 빈약한 군대로 킹스랜딩에 갔다간 죽을 일밖에 없습니다. 수가모자라요.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주군의 자존심을 아시지요." - P20

드래곤스톤의 주인이자 신들의 은혜로 웨스테로스 칠왕국의 철왕좌에 앉을 정당한 후계자인 스타니스 바라테온은 어깨가 떡 벌어지고 팔다리는 근육질이었으며, 단단한 얼굴과 살갗은 햇빛에 말려 강철처럼 질겨진 가죽 같았다. 사람들은 스타니스에 대해 말할 때 엄혹하다는 표현을 썼고, 실제로 그는 엄혹했다. - P21

난 동생의 의무를 다하여 형의 함대를 구축하고 형 대신 일했네, 렌리도 나에게 그래야 마땅하건만 그런데 로버트 형이 감사의 표시로 뭘 해줬지? 나를 드래곤스톤의 영주로 임명하고, 스톰스엔드와 그 수입은 모두 렌리에게 줬지. 스톰스엔드는 300년 간 바라테온 가문의 것이었어. 로버트 형이철왕좌에 앉았을 때 나에게 물려줘야 했어. - P23

다보스 경이 몸을 옮겨 자리를 만들었다. 그는 크레센이 앉자 음울하게말했다. "오늘 밤에는 우리 모두 뒤죽박죽으로 앉는 게 맞겠지요. 곧 광대짓이 벌어질 테니까요. 붉은 여인이 불 속에서 승리를 보았다니까, 스타니스 공이 수에 상관없이 왕권 주장을 밀고 나가겠답니다. 저 여자 일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가 패치페이스가 본 것을 보게 될까 두렵군요. 바다밑바닥이라" - P36

나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왕은 의자에 기대앉아서 산사의 손을 잡았다. 예전 같으면 심장이 두근거렸겠지만, 그건 자비를 청한 그녀에게 아버지의 머리통으로 답하기 전의 일이었다. 지금은 조프리의 손이 닿으면 역겹기만 했지만,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정도는 알았다. 산사는 아주 가만히 앉아 있었다. - P55

"나도 같은 마음이란다, 아가야." 티리온은 산사를 돌아보았다. "아가씨,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신들은 실로 잔인하시지요."
산사는 할 말을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자가 조의를 표할 수가 있지? 놀리는 걸까? 잔인했던 건 신들이 아니라 조프리였다. - P64

한때 그녀는 조프리 왕자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어머니인 왕비를 존경하고 신뢰했다. 그들은 그 사랑과 신뢰를 아버지의 머리통으로 갚았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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