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부재

아주 오래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국문과 수업을 들을 때였는데, 타과생도 몇명 있었던 수업이었다. 타과생은 보통 점수나 잘 받으려고 발악하듯이 재미없고 진부하거나 혹은 관련 없는, 트집,말꼬리 잡는 질문을 하거나- 뻔하고 지루한 ctrl+v 발표를 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난 타과생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 무시했다고 해야 맞겠다.

그런 타과생 중에는 키가 훌쩍 크고, 얼굴이 뽀송뽀송하게 잘 생겼으며, 이름이 막내동생과 똑같은 친구가 있었다. 조별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는데, 그렇게 무시하고 달갑지 않아 했었음에도 난 그 친구와 같은 조를 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어서 친구들의 조소를 받으며 그 친구와 같은 조가 되는데 성공했다. 나의 목적은 언제나 그랬듯 A+가 아니었고 딴데 있었는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어느덧 그친구와 술자리까지 같이 하게 됐다. 이것도 능력이지, 지금 돌아보면. 

별로 취하지 않은게 빤히 보이는데도, 어느새 이친구는 자기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더이상 말하지 말라고, 다 말해버리면 우리 관계는 여기서 끝이라고 외쳤지만 어느새 이 친구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 빈자리를 형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해버렸다. 학번은 같았지만 나보다 한살 많으면서, 우리는 아직 말도 놓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건데, 도대체 왜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이야길 했던걸까.  

그 이후로 조별 발표를 마쳤고, 우리 사이도 소원해졌기 때문에 그 친구가 왜 그이야길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어렸을 때도 그게 위로할 수 없는 종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섣불리 위로하려고 들었다가 그게 상처가 될 지도 모른다고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난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그 친구는 내 예상대로 후회했을까. 그래서 나를 멀리했던걸까. 만약 내가 더 따뜻하게 대해주었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관계가 끝났다고 단정지었던 것은 나였을까. 그 친구는 관조보다는 서툰 위로를 바랬던걸까.  

아치님의 글을 읽으니 나의 오래된 추억이 풀썩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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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2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먼댓글로 달기에는 연관성이 너무 없는 건가.

비로그인 2010-01-20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고백은 마치..

홀로 험한 산을 넘는 어떤 이의 한숨과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 아물지 않는 베인 살의 아픔을 어쩔 수 없이 꺼내보는 것일지도요..

Forgettable. 2010-01-21 09:43   좋아요 0 | URL
오, 이 댓글을 읽으니 약간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반대로 어쩌면 그 친구는 제가 상상하는 만큼 힘들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게 무의식에 반대되더라도 말이죠.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지 아직도 모르겠네요.

Mephistopheles 2010-01-2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을 확인해 볼 방법이 없다면 생각하기 나름.....(오호라 이런 뜸금없이 던지는 댓글하고는..)

Forgettable. 2010-01-21 09:44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쓴건데. ㅋㅋ 뜬금없다기보단 밑바닥에 있는 제 생각을 읽으신 것이라 사료됩니다 ㅎ

순오기 2010-01-2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속엣말을 할 때는 그냥 들어주는 것이 최선이지요 가끔은 끄덕이면서 경청한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
아마 그 친구는 말 하면서 스스로 위로받고 쌓인 걸 토해냈으니 시원했을지도...

Forgettable. 2010-01-26 09:28   좋아요 0 | URL
역시 그랬겠죠? 좋은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았을텐데 토해내고 말아버려서 아쉬운 마음에 아직도 기억이 나나봅니다. ㅎㅎ

nimv 2010-02-13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람들이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누군가에게 꺼낼 때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 사람이 나의 아픈 과거의 모습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사람인가?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열고 비추게 되는 경우
(반/때론 습관적으로 아무에게나 비추어 동정심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음, 특히 오형의 여자들이 모성애가 강하여 많이 당함...)

그럴 경우 진심으로는 말없이 들어주는 경우가 정답이지만 때론 약간의 오버를 동반하여 감싸주기를 상대는 원하고 있었을지도...
(이유인즉... 애정결핍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반응들에 대해선 실망을 느낄 수 있으므로...)

그런 말을 어렵게 그 친구가 꺼냈었을 경우... 그 다음의 만남에서 상대가 숙쑤럽지 않게 더 적극적으로 이끌었거나 리드를 해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이전하고 별 다른 행동들에서 괜한 말을 했거나해서 먼저 멀어지게 되는 경우...

그 친구의 보이지 않는 열등감 속에 술이 취하면 누구에게나 쉽게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비쳐내 보여질 수도 있는...
(간혹 술에 의존했을 때에만 반복적인 언행이 일어나는 상황 빈번하게 있음)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한 애정결핍 성장과정 속에 형에게 많은 의지를 했을 경우 형은 바로 아버지이다.
그 친구의 인생를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가 되었던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꾸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대립구도/이성적 관계보다 아버지처럼 포근한 동성애적인 사랑을 갈구 할 수도 있는 %가 농후 함, 기회가 주어지면 동성애자로 바로 이전 할 수 있음)

사랑은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줄수 있으며 사랑을 받기만 하고 받아보지 못 했을 경우 남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론에서 많은 혼돈이 생김. 사랑을 주는 것도 때론 교육이 필요하며 사랑도 아무나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조건부적인... 그것도 상대적 비교평가에서 오는 조건들 속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손해는 보고 있지 않나 하는...

그래서 사랑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으나 나이가 어릴 수록 쉽게 다가갈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릴 적의 사랑이라는 모습들은 시간이 지나고보면 자기도취이자 자기만족의 상상의 나래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가야 할 목적지의 거리 감이 없다보니 서울에서 대구를 가야하는데 부산을 간다던지 평양으로도 갈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현실감을 철저히 배제하며 순간에 올인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사랑도 변하는데 모든 현실과 상황에 대처 해나가는 모습 속에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다면... 그때가 바로 심도있고 넓은 바다와 같은 자비로운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이에 따라 사랑의 모습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면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Forgettable. 2010-02-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걸 모두 알고계신 nimv님은 사랑을 많이/혹은 깊이 해보신 분인가요?
전 관계는 반복될수록, 깊어질수록 알 수 없는 것 같아서 언제나 배우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나의 대처방법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어떨 때는 관계가 악화되는 방향으로만 내가 행동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 경험하고 체득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긴 코멘트 감사합니다.
덕분에 앞으로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뭐랄까.. 죄책감을 갖거나 아무것도 모르는척하는, 그렇다고 다 아는 척하는 등의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
 
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첫장을 펼치면 아주 무서운, 피를 흘리는 우부메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 책은 지난달 다시 출간되었다. 엄청나게 보고 싶었는데,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서는 갖고 싶다고 안달하자마자 재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서 기뻐서 얼른 구매했다. 각설하고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피투성이가 된 채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인 우부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옮겨보겠다. 

   
 

회임을 했으나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은 자를 그대로 들에 내다 버려, 태내의 아이가 죽지 않고 들판에서 태어나면, 어머니의 혼백이 형태를 이루어 아이를 안고 기르며 밤에 돌아다니는데, 그 아기의 울음을 우부메가 운다고 한다. 그 모습은 허리 아래는 피에 젖어 있고, 힘이 약하다. 

 
  (기이잡담집중) 

이것은 가장 보편적인 전승이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전승되고 있는 우부메의 유래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로 인한 효과는 말할 것도 없이 책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이 우부메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도록 독자를 세뇌시키는 것이다.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아주 당연하게도 이 교묘하고 능청스러운 작가의 최면술에 걸려들고 만다. 장의 앞뒤로 나오는 주인공의 꿈도 그 세뇌에 일조했던 것인가 하고 지금에 와서 생각이 될정도로 작가의 최면술은 잘 짜인 그물같다.

[우부메의 여름]에는 한 여인이 20개월째 출산하지 못하는 기이한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난처할 정도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당연하다는 듯이 풀어낸다. 나는 괜히 좋아하는 작가인 교고쿠 나츠히코를 걱정하며 "이싸람 이거, 어쩔려고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는거야."라며, 행여나 실망하게 될까봐 발을 동동 굴렀다. 고약하게도 이미 머릿 속에서는 비난할 거리들을 잔뜩 쟁여두었으면서도 말이다. 경외하는 작가에게 실망하는 일은 의외로 짜릿한 일이 아닐까.  

문제는 그보다 더 짜릿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총 632쪽의 책은 사람을 절정까지 안달하게 해두고서는 정확히 469페이지에서부터 설명을 해주기 시작한다. 게다가 내가 은밀하게 숨겨둔 비난의 화살도 마지막 부분까지 가서야 "아, 그거?" 하며 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는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해 주어서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이 역시나! 하는 통쾌함과 그로 인한 패배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신화를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이야기, 귀신이 없이는 이야기의 아귀가 절대 들어맞지 않을 것만 같은 이야기인데 이 작가는 그걸 이성적으로 설명해준다. 설득이 아닌 명쾌한 설명. 나처럼 감성적인 사람은 때때로 이성에 목말라 있을 때가 있는데 교고쿠 나츠히코는 그것을 채워준다. 물론 매우 풍요롭게. 전설 따위 필요없어진다. 영화 [셜록 홈즈]처럼 어설프게 흑마술을 이성으로 구멍 뻥뻥 뚫린 설명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 아, 천재가 노력하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구나. 

이런 이야기를 장편으로 쓸 수 있는 작가를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은 참 든든한 일이다. 책에 등장하는 고서점의 주인인 교고쿠도의 황당한 궤변은 기이하지만 엄청나게 논리적이어서 이 정도라면 리처드 도킨스를 깔 수 있겠다며 나는 그만 의기양양해지고 말았다. 마음과 뇌의 관계, 의식과 잠재의식에 관한 설명, 세상은 나의 안과 밖- 이렇게 둘로 나뉘어져 있다는 궤변들은 어느새 나의 사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지금 이순간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난 것이라면?" 에 대한 질문과 그에 따른 의견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은 러셀인가 비트겐슈타인인가 누군가의 논리학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만든 사람의 당당한 질문이고 사상인지라 작가의 역량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이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임에도 끝내 심령적인 부분으로 남겨두는 것도 있어서, 사실 작가의 의도는 과학과 이성이 아니라 심령일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데 바로 남의 기억을 보는 미남 탐정에 관한 설명이 약간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괴이함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오히려 작가가 그렇다고 설명해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며 광신도처럼 믿고, 또 조금이라도 이성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심령적인 부분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쓸어내리게 된다.  

이 탐정에 관한 감상은 빠뜨릴 수가 없는데, 극에서 담당하는 정도가 사소한 인물이라도 그 캐릭터가 통통 튀어서 오히려 주인공들보다 더 만나보고 싶어진다. 이 에노키즈라는 탐정은 "뭐가 복잡하다는 건가, 자네는 정말 원숭이로군." 이라던가, "지금부터 올 손님 이름이 뭐랬나, 왜 그 구노인지 야쿠시지인지.."라고 사건 의뢰인의 이름을 3번째로 묻기도 하는 엉뚱하고 귀여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서양도자기인형처럼 생겼단다. 엉뚱한 매력의 귀족집안 미남탐정이라니! 영화에선 내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아베히로시가 이 역을 맡았다고 한다.

 

한가로운 일요일에 햇빛이 쨍하고 들어오는 침대에 누워서 무겁고 글씨가 작은 책을 읽기 시작해서는 어느덧 해가 져서 어두컴컴해졌는데도 난 이책을 읽고 있었다. 이 작품은 하루와 같아서 아침의 어스름한 빛으로 시작해서 정오의 쨍한 햇빛으로 잠시 밝아졌다가 점차 어두워져서 나중에는 깊은 밤중에 끝나버린다. 책을 덮고나면 새벽의 어스름한 빛이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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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고쿠도의 장광설은 정말이지 사람 혹하게 만들죠. 어엇 뭐지, 하려다가 어느 순간에 설득당해버리고 말아요. 좀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건 까라마조프 형제들을 읽으면서도 느꼈어요. 표도르네 집의 요리사 스메르쟈꼬프(이름 외운거 아니라 책 찾은거임. 외우지 못했음)가 표도르와 논쟁하는데서도 그래요. 뭔가 이상한데 듣고 나면 어 정말 그렇군, 하게 되는거에요. 그래서 한번은 회사동료에게 이 말도 안되는 논리가 또 맞는 논리인것 같아서 설득당한다며 이야기해 주었지만 제 이야기로는 전혀 설득이 되질 않더라구요. 장광설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 듯. 각설하고,

우부메의 여름을 보면서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처음 알게 되어 신선했다면 [망량의 상자]에서는 교고쿠도의 장광설에 마음을 빼앗겨 버려요. 교고쿠도의 장광설 때문에 우부메 시리즈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재미있는 책이 되어버렸어요!!

Forgettable. 2010-01-17 23:36   좋아요 0 | URL
저 진짜 책 등장인물 이름 못외우는데. ㅋㅋ 스메르쟈꼬프라니 ㄷㄷㄷ 까라마조프 형제들은 저도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ㅎㅎ

저도 그 장광설부분 2번 읽었는데 아직 습득하지 못했어요. 읽은 소설을 또 산 이유는 바로 그 장광설 부분 때문이에요. 생각날때마다 읽어서 제것으로 만들어야겠다며.ㅋㅋㅋ 근데 회사동료랑 그런 책 얘기도 하고 부러워요 ㅠㅠ

[망량의 상자]를 사서 쟁여둔게 이렇게 다행으로 여겨질줄이야! 얼른 봐야겠어요. 이러고 또 언제 읽으려나..( '') 요즘은 왠지 매일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며 술을 마시는 생활을 하고 있는중이라 책은 커녕 하이킥도 못보고 있네염 ㅠㅠ

비로그인 2010-01-1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일본 문학에 아는 바가 단 한개도 없는데.. 제가 관심있어 했던 도킨스, 러셀, 비트겐슈타인이 나오네요~
뭔가 좀 아는척이라도 하면서 인사드려야 되는데 아는 것이 없어 ^^ 그냥 첫 댓글 남깁니다.

늘상 인사 없이 들렸다가 처음으로 들립니다. 앞으로는 자주 노크 없이 들려 흔적 남기겠습니다 ('')..

Forgettable. 2010-01-17 23:39   좋아요 0 | URL
우와 도킨스, 러셀, 비트겐슈타인에 관심있어 하시다니- 철학을 공부하셨나요? 저도 살짝 맛만 본 사람들인데요. 그런 주제에 리뷰에 막 써먹었습니다. 하하;; 그나저나 일본 문학에 관심이 없으신데, 이런 허접리뷰를 상당히 꼼꼼히 읽어주셨나봐요. 고맙습니다.

써클님이셨죠? 바람결 전에요. ㅎㅎ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

2010-01-17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7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8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10-01-2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고 해를 세 번이나 넘겼건만 아직도 읽지 않은 저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멋진 리뷰!!라구요...!!!

Forgettable. 2010-01-22 09:38   좋아요 0 | URL
리뷰가 길어져서 약간 중언부언/횡설수설 한 글이라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었는데 ㅠㅠ
캄사합니당 ㅋㅋ
 

요즘 책보다 관심가는 잡동사니들을 소개합니다. 

     

손뜨개 목도리, 우리 지랄디 손뜨개 파우치. 목도리중 하나는 내가, 하나는 동생이 만들었고 파우치는 동생이 만들어 주었다. 첼로 연주하는 고양이는 내가 고른것. ^^ 귀여워 +_+ 동생에게 손뜨개 책을 하나 선물해줄까 생각중이다. 동생의 손재주가 생각보다 아주 좋아서 예쁜걸 많이 만들어준다. 덕분에 나도 처음으로 뜨개질도 해보고, 뜨개질하며 TV보는 경지가 어떤 것인지 체험중.  


  2010년이 된지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이제서야 다이어리 구매. 내 취향은 이렇게 귀엽다.;;;;; 라기 보다는 야옹이 소품/그림/사진 홀릭. 뭔가 아무것도 없는 다이어리는 삭막해서 따뜻한 이미지의 다이어리를 골랐다. 종로에 무슨 디자인샵에서 발견하곤, 알라딘에서 구매. 

 안의 내용물이 깔끔하고 귀엽고 산뜻하다. '파스꾸알리나'다이어리같은 걸 좋아해서 애기취향이라고 놀림받았으니 나름 많이 어른스러워진 셈이다. 완소 엽서도 몇장 동봉되어 왔는데, 벌써 소중한 사람들에게 쓰고싶어져서 설렌다. 

 


  알라딘 종족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몰스킨에 열광하는 종족이랄까. 내 친구들은 아무도 몰라보는 몰스킨 메모장을 알라디너 모임에서 꺼내면 관심집중. 으하하- 물론 알라디너에게 선물받았다. 

  검은색 사줬으면 미워할 뻔 했는데, 색감이 엄청 이쁘고 깔끔한 메모장. A가 내게 요즘 나의 글이 깔끔해졌다고 칭찬해줘서 기뻤는게 이게 다 그가 선물해준 몰스킨 메모장과 알라딘에만 글쓰지 말고 메모장에도 쓰란 충고 덕인듯.
  

 

    

쿨캠 레드 폴라로이드와 삼각김밥머리 뽀 -_-, 오늘 업어온 50mm 쩜팔이. 쩜팔이는 블로그에서 만난 분이 마침 처분한다고 해서 나한테 넘기라고 부탁해서 받아왔다. 쌔삥을 좋은 가격에 주셔서 굽신굽신. 무뚝뚝하신줄 알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놀라기도 했고 다행이기도 했다. 세상엔 좋은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끔 내가 세상 사람들을 보는 기준이 너무 편협해진 것 같아서 우울할 때가 있는데, 의외로 사람들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잘 찾아내고 거기에서 기쁨을 느낄때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이거 원, 떡보다 떡고물에 관심이 많다고;) 그분이 워낙 물건을 아껴쓰시는 분인데다가 렌즈 사신지 얼마 안된 걸 알기 때문에 물건 걱정은 없다능'-')

아참, 클래식 폴라로이드 필름값은 10장에 4만원이다 -_- 


 얼굴이 많이 건조해져서 파우더를 바를때나 볼터치를 할 때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바디샵의 이제품을 발견하고서부턴 걱정이 없다. 퍼프로 화장을 하면 뭉쳐서 오히려 피부가 안좋아보이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이 제품은 극세사 정도로 부드러워서 뜨지않고 꼼꼼하게 발라준다. 

 촉감이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가끔 기분이 안좋을 때면 이 브러시를 꺼내어 손등을 문지른다;; 부들부들  

 갑자기 털있는 남자와의 포옹은 어떨까 궁금해짐;; 

 

   

수익금은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는 무한도전 달력. 나는 무한도전이 너무 좋다. 사랑한다. 나의 엔돌핀, 우울증약은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여 영원하라- 사.랑.해.요.무.우.도.(사?);;;; 사진들이 잘빠졌다. 아마 뽀샵신공이 아닌가 싶지만, ㅎㅎ 나도 카메라 앞에서 어색한 미소 대신 생동감 넘치는 포즈와 표정을 이들에게서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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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잘 찾아내고 거기에서 기쁨을 느낄때가 많은 것 같기도 한 뽀게터블님이라니! 오옷, 멋져요. 그리고 그렇다는 걸 스스로 깨우치면서 기뻐하는 뽀게터블님은 더 멋져요.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뽀게터블님도 좋아요. (그렇지만 나는 몰스킨과 맞지 않아요.) 그건그렇고,

난 가슴에 털 난 남자들이 그 털을 대체 어떻게 씻을까 궁금해요. 그걸 샴푸로 씻으려나 바디클렌저로 씻으려나. 그들은 배꼽 안쪽에도 털이 났으려나? 그렇지만 털있는 남자와의 포옹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음..음...아니, 그만할래요. (왜 멀쩡한 글 읽다가 늘 자꾸 이상하게 에로버전 댓글을 달고 싶어지는건지 모르겠어요. 병일까요? ㅠㅠ)

잘자요, 뽀게터블님! 내가 뽀게터블님 이 페이퍼 쓰자마자 제일 처음 읽은 사람인가봐요. 히히

Forgettable. 2010-01-16 00:17   좋아요 0 | URL
저 그 부분 쓰면서 제가 제 칭찬하는것 같아서 좀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멋지다니 정말정말 다행입니다. 흐흐, 저 술 안먹고 금요일밤을 멀쩡하게 보낸 적 진짜 오랜만이라 막 손이 떨리고 마음이 진정이 안되서 사진찍고 사진 편집하고 올리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벌써 12시네요. 아, 암튼 그렇게 열심히 쓴 이 페이퍼에 바로 댓글 달아주셔서 고마워요 :)

배꼽 안쪽이 털난지가 왜 궁금해요 ㅠ_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도대체 왜!!!!
에로버젼 댓글을 달고 싶은 이유는 이미 이 페이퍼에서 애로사항이란 단어를 발견했기 때문..(먼산)
(비밀댓글입니다 : 그만하지 마시고 비밀댓글로 달아줘요 ㅋㅋ)

다락방 2010-01-16 00:2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Arch님이랑 뽀게터블님이랑 뷰리풀말미잘님은 비밀댓글을 엄청 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비밀을 비밀로 간직한채 비밀댓글로 달지 않겠어요. 내가 생략한 에로성 댓글을 뽀게터블님 마음대로 생각해 보아요. 좀, 격하게. ㅎㅎㅎㅎㅎㅎ(아, 나는 근데 왜 야한걸 좋아하지? ㅜㅡ)

Forgettable. 2010-01-16 10:16   좋아요 0 | URL
야한거 좋아하는게 뭐가 어때서요! 저도 좋아해요@_@ ㅋㅋㅋ
오늘밤은 다락방님이 하려던 말이 뭐일지 상상하며 므흣한 밤을 보내야겠군요. 하지만 이미 오늘 밤 독서는 너무도 안야한 책을 읽기로 했고, 뭔가 바꿔보려고 해도 그럴만한 책이 없고..org 왜 난 로맨스 소설을 사두지 않았던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0-01-16 00:37   좋아요 0 | URL
앗. 나도 원래는 안야한책 읽을라 그랬는데 뽀게터블님 댓글 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책장에 꽂힌 로맨스중에서 가장 야한걸로 읽어주고 꿈 한번 꿔줘야 겠어요. 므흐흐흐흐흐흐흐흐흐흣

Forgettable. 2010-01-16 10:1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어제 뭐읽으셨어요? 전 그냥 안야한책 읽고 일찍 잤어요^^;;
아, 오랜만에 할일 없는 주말이에요. 다락방님은 신나는 계획 있으실까요? 재밌게 보내세요 :)

다락방 2010-01-16 22:17   좋아요 0 | URL
저는 야한책 꺼내러 가다가 졸려서 쓰러져 잤어요. 미잘님 20000힛 잡으려다가 눈알 빠질듯 피곤하더라구요. 어찌나 졸린지. 아무것도 안읽고 걍 잤다능 ㅋㅋㅋㅋㅋ

하이드 2010-01-1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알콜 프라이데이 나잇을 견디는 방법 -> 맥주를 마신다.... 무알콜이 뭐에요?
저 클래식 폴라로이드는 ... 장식용임? 10장에 4만원 필름이라니 ㄷㄷㄷ 난 필름값 때문에 인스탁스도 못사겠더만(초콜릿색 넘 예뻐!) 우리는 디카에 너무 길들여진게지, 쩝

난 지금부터 책읽을꺼야. 밤새도록. 맥주 한 캔 살까말까살까말까..

Forgettable. 2010-01-16 00:22   좋아요 0 | URL
저 아까 11시부터 맥주 한 캔 사러나갈까말까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_- 아, 술을 마시지 않고 보내는 금요일 밤이라니. 아쉬워요 아쉬워, 집 어딘가에 싸구려 와인이 하나 처박혀 있긴 있을려나;; 나도 술 먹지않고 책먹어야겠어요. 뭐읽지!? 아 어제 [사랑, 그 혼란스러운]도착했구나!

장식용 맞구요 -_-
필름가격이 그정도인줄 알았다면 저 조금 더 고민해봤을거에요. 중고샵에서 발견한 이후 앞뒤 재지않고 달겨들어서 사고나서 필름값 확인하고 좌절ㅠㅠ

뷰리풀말미잘 2010-01-1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도리 하나 만들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Forgettable. 2010-01-16 10:12   좋아요 0 | URL
미잘이 좋아하는 색깔 말하면 흔쾌히 만들어서 선물해줘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알맞은 시간이 걸립니다. ㅎㅎ

뷰리풀말미잘 2010-01-16 13:31   좋아요 0 | URL
말만 들어도 목이 따뜻해지네요. ^^

Forgettable. 2010-01-16 16:57   좋아요 0 | URL
다행이에요. ^^

Arch 2010-01-1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엔 비공식적으로 뽀가 편집한 페이퍼를 보고, 다락방님의 댓글을 읽고 아니아니 상상하고, 하이드님이 과연 맥주를 살까말까를 점쳐보고, 미잘의 뉘앙스가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 알아보기로 해요.
토요일 다 가는 오후에 읽는 페이퍼와 댓글은, 참 ^^

2010-01-16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6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6 18:05   좋아요 0 | URL
방금 전 뽀는 꼭 다락방님 같아요. ㅋㅋ 왜들 이렇게 약간씩 거친거야 ^^
걱정 안 할게요. ㅋㅋ

다락방 2010-01-16 21:48   좋아요 0 | URL
뭐야~ 내가 뭐뭐뭐뭐 왜요왜요왜요왜요, 왜 갑자기 내 얘기가 나오는거에욧!!

Arch 2010-01-17 17:1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암시랑도 안 한거니까 워워~ ^^ 뽀가 좀 쎄게 나간게 다락방님이 아치 이래요, 저래요, 응응? 하는거랑 비슷해서 한 소리에요.

Forgettable. 2010-01-17 23:40   좋아요 0 | URL
제가 고기먹으러 가자고 해서 그런가봐요. ㅋㅋ
 

Turnleft님이 어플로 IreaditNow라는 걸 개발하고 무료로 배포하셨다길래 냉큼 써보았다. 나의 첫 문장은 이것.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저는 그 영원히 보상받지 못할 것 같은 상실감을 혼자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다자이 오사무를 처음 만나고, 번역된 그의 작품이 또 무엇이 있나, 온 도서관과 서점을 휩쓸고 다녔던 적이 스물두살때 정도였던 것 같다. 5년이 지나도 어쩜 이 작가는 나를 휘청거리게 만드는지.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 지하철이 덜컹해서 넘어질 뻔 했다.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에게 주려고 가져왔는데, 다시 읽으며 생각해보니 줘도 되는가 싶다. 나의 기억에 남은 인상은 우울하고 코믹하단 것인데, 지금 다시 읽으니 죽도록 고독하고 냉소적이다. 나는 왜 그렇게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읽었던가. 나는 그 친구에게 악마의 꿀을 선물하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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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1-1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소리... 이곳만 봄이네요. ^^

Forgettable. 2010-01-15 23:59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빠르죠;; 벌써 겨울이 가는게 아쉽습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10-01-15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차마 친구에게 '파우스트'를 선물하지 않습니다.

Forgettable. 2010-01-15 23:59   좋아요 0 | URL
전 결국 줘버렸어요. 부디 그 친구의 감성이 내 생각만큼 예민하지 않기를;;

turnleft 2010-01-16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실 때 책 정보나 노트에 '(작은따옴표) 쓰지 마세요. 버그가 있어서..
조만간 업데이트 버전 나갑니다 ㅠ_ㅠ

Forgettable. 2010-01-16 10:24   좋아요 0 | URL
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업데이트 나오면 받을게요~

perky 2010-01-1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간실격에 거의 환장했었는데..
제게도 치명적이었어요, 이 책은!!

Forgettable. 2010-01-16 17:34   좋아요 0 | URL
또 읽어도 환장하고, 또 읽어도 치명적입니다. ㅠㅠ
뭐 이런 사람에, 이런 책이 다있는지!!

비로그인 2010-01-2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술집에서 누군가에게 제가 다자이 오사무 얘기했더니, 상대방이 김승희 작가의 얘기를 해주던 생각이 슬쩍 나네요.. 그때가 아마 대략 이 시간대였지 싶어 살짝 흔적 남깁니다 ~~ '-'

Forgettable. 2010-01-28 09:46   좋아요 0 | URL
술을 늦은시간까지 드시는군요. 전 막차시간때문에 뭐..11시 좀 넘으면 집에 와야 해요ㅠ_ㅠ
제가 외국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어의 수준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번역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김승희작가의 책은 왠지 좀 어려운 느낌이라;;;;; 전 역시 다자이 오사무가 더 좋습니다. 미남이기도 하잖아요~ 헤헤

지나가던.. 2012-06-2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저는 영원히 치유받지 못할 것 같던 상실감을 이 문장으로 은근히 표현해 봅니다....

이런 번역도 있더라구요 ㅎㅎ

Forgettable. 2012-06-25 05:44   좋아요 0 | URL
와... 오랜만에 예전 글을 덕분에 읽었네요. 잊고 있었던 첫 문장이네요. 감사합니다^^
 

요리의 세계는 내게 듣도보도 못한 머나먼 세계였다. [미스터 초밥왕]과 [요리왕 비룡]을 보면서 도대체 입안에서 꿈틀거리는 참치의 맛은 무엇인가, 강을 불태워 구운 생선의 맛은 무엇인가는 상상 속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웠고, [헬's키친]을 보면서는 쉐프가 될 자질을 여러명의 요리사들 속에서 발견하는 재미에 요리 자체에는 별로 신경도 안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며칠 전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를 읽으며 난생 처음으로 생각했다. 요리를 알고 먹어야 하는구나. 봉골레가 조개라는 것, 피클이 미국식이라는 것,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방법 등등 신기한 사실들이 무차별적으로 내 눈으로 들어왔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만 아니라면 가리지 않고(싸다면 조미료맛만 나더라도 괜찮기도) 아무것이나 잘 먹어왔던 내게 박찬일작가는 대충 먹더라도 알고 먹으라고, 잘난척 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가르쳐주었다. 

그의 레스토랑에 한번쯤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책의 메인급 조연인 그의 스승 쥬제뻬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산지를 돌며 지인에게서 직접 재료를 구하고 음식에 대한 윤리의식이 있고 무섭지만 따뜻한 주방장에게 배운 그의 요리는 어떨까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글처럼 멋부리지 않고 담백하고 기본에 충실한 깊은 맛의 요리가 나올지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알라딘에서 마침 초대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가서 직접 얼굴 맞대고 이야기해보고 배우고 싶다. 

게다가 테마는 작가의 신작과 일맥상통하는 '보통날을 위한 파스타'. 와인에 조예가 깊은 작가가 추천하는 와인도 함께 나올 예정이라 더 기대된다.  

- 일정상 참여 못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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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1-1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또 갈까 말까 생각중 (뽑아줘야 가는거긴 하지만 ^^a)

Forgettable. 2010-01-15 14:51   좋아요 0 | URL
하이드언니도 신청해서 둘중에 한명 되는 사람이 데려가주기로 합시다. ㅋㅋㅋ
물론 하이드언니가 신청한다면 나보다야 뽑힐확률이 더 높을테니-_-;; 업혀가겠다능ㅎㅎ

Arch 2010-01-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가 꼭 뽑혔음 좋겠어요.

Forgettable. 2010-01-15 14:52   좋아요 0 | URL
저도요!! 흐흐

머큐리 2010-01-1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뽑히는 걸로는 요즘 운세가 확~ 트인편이잖아요...뽑혀라 뽑혀라
숭그리당당 숭당당...

Forgettable. 2010-01-16 00:00   좋아요 0 | URL
에, 벌써 그 운이 다한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ㅠㅠ
숭그리당당ㅋㅋ 아, 머큐리님 나중에 보면 꼭 숭그리당당 숭당당 해주세요. 상상하고 있으려니 입가에 미소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