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민은 19세기의 사물들의 세계를 물화된 백일몽의 세계로 보았다. 그가 그려낸 유년 시절은 온갖 새로운 사물들-전화, 파노라마, 마네킹, 파사주, 진열장, 철도역, 세계 박람회, 유리로 된 집, 백화점, 광고, 거리조명, 자판기-이 삶 속으로 침투하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모든 것들이야말로 벤야민에게는 자본주의의 인상학적 폐허, 즉 그 속에서 실체가 사물의 껍데기와 분리되지 않는 자본주의의 정신을 보여주는 징표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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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말들의 흐름 1
정은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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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피우지도 않는) 담배 무지하게 당기게 하는 책. 작가의 매우 다양하고 이채로운 아르바이트 경험들과 커피, 담배에 관한 집요하고 구체적인 애정을 읽고 나니, 나도 커피와 담배에 대한 기억과 쓰고 싶은 말이 잔뜩 생긴다. 에세이집이지만 마지막은 소설(아마도)로 끝낸 것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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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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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이 좋아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대체로 실망스러웠다. 더 솔직히 말하면 게이남성이 주인공이자 화자인 작품을 제외하면 다 별로였다. 대부분이 여성이 주요인물이거나 화자인 작품들이었는데, 그가 묘사한 여성들은 굉장히 전형적으로 멍청하거나 폭력적인 인물들이었고,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이기호 작가가 읽고 반했다는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에서 애정 없이 만나는 여자친구가 당할 온갖 끔찍한 일들을 상상하면서 실소하는 장면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런 판단을 보류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무언가에 실망을 느낄 것 같은데 그러고 싶지 않으면, 아니야 아닐 거야 내가 오해한 걸 거야 실수한 걸 거야 생각하며 그 실망을 최대한 지연시키는데, 지나보면 대부분 그 최초의 감이 맞아떨어진다는 걸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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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세상 만들기 - 모두를 위한 비거니즘 안내서
토바이어스 리나르트 지음, 전범선.양일수 옮김 / 두루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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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을 요렇게 조렇게 바꿔가며 반복하는 책이라 어쩔 수 없지만 약간은 동어반복의 인상을 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덕분에 완벽한 이념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식과 이유와 과정을 통해 고통의 총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포인트는 충분히 새겨들을 수 있었다. 한 70퍼센트쯤 비건인 나도, 스스로에게 실망하여 그만두거나 포기하기보다는 계속 조금씩 비건촌에 다다르기 위한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완벽하진 못하지만 대신 꾸준히, 잊지 않고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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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시 말들의 흐름 3
정지돈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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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하기 위하여. 이건 뭐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좋아하고 싶다는 건지, 헷갈리는 듯해도 알고 보면 고백에 가까운 글자들.

그나저나 요즘 책들이 너무 얇게 나오는 게 싫다. 더 더 더 읽고 싶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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