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이나 그 말을 만든 사람들의 생각의 기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초반부는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라틴어 수업에 라틴어는 없고, 저자의 가르침만 있었다. 매 장 마지막은 거의 질문으로 끝나는데, 너무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설파한 후 던지는 질문은 질문을 가장한 정(해진)답일 뿐이다.

초반부터 그런 의심이 스물스물 들었지만 라틴어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수평성을 가지고 있는 언어"라고 해서, 그런 언어를 오래 공부해서 본인이 정말 그런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뻔한 가르침도 스스럼 없이, 끊임 없이 펼쳐놓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이게 다 콘택트 때문이다. 언어가 달라지면 사고의 구조와 방식도 달라진다고 믿고 있고, 저자도 그래서 라틴어처럼 되었다는 착각을 하게 됐으니까.)

겨우겨우 책을 다 읽어냈을 때, 결국 깨달았다. 나는 저자가 갖고 있는 인생관을 책 내내 강요 당한 기분이었다. 라틴어는 거들 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과 말로 가르치는 것이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실제로 저자를 만나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게 말로만 전달된 그 가르침은 그저 뻔한말대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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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l_ok 2017-08-24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틴어수업을 들었는데 라틴어는 어디에도 없네요 ㅋ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크레둘라 포스테로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karma 2017-08-24 11:51   좋아요 0 | URL
저자도 라틴어 문법보다는, 인문학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긴 한데요. 인문학보다는 자기계발서에 가깝다는 느낌이었어요. ㅠ

레삭매냐 2017-08-2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틴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수업에 관한 이야기로군요...

제목의 함정이 숨어 있었군요.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읽기는 좀 그래 보이네요.

karma 2017-08-24 11:54   좋아요 0 | URL
수업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라틴어에서 출발해 매번 저자의 인생관 강의로 마무리되는 느낌인데요. 위로받는다는 사람도 많아서 제 서평만 보고 판단하지는 마세요. ㅎㅎ 매장마다 라틴어에 대한 강의가 포함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게 라틴어 경구 하나에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