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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평점 :
#작가연보
1948 : 4월 23일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베르뇌유쉬르아브르(외르)에서 출생했다. 음악가 집안 출신 아버지와 언어학자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키냐르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식탁에서 오가는 여러 언어(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라틴어, 그리스어)를 습득하고, 여러 악기(피아노, 오르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익히면서 자라난다.
1949 : 가을, 18개월 된 어린 키냐르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집안의 분위기에서 기인된 혼란 때문에 자폐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언어습득과 먹기를 거부한다. 우연히도 외삼촌의 기지로 추파춥스 같은 사탕을 빨면서 겨우 자폐증에서 벗어난다.
#파스칼키냐르 #혀끝에서맴도는이름
책이 너무 좋아서, 작가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언어와 악기 속에서 자랐다는 것이 부러웠는데 겨우 18개월 만에 자폐증에 빠졌다는 게 그만큼 놀라웠다. 세상에 태어나면 그 세상의 언어를 익히면서 자신과 세상을 인지해야 하는데 어린 그에게 무려 5개국어는 세상으로 나오는 길을 막고 선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흔히 가장 먼저 발음하는 `엄마`를 말하는 방식이 다섯 가지나 된다면 그건 곧 아이에게 엄마가 다섯인 것과 마찬가지의 혼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삼촌이 물려준 사탕은, 혀의 움직임을 막아줌으로써 말하지 않을 구실을 마련해줬고 어린 파스칼이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자폐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