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제가 작은 책을 한 권 만들었지 뭡니까.
그 작은 책들이 집으로 왔지 뭡니까.

단편소설방 001 : 모자이크
가격 : 7,000원
구입문의 : mia.eun@gmail.com

소규모책방 몇 군데에도 입고를 신청하여 볼 예정입니다.

한권도 우편 배송해요-
메일로 주소를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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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모아 엮은 책을 단편소설집이라 부른다. 단편 여럿이 사는 곳이 단편소설의 집이라면, 단편 딱 하나가 사는 곳은 단편소설의 방이다.

첫 단편소설방에 세 든 소설 이름은 <모자이크>다. 집을 얻을 형편이 못돼 단편 하나 들어갈 만한 작은 단칸방을 우선 마련했다.

계속 소설을 써서 그것이 머물 방을 하나씩 마련해줄 작정이다. 기형도 같은 시인도 글을 쓰게 하는 힘은 `청탁`에 있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소설 청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 스스로 청탁하려고 한다.

입금되면 몸의 무게를 3분의 1로 줄이거나 두 배로 불리고, 마감일이 되면 어떻게든 원고를넘길 프로들과는 아무래도 다를 게 분명해서 스스로 하는 청탁과 글쓰기에도 이름을 붙였다.

˝감탄고토 프로젝트 :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써서 뱉은 글들을 보고 한 명이라도 감탄한다면 계속 써서 뱉고 싶다.

제 방에 놀러 오신 것을 환영한다. 누추한 방이라 부끄럽지만, 또 놀러 오시면 좋겠다.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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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준비 중인 책은 11년 전 싸이월드에 남겼던 여행의 기록을 모아 지금의 이야기를 보태 만드는 흔해 빠진 여행책입니다.
싸이월드가 몇몇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 자신의 선견지명에 감탄했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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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잠 들었다 꾼 꿈처럼 짧았지만 어렸을 때 대통령을 꿈꾼 적이 있다. 대놓고 남동생과 나를 차별하는 외할머니 때문에 `나 원 참 대통령이라도 되던가 해야지` 그랬다. 그전까지는 서문시장 옷장수 아저씨랑 결혼해서 매일매일 다른 옷을 실컷 입는 게 꿈이었던 평범한 아이였는데 외할머니의 차별이 세상을 바꿔버려야겠다는 패기를 품게 했다.

외할머니의 논리는 딸내미는 시집 가면 그만이지만 아들내미는 조상님 제사도 지내주고 집안의 핏줄을 이을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할머니의 예측은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다. 시집 가는 게 아니라 장가 가는 세상이 될 줄은 아마 모르셨을 거다. 더구나 지금 그 딸내미는 아직 이 집에 붙어있고 정작 아들내미가 진작에 남의 집 사위가 돼 버렸다는 걸 외할머니는 보고 계실랑가 모르겠다.

얼마 전 외할머니 제사를 지낸 밤에 꿈에 외할머니가 나온 건 아마도 살아생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구박한 것이 미안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꿈에서 외할머니는 마치 살아계실 때 모습 그대로 방윗목에 조자 앉으셔서는 엄지에서 새끼손가락 길이만큼 현금뭉치를 들고 있었다. 방 안엔 할머니와 나 둘 뿐이었는데 내게 용돈을 주시겠다는 거다. 얼핏 보니 죄다 천원짜리인 것 같아서 꿈임에도 맘속으로 저거 얼마 되겠나 그랬는데 자세히보니 수표가 엄청 많았다.

꿈에서 깬 나는 외삼촌에게 가까운 복권방이 어딘지 물었다. 확신에 찬 내 목소리에 온 식구가 절대 복권 추첨날까지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지만 슬프게도 그날은 일요일이라 문 연 곳을 못 찾았다. 하지만 꿈이 워낙 직관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잊지 않고 다음날 복권을 샀고, 이제 꿈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꿈에서 할머니는 정작 내게 줄 돈을 세고만 계셨지 아직 건네주진 않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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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집엔 창고처럼 짐만 넣어놓고 오랜만에 왔더니, 버스에서 내려 집을 찾아갈 때 지도앱이 필요했다. 여행지에서 숙소 찾아가듯 지도 들고 캐리어 들고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현관 비번이 생각나지 않았다. 부동산 담당자가 보내준 예전 문자를 찾아냈지만 비번 앞뒤로 뭘 더 눌러야만 열리는 것 같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를 뿐 뭘 눌러도 현관이 열리지 않았다. 결국 이사한 날 도와준 이에게 우리집 현관을 어떻게 여는지 물어봐야했다.

소설창작수업을 통해 단편을 썼고 여행 가서 퇴고를 마친 소설이 담긴 문집이 나왔다. 이렇게 사람이 여럿이 모이는 자리는 오랜만이다. 대구 있는 동안에 한 주된 발화는 빠지지 않고 간 크로스핏 수업에서 옹알이 하듯 뱉어낸 신음소리와 퇴근한 엄마와의 일상적인 대화들-엄마는 자꾸 뭘 먹으라고 하고 나는 엄마 때문에 다이어트를 못한다고 원망하는 루틴-이 주였다. 내가 이야기하는 법을 까먹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요즘 유행하는 듯한 자몽 섞은 소주를 맛봄으로써 나도 그거 먹어보기는 했는데 역시 별로더라고 말할 기회를 획득한 밤이었다.

엄마에겐 내가 쓴 소설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다. 선생님의 아버지는 선생님이 쓴 소설을 보고 우셨다고 한다.

내일은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부케를 한 번 더 받는다. 뭐, 내일의 부케는 내일의 내가 받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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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책포장이 너무 예쁩니다.
버스광고 시리즈랑 마우스패드 시리즈랑 계속 이어지는 건데 전혀 질리지가 않고 참 좋아요. 볼 때마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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