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해야 하는 토요일인데, 그리고 만남은 오후 4시일 뿐이데… 아침부터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참나… 선보러 나가도 이리 설레진 않겠구만…’ 그래서 괜히 빨래하고 청소하고 커피도 마시며 왔다갔다… 더구나 이번엔 친한 친구들이 은희경 선생님을 좋아하면서도 모두 다른 모임 때문에 못 나오니, 혼자 가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다 시간을 보고 깜짝 놀라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안 하던 마스카라까지 했는데도 평상시보다 안 예쁜 것 같아서 잠시 속상했지만, 그런다고 안 예쁜 얼굴이 예뻐질 것도 아니고… 그리고 뭐, 선생님이 내 얼굴 보나… 그래서 서둘러 나왔다. 지난번에 성석제 선생님 만나러 갈 때는 좀 늦어서 이번엔 미리 미리 서둔 것이다.
떡을 주면 떡(!)하니 나타나겠다는 한 친구의 말을 믿고 떡집에서 떡도 샀다. 6개월째 만원의 행복을 하며 언니들에게 얻어만 먹는 내가 거금을 투자해서 맛난 떡을 산 것이다. 혹시나 그 친구가 안 오면 전날 밤에야 ‘나도 시간 되면 4시에 맞춰갈게’라고 문자를 보내준 친구랑 함께 먹으면 될 터였다. 은희경 선생님한테 사인 받을 책 5권(!)에다 떡, 게다가 요즘 읽는 책, 친구한테 선물할 책까지… 한 짐을 들고 강남역으로 갔다. 지하철에서 내리려는데, 갑자기 옆 여자가 나를 치면서, “저기요, 저거…” 한다. 악~~~~~~~~~~~~~~~~~ 빌어묵을… 책은 무거워 발밑에 놓았다 강남역이라는 소리에 서둘러 읽던 책까지 쇼핑백에 넣고 나오면서 선반위에 얹은 떡은 떡(!)하니 잊은 것이다. “어머, 어머… 감사합니다…” 얼굴이 새빨개져서… ‘역시 푼수를 안 떨면 진달래가 아니지…’ 속으로 그런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다. 아, 그래도 다행이다. 시간도 많이 남았고 떡도 챙겼으니…

4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의 날씨는 더웠고 강남에 사람들은 무지 많았다. 더구나 떡과 책까지 잔뜩 든 나는 힘이 들 정도였다. 무거워서 땀을 뻘뻘 흘리다, 편의점에서 물도 하나 사서 마시고 교보에 도착했다. 서둘러 지하로 내려가 은희경 선생님과 낭독을 함께할 이병률 시인의 책, “바람의 사생활”도 두 권 샀다. 하나는 친구 주려고. ‘암튼 오지랖도 넓지? 하하하…’ 책값을 계산하려는데, 어떤 아저씨 하나가 쳐다보는 것 같다. 낯이 익은 얼굴이다. 근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한층 더 내려가려는데, 숨이 탁 막혔다. 은희경 선생님이 바로 앞에…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두리번하고 계셨다. 2시에 서울문고에서 사인회를 하고 오신 것일 거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그래도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어리둥절하시는 선생님을 지나쳐, 곧바로 낭독회장으로 갔다. 벌써 사람들이 와 있다. 아… 아는 분들도 좀 있다. 교보에 아는 분들이… ^^;; 이런저런 인사를 하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버스가 막혀 늦게 온다는 친구 땜에 문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낭독회장은 금새 꽉 찼다. 곧 이어 은희경 선생님이 들어와 자리를 잡으셨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 바로 내가 “바람의 사생활”을 살 때, 옆에 계셨던 낯익은 분이었다. 책 안의 사진… 그래서 낯이 익었나 보다. ‘혹시나 내가 본인의 책을 사는 걸 보셨을까?’ 궁금해졌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럴 때 시인의 기분은 어떨까… 정말 궁금해진다. 우연히 책방에 들렀는데, 익명의 독자가 자신의 책을 두 권 가슴에 안고 가는 모습을 보면… 나 같음 째지게(^.~) 기분 좋을 것 같지만 말이다. 헤헤…
출판사에서 나오신 분인지 젊고 잘생기고 목소리까지 근사한 ‘오빠’가 사회를 봤다. 요즘은 출판사도 얼굴 보고 뽑나… 앉아서 기다릴 때 왔다 갔다 하는 출판사분들 봤는데, 이사님 한 분, 짱 잘 생겼다. 그러고 보니 출판사 다니는 내 친구…도 아주 귀엽게 생겼다. 이런… 추녀가 미남을 밝힌다는데… 난 추녀가 아니니까 그만하고… 헤헤…
이병률 시인은 참 따뜻하고 진지해 보이는 분이었고, 은희경 선생님은… 목소리가, ‘중성적인 은희경 문학의 매력’에 비해 너무나 달콤했다. 처음엔 두 분의 질문과 대답으로 이어졌는데, 은희경 선생님은 너무나(!) 여성적인데다 또 질문 끝마다 애교 섞인 말을 한마디씩 덧붙여서 청중들이 즐겁게 웃곤 했다. 난 가슴이 벅차 무슨 말이 오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작가가 바로, 그 동안 <상속> <새의 비밀> <비밀과 거짓말> <마이너리그> 그리고 이번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까지, 나를 단번에 매혹시킨 작가였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 그녀가 저 앞에서 조근 조근 얘기를 하고 웃고 있었다. 그녀의 웃음이 그렇게 아름답다니…



이번 작품은 그 동안의 치열했던 글쓰기와는 다르게 자기 자신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대답이 좀 어렵게 느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은희경 선생님이 “너무 어렵게 말했나요?” 하셔서 깜짝 놀랐다. 저 여자(!)는 어떻게 내 생각까지 미리 읽고 있는 것일까…
은희경이 하나의 브랜드이며 장르라고 평론가들이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은희경 선생님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혹시 거짓말이 아닐까요?” 해서 또 다시 청중들이 웃었다. 은희경 선생님은 서정주 시인의 예를 들면서 갈 때까지 갔다가 끝에 가서 작파하는 것, 그것이 난제라고 했다. 경계에서 서성거리다 담을 넘는 게 아니라 거기서 의미를 갖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선 또한 에피소드나 사소한 것들, 감각 등의 경험이 재료가 되어서 어떤 계기에 소설이 되었다고 한다. 표제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는 다이어트 문제를 다루었는데, 지방축적을 해야 살아갈 수 있었던 원시인의 삶에서 이젠 문명화 시대가 되면서 인간이 타고난 조건을 반해서 살아야 하는, 즉 살아가는 패턴이 달라진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하셨다. 사생아로 태어난 주인공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를 거부하는 행위, 그것이 다이어트로 나타난 것이다. 문명 속에서 살지만 결국 인간은 ‘동물의 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말씀하고 싶으셨단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누군가는 나를 멸시할 수밖에 없듯이, 아름다움을 좇으면 결국 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하는 게 아니겠는가. 어떻게 저렇게 철학적일 수 있을까…
먼저 은희경 선생님이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의 한 대목을 낭독하셨는데, 나직하게 깔리는 음악에 너무나 진지하고 달콤한 선생님의 목소리는 귓가에 와서 착착 감겼다. 그 대목이 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한편의 시였다!
‘이건 하지 말자…’ 하는 어떤 게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은희경 선생님은 이미 여러 곳에서 밝혔듯이 모범생처럼 살아온 얘길 하셨다. ‘첫눈에 반해본 적이 없다’고 하신 것은 인생을 스스로 늘 너무 긴장하고 삶으로써, 어떤 일이 좀 재미있으려고 하면 해서는 안 되는 일로 못하셨다고 한다. 유일하게 절제를 하기 힘든 것이 술이라고 하시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즉 자기 자신에게서 해방이 되면 마치 숨을 쉬는 느낌이라고 하셨다. 그런 순간이 필요하다고.
곧 이어 이어진 이병률 시인의 낭독은 조용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었다. 착한 목소리였고 따뜻하게 해주는 느낌이어서 은희경 선생님의 문학의 그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었다.
원고를 쓰는 장소에 대한 질문에서는 초고를 쓸 때, 익숙한 곳에서는 시작이 어렵고 어디 먼 곳으로 떠나서 소설 쓰기를 하신다고 하셨다. 그러다보면 그 장소를 떠날 때, 한, 두 편의 작품이 완성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그 경험이, 그 공간이 또 다른 소설이 되기도 한다고 하셨다.
작가로서 기쁠 때는, 제대로 썼다고 느낄 때라고 하셨다. <지도중독> 얘기를 하시며 미국에서 곰을 봤을 때, 마치 “곰, 안녕!” 하는 느낌을 받고 그 느낌을 작품에 전하려고 하셨다며, 지도를 전혀 못 보는 사람과 지도 중독에 걸린 사람들을 통해 결국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구나 하는 것을 말씀하고 싶으셨단다.
그런데 한참 이병률 시인과 이런 대담을 하시다가, 앞의 한 남녀 커플을 보시더니, 갑자기 “낯이 익어요. 지난번에 홍대에서 만났을 때, 오셨었죠?” 하시며 자신의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읽기를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들으셨다며 걱정을 하셨다. ‘선생님도 오지랖 넓으세요. 별 걱정을 다 하시고…’ 그래도 그건 선생님의 독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신 작품,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은 주인공의 일종의 슬럼프를 상징하는데, 무겁고 답답한 느낌을 그리셨다고 한다. 하지만 “꼭 끝에 변할 것 같지 않나요?” 하고 물으시면서 그런 걸 알아냈으니 알려주자라는 것보다는 ‘이걸 알아보겠다! 왜 어둡고 암울한가!’ 그걸 독자와 함께 알아보자는 것이었다고 하셨다. 제목이 만화 같아서 말리는 친구도 있었지만, 고집한 이유는… ‘마치 그 별을 보고 간다는 느낌이어서’라고 하셨다.
얘기가 다 끝나고 질문 시간이었다. 질문 하실 분, 손을 들라고 하셨는데, 죽 둘러봐도 손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 내가 손을 들었다. 내겐 질문거리가 너무도 많았다… 내가 얼마나 이 시간을 기다렸던가 말이다. 위에 쓴 것처럼, 선생님의 문학을 혼자 읽고 느꼈을 때보다 달콤한 목소리며… 만나서 무지무지무지(!) 반갑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한 첫 질문. “돈은 많이 버셨어요?” 뜨~악 하시는 선생님과 청중들… “이 책, 작가의 말에서 약수터의 네 군데 물줄기 가운데 하나에 가서 서라고 하시니 얼른 돈 줄에 가서 서셨다고 하셨길래…” 그제서야, “아…” 휴~ 다행이다. 예전엔 돈 질문을 받으면 돈이 충분하다고, 많다고 하셨는데, 이젠 더 벌어야겠다고 말씀하신다고… 사실 난 이 말을 제대로 못 들었다. 질문을 한 것에 너무 흥분을 해서 나중에 친구에게, “선생님이 뭐라고 답변하셨냐?”고 물었다.
그리고 곧 이어 “건강과 애정에도 문제없으시죠? (돈 다음에 가서 서신 줄이 건강과 애정이었다!) 근데 사실 선생님만 돈을 버는 게 아니구요. 저도 요즘 선생님 덕에 한 밑천 잡고 있거든요.” 의아해하는 사람들… “책 구매 인터넷 사이트 중에 알라딘이라고 있는데, 거기에선 저희들이 어떤 작품을 읽고 리뷰를 써요. 그럼 그 리뷰를 읽고 도움이 되었다 싶어서 책을 구매할 때, '땡스투'라는 게 있는데, 그걸 누르면 사는 사람, 리뷰를 쓴 사람에게 모두 책값의 1%가 주어집니다. 제가 선생님 작품에 대한 리뷰를 거기에도 올렸는데, 두 번이나 메인에 떴거든요…” 선생님은 제 아이디를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머뭇거렸더니, 알려주기 곤란하냐고 다시 물으시더군요. “아뇨… 그건 아니고 제 아이디가 저하고 좀 안 맞아서요…”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왜요? 아이디가 <캔디걸> 같은 거예요?” “비슷합니다.” 하하하… <캔디걸>, 진달래와 비슷하죠? (참, 알라딘에선 카페인이고 카페인의 작은 서재랍니다.)
문학적인 질문도 하나 드렸습니다. 출판사에 질문했을 때, 작가에게 직접 묻는 게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날씨와 생활>에서 책을 그렇게 많이 읽고 자신이 무척 똑똑하고 조숙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어린이가 끝에 가서, 결국 아무리 인생의 암호를 책을 통해 많이 깨우쳤다 하더라도 실제로 벌어지는 현실을 다 예측할 수 없는, 어린아이는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니까, <아, 그렇게 많은 인생의 암호를 해독했음에도 이 세상에 놀랄 일이란 전혀 없는 걸까.> 대신에 오히려 반대로 <아, 그렇게 많은 인생의 암호를 해독했음에도 이 세상에 놀랄 일이란 얼마나 많은 걸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했더니, 선생님의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답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이가 자신이 무척 심각하게 예측했던 대로가 아니고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현실적인 결론을 보면서, 그것은 굉장히 놀랄 일이었고 놀랐지만, 역설적으로 결국 이 세상엔 놀랄 일이란 전혀 없는 것이란 걸 뜻한다고 하셨다.
사실 질문거리가 더 많았지만… 이미 시간이 거의 1시간 30분이 넘어가고 있었고, 다른 분들도 질문을 하셔야 하니까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1940년대에 제일 많았던 이름이 영자이고 2004년엔 서연이가 제일 흔한 이름인 것처럼 이름도 하나의 시대상, 인물상을 반영하는 건데, 왜 굳이 영문 이니셜을 쓰시는지, 왜 그렇게 경음을 고집하시는지, 왜 번역투 문장을 많이 쓰시는지… 냉소적이면서도 멋 부리는 문체도 많이 변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좀 듣고 싶었다… 에휴~ 하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지. 이번만이 유일한 기회는 아니니까. 김해에 있더라도 또 은희경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서슴없이 다시 달려올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사인회. 이병률 시인께도 사인 받았고, 줄을 길게 늘어선 은희경 선생님 팬들을 보면서 난 사진도 찍고, 갖고 간 책마다 은희경 선생님 사인도 다 받고, 준비해간 책 한권은 선물로 드렸다.



그리고 끝까지 남아 있다가 친구와 둘이 커피를 마시며 수다, 실컷 떨었다. 친구한테, “야, 아까 내 질문, 넘 유치하지 않았냐? 넘 쪽팔리고 떨리더라…” 했더니, 친구는 평소의 쿨하고 멋진 성격답게, “아냐~ 애정이 듬뿍 담겨있던 걸…”. “음… 그래… 그럼 됐다… 내가 아무리 푼수를 떨었어도 내가 가진 그 애정이 전달됐으면 더 바랄 거 없지, 뭐…”
친구는 리뷰를 정말 잘 쓰는 친구다. 바쁜 와중에도 얼마나 책을 많이 읽는지, 그리고 읽은 책마다 얼마나 리뷰를 잘 쓰는지 감탄할 정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처럼 한국문학을 사랑하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걱정하고 어떻게 하면 한국문학을 제대로 더 알릴까 고민한다는 것이다. 친구의 리뷰에는 늘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그 마음을 나도 본받고 싶다. 어떤 이의 리뷰를 보면 가끔 드는 생각이, ‘이분은 재미로 소설을 보는 게 아니고, 꼬투리를 잡고 비난하고 판단하려고 책을 읽었나보다’고 생각 드는 것이 있다. 작가들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인데, 그리고 작가마다 모든 작품이 모두 100% 순도를 자랑할 수는 없는 것인데 말이다. 친구의 책에 대한 사랑, 이해, 공감 그리고 책 안에서 먼저 장점을 보려는 너그러움… 그것이 난 정말 부럽다.
“짜~아식~! 넌 정말 멋진 넘이야~!”
그날 우리의 탁자에는 많은 요즘 젊은 한국작가들이 올랐다. 은희경 선생님은 말할 것도 없고, 성석제 윤대녕 김영하 김연수 권여선 박민규 신경숙 공지영 들이었고 신인작가로는 <신기생뎐>의 이현수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의 오현종 <달려라 아비>의 김애란 <캐비닛>의 김언수, <고래>의 누구지? (미치겠다. 작가 이름이 기억 안 난다. 천명관? ㅠ.ㅠ) 등등이었다. 아, 아무튼 우리 한국문학 만세다~! 그 흥분의 여세를 몰아, 집에 가자마자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야! 한국문학은 우리가 지키자!” 친구의 답변 문자는, “음하하! 한국문학을 위하여!!! ^^” 그래, 우리가 안 지키면 누가 지키겠냐. 우린 독수리 2형제다!
정말 행복한 만남이었다.
“참, 은희경 선생님! 첫눈에 반하는 거요, 그거… 암것도 아니에요… 작품을 통해서 그렇게 많은 것을 받으면서도, 제가 선생님께 알려드릴 건 이거밖에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