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길고 긴 휴가를 보냈다.

그랬더니 오늘은 아주 힘드네.

점심 먹은 것도 소화가 안 되고.

연휴 후유증인가...

 25일 징검다리 휴일 하루는 언니랑 조카랑 함께 프로방스에 갔었다.

http://www.provence.co.kr/

(자유로 타고 파주로 가다 헤이리 예술마을[성동IC]로 들어가는데, 첫 신호등에서 좌회전,

그리고 한 10미터 가자마자 또 좌회전인데, 거긴 신호등이 없고 표시도 없어요.)  

 

프랑스에 있는 프로방스 말구, 파주에 있는 한국의 프로방스다.

이젠 많이 알려져서 찾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음식점들이 많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예쁘다.

꽃들도 요즘이 제일 예쁜 거 같다.






레스토랑으로 만들어 놓은 곳은 미리 주문을 해야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아서,

언니가 무지 열 받았다. 너무 '상업'에 물들었다나.

근데, 입장료도, 주차료도 안 받고 저렇게 꽃이랑 건물이랑 예쁘게 가꿔 놓았으니,

뭐, 분위기 잡고 구경도 하고 커피도 한잔(3000원) 할만 한 거 같다.

 

암튼 가면 꼭 예쁜 그릇 한, 두개 그리고 맛난 프랑스식 빵을 산다.

언니랑 분위기 잡을 일은 아니라 레스토랑도 카페도 들어가진 않았지만,

밖에서 보기만 해도 좋았다.

 

뭐, 나중에 누구랑 손 잡고 들어갈 날이 오겠지... ^.~ 

 

덧붙임:

시간 내서 한번 들러보세요~ ^^*

 참, 좀 더 들어가면 헤이리도 볼 데, 산책할 데 많구요.

근처에 또 심학산 꽃 축제도 합니다.

영어 마을은 입장료가 좀 비싼 거 같아서 아직 안 가봤는데,

조카가 크면 한번 다녀올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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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8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달에 이곳에 갔었지요. 옆지기랑 작은딸이랑 셋이서요. 부산에서 그곳까지
참 멀리 갔지요. 차로 갔는데, 다음엔 시간여유를 좀더 두고 넉넉하게 헤이리 구경
도 하고 그러고 싶어요. 음식맛은 그런대로 좋고 인테리어가 전원풍으로 멋졌어요.
^^ 사진으로 다시보니 화사하네요.

진달래 2007-05-2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일부러 부산에서 거기까지요? ^^;; 오...
전 언니가 근처에 살아서 자주 가는데, 갈 때마다 좋으네요. ^^
 

5월의 산타한테서 책선물을 받았다.

멋진 글씨체의 고마운 산타... ^^

나도 어서 산타 한번 해야 하는데...

8월에도 크리스마스가 있으니 그때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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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2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
-- 사실, 전 산타가 "santaclauslys"님인줄 알았다는....

stella.K 2007-05-2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못 살아요, 진달래님! 제가 글씨 못 쓴다는 거 몇 사람 밖에 모르는데, 님때문에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요. 어쩐다...ㅜ.ㅜ

진달래 2007-05-2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감사합니다~ ^^ 아, 그죠... 그분 닉넴이 산타... ^^
스텔라님, 왜요~! 글씨, 넘 멋져요~! 제 글씨를 못 보셔서 그래요... ^^;; 담에 제가 정말 '공부 못하는 애'의 글씨를 보여드리죠... ^^
 
가위 들고 달리기
어거스텐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가끔 나 자신도 그렇지만 사람들을 보면 모두 조금씩 미쳐있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갑작스런 분노의 표출, 노이로제 히스테리 강박증 편집증 우울증 그리고 콤플렉스 등등까지. 늘 바쁘고 경쟁해야 하고 급작스럽게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안정적이고 평안한 상태의 정신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런 모든 상황이 지나고 나면, 왜 그랬을까? 내가 미쳤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특히 그런 면면이 드러날 때, 공격적이거나 타인 또는 사회에 해가 된다고 다수가 느끼고 더 이상 통제가 가능하지 않을 때, 우리는 ‘미쳤다’라고 정의내리고 계속적인 상담을 하거나 병원에 격리시키고 약을 준다.

이 책은 너무 기가 막히다.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모든 상황이 마치 거짓말 같다. 그것도 불쾌하고 끔찍한 소설 같은 거짓말. 자고 나면 다 괜찮아진 현실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쉴 것 같은 그런 꿈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읽다가 내려놓았는데, 다시 잡을 때 보니, 작가의 이름과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 그래서 뒤의 옮긴이의 말을 읽었다. ‘작가의 실제 경험에 느슨하게 기댄 이야기’라는데, 느슨하게 기댔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논픽션일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읽었다. 물론 맨 뒤의 ‘에필로그’를 읽고 나서야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기절할 뻔했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내가 너무 세상을 모를 수도 있고, 또 이런 소설 같은 일들이 실제로 많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논픽션 소설로서의 매력을 느끼기엔 너무나 날카롭고 군더더기 없는 현실 묘사가 끔찍하고 불쾌했다. 정신 나간 사람들의 정신 나간 세계의 과하고 과한 세상이랄까. 온갖 지저분한 얘기이며,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수 없을 만큼 욕설과 비극이 난무한다. 결국엔 환자들의 정신을 치료하는 의사의 정신과 그 치료방법을 믿은 게 불찰이었다고나 할까. 그런 어린 시절을 한 발자국 떨어져 객관적으로 그리고 또 쿨하려고 최대한 노력한 작가의 글 솜씨는 뛰어났다. 그 가운데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걸 축하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비위가 약한 독자들에겐 심히 거슬릴만한 내용이 많아 주의를 요한다. 

열세 살에 차갑고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시인을 꿈꾸며 자기밖에 모르고 정기적으로 정신이 나가는 엄마를 둔 어거스텐은 학교에 가기를 너무 싫어한다. 매일 소리 지르고 싸움만 하던 부모가 이혼을 했을 때, 안도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자신을 감당하기 싫어한 (그 엄마의 정신 상태로는 불가능했겠지만!) 엄마로 인해 엄마를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네 집에 드나들고 또 그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는 어린아이가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봤는가. 물론 어린아이를 기르고 교육하는데 한 가지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열세 살 어린이는 모든 걸 자신이 결정하고 행동할 만큼 성숙한 성인이 아니다. 그런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고 거짓으로 약을 먹여 ‘자유’를 주는 의사가 제 정신인가. 사랑을 받고 제대로 먹을 권리가 있는 아이를 그렇게 더러운 집에 방치하는 게, 그런 게 자유인가 생각해볼 일이다.

열네 살밖에 안 된 자기 딸을 사십대의 부자에게 넘긴 그 비뚤어진 의사의 처방이, 가뜩이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치료했는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다. 나중에는 머니를 받고 성을 팔기까지 하는 나탈리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거스텐은 생각한다.

‘자유는 우리 것이었다. 우리에게 잠을 자라고 명령하는 사람은 없었다. 숙제를 하라고 명령하는 사람도 없었다. 버드와이저 열두 캔을 마시고 변기에 토해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왜 갇힌 듯한 기분이 들었을까? 선택의 자유가 내가 가진 전부인 것 같은 때에 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는 듯한 기분을 느꼈을까?’

열세 살 어거스텐이 바란 것은 아무렇게나 쓰레기처럼 방치되는 자유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해주고 자신을 이끌어줄 어른이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무슨 일을 하지 말아야 할지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나 미칠 권리가 있다. 조금쯤 미쳐있는 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을 해치다 못해 남을 해치고 나보다 약한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나만 옳다고 믿고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상담이나 약이 아니라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런 모든 사람들이 어거스텐처럼 엄청 당하고 엄청 깨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스스로 깨닫는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가. 그들 모두 사랑으로 치료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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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oko 2007-06-1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정서상 '소설'이라 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마존에서는 논픽션으로 분류되더라구요(...)
 

김해로 내려온지 이제 두 주가 되었다.

예전에 내려왔을 땐 적응 못하고 올라갔었는데, 이번엔 느낌이 좋다. ^^

아파트에서 5분을 걸어내려오면, 해반천이라는 정비된 하천이 있다.

거길 매일 걸어서 출, 퇴근을 한다. 사무실도 해반천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서울에선 늘 지하철에서 낑겨 다니느라 몸도 마음도 까칠해졌었다.

맘속으로 <올미다>에 나오는 미자처럼 매일 맘속의 도끼도 휘두르고...  

그런데 여기선 맘 편히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또 매일 여행한다고 생각하며 걸으니 참 좋다.  

빨리 걸으면 45분, 천천히 걸으면 50분이 걸린다.













빨리 자전거를 사서 걷기 싫은 날이면 타고 다녀야겠다.

음... 아침 저녁으로 이런 길로 출, 퇴근을 걸어서 하는 것도 축복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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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복 맞아요.
전 예전 어디 페퍼에선가 걷는 행복에 관련한 글을 읽고 '나도 걸으리라'결심하고 하루 걸었습니다. ^ ^;;;;;
님글을 보니 다시 걸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과연 이번엔 며칠이 될지.....

프레이야 2007-05-1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를 타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 걷는 걸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래요. 이렇게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시겠어요. 제 주위에도
그런 곳은 많지만 제가 안 하는 것이겠지요. 마음의 여유부터 가져야겠어요..

진달래 2007-05-21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간혹은 꾀가 나기도 하지만 역시 걷는 건 좋은 거 같아요. ^^ 날씨도 좋으니 정말 기회도 좋지요. 많이 걸으세요~ ^^

혜경님, 그래서 전 차를 일부러 서울에 두고 왔어요. 물론 회사차를 가끔 써야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론 매일 걷는다는 원칙을 세웠지요. 맞습니다. 저도 주말에 창 밖을 보면서 공원도 가보자, 싶은데 잘 안되요. 이제 여유를 갖고~! ^^
 
엄마 미안해 - 너무 늦기 전에 엄마와 화해하기
아이리스 크라스노우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엄마와 딸들 간의 이야기이다. 아니, ‘너무 늦기 전에 엄마와 화해하기’라는 부제에서 알려주듯이, 중년의 딸들이 과거에 엄마와 어떤 관계였든, 이제 그 화해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있다. 왜, 어떻게 화해를 해야 하는지도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엄마를 사랑하는 딸도, 엄마를 미워하는 딸도 모두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 모든 딸들이 언젠가는 닥칠 엄마의 둑음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은 책이다.

난 엄마가 남에게는 ‘보여주기도 아까운’ 막내딸이었다. 그런데 이제 나도 이 책에서 말하는 중년으로 향해 가고 있고, 엄마는 칠순을 넘겼다. 그렇게 막내딸을 누구보다 아끼던 엄마가 작년 겨울에 아프고 나서 부쩍 변해버렸다. 떼도 쓰고, 어린애 같기도 하고, 자식들을 애틋하게 생각하던 마음도 없어져 버린 것 같아 보일 때도 있다. 그렇게 변해버린 엄마가 낯설어 혼자 어이없어 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분석을 해보기도 했다. 그래도 억울하고 약 오르는 심정은 어쩔 수 없었다. 일찍 시집가버린 두 언니들에 비해 난 시집도 못가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부모님과 함께 오래 살아서 엄마와 친구처럼 지냈다. 어릴 적엔 잘못해서 얻어터지기도 많이 했지만, 커서 어른이 되고 함께 늙어가는 처지가 되고 보니 친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언니는 중학교 때부터 밥을 시키고 빨래를 시켰으면서도 대학 다니는 내게 일 좀 시키라는 언니 말에 엄마는 늘 “쟨 어리잖니…”라며 내 두둔을 했다. 그런 내게 엄마라는 존재는 정말 특별한 애정의 존재였다. 그랬던 엄마가 변했던 것이다.

그런 저런 이유로 택하게 된 이 책은 결국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물론 가족 멤버들 간 개인주의가 강하고 독립심이 강한 개개인을 중요시 여기는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이러한 책이 나왔다는 것, 또 그들이 느끼는 감정도 결국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인간사, 세상사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똑같지 않던가. 수명이 길어지면서 엄마와 보내는 시간도 우리 모두 늘어났다.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건, 증오하는 관계이건 결국 이것은 우리가 정말 많은 시간을 엄마와 보내야한다는 의미도 된다. 저자는 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예로 들면서, 인터뷰한 수많은 경우를 보여준다. 결론은 나이가 들어 어린아이가 되고 병이 든 엄마를 엄마가 둑기 전에, 과거를 잊든, 극복하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택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된 많은 경우, 어떤 딸은 엄마에게 이유도 없이 심한 매질을 당한 경우도 있고, 한 번도 사랑한다는 얘기를 못 들어본 건 물론이고, 늘 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인정을 못 받은 경우도 있다. 자식을 독재자처럼 조종하려는 엄마도 있었고, 잔소리만 늘어놓는 엄마에, 무관심한 엄마, 성향이 너무 다른 엄마, 강하다 못해 누구와도 싸우기만 하는 엄마 등등도 거론된다. 정말 학대란 학대는 다 받다 정서장애가 초래되고 그것이 폭식으로 연결되어 정신과 몸을 망칠 뻔 한 딸도 있고, 엄마가 둑길 바란 딸도 있고, 또 떼려야 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우정도 있다. 그런 모든 갈등과 분노의 경우에 많은 딸들이 중년에 이르러서야, 과거를 잊거나 극복해 엄마와 화해를 하고 다시 건전한 애정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그럼 왜 화해를 해야 하는가? 한편으론 수명이 길어지면서 함께 보내야할 날들이 많기도 하고, 영원히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를 부정하거나 끊을 수 없고, 또 화해하지 않고 엄마를 보낼 경우에 둘 모두에게 그것은 큰 상처가 되고 치유할 방법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화해를 해야 하는가? 그건 각자에 달렸다. 이 책에선 앞서 말한 많은 방법이 동원된다. 결국 중요한 건, 엄마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엄마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줄지 모르는 엄마도 있고, 엄마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기에 장, 단점이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해 엄마를 불완전한 인간으로, 또 평생 살아온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면 화 대신 연민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이야기가 100% 공감이 갈 정도로 흥미로웠다. 그런데 정말 정말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힌 대목을 만났다. ‘병원에서 엄마가 많이 아팠던 날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사랑해요, 엄마.”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나도 나를 사랑한다.” 그 말에 나는 정신이 얼얼해졌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엄마가 엄마를 사랑하는 거 저도 좋아요. 그냥 저도 엄마를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해요.” 엄마는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널 사랑한단다.” 예전 같았으면 계속 말을 잊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는 엄마가 문을 닫으면 그냥 돌아서서 가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엄마가 문을 닫아도 당당히 걸어 들어가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베스라는 중년의 딸은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도 문을 꼭 닫아건 사람 앞에서 저런 정도의 노력을 할 인내심과 성숙함을 키워야 함을 보여준다. 

이제 다음 주면 엄마를 보러 간다. 엄마가 변했건 말건, 엄마를 한번 꼭 끌어안아주고 나서, 내가 원하는 엄마의 행복을 엄마에게 강요하지 않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맘먹는다. 근데 요즘 엄마가 내게 바라는 건, 딱 한가지다. 그건 이제 나이 때문에 거름 값이 된 막내딸이, 성이 ‘아’씨고 이름이 ‘무나’씨인 사람을 엄마 앞에 데려가는 것이다. ^.~

“엄마, 미안해. 그건 정말 어려워~! 아무나씨를 지금 내가 어디서, 어떻게 만나겠어? 쫌 봐주라…” 그리고 이어 말해야겠다.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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