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들 가운데 정말 재밌었던 책이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삶의 굴곡을 보여주는 책이다. 게다가 동구권 작가의 책이라 정말 특이하고 흥미진진하다. 리뷰를 써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그래서 잊지 말자는 취지로 책만 간단히 소개한다. 일단 날 채찍질 하기 위해서. ^^;; 다음은 친구들을 위해서.

 

 

 

 

  왜 부코스키인가에 대한 당위성은 좀 떨어져 보이지만 내용 자체는 무척 흥미롭다. 현대 사회에서 백수인 한 인물을 표방해서 리얼리티를 충분히 살렸으면서도 스토리 전개가 기발하고 특이하다. 인간의 외로움, 소통의 부재 그리고 그리움... 상상력이 뛰어나면서도 간단명료한 문체도 상쾌한 작품이다. 복잡하지 않고 편안하게 스토리를 끌어간 점, 그러면서도 경박하거나 가볍지 않은 주제로 잘 끌어간 멋진 작품이다. 얏호~! ^^;;    

 

 

  

 놓치면 진짜 억울할 작품들입니다.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친구분들께 나름 적극 추천하는 책들이구요. *^^* 함께 행복하자고. 그리고... 봄입니다. 행복합시다. 누가 뭐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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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03-2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은 영화로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어요.
책으로 읽고 싶기는 한데 저도 시간이 없다능...ㅜ.ㅜ

저 부코스키...재밌을 것 같군요. 기억하겠음.
잘 지내시죠?^^

진달래 2009-03-23 14:22   좋아요 0 | URL
아, 올만이에요, 스텔라님! ^^
근데 저게 영화로 나왔어요? 오호...
하시는 일은 잘 되시구요? ^^

이매지 2009-03-22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코스키 요새 자주 들리네요 :)
기억해놔야겠어요~

진달래 2009-03-23 14:23   좋아요 0 | URL
<부코스키...>, 은근 매력 있네요. ^^*

프레이야 2009-03-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재미나 보여요.
첫번째 책은 영화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와 제목이 비슷한데요,
혹시 그 원작이 아닌지 궁금해요.^^

진달래 2009-03-24 11:20   좋아요 0 | URL
네~ 무척 재밌어요. ^^*
영화는... 잘 모르겠네요. ㅋㅋ

stella.K 2009-03-24 12:51   좋아요 0 | URL
네. 맞을 거예요. 영화 꼭 보세요.^^

진달래 2009-03-2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
 
화룡소의 비구름 높은 학년 동화 13
배유안 지음, 김호민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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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가본 적이 있나요? 금강산엔요? 그럼 송강 정철 할아버지는 아시나요? 혹시 <관동별곡>에 대해선 들어본 적 있나요? 전 다 알아요. 물론 금강산은 이름만 들어보고 아직 못 가봤지만요. 근데 화룡소가 뭔지도 모르고 <관동별곡>은 이름만 들어본 거 같아요. 학교 다닐 때 아마 몇 구절 공부해봤겠죠. 근데 생각도 잘 안 나요. 송강 선생의 여행기였나…… 그 정도죠.

그런데 이 재밌고 신나는 책을 읽고 나서, 다 알게 됐어요. 아~하... 그렇구나. 화룡소가 용이 바로 몇 천 년을 수양한 뒤에 하늘로 올라간 곳이래요. 그렇게 해야 하늘에서 대대로 우리 땅에 복비를 내려준다네요.

훈이는 유적답사를 다니는 아빠를 따라 강원도에 갔다가 장터에서 한 할아버지한테 그림을 삽니다. 첩첩산중 산 속에 깊은 물줄기를 간직한 곳, 금강산과 설악산을 그린 그 그림은 할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송강 정철 할아버지가 관찰사가 되어 길을 떠나면서 여기저기 구경한 것을 글로 남긴 여행기라고 합니다. 책 안에 멋진 그림도 들어 있어 마치 함께 여행을 하는 듯해요. 무슨 여행이냐고요? 훈이가 바로 그 그림 안으로 쑤~욱 들어가서 송강 할아버지랑 함께 여행을 하거든요.

훈이는 그곳에서 풀피리 불며 산골에서 화가가 되는 꿈을 가진 창이도 만나 함께 모험을 합니다. 정말 신나는 모험을 하지요. 하지만 그 모험이 또한 얼마나 파란만장한지 책을 보지 않곤 절대 모를 겁니다. 멋진 그림만 보고도 즐거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어요. 

원래 <관동별곡>은 가사인데 가사는 4.4조의 운율을 살려 길게 쓴, 우리 문학의 한 갈래라고 하네요. 책 뒤에 그 전문이 쉬운 현대말로 담겨 있어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관동별곡>의 한 대목만 잠깐 느껴보실래요?

‘비로봉 맨꼭대기 올라 본 이 그 누구인가?
동산과 태산이 비로봉보다 높다더냐?
노나라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거든
넓거나 넓은 천하 어찌하여 작다는고?
아아, 공자의 그 경지를 어이하면 알 것인가?
오르지 못할 거면 내려간들 이상하겠는가?
원통골 좁은 길로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에 너럭바위 화룡소가 되었구나.
천 년 묵은 늙은 용이 굽이굽이 서려 있어
밤낮으로 흘러 내려 푸른 바다에 이었으니
비구름을 언제 얻어 흡족한 비를 내리려나.
응달에 시는 풀을 다 살려 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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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양장)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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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읽을 나이가 한참 지났다. 사실 어릴 적에 실컷 읽다가 어른이 되어 까먹었다가 보통 엄마가 되어 아이랑 함께 다시 동화를 읽게 되는 것 같다. 난 우리 조카를 생각하면서 다시 동화를 읽는다. 그런데 웃긴 건, 동화를 읽으면서 가끔 내가 더 재미를 느끼고 감동을 흠뻑 받고 또 교훈까지도 얻는다. 또 성인 소설에선 받을 수 없는 위로까지도 덤으로 받는다. 

이금이 작가의 이 작품, 어른인 내가 더 위로를 받았다. 마음에 상처가 생긴 미르, 바우 그리고 소희는 달밭에서 만난다. 작가는 달밭에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에서 그 힘을 얻고 우리도 그 힘을 느끼길 바라는 것 같다. 느티나무의 마음자리를 가슴속에 느끼면서...

‘나는 사람살이와 다름없어 보이는 느티나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 안에서 느티나무가 점점 깊이 뿌리를 내리는 동안, 살면서 보고 듣고 겪고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이 숨결을 얻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 역시 슬플 때는 느티나무에게서 위안을 받고, 더우면 그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새로운 길을 떠날 때면 느티나무로부터 용기를 얻었다.’  

아빠와 이혼하면서 엄마와 둘이 시골로 내려온 미르는 아빠를 볼 수 없다는 게, 엄마와만 둘이 산다는 게 너무 싫다. 바우는 어릴 적에 엄마를 잃고 입을 닫아걸었다. 마음을 너무 다쳐서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소희는 아빠를 잃고 엄마는 재가해 몸이 불편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 아이들은 각자가 그리고 서로 함께 어울리면서 아프기도 하고 아프게도 하면서 또 상대를 부러워도 하면서 성장한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을 지켜봐주고 각자의 아픔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바우가 엄마 무덤 앞에서 하는 얘기다. 미르도 바우도 소희도 모두 하늘말나리이다.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말나리예요. 진홍빛 하늘말나리는 꽃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빙 둘러 난 잎도 참 예뻐요. 다른 나리꽃 종류들은 꽃은 화려하지만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서 피어요. 마치 무언가 간절히 소원을 비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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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클래식 03: 코기빌 마을 축제 - 코기빌 시리즈 1 타샤 튜더 클래식 3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9년 1월
품절


이 작품은 타샤 튜더 할머니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코기빌 시리즈 3권 가운데 그 첫 번째 책이다. 역시나 1권이 제일 좋다. 코기빌은 강아지들의 일종인 코기들과 코기 친구 동물들이 사는 마을이다.

2권인 <코기빌 납치 대소동>에서는 추리물을, 3권인 <코기빌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모습을 그렸다면, 1권에서는 특히 옛날 미국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던 축제 모습을 아주 즐겁게 그렸다. 글과 그림 모두 상당한 수준이고 기품이 있다. 즐겁게 글을 다 읽고 나서 그림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펴보게 되었는데 어찌나 세세하고 멋진지 모르겠다.

코기는 털 색깔이 여우 같으면서 다리가 짧고 꼬리는 없는 강아지다. 담배를 물고 온 몸이 알록달록한 물방울 무늬인 보거트는 요정들이다. 이들과 함께 모범가족인 브라운 가족이 등장한다.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수제품들, 시골에서 직접 만든 잼 등 먹을거리들 그리고 염소 경주 등 마치 축제를 함께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즐거운 책이다.

왁자지껄한 축제 모습도 큰 볼거리이지만 그들의 당시 옷차림이나 생활 모습 등도 정겹고 소박하다. 곳곳에 등장하는 미국 국기 때문인지 참 미국적이다 하는 느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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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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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속되었다. 퀴즈쇼에서 우승한 대가로.’라는 프롤로그로 이 작품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이 얼마나 재밌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시작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보기에 꽤 두꺼운 이 책이 정말 얼마나 재밌던지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행복해졌다. 인생의 우여곡절이 이보다 더 할소냐. 또한 권선징악을 이렇게 속 시원히 즐겁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이 우리에게 선배 철학자들의 철학을 통해, 우리가 아무리 선하게 살아도 우리에게 그 선의 대가가 오는 게 아니라는 걸 가르쳐도, 우리는 여전히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이렇게 착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인생이 우리에게 그 대가인 행복을 선물하겠거니 기대하고 산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우린 또 다시 불행에 빠지고 세상을 원망하고 세상이 망해버렸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선하게 살다 보면 아무래도 불행한 일보다는 행복한 일이 더 많이 생기지 않는가. 선이란 건 그 결과를 꼭 기대하지 않더라도, 베푼 순간 이미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도 하니까.

내가 생각하는 인도는 양 극단의 나라다. 한편에선 가난과 무지가 다른 한편에서는 수행과 초탈이 최첨단 IT 산업과 함께 공존한다. 또한 카스트 제도로 인한 극과 극 또한 기가 막히고, 대부분의 여자가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일 정도로 끔찍한 상태에서 산다. 이는 가난한 남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가난하면 존재 자체를 위협받게 되는 특이한 나라가 바로 내가 생각하는 인도다.

프롤로그에서 이미 주인공이 퀴즈쇼에서 1000루피짜리 첫 문제부터 10억루피짜리 열세 번째 문제까지 모두 맞춰 우승해서 구속되었다는 건 말했다. 여기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어떻게 가난한 20대의 바텐더가 퀴즈쇼에서 우승하게 되었을까? 천재일까? 하지만 인도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주인공이 천재라고 해서 퀴즈쇼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그럼 왜 잡혀갔을까? 그 이유는 경찰들이 위의 의문들을 우리네 독자와 똑같이 가졌기 때문이고 10억루피라는 어마어마한 상금을 건 쇼의 특성상 그렇게 일찍 우승자가 나오면 광고 등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 의문과 이 결과에서부터 이 작품은 시작된다.

‘그들은 내가 끌려가는 이유를 구태여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찰 두 명이 내 오두막을 덮쳤을 때 나조차 그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존재 자체가 불법인 사람이 한치라도 더 차지하려고 몸싸움을 하고, 똥을 누려 해도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가난에 찌든 도시 변두리에 산다면 경찰에 끌려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구속영장에 이름이 적히고, 경찰차가 붉은 경광등을 번쩍이며 찾아와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그런 일을 자초했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퀴즈쇼에 참가한 게 잘못이었다고! 그들은 내게 손가락질을 해대며, 부자와 가난뱅이를 구분 짓는 선을 절대 넘지 말라고 했던 다라비 어른들의 교훈을 일깨워줄 것이다. 결국 빈털터리 웨이터가 두뇌를 겨루는 퀴즈쇼에 참가해서 무슨 짓을 하겠는가? 두뇌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이 아니다. 우리는 손발만을 사용해야 하는 천민이다.’

정말 읽어갈수록 기가 막힌다. 주인공은 변호사에게 첫 번째 문제를 맞히게 된 배경과 경위를 설명하는 것으로 얘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는 열세 번째 문제까지 정말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흥미진진한 주인공의 삶과 얽히고설키며 전개된다. 인도라는 나라의 특성, 고아로 버려져 여기저기 떠돌게 되는 주인공의 삶이 파란만장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끼어 이야기는 마치 속도를 제어할 수 없는 초고속 열차처럼 달려가는 것이다.

어찌 보면 주인공은 쉽게 그냥 세상에 운명을 맡기고 남들처럼(!) 살 수도 있었다. 불의에 눈감고 사랑도 포기하고 우정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면서 말이다. 약간의 머니에 행복해하고 먹고살 수만 있었으면 그냥 수십억 인구의 인도인들이 그렇게 살듯이 현세는 아무것도 아니니 그냥 사후 세상을 믿으며 살 수도 있었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러지 않았다. 주인공은 불의를 참지 못했고, 우정을 소중히 여겼으며, 신의도 지킬 줄 알았고, 사랑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그래서 운명은 주인공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영웅이란 소리는 아니다. 그는 그저 선하게 살려고 애썼을 뿐이다. 그런 그를 운명은 그리고 세상은 모진 풍파의 파도 속에 휘감아버렸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신념을… 그의 행운은 모두 그의 선(善)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드러나는 진실들은 얽히고설켰던 매듭들이 하나씩 풀어지듯, 처음에 우리가 가졌던 모든 의문들에 대한 답을 준다. 역시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특히나 선이 승리할 때에는 더 더욱. 최고의 권선징악의 작품, 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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