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preter of Maladies (Paperback)
줌파 라히리 지음 / Mariner Books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2000년 퓰리처상과 펜/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한 인도계 미국 여성작가 줌파 라히리의 데뷔작인 이 단편집을 요즘 다시 펼쳐들고 천천히 읽고 있다. 워싱턴 타임즈 인터뷰에서 퓰리처 상을 수상했을 당시에 이미 the namesake를 집필하는데 몰두하고 있어서 이런 글들을 발표한적이 있었는지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잊고 있었다고 했다 .Interpreter of Maladies 라는 타이틀을 단 이 작품은 아주 우연히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자신의 직업이 병원에 상주 하면서 아픈 환자들 즉 러시아 이민자들을 통역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남자의 일상을 글로 스케치 해본 작품이라고 말했다. 퓰리처를 받을만한 작품인가 라는 논쟁을 어떤 문학 비평가가 제기 한 적이 있었지만 다른 비평가들이 줌파의 이단편집은 손색없이 깔끔하고 마치 퍼즐처럼 잘 짜 맞춰진 작품이라면서 그 비평가의 말을 일축 시켰다.  줌파는 기존 영어권 국가출신의 인도작가들이 보여준 인종, 계급, 빈민, 차별등의 문제들을 풀어놓지 않고 지금 살아가는 바로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a temporary matter는 단편에서는 그동안 미처 서로에게 말하지 못했던 인도인 부부의 소통의 부재를 보여준다 when mr. pirzada came to dine이라는 글에서는 어린소녀가 자신의 집에 방문한 파키스타인 아저씨를 관찰하면서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그 아저씨의 고향에서 일어난 전쟁 기근의 문제에 진정으로 걱정하면서 기도를 해준다. 그 아저씨가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가서 감사의 카드를 보내온다.  thank you라는 단어로 그 소녀의 가족들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그 모든 것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는 것 같다는 마음을 전해온다. 줌파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4살이 였을 때 방글라데시에서 온 방문자가 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그 단편에 나오는 어린 소녀와 같은 생각과 행동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연히 부모님을 통해서 전해들은 그 방문자 이야기를 풀어썼다면서 줌파는 이야기의 소재를 굳이 멀리서 찾으려하지 않고 바로 자기눈앞 주변에서 일어나고 겪는 삶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줌파의 글은 무척 건조하면서도 간결하다. 읽다보면 가끔씩 서늘해져서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모든 사람들이 이방인이고 이민자들 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맨 마지막 단편 the third and final continent라는 글을 통해서  일상적이게 먹고 움직이고 다른 이들을 만나는  그 모든 것들이 자신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평범하지만 인류가 달 탐사를 떠나는 것 만큼 상상 그 너머라고 말해준다. 줌파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어떤 판타지의 세계를 창작 하지 못하지만 일상의 이야기는 제대로 스케치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독자들은 그녀의 글이 매정하고 비정할정도로 차갑다고 하고 한편으로 다른 독자들은  그 어떤 심리 치유서에 관한 책들보다 그녀의 글을 통해서 많은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면서 줌파의 글을 아끼면서 읽고 있다고 말한다. 미처 말하지 못했고 느꼈지만 지나쳐버릴정도로 미미한 그러나 결코 그 무엇하나 지나쳐버릴 수 없는 가슴속 아픔을 보여준다. 나는 이 단편집을 이방인들의 연대기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10-06-1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내의 이민자들은 누구나 다 국가정체성을 느낄 것 같아요. 이민국의 나라가 내 나라가 맞나?하는. 저는 라히리의 소설을 읽으면서 의아했던 것이 꼬박꼬박 인도는 가면서 다른 나라는 가지 않는 것이 신기했어요. 인도도 가족주의가 강했던가 싶은게.
미국에서 태어나도 이방인으로 남아야하는 슬픔. 저는 잘 모르지만 그녀의 매정하고 차가운 글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2010-06-15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6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