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각 가정의 냉동실에 꼭 들어가 있는 식품이 뭔지 묻는다면 '냉동 만두'다.
간편하게 에어프라이기에 굽거나 전자렌지 전용 용기에 물을 조금 넣고 몇 분 돌려 찌거나 라면이나 국에 넣고 끓여 먹을 수 있는 '냉동 만두'는 오래 보관해둘 수 있고 간편하게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만능 식품이다.

대형 마트 냉동 만두 전용 냉동고에 즐비한 만두는 세상의 거의 모든 식재료들이 들어가 있어서 입맛과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고기만두, 김치 만두 같은 '기본' 만두는 반드시 냉동고에 쟁여 두어야 하고 이외에도 새우만두, 깻잎만두, 김말이 잡채 만두,고추 잡채 만두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만두를 냉동고에 가득 채워 놓아도 손 만두 맛이 그리워 질 때면 만두 전문점을 찾는다.

집에서 구운 냉동 만두와 비교 할 수 없는 맛이 나는 손 만두는 가게마다 비법이 있고 각 지역마다 고유의 만두 종류가 존재하기 때문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밀가루나 쌀가루에 다양한 속재료를 넣어 가지각색의 만두를 만들어 먹고 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음식점들이 즐비한 영국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만두 전문점들은 중국과 타이완, 홍콩 출신의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곳들이다.
건물 전체가 딤섬 만 파는 곳이 있고 영국 시골 어디에 가도 있는 중국 요리점에서 다양한 만두를 팔고 있기 때문에 영국인들에게 만두는 중국에서 유래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속 재료가 들어가는 만두는 소량 포장이 가능하고 한 끼 식사로 먹기에 부담 없는 가격에 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먹는 음식이고 영국인들에게 피자나 햄버거보다 만두가 비교적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할 때 가장 많이 사 먹은 것은 만두였지만 막상 냉동만두를 냉동고에 쟁여 둔 적은 없었다.
기숙사 옆 방에 살았던 친구들이 타이완 출신들로 이들은 영국에서 파는 만두가 너무 맛이 없다면 자신들이 직접 장을 봐와서 기숙사 주방에서 만두를 빚었다.
타이완 친구들은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밀어서 다양한 소를 넣고 빚었는데 밀가루 반죽의 발효 유무에 따라 만두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조리법이 달라졌다.
밀가루에 효모를 넣어 발효 시켜 반죽한 후 찐 빵과 같은 형태로 만든 만두는 형태는 찐 빵이여도 속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볶음 요리나 다른 요리들과 곁들여서 먹었다.
이렇게 만든 만두에 속 재료를 넣으면 한국의 찐 빵이 되었고 밀가루 반죽을 발효 시키지 않고 얇게 밀어 다진 고기나 채소 등 소를 넣고 속 재료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주름을 잡아 만들었다.
기숙사 공용 주방에는 인덕션이여서 후라이팬을 달구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장시간 동안 굽고 지지는 요리를 하지 말라는 공동 사용 지침이 있어서 타이완 친구들이 만든 만두들은 찌거나 삶아 먹었다.
타이완 친구들이 만두를 빚을 때 가끔씩 함께 만든 적도 있었는데 서양인 친구들이 만두를 빚을 때 모양을 잡아 가장자리에 주름을 잡아 주는 걸 신기하게 생각했다.
영국인들이나 다른 서양 국가 출신들에게 만두는 덤플링(dumpling)이나 교자로 통용 되었지만 타이완이나 중국 본토에서 온 친구들은 만터우(Mantou)라고 불렀다.
신기하게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나 터키에서 온 친구들에게 만두를 의미하는 만터우(Mantou)나 한국의 만두라는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았는데 이들 나라 국가에서도 비슷하게 만들어 먹는 것의 명칭도 만투(Mantu) 또는 만티(Manti)라고 불렀다.
만터우가 한국에 들어와서 만두가 되고 다른 아시아권 국가로 전파 되어 만투와 만티가 되었을 것이다.
다양한 국적 출신들이 모여 살았던 기숙사에서 '만두'라는 음식 하나로 서로 비슷한 문화로 연결 되어 있다며 각자 자신들이 좋아하는 속재료를 넣고 만두를 빚어 먹곤 했다.
당시에 만두를 빚을 때 모양도 균일하게 하지 않았고 단지 속 재료들이 조리 할 때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고 가장자리에 주름을 잡았을 뿐이였다.
한국의 식품 회사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만두의 특정한 주름 모양에 대해 디자인 특허를 받자 중국에서 자신들의 전통 음식에 한국 기업이 특허를 냈다며 맹비난을 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한국 식품회사가 특허를 낸 만두는 만두 전체 특허가 아닌 만두를 대량생산할 때 끝 부분이 깨지는 현상을 해결하는 디자인에 대한 특허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중국인들은 김치도 만두도 모두 자신들의 나라 음식이라고 주장 하고 있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만나본 친구들 중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 대부분은 만두와 유사한 음식이 있었다.
구전처럼 전해지고 있는 만두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제갈량이 남만의 반란을 제압하고 귀환하는 길에 험한 강 물살에 발이 묶여서 물살을 잠재우기 위해 사람 머리 49개와 염소, 소를 바쳐야 한다는 점술가 말에 사람 머리 모양으로 빚은 만두를 대신 바쳤고 이로 인해 무사히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일 뿐이고 밀이 많이 생산되는 이탈리아나 터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만두와 유사한 음식이 있다.
따라서 만두의 기원과 유래가 어떤 나라에서 시작되었다는 확실한 기록이나 증거는 없다.
다만 한국은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고려사》에 ‘만두를 훔쳐 먹다가 벌을 받았다’라는 기록이 나오고 고려가요인 《쌍화점》은 만두의 일종인 ‘상화’의 음차라고 배웠기 때문에 아마도 고려 시대 때부터 우리 조상들은 만두를 먹었을 것으로 짐작 된다.
사실, 만두는 평안도와 개성이 중심인 이북 지방과 강원도 등지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다.
북쪽으로는 메밀이나 감자가 풍부해서 주식으로 먹어서 밀이 아닌 메밀이나 감자 전분으로 만두피를 만들어서 꿩 고기나 배추,생선살을 소로 넣었다.
특히 추운 지방에서 겨우내 얼려두고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끓여 먹던 것이 만둣국이다.
쌀이 많이 나는 경기도 지역과 남부 지역에서는 가래떡에 뜨거운 육수에 넣어 먹는 만두를 넣거나 서울에서는 주로 여름 철에 소고기, 오이채 등을 미리 볶아서 얇은 만두피에 감싸고 짧은 시간에 쪄내는 만두나 물만두 같이 냉국에 띄워 먹는 만두를 빚어왔다.
한반도에서는 밀가루가 귀했기 때문에 만두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지만 밀가루가 수입되면서 만두는 전국민의 음식이 되었다.
안 오르는 게 없는 고물가 시대에 라면·만두·스팸마저 한국인의 밥상 물가 기준을 넘었다.
뉴스마다 얼굴을 도배하는 정치인들 중에서 만두 가격 상승을 걱정 하는 이들은 없는 것 같다.
이것 저것 으깨진 재료들로 속을 채워 넣고 모양을 빚기도 전에 굳어버린 반죽에 너무 많은 재료를 쑤셔 넣어 속살이 터진 것 같은 권력자들의 머리 모양 대로 만두를 빚어 본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

오늘의 만두
만두에 관해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만두의 속에 관해.
삶아도 쪄도 구워도 속은 그대로인 소스를 첨가하거나 첨가하지 않거나
하지만 이것은 무국적 반달, 움직여요,
사연이 움직여요. 분석하고 눈감고 이유를 버무려요. 사건이 빚어져요.
누르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사연들.
구름 속에서 달이 빠져나오듯 흐르는 구름과 구름, 습기를 빨아들이는 하얀 만두피(皮) 피를 흘려요.
사건이 종료되지 않아요.
한입 크기의 어둠, 알맞은 크기와 온도로 제도화 되는 것들.
오늘 만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러운 만두, 감춰지고 부풀려지는 진실과 거짓,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서정의 내부』 ,예명이